*연습글

**인워스포있음

***인워 스포있음 (중요하니 두번)

**** 이정현 꿈에, 를 들으며 작업.








 “이것 봐요, 스타크씨!”

 

 여름날 햇볕아래서 토니의 이름을 부르며 환하게 웃음 짓는 아이의 모습은 꼭 이제 막 걸음걸이를 시작해 달려 나가는 어린아이의 모습마냥 신기하고 경이로웠다. 10분도 되지 않은 그 짧은 시간동안 일주일치 소식을 다 말해줄 거처럼 쉴 새 없이 떠드는 아이는 뭐가 그리 즐거운 지 작은 바람에도 꺄르르 웃음을 터트렸다.

며칠 동안 랩실에서 꼼짝도 안하고 일하던 토니를 잠깐이라도 쉬자며 업스테이트 근처의 공원으로 데려 나온 건 피터였다. 잠시만이라도 햇빛을 쐬어야 해요! 라며 짐짓 엄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거의 막무가내로 이끌고 나온 꼬맹이는 이제 보니 자기가 산책을 가고 싶어 짖어대며 주인 앞에 목줄을 내민 강아지가 따로 없었다. 아니, 나 때문에 나온 거라며 자기가 더 신나면 어떡해? 속으로 툴툴대며 비꼬아 봤지만, 입가에는 이미 피식대며 웃음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눈이 마주치자 이보다 더 환하게 웃을 수 는 없을 거 같이 아이가 웃었다. 함박웃음을 입에 걸고 다시 한 번 피터가 크게 소리치며 손을 흔들었다.


 “스타크씨!”

 

 

잊지 말아요, 나는 여기에 있어요.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눈에 익은 익숙한 풍경이었기에 알아챘다. 시끄러운 경적 음과 매연 섞인 공기, 좁은 골목길과 높게 뻗은 스카이라인과 탄 빵 냄새가 그리웠다. 침대에서 일어나 발에 닿은 감촉은 너무도 익숙해 오히려 낯설었다. 아아, 돌아왔구나. 눈물이 났다. 문을 열고 부엌에 내려가면 메이가 있을 것이다. 학교에 가면 네드가 반겨주고 미쉘이 특유의 비웃음을 날리며 옆을 지나가고, 플래시가 시비를 걸겠지. 닫힌 문 앞에서 멍하니 생각했다. 그럼 당신도 여기에 있을까요?

무작정 찾아간 본부에 여전히 해피하지 않은 얼굴을 한 해피가 귀찮다는 말투로 인사를 했고, 머리위에서는 프라이데이가 친절하게 인사를 받아줬다. 스타크씨는 어디 있나요? 묻자 그의 유능한 여비서는 랩실에서 일하는 중이라 파커군이 온지는 아직 모르실거예요. 라며 제게 나름 유리한 정보까지 알려주었다. 프라이데이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고맙다고 말하며 랩실로 뛰어 내려가자 당신이 있었다.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진짜구나, 당신은 진짜구나. 지친 얼굴로 공중에 띄워진 홀로그램을 보던 당신의 모습이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는 그 순간이 아주, 아주 느리게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이상하게 울음은 나오지 않았다. 이윽고 당신이 나를 불렀다.


 “…Kid?”

 

나는 내가 지을 수 있는 가장 밝은 얼굴로 웃었다.

 

 “Yes, Mr. Stark!”

 

 

-

 

 

나름대로 무서운 표정을 지어보이며,(분명 소용없었다고 생각은 하지만) 이렇게 실내에 오랫동안, 있으면 좋지 않아요! 라며 반쯤 억지로 스타크씨를 힘으로 끌어내 나온 산책은 생각보다 기분이 좋았다. 간간히 구름이 흘러가는 하늘은 내리쬐는 햇빛 아래서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줬고, 공원의 나뭇잎은 바람에 흔들리면서 잔잔한 소음을 만들어 냈다.

억지로 끌려나온 거 치고는 스타크씨도 그리 나쁘지 않은 얼굴인지라, 나는 평소보다 더 활발하게 그 곁에서 떠들어 댔다. 중간에 너무 떠들어 댔나 싶어 조금은 눈치를 봤는데, 눈썹을 치켜 올리면서 듣고 있다는 듯 말하는 몸짓에 조금 종종 걸음으로 뛰면서 손짓 발짓까지 섞어가며 이야기를 떠들었다. 분명 미쉘이 봤다면, 바보 같다고 놀림 받았을 표정을 지으며 나는 쉴 새 없이 당신 옆에서 하루하루를 구연동화마냥 이야기했다. 눈이 마주치면 쑥스러움을 참을 수 없어, 나무 위의 청설모에도 호들갑을 떨면서 달려 나갔다. 등 뒤로 따라오는 발자국 소리에 가슴이 벅차, 부러 환하게 웃으며 당신을 소리쳐 부르며 손을 흔들었다. 어이없다는 듯 피식대며 웃는 스타크씨가 좋았다. 마치 8살의 처음 만났을 때처럼 가슴이 벅차고 설렜다. 그때와는 또 다른 마음이었지만, 이 시간이 영원히 멈추었으면 가슴 한켠 생각할 정도로 영화 같은 시간이었다. 로마의 휴일에 공주님을 데리고 데이트를 하던 신문기자가 이런 기분이었을까? 아, 그럼 스타크씨가 공주님인가!? 슬쩍 스타크씨의 얼굴을 올려다보곤, 혼자 얼굴이 빨개지는 기분에 머리를 거세게 흔들었다. 머리위에 커다란 그림자와 온기가 내려앉았다. 뭔 생각을 하는데, 그렇게 혼자 바빠? 웃으며 묻는 목소리에 절로 새된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아뇨!! 별 생각 안, 했는데욧! ”

 “풉, 푸핫- 너, 목소리 완전히 뒤집어졌다? 대체 남의 얼굴을 훔쳐보면서 뭔 생각을 했는데 그런 반응이야?”

 “아, 아무 생각 안했거든요?!”

 

얼굴이 문어마냥 붉게 변하는 게 느껴졌지만, 나는 딱히 표정을 숨기거나 바로 할 생각은 하지도 못한 채 그를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내 머릴 헝클어트리는 손 너머로, 푸하하- 터지는 웃음을 감출 노력도 하지 않고 웃는 그 사람의 표정에, 그저 그렇게 뻘건 얼굴로 그의 웃음 속에 머물러 있었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공원의 끝자락이 보이기 시작했다. 제대로 보이지 않는 흐릿한 산책로에 발걸음이 저도 모르게 늦춰졌다. 스타크씨, 중얼거리듯 당신을 불렀지만 듣지 못했는지 당신은 점점 앞서 걸어갔다. 점점 멀어져 가는 등을 보면서 나는 그대로 멈춰 설 수 밖에 없었다. 그때도 이렇게 제가 불렀더니 뒤돌아 보셨죠.


“Kid?”

 

의아해 하며, 뒤돌아 나를 부르는 목소리에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여기까지예요.”

 

내 한마디에, 그 사람의 표정이 변했다. 나는 그 표정에 애써 웃음 지었다. 역시 알고 있었네요. 언제부터 눈치 챘어요? 다가와 내 손을 붙잡은 당신의 얼굴을 볼 용기가 안나 고갤 숙였다.

 

“처음부터 이게 꿈 이라고 알고 있었어요, 다 너무 그리웠던 것이라… 그래서 알았어요. 그래서 스타크씨를 봤을 때, 보내고 싶지 않았어요. 그냥 같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계속 함께로요.”

“근데, 당신이 진짜잖아요, 내 꿈이 아니네요.”

"혹시, 스타크씨가 꿈인 걸 모르면, 입 다물고 있을 생각이었어요. 꿈이란 걸 알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근데-"

“알면서도 모른 척 했죠? 알고 있었죠? 언제부터요?”

 

투박한 손가락이 뺨을 스쳤다. 어느 새 울고 있었는지, 뺨을 타고 흘러내린 눈물이 스타크씨의 손바닥을 멋대로 적시고 있는 게 보였다. 눈물을 닦아주던 손이 얼굴을 감싸고 들어 올렸다. 물기어린 헤이즐넛 색의 눈동자가 비춰졌다.

 

“No, No, Peter. We'll meet again. I promise."

 

괜찮아, 괜찮을 거야. 작은 목소리로 스스로에게 말하듯 중얼거리는 스타크씨는 내 얼굴을 끌어당겨 품에 안아주었다. 또 다시 헤어지기 싫어요, 보내기 싫어요. 이대로 깨어나고 싶지 않아요. 같이 있어주세요. 흐느끼는 울음 밖으로 목소리가 나갈 것만 같았다. 알고 있어요, 깨어나면 다 잊을 거잖아요, 나는 또 혼자가 되잖아요. 말해선 안 되는 어리광이 자꾸 입 근처를 맴돌았다. 조금씩 울음이 멈춰감과 함께 당신을 떠나보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괜찮아요, 괜찮아요. 스타크씨, 정말로요.”

 

떨어진 품은 여전히 따듯한 온기가 맴돌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분명 이 시간이 지나면, 다시 눈에 뜨면 분명히 우리 둘 다 이 꿈은 잊어버릴 것이란 걸. 그래도 그때처럼 울기만 하면서 헤어지고 싶지는 않았다. 당신이 가면 분명 오랜 시간동안 나는 혼자 있겠지만, 그래도… 이번에는 다르게 인사하고 싶었다. 애써 눈물자국을 지우며 웃어보였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Thank, Mr. Stark.”

 

고마워요, 이렇게라도 만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만나러 와줘서 고마워요. 스타크씨. 난 괜찮아요.

 


멀어지는 얼굴이 안쓰런 미소를 띄고 있었던 것 같았다.

 


-


 

[오늘의 날씨는 섭씨 28도, 전체적으로 구름이 없는 맑은 날씨에 강수확률은 0% 에…]


 “Mute”

 

잠에서 눈에 떴을 때, 이상하게 가슴이 시려왔다. 약 68시간 만에 겨우 잠에 들었다는 건 기억하고 있는데… 꿈이라도 꿨는지 기억하는 건 알 수 없는 한마디였다. 누군지 모를 약속이 보고 싶었다.


 “I promise, Th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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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후부터 당분간 알바라 미녀와 야수는 쓸 시간은 없을듯요.

한번쯤은 써보고 싶던 인워 소재인데, 막씀. 정성들여 쓸 시간도 안나고, 뭔가 제대로 생각나는 것도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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