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트랜스젠더 혐오를 필두로, 다양한 형태의 약자, 소수자 혐오가 서브컬쳐 팬덤 내에서 스포츠와 같이 자행되고 있습니다. 때로는 단순한 취향 차이나, 캐릭터와 작품에 대한 불호를 가장하여서 실제 사람을 향한 배제가 되는 발언을 내뱉는 이들도 있습니다. 내 주변에는 소수자적인 특질을 가진 사람이 없을 거라고 단정짓는 이들도 있습니다. 이로 인하여 많은 분들이 상처를 받는 것을 수없이 많이 봐왔습니다. 

자신에게 감명깊은 창작물을 남긴 존잘님이나, 자신과 하루 전까지만 해도 즐겁게 덕톡하던 사람이, 나나 내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을 자신의 선택이 아닌 것을 이유로 혐오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그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절망적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어느 팬덤이든 간에, 그 안에서 자행되는 각종 소수자 혐오에 반대하고, 그런 일이 보편이 아니게 되도록 조금이라도 노력하고 싶네요.


제가 온전히 안전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도 부족한 부분이 많고, 은연중에 하는 폭력적이고 무신경한 언사가 있을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이 공간을 찾아주신 분들께는 안전한 사람이고 싶습니다. 졸문밖에 쓰지 않는 변방 글쟁이지만, 제 연성을 읽어주시고 조금이라도 좋아해주신 분들에게, 안전하지 못하다는, 자신의 천부로 인해 차별받고 배제당한다는 느낌을 주고 싶지 않습니다.

저 하나가 바꿀 수 있는 게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한 사람 한 사람 모이다 보면, 분위기를 만들 수도 있으니까요. 저 또한 그런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조금이나마 안전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운이 좋았다고도 할 수 있겠죠. 하지만 나와 같은 마음이거나, 내 상황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려 하거나, 어쨌든 옳지 않은 것은 옳지 않다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어딘가에 있음을 아는 것만으로 좀 더 편해지는 기분이었어요.

혐오가 날아와도 맞서 싸울 수 있고, 누군가를 당연히 없는 취급하거나 멸시하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은, 그리고 각기 다른 사람들이 안전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만들어가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또한 과감하게 말합니다. 저는 혐오자 여러분의 제 연성 소비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여성, 성소수자, 외국인, 장애인, 아동청소년, 그 밖의 어떤 정체성이 되었든, 혐오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없다고 해 둘까요. 저 역시도 당신들이 혐오하는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있을지 모르는데, 그런 사람의 이야기에 굳이 귀 기울여서 기쁘진 않을 테니까요.


졸문을 쓰고 던집니다. 2차 위주. 2차원 멘헤라 좋아함

료밍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