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스포주의


영화 개봉전까지 잠시 멈출께요.




"헐 영화 존잼."



나인이 용산 CGV에서 <<스파이더맨 파프롬홈>>을 보고 난 뒤 나오면서 한 말이었다. 영화보기전 영화관을 온통 뒤덮던 달콤한 향에 못이겨 사들고 갔던 팝콘은 너무 흥미진진한나머지 다 먹지도 못했다. 나인은 물론 1회차로 끝내기를 원하지않았다. n차를 달려버려! 당.ㅁ영화도 로열석에 앉기위해 미리 영화를 예매하려 폰을 꺼내들었다. 영화 예매를 끝내고 난뒤 뿌듯한 맘으로 친구에게 영업하려던 찰나 트위터가 눈에 들어왔다. 문득 자신의 피터천사님은 첫 개봉 영화를 봤을까 궁금했다. 



사실 나인은 한동안 트위터에 접속하지 않고 있었었다. 천사님인 피터에게 DM을 날렸었지. 영화 개봉 전 까지는 트위터에 접속하지 않을생각이라고. 

바로 그 이유는 스파이더맨 파프롬홈의 스포를 밟는것을 원하지 않기때문이었다. 스포하는사람 다 뒤져라^^


그러나 이제 스포밟을걱정이 없으니 마음놓고 트위터 어플버튼을 꾸욱 눌렀다. 


사실 영화 개봉이 한국개봉이 최초개봉이 아니라는 사실에 분노했었던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스파이더맨영화를 보니 다시끔 피터파커뽕이 차오른다는것은 국룰이었다.


이 맛에 취한다.


 


[소꿉친구피터] @I_AM_MCUPP

오늘은 좀 힘들었어.





아닛! 누가 자신의 피터천사님을 힘들게 하는거야!!

피터에 몰입해서 분노가 차올라 드릉드릉거리며 숨을 쉭쉭 내뱉었다. 피터천사님을 힘들게하는건 영화개봉말고는 용서할 수 없다! 나인은 서둘러 답글을 달았다.






쌀쌀한 바람이 불어오는 저녁 어스름한 도시의 불빛에 비춰지는 탱크 옆 누군가의 인영이 있었다. 수조탱크를 고치러온 정비공이 밤시간에 여기 올 일은 없었으니 그렇다면 한사람뿐이었다. 뉴욕을 지키는 히어로 스파이더맨 언제나 위풍당당하던 그가 지금은 가방을 쥔 채 쭈구리고 초라하게 앉아있었다. 가방에서 꺼낸 닉퓨리의 전화가 다시 징징거리며 연신 울려댔지만 피터는 그것을 무시했다. 피터가 한숨을 푸욱 내쉬고 고개를 들었을때 벽화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높은 벽에 찐한 페인트로 선명하게 그려져있던 아이언맨이 눈에 들어왔다.



어딜가도 그가 보였다. 어딜가도 사람들은 그의 이야기를 자신에게 해댔다. 모두가 자신을 차세대 아이언맨으로 여기는것같아 버거웠다. 내가 토니만큼 해낼 수 있을리 없잖아! 스파이더맨의 실체는 고작 16살짜리 남자애 일뿐인데 그 날 이후론 모든사람들이 자신이 토니 만큼 하길 바라는 시선으로 보내는것같아 언제나 큰 짐을 지고 사는 듯한 나날들이었다.


피터는 드디어 알림이 그친 자신의 스마트폰을 말없이 만지작거렸다. 조금이라도 위로를 받고싶었다. 그러나 주변사람들에게 걱정을 털어놓는다면 그들은 불안해할것이 분명했다. 그들은 나만 믿고있을텐데... 계속 혼자 속으로만 끙끙 앓던 피터는 겨우 트위터에 넋두리하듯 글자를 몇개 남겼다. 무슨 영화인지는 모르겠지만 영화 개봉 전에는 돌아오지않겠다던 나인이 언제 와서 이 글에 답글을 달아줄진 모르겠지만. 





사실 그동안 피터는 하루에도 몇번씩 트위터에 들어가서 답글이 달려있는지 확인하고있었다. 안 달려있으면 어깨가 축 늘어진채로 실망하고 이제까지 NINE이 남겨준 글을 읽으며 힘을 내려고 노력도하고... 



"오!"


그날도 특별한 기대없이 들어간 트윗에 드디어 NINE의 답글알림 1 이 써있자 피터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피터는 재빨리 답글을 눌렀다.






[천사님_모시는_9]@I_WILL_FIND_PP

왜왜왜! 누구야 너 힘들게한사람 나오라그래! 내가 혼내줄테니까




무엇인지도 모른채로 자신을 위해 으름장을 늘어 놓는 그녀를 보며 쿡쿡 웃었다. 가볍다면 가볍지만 자신을 무조건적으로 믿어주는 nine가 역시 좋았다. 하지만 이전 같다면 NINE에 대해 바로 물어보고 농담이나 재미있을 법한 이야기를 했겠지만 오늘만큼은 진지한 위로받고싶었다. 그래서 피터는 NINE가 이 이야길 지루해하거나 싫어하지 않길 바라면서 글을 적었다.




[소꿉친구피터] @I_AM_MCUPP

사실 가까이 있는 사람이 하늘나라로 갔거든... 사람들이 그 사람대신으로 날 보는것같아서 좀 부담스럽달까.


[천사님_모시는_9]@I_WILL_FIND_PP

누가 부담주는거야! 다일루와! 피터 난 언제나 네 편이야. 




 혹시 영화 본건가...?  뭔가 스무스하게 자신이 파프롬홈을 봤다는걸 이야기하려는건지 진짜로 피터천사님의 그런건지 긴가민가했다. 예고편 내용은 맞는데, 가끔 진지한 그런건가... 우선 티키타카를 위해 이렇게 적긴했지만, 원래 천사님들이 다 이런건지...? 나인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본체언급은 서로 피하자 했으니 디엠으로 여쭤봐야하나...?


고민하던새 다시 답글이 달렸다.


[소꿉친구피터] @I_AM_MCUPP

사실 아무한테도 내가 힘든거 이야기안하려고했는데 뭐랄까 넌 날 잘 이해해주니까 고마워.




피터인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라. 마음이 몽골몽골 해지는 기분이라 피터는 모든걸 털어 놓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들었지만 꾹 참았다. 짧은 텍스트로도 힘이 난다니. 피터는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천사님_모시는_9]@I_WILL_FIND_PP

그렇게 생각해 줘서 고마워!




답글을 또 쓰긴했지만 몹시 더 긴가민가해지는 기분에 결국 나인은 디엠창을 열었다. 물어보는게 낫겠지? 혹시나 내가 잘못하고 스포해버린다면 천사님이 님 노매너시내여 하고 쑉 라고 사라져버릴수도 있으니까.




[DM]

소꿉친구피터

 @I_AM_MCUPP


[nine]- 그런데 혹시 ... far from home ...?

[peter]- 그렇긴해 우리는 유럽으로으로 가! 바로 내일! 너는...?




나인은 이 대답에서 알아차렸다. 아. 내일 영화보러 가신다는 이야기구나. 그렇다면 내일부터 파프롬홈이야기해도 되는거 아닐까! 나인은 신나서 방방뛰었다. 파프롬홈 내가 생각한 썰 다 풀어도되는건가! 세계관 확장할 생각에 드릉드릉거리며 다시 dm을 보냈다.



[DM]

천사님_모시는_9

@I_WILL_FIND_PP


[nine]오 잘됐다.

[peter]너는 다녀왔어?

[nine] 응! 계속 달릴거야 아주 재미있었으니까. 유럽 베니스 프라하 베를린 런던 네덜란드까지 앗. 내가 혹시 스포한거아니지?? 미안미안...!




nine의 싹싹 비는 이모티콘을 보며 피터는 웃음을 터트렸다. 그런데 스포라니... 무슨소리 이해할 수 없었다. 피터는 대충 문화차이인가 싶어 그냥 넘겼다. 그나저나 우리일정도 베니스와 베를린을 가기로 했는데 nine도 유럽여행 중이라면. 운 좋다면 우리 마주치는거아니야? 그럼 정말 대단할텐데!


왠지 모를 기대감에 마음이 몽골몽골해졌다. 하니 기대하지 않으려 애썼다.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니까. 유럽이 한지역만 있는것도 아니고...하지만 그래도 여행일정을 물어보는건 어떨까싶었다. 운이 좋다면... 어쩌면 만날 수 있지않을까? 피터가 dm을 보내려던찰나 어디선가 들리는 창문깨지는 소리에 어깨를 움츠렸다. 사실 깨지기전부터 살짝 쎄했지만, 집중하고 있던일에 정신이 팔려서 스파이더센스를 무시하고 있었던 탓에 미리 반응하질 못했었다. 경보음이 거리안 허공에 쨍쨍 울려퍼졌다. 



"에효...휴가 가기 전 마지막일까진 해드릴께요."



피터는 허공에 중얼거리며 가방에 스마트폰을 휙 던져 넣었다. 거미줄을 허공에 날리곤 소리가 울려퍼지는거리쪽으로 휙 사라졌다.





머쓱타드 갑자기 파프홈설정가미 :)

요즘 글 못쓰는 이유 ->트위터함

 수정





초고바로올리고 오타대박많아서 맞춤법거슬리면 비추천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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