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오토메 가쿠×쿠죠 텐

왜사귀는지저도몰라요(근데사실저는사귀는거가능함.) 그냥문득이런소재가떠올랐는데 도저히안사귀는시츄로는상상이잘안가서저만존나편한세계를만들었습니다... 

+어쩌다보니 내가쓴거치고 당도도 엄청 높아짐... 

+시점.. 애매함 일단 텐이 성인이고요 다 날조입니다... 전 4부보는중입니다....

*말 그대로 잠자리 포지션 이야기를 하는데요, 첨부터끝까지'가쿠텐',89,아무튼그것...맞습니다...(진짜로)

소재가 소재다보니 저급함... ㅅㅌ 이런이야기도 나옴... 근데 묘사는 없어요 전연령임.. 


*

 

분위기가 좋았던 건 인지하고 있다. 뭐, 그건 그렇지. 텐도 이제 성인이고, 연말 직전에 혹사당하고 겨우 얻어낸 연말 오프에 이런 분위기 좋은 호텔에 단둘만 오는 게 무슨 뜻인지 정도는 알 테니까. 샤워도 했고 약간 목이 타서 샴페인도 한 잔씩 마셨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키스를 했고…


“…….”

“……윽- 야!”


쿠죠 텐의 발차기에 정통으로 맞은 야오토메 가쿠가 침대 위에서 떨어졌다.

별것 아닌 이유였다. 이성 간의 교제면 모를까 가쿠와 텐은 동성, 그것도 둘 다 남자. 여태까지의 담백한 교제-이렇게 된 것에도 여러 문제가 있었지만 그것은 일단 생략하고자 한다-에는 대두될 필요가 없었지만, 이런 호텔에서 다음 단계를 상정하는 순간부터는 필수적인 논의가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위아래의 결정에 관한 이야기다.


“…이 무드를 모르는 남자.”

“야, 넌 침대에서 사람을 발로 차서 떨어트리고 처음 한다는 말이 그거냐?”

“하? 바보 같은 말을 한 건 가쿠가 먼저였잖아.”

“하? 바보 같은 말이라니!”

“그럼 그런 키스 뒤에 대뜸 가위바위보로 그… 결정을 하자는 남자를 바보라고 하지 뭐라고 해?”

“……그건.”

“할 말 없지?”


어느새 침대 헤드에 비스듬히 기대어 앉은 텐이 팔짱을 끼고 쏘아붙였다. 그게 그렇게 화낼 일인가? 아니, 분위기 타고 진행하려고 했어도 100% 화냈을 거면서.-정확한 지적이다- 매번 여자 취급하지 말라, 자긴 남자다 같은 너무 당연한 이야기를 해 온 건 텐 쪽이 아니었나. 가쿠도 나름 억울한 구석이 있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했는데? 정답이라도 알려 주고 화를 내란 말이야. 내가 어떻게 굴어도 무슨 이유를 대서든 짜증을 내는 주제에!


“텐, 그냥 솔직하게 말해.”


이쯤 되면 이판사판이다. 분위기야 이미 진즉에 깨진 지 오래고, 귀중한 오프를 싸운 채로 보내는 건 더 싫었다. 어떻게든 화해를 하고 같은 침대에서 잠들기라도 해주겠다는 마음으로 쫓겨난 바닥에서 일어난 가쿠가 다시 조용히 텐 근처의 침대로 걸터앉으며 말했다.


“…뭘?”

“하기 싫으면 그렇게 말하라고.”

“……하?”

“솔직히 전혀 이해 못 하는 건 아냐. 남자끼리니까 어느 쪽이든 조금이라도 리스크를 감당해야 하는 거고, 사귀는 사이라고 전부 해야 하는 것도 아니- 윽! 야! 뭐해?!”


이 자식 또 찼어…! 가쿠로서도 나름 고민하고-현저하게 짧은 시간이었지만- 진지하게 말한 건데 또 발차기가 날아왔다. 아까와 다른 점이 있다면 떨어지지 않고 그대로 텐의 다리를 붙잡았다는 것 정도일 것이다. 진짜 보자보자 하니까…. 텐 쪽을 보면 아까보다 더 열받은 표정의 텐이 보였다.


“가쿠, 혹시 바보야? 싫었으면 내가 널 이날에 여기까지 왜 따라오는데? 아님 혹시 내가 바보 같아? 아무것도 모르고 널 따라온 어린애로 보이기라도 해?”

“…….”


변명하자면, 정말 그런 뜻은 아니었다. 그냥 단지… 그런 마음이란 건 언제든지 변할 수 있는 거니까. 처음이 yes라고 해서 끝까지 yes일 리 없다는 걸 알고 있었을 뿐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4살 연하, 심지어는 높은 확률로 동정일 연인에 대한 배려랄까. 어린애 취급 운운하는 텐에게 굳이 그런 말들을 덧붙여 그의 지뢰를 밟고 싶지는 않았기에 가쿠는 입을 꾹 다물었다. 다리를 붙잡은 손만이 여전히 불만을 표출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비아냥대는 것에는 도가 튼 게 바로 쿠죠 텐이라는 남자였지만.


“너, 안기고 싶은 남자 넘버원이라며? 아, ‘원래’ 안기고 싶은 남자 넘버원이라고 불러줘야해? 아, 그걸 몰라줘서 이렇게 멍청하게 구는 거야?”

“어이, 그건 지금 상관없잖아.”

“그래, 상관없어. 그냥 널 짜증나게 하고싶을 뿐이야. …짜증나? 그럼, 이제 헤어질래?”

“야, 결론이 왜 또 그렇게 되는 건데?”

“…….”

“또 자기 할 말 없으면 입 다물지. 이 망할 꼬맹이.”

“…어린애 취급하지 마.”


또 이 패턴이다. 우여곡절 끝에 사귀게 된 후… 아니, 사귀기 전부터 이런 이야기를 얼마나 했는지 모른다. 뭘 그렇게 어린애 취급했다고 하는지.

텐이 일생을 나나세의 형으로 살았고, 요츠바 여동생에게도 오빠 노릇을 해 온 건 알고 있다. 어리광을 부리는 것보다 받아주는 쪽이 익숙하다는 것도. 그래서 익숙하지 않은 것을 시켜주고 싶은 게 뭐가 나빠. 트리거에선 그가 막내지 않은가. 류도 그렇고 가쿠 자신도 첫 만남의 날카로웠던 시절을 넘기고 난 뒤로는 순리처럼 그에게 물러지고 있었다는 걸 안다. 그렇다고 그 ‘쿠죠 텐’을 낮잡아서 본적은 없었다. 어쨌거나 텐은 가쿠에게 있어 늘 트리거의 센터였으니까.

평소 텐을 보면 이런 것이 아예 전달되지 않은 것도 아닐 텐데, 마음 한편의 불안을 완전히는 지우지 못했다는 듯이 가끔 이런 말을 꺼낼 때마다 가쿠는 그냥 자기 머릿속을 열어서 그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그럴 수가 없으니 한숨이 나오는 거긴 한데.


“하아…, 내가 널 어린애 취급 했으면 여기에 데리고 왔겠냐?”

“가쿠가 쇼타콘인가보지.”

“자기 자신을 쇼타라고 말하지 마, 성인. 조금 전에 샴페인도 마신 입이 잘도 말하네.”

“날 먼저 어린애 취급한 건 네 쪽이거든?”

“야, 그건…!”

“그리고 혹시 모르지? 갑자기 남자랑 사귄 것만 해도….”


또 익숙하게 도발에 타 역정을 내려다 그 말에는 역시 멈칫했다. 하아, 이래서 어린애는… 텐이 들었으면 또 어린애 취급이니 뭐니 화를 냈을 생각이 들었다. 귀찮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동시에 조금 기뻤다. 결국 바라는 게 내 확인이라는 거잖아. 귀여움 없이 귀엽긴.


“혹시 모르긴 뭘 몰라. 내 마음을 멋대로 단정하지 마.”

“…….”


얼굴을 가만히 쳐다보면서 말해도 시선이 맞물리지 않는다. 말실수한 건 아나 보네. 이렇게 굴면 따지고 싶은 마음도 한 수 접게 된다. 어디까지나 이 녀석에게 무르다는 자각은 있다지만, 깨달을 때마다 새삼스럽다. 붙잡고 있던 다리를 그대로 끌어당겼다. 침대 헤드에 기대어 있던 텐이 저항없이 끌려왔다. 가쿠는 그대로 그 위로 올라탔다.


“뭐 하는-!”

“텐, 하는 게 싫지 않다면 말이야, 솔직하게 말해줘. 넌 어떻게 하고 싶은지.”

“……뭐, 를.”

“포지션이든 뭐든. 여기까지 따라오면서 생각했을 네 생각이라는 게 있을 거 아냐. 예를 들어, 난 되도록 널 안고 싶어. 그렇게 해서 네가 하는 못된 생각들을 철저하게 부정하고 싶어. 누구보다 상냥하게 굴어서 응석받이로 만들고 싶다가도 조금은 울리고 싶기도 해. 넌 울면 귀엽거든.”


진심을 이끌어내기 위해선 진심을 보여줘야 한다. 가쿠는 최대한 담백하게-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았더라도- 자신의 진심을 말했다. 그럼 애정이 섞인 솔직한 말이라는 것에 아직까지도 면역이 적은 쿠죠 텐의 반응은 어느 정도 예상 범위로 좁혀든다.


“…이 남자는, 정말 부끄러움이라는 게 없나……”


가까워진 거리에서도 기어코 팔을 올려 얼굴을 가리고 시선을 피한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가려지지 않은 귓가가 빨갛게 물든 것을 볼 수 있었다. 가쿠가 작게 웃었다.

 

“이제 적당히 단념해. …네 소망을 말해줘, 텐.”

“…별것도 아닌 일로 거창해지긴. 바보 같아.”

“어이.”

“……면 되잖아.”


아주 작은 목소리였다.

 

“…뭐라고?”

“…그러니까! 그…… 좋을, 대로… 하라고.”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가까운데 들리지 않을 리가 없잖아. 모르는 척 두 번이나 얻어낸 허락은 참 귀여웠다. 기분이 좋아져 웃음이 절로 나올 지경이다. 가쿠는 그대로 붉게 물든 뺨에 손을 얹었다. 

 

“텐.”

“…….”

“좋아해.”

“……응.”


이런 상황에선 나도, 라고 해주면 어디 덧나냐. 그런 불만은 곱게 접어두기로 했다. 겨울밤은 기니까.



하고싶은거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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