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우린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던 거야."
끔찍한 현실을 모든 것을 사랑해줄 것 같은 입술로 잔인하게 이야기해버린.
"난 악마고. 넌 천사잖아?"
헛웃음밖에 나오지 않는 예정된 이야기따위에.
"그러게, 너무 안일했군."
창을 고쳐쥐고는 기대했던 희망을 부셔버리고
덤벼들었다.
'쾅-!'
단 한 수 만에 몸이 뒤로 젖혀지고 바닥에 내동댕이쳐진건 우연이였는지 본 실력이였는지 가늠할 수 없어서.
아니면 치졸한 배신감인지.
역겨워서 견딜수가 없어. 울컥이는 속을 참고 무작정 달려들 수 밖에 없었다.
"날개를 꺼내라."
그래도 대적사도가 아닌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쉽게 생각했다고, 내 오감들이 다 말해주고 있었다.
그보다 더 속을 후벼파는 한마디는.
오만이였어.
"뭐지, 그 표정은? 더럽게."
너무 쉽게 내가 보지 못했던 모습들을 너무 쉽게 믿었고,
상냥한 모습이 전부라고 생각했다.
바보같아.
"블로슬레인."
"앙?"
모든게 뒤집혀버린것 같은 이 뒤죽박죽인 세계에서 나는 무엇을 지탱해야할지도 모르는, 아니 잊어버린 나에게.
따뜻한 말, 음식, 칭찬.
"다 거짓이였던거야?"
한데 섞여 알 수 없는 울분으로 터져 흘러내렸다.
이 집에서의 추억, 사람의 친절, 호의, 이유없는 선물, 정마저도 여기에서 단 하나도 빼앗기고 싶지 않은데. 그것보고 다 거짓말이라고 하면.
이건 정말 아니라고 생각해.
부들부들 떨려 축 처지려는 입꼬리를 애써 밀어올리며 입을 알음알음 뗐다.
"하, 어...차피...믿..지도..않..았어.."
가늘게 떨리며 색으로 칭하자면 검붉은 다홍빛으로 나올 것으로 생각하며 한번 더 떨리고 뜨거운 붉게 짓물려져 있는 입술을 뗄려고 했다.
하지만 입술을 오물거릴 수조차도 없었다.
"도대체. 누가?"
네가 날 믿는다는 거야?
생생하게 들려오는 삼켜진 뒷말과 매우 가까이, 서로의 숨결이 느껴질 만큼 가까운 두 남녀는 가까이 입술을 마주했다.
꿈결같은 분위기에 배신당한 몽롱한 정신, 풀려있는 눈에 약간 벌려진 축 처진 짙고 연해보이는 촉촉히 젖은 입술을 천천히 훑어보는 악마는 비웃었다.
"뭐, 천사주제에 천박한 서큐버스처럼 날 유혹하는건가."
뒷부분은 있지만 안공개
이 허세는 뭘까, 뒷부분을 찾아도 없었는데....
씬은 졸라 못씀...허세를 어찌합니까
탄화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