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늘 외로웠다.  귀족임에도, 총명하고 아름다웠지만, 가족에게없는 사람처럼 대접 받았다, 그 영향으로 하인들도 아이를 보좌하는 단 한명을 제외하고 다 아이를 무시했는데, 그마저도 의무적으로 보살펴 줬을뿐이지 진심으로 대하진 않았다. 자신들이 모시는 아가씨임에도 그랬다. 아이가 외면 받는건 성별 때문도 아니였는데, 이웃 나라들은 남자들만 출세할지도 모르나, 이곳은 여자라고 무시 당하는 나라가 아니였다.심지어

이웃 나라들도 출세만 못하기는 했지만, 이렇게까지

차별 받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아이가 외면 받는것은 아이의 외모 때문이였는데. 사랑스럽게 생긴 아이였지만, 이곳에서 볼 수 없는 청록색의 눈동자가, 한번도 본적 없는 눈 색이라는 이유로 아이에게는 괴물, 혹은 마녀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저 평범한 

어린 아이일뿐인데도 그랬다



부모, 형제들에게는 투명인간 취급 받으며 있는듯 없는듯 무시 받고 하인들에게는 비웃음 당하며 무시 당했으나, 그런것들에 익숙해졌던 아이는, 그 누구도 가르쳐 주질 않아서,  모든 것들을 혼자서 공부하며 일깨워야했다. 사소한것들부터 어려운 문제까지도. 그건 집안 사람들은 물론, 마을 주민들까지도 아이를 꺼려했기 때문이였다.때문에 아이는 늘 외로워 했고, 같이 놀 사람이 없어서, 아이는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는게 일상이 될 정도였는데, 그덕분인지 그 나이 또래들은 읽기 어려운 책들도  문제없이 읽었지만 그런 아이를 보며 사람들은 마녀라서 그런 거라며 더 멀리했다.  

그저 외로워서 그랬을 뿐인데도, 아무도 

아이의 외로움을 알아주질 못했다.


한창 웃으며 사랑받을 나이에도 아이는 늘 외면받고 

무표정으로 지내는 날들이 많았는데, 유일하게 웃을 때는 가끔씩 방에 찾아오는 동물들과 인사할 때뿐이였다. 그건, 사람들이 아이를 멀리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했는데, 다른 사람에게는 경계하고 공격하거나 도망가는 동물들이,  아이에겐 먼저 다가가서 아이와 어울려 지냈고, 그덕분에 아이에겐 동물들이 유일한 친구였고, 동물들과 있을때 표정이 밝아졌는데, 때문에

아이가 웃는건 수수께끼의 귀족을 만나기전까지 

동물들과 있을때가 유일했다



“안녕, 꼬마 아가씨?”

“절 부르신건가요?”

“물론이지, 여긴 너 밖에 없잖아?”


어디선가 나타난 귀족은, 어딘가 수상해 보였다, 외모나 옷 차림은 높은 귀족인것 같으나 행동은 귀족이라기엔 너무 편하고 그렇다고 상인이거나 평민이라기엔 귀품이 있어 보였다. 무엇보다 모든 사람이 경계하는 자신에게 다가오는건 너무 수상한 일이였기에, 잔뜩 경계를 했는데 그 순간 느끼는 감정은 두려움이였다. 여기서 소리를 질러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을것이고 

죽는다고 한다면, 다들 좋아할지도 몰랐다 늘 자신을 꺼려했으니까.  그렇게까지 생각하니 아이는 두려움보다는 슬픔과 비참함을 먼저 느꼈고, 결국 아이는 오랜만에 그 자리에 주저 앉으며  어째서, 자신만 다른 눈을 가졌는지, 왜 나는 끝까지 혼자인건지,  모든게 원망스럽고 슬퍼서 울었는데 당황한건 오히려 귀족이였다


“아, 아카아시, 왜, 왜 울어? 누가 괴롭혔어?! 누구야?!”


처음보는 사람이, 그것도 상대를 향해 경계하며 울었는데, 그런것과 상관없이 귀족은 당황하면서 아이를 달래기 시작했다. 사실 달랜다 라기보단 당황하는게 고작이지만 아이는 그것마저 자신을 걱정하고 생각하는 마음이란걸 눈치챘고, 펑펑 울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느낀 감정이였고, 누군가 자신을 걱정하고 다정하게 대해주는것 자체가  처음이였기에 , 이게 꿈일까 싶어서 그게 너무 걱정이 되었고, 한편으로는 너무 좋았다


“나,난 달래는거엔 약한데”


그리고 처음의 그 귀품 있어 보이던 사람은 어디로 갔는지,지금은 그저 어린아이에게 쩔쩔매는 사람만 있을뿐 이였고, 어째서인지 이 상황이 익숙한 느낌마저 들었다. 분명 처음 만나는 사이인데도.

또한,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어린아이를 달래주지 못해서 쩔쩔매는 그 모습마저도, 아이는 자신을 생각 해주는것을 느꼈다. 그전에는 시끄럽다고 하거나 아무도 신경 써주지 않았기에, 그리고 한편으로는 우습다고 생각을 했다. 다 큰 어른이, 그것도 처음의 그 멋진 사람이 이렇게 바로 친근하게 느껴지다니, 그렇게 생각하니 아이는 이번에 웃음을 터트렸고, 귀족은 잠시 당황하다가 그래. 웃는게 예쁘네 하며 미소를 지어주었는데. 

갑자기 웃는다고 이상하게 보지도 않았고,

그저 예쁘다고 말한게 고작이였다


예쁘다. 그말을 들은적이 있기나 했던지, 

마을에서도 가장 예쁜 아이였지만 눈색이 뭐길래, 

고작 눈색이 남들과 다르다고 늘 괴물 보는 시선만 느꼈던 아이는 그 귀족에게 예쁘다라는 말을 들으니 이제는 울어야 하는지, 웃어야 하는지 감사하다고 해야할지,놀리는거냐고 해야할지 어떻게 대해야하는지 잘 몰랐다 이런일은 처음이였으니까. 그런 마음을 눈치챈것인지 귀족이 아이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담으면서 말했다


“이럴땐 감사합니다 라고 하면 되는거야”

“하지만…그런말은 처음이라서요”

“그럼 앞으로 내가 매일 말해줄게! 정말 예쁘다고”


부모에게도, 하인들에게도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모두 아이를 외롭게 만들고 상처를 줬는데, 그 귀족은 달랐다. 그래서  처음 느끼는 다정함에 아이는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속마음을,  처음보는 사람에게 털어놓았다 머리는 안돼, 들으면 비웃을거야 라는 말이 들리는것 같았지만, 입은 계속해서 말을 뱉어내고 있었다.


많이 힘들고 외로웠다고, 자신도 다른 아이들처럼 사랑 받고 싶었다고, 어느새 울음 섞인 목소리로 변하고 스스로는 창피하고 이래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한번 털어놓으니 멈출수도 없이 계속해서 쏟아져 나왔고 귀족은 아이를 보다가 다정히 안아주었다 다른 사람들처럼 멀리하거나 상처주는 말들을 하지 않고 오히려 사과를 했다 늦게 와서 미안하다고, 혼자둬서 미안하다고 힘들게 해서 미안하다고, 그게 왜 귀족의 잘못인지 모르겠지만 계속 미안하다고,  아이를 안아주면서 사과를 했다, 이제는 울던 아이가 귀족에게 괜찮다고 달래주는 입장이 됐지만  이것조차 아이는 익숙하게 느껴져서 이 상황이 꿈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역시, 그때 너를 말렸어야 했는데”

“네?”

“이렇게 상처 받을걸 알았다면, 난 끝까지 너를 말렸을거야”

“저기, 무슨”

“아, 미안해, 아무것도 아니야, 그, 그보다 걱정하지마! 앞으로는 내가 네 곁에 있을테니까!”


알수없는 말을 하기는 했지만 아이는 굳이 그걸 묻지 않기로 했는데 그것은 처음으로 느낀 다정함이,

질문과 동시에 사라질까봐, 그게 무서워서 아이는 궁금증을 참으며 애써 궁금하지 않은척 했다


“아, 맞다! 원래 이것부터 해야하는데”

“네?”

“이름! 내이름은 보쿠토 코타로야”

“보쿠토, 코타로?”

“응! 그게 내 이름이야”

“저기, 죄송하지만 저는 이름이 없어요”


귀족, 아니, 보쿠토는 자신의 이름을 말해주었지만, 

아이는 답할수가 없었다.눈을 뜰수가 없었던, 아직 갓난애기일땐 이름이 있었는지 모르나, 차마 죽이지도

못 했으면서 아이에게 가문의 상징인 성은 물론 아이만의 이름조차 불리지 않고 투명인간 취급했기에 아이에게 이름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서 보쿠토에게 자신의 이름을  말하지 못한것에 아이는 눈치를 보면서 죄송하다고 말했는데, 보쿠토는 잠시, 아주 잠시동안 기분이 가라앉은것 같았으나 언제 그랬냐는듯이 웃으면서 아이에게 말했다, 자신이 이름을 지어주겠다고


“그럼 내가 지어줄게!”

“정말…요?”

“응! 네 이름은, 아카아시 케이지, 이제부터 그게 네 이름이야!”

“아카아시…케이지? 그게 내 이름? 하, 하지만,

가족들이랑 성도 다른데 괜찮을까요?”

“그런건 가족도 아니야, 그런 사람들은 잊어”


그러고보니,아까전에 자신에게 아카아시라고 불렀던것 같은데 혹시 그 사람과 관련이 있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아이는 잠시 가졌으나 제 아무리 자신에게 관심을 주지 않는가족이라도,  이름조차 지어주지 않았지만, 성을 다르게 받는건 마음에 걸린다고 했는데 한 없이 다정할것 같은 보쿠토가 표정까지 굳히면서 이름뿐인 가족을 잊으라고 하니, 아이는 두려움을 느껴야 했다, 가족을 잊으라는게 무서운게 아니라, 처음으로 자신에게 호의를 준 보쿠토에게 실수 했을까봐, 보쿠토가 자신을 미워하게 될까봐 그게 두려웠다


“아, 알겠어요…그 이름 쓸게요”

“좋아! 이제 내가 매일 너를 만나러 올게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비밀이야”

“어째서요?”

“내 이름을, 그리고 너에게 지어준 이름은 다른 사람이 듣는다면 분명 널 괴롭힐거야

믿어주지도 않겠지만, 알겠지?”


처음으로 자신에게 호의를 준 사람 유일하게 마녀나 괴물이나 야 가 아니라 이름을 지어주고, 다정하게 불러주는 사람 그게 보쿠토라서 아이는, 아니 아카아시는 보쿠토의 말을 듣기로 했다, 그리 어려운것을 시킨것도 아니였고, 그저 보쿠토와 있었던 일에 대해서 비밀로 하라는게 고작이였으니  거부할 이유도 없었고, 무엇보다 다른 사람들은 아예 무관심이거나 피하기 바빠서, 

굳이 약속을 지킬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그래서 별다른 문제가 생길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쟤, 요즘 이상하지 않아?”

“누가 아니래? 예전과 달리 생기 있는게 더 기분 나빠, 왜, 유즈키도 그랬잖아,

요즘은 가끔씩 실실 거리는게 진짜 마녀 같다고“


보쿠토를 만난 이후부터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예전 과 달리 자주 웃고, 주변이 무시하고 상처를 줘도 별 다른 반응이 없자, 강제적으로 보좌를 맡게 된 메이드, 유즈키를 선두로 집안에서는 아카아시에 대한 소문이 점점 커져가고, 그의 가족들은 집안에 피해를 줄까봐, 

걱정이 됐지만, 한편으로는 핑계거리가 생겨서 좋아했다. 다른사람 시선 안쓰고 자신의 가족을 죽일 수 있는, 그런 핑계.


그동안 아카아시를 방치 했을지라도 그냥 내버려 둔 것은, 아무리 마을 사람들도 피하고 마녀나 괴물 취급을 받아도 자식을 아무 이유 없이 죽이면 그것이 집안에 안 좋은 영향을 주기에, 어쩔수없이 살려뒀으나, 어느날 갑자기 느닷없이 웃고, 동물들과 어울리고 그 어떤말에도 동요하지 않는 모습이 마녀라서 가능하다며, 사람들에게 말했다. 마녀사냥 할거라고. 저 아이는 역시 마녀였다고, 자신들이 그 증거를 드디어 발견 했다고.


과장해서 갑자기 허공을 보며 큰 소리로 웃는다고 

말했지만, 사실은 그저 조용히 미소 지었을 뿐이였고 

동물들이랑 대화한다는 말과 달리, 동물들이 일방적으로 아카아시에게 다가갔지, 대화를 하는건 아니였다.

하지만 그저 눈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그 누구도 진실을 알려고 하지 않았고, 너도 나도 어서 마녀사냥을 

시작하자고 적극적으로 나설뿐이였는데, 

이때 아카아시의 나이는 겨우 14살이였다


14년간 무관심 속에서 자라다가 보쿠토를 만나고, 이제 겨우 또래 아이들, 아니, 굳이 또래가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들처럼 웃으며 지내고 행복해지나 싶었는데, 잔인하게도 그걸 빌미로 이제 14살이 된 아이를

마녀로 몰아가며 죽일려고 했다. 그 누구도 반대하지 않았고 모두가 찬성을 했으니, 준비는 금방 끝났는데, 게다가 다수의 어른들 과 아직 덜 자란 아이의 대결은 안봐도 뻔했고, 결국 아카아시는 손쉽게 붙잡혀서 처형대로 끌려가야했다 그보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아카아시는, 보쿠토가 사실은 자신이 만들어낸 허구의 인물이 아닐까, 결국 이렇게 죽을 운명이구나 하는 

생각에 도망갈 생각도 못 했었다. 


도망간다고 한들, 자신이 갈곳은 그 어디에도 없으며 다른 마을도 자신을 반겨주지 않는다는걸 그동안의 경험으로 잘 알고 있었기에 처형한다는 소식을 들었으면서 도망갈 생각조차 못하고 있어서 마을 사람들이 끌고 가는건 너무나 쉬웠고, 오히려 어서 죽기를 원했다. 겨우 14살 된 아이였지만 한번도 사랑을 느껴 본적이 없었기에 무관심하고 상처만 주는 이곳에서, 어떤 취급을 더 받을지 걱정할바엔 차라리 죽는게 더 낫다고 생각을 했으며 밧줄로 묶이면서도, 불을 피울려는걸 보면서도 

두려움 보다는 이렇게 끝나서 다행이라고 느꼈다. 


오히려 빨리 죽어서 다음에는 사랑 받기를 원했을 뿐. 이곳에서 더 이상 살고 싶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살려달라고 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은 역시 마녀였다고, 어서 불을 피우자고,  화형시키자고 했으며 총대를 맨 사람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짚들이 쌓여 있는곳에 불을 붙일려고 했으며 원래대로라면 불길이 크게 일어나고 얼마지나지 않아서 죽었을 운명일텐데 운명이 바뀌었다.


불이 짚들에게 옮겨지기 직전, 갑자기 땅이 흔들렸고 사람들은 우왕자왕 하면서도 움직이지 못 했는데, 땅이 그들의 발을 붙잡았기 때문이였다


“무, 무슨일이야?!”

“움, 움직일수가 없어요, 발이 안 떨어져요”


사람들이 당황하며 두려움에 떠는 동안 아카아시는 여전히 상황파악이 되질 않았다. 땅이 갑자기 흔들리고 사람들이 움직이지 못 하는것보다, 이건 단순히 자연이 아닌,  누군가 의도했고 그게 누구인지 어렴풋이 기억이 날 것 같아서였다 꿈인지 현실인지 모를,

보쿠토를 만나고나서 알수없는 익숙함이 느껴지고는 했는데, 이번에도 그런 상황이였다. 분명 처음 

보는데 잘 아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참을려고 했었어, 네가 힘들어 해도,

인간은 나쁘지 않을거라는 너의 말을 믿을려고,

그래서 좀 더 지켜볼려고 했었고 기다려달라는 말을 지킬려고 했었어”


사람들이 당황하며 여전히 그 누구도 움직이지 못 할때, 어딘가에서 보쿠토가 나타났는데, 그동안 볼수없었던 커다란 토끼귀가 생겼지만, 그것 역시 너무나 익숙한 모습이였다


“토끼..토끼신이다”

“그럴리가, 신께서 직접 내려올리가 없잖아”

“그럼 저 귀랑 눈은 뭔데! 그리고 땅이 흔들렸다고!“

“하지만 어째서?! 토끼신께서는 용신님 과 관련된 일이 아니면 인간계에 건들지 않는다고 하셨…설마”

“이제 알았어?”


보쿠토는 신이였다. 토끼신이자 땅을 다스리는 신들중 가장 힘이 강했고 다른 신들은 자신의 영역을  직접 다스리고 사람들을 가끔씩 돕기도 했다면, 토끼신은 동물들만 챙겨줄뿐 사람들에게는 원래도 호의적이지 않았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관심이 없었다.  인간들까지 챙겨주기엔 그가 좋아하는 신이 있었기에, 굳이 시간을 들이며 인간을 보살펴줄 이유를 느끼지 못했다는게 더 컸다. 그렇기에 오랜시간, 인간들 앞에 직접적으로 나타나지 않았는데, 그가 이렇게 인간들 앞에 나타나서

화를 내고 있는것은 한가지 이유를 추측하기 쉬웠다. 바로 용신과 관련이 있다는것.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들이 감히 신께 잘못을 저질렀을거라 생각을 못했고 

그전에 용신이 이곳에 있을거라는 생각을 못했기에 그저 작은 실수라고 생각했다



“저, 저희가 무슨 실수를 했는지 모르나…“

“실수 아닌데, 인간들 사이의 실수면 

내가 뭐하러 신경써“

“그, 그럼 어째서”

“쭉 괴롭히고 있었잖아 아카아시를.”


그래서 실수를 했다면 봐달라고 빌려고 했으나, 그보다는 보쿠토의 말이 더 빨랐다. 다른 사람이면 말을 끊었다고 화낼수도 있었으나, 상대는 신이라서 아무말도 못하고 자신들이 어떻게 신을 괴롭힌다는것인지,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고, 보쿠토를 신경쓰느라 잠시 잊혀진 아카아시는 여전히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지 알수가 없었다 어쩐지 평범한 사람은 아닐거라 생각은 했지만, 설마 신이라니, 게다가 사람들과 보쿠토의 대화 내용을 정리하면 보쿠토가 지어준 자신의 이름 역시,

신의 이름이란걸 알았지만 아무리 이름을 지어준 보쿠토도 신이라고는 하지만, 그 큰 이름을 자신이 가져도 될까, 그런 걱정이 들었다 자신의 처지를 잊을만큼 감히 신의 이름을 지녔다고 벌 받는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마저 들었는데, 사람들에게는 차갑게 말하던 보쿠토가, 아카아시에게는 언제 그랬냐는듯이 다정하게, 그러면서 어딘가 상처 받았다는 표정으로 사람들 사이를 지나, 아카아시 앞으로 다가가서, 다정하게 말을 걸었고

어느새 꽁꽁 묶여있던 밧줄 역시 풀려 있었다


“약속을 지키지 못해서 미안하지만, 

나는 더 이상 네가 상처 받는것을  보고 싶지않아, 

그러니까 유희는 그만두고 

나와 같이 신계로 돌아가자, 아카아시”


보쿠토는 그런말을 하면서 아카아시에게 손을 내밀었는데, 보쿠토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그 말의 의미를 깨닫고 당황해야했다 유희는 신들이 잠시 인간계로 놀러올때나 쓰는말이며 아카아시는 용신의 이름. 그것은 그동안 괴롭힘 당한 아이가 용신이란걸 뜻했다


‘그, 그게 무슨소리에요“

“아, 아직 기억은 안 돌아왔나?

으응...난 봉인술은 잘 못 푸는데”

“네?”

“토, 토끼신님 그게 무슨, 무슨 말씀이십니까?

저, 저 아이가 용신님이라니요”

“내눈이 금안인걸 알았으면, 

용신의 눈이 청록색인걸 알았어야지“


그제야 사람들은 자신들이 어떤짓을 벌였는지 깨달았다. 사실 보쿠토가 신력을 쓰면서 등장했기에 

생각난것이지, 신들의 얼굴의 제대로 볼수도 없었으니 용신의 눈색마저도 잊고 있었다. 용신의 눈은 자신들이 괴롭혔던 아이와 같은 청록색이란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와 같았다.


그저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괴롭히고 무시하며, 이제는 죽일려고 했는데 그 상대가 신이라는 사실을 깨닫자 사람들은 두려움에 몸을 떨어야 했지만, 그런 사람들의 반응과 반대로 보쿠토는 신력 중에서도 봉인처럼 세밀한 능력은 유독 약해서,어떻게 아카아시를 원래대로 되돌리지? 라는 고민만 하고 있을뿐이였다. 아직 인간의 육체를 가진 아카아시에게 실수라도 했다가는 

큰 무리를 줄수가 있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던것인데, 그런 고민하고 있을때, 

또 다른 신이 나타났다.


“아카아시를 데리고 오겠다더니… 

그럼 그렇지, 봉인술에 막혔네"

“아? 쿠로오! 마침 잘왔어, 어서 나 대신 풀어주라, 

이러다가인간 수명이 다 될때까지 못 데리고 가면 어떡해…”


그 신은, 보쿠토와 친한 신들 중 한명이자, 보쿠토와 함께 땅을 관리하는 호랑이의 신, 쿠로오였다 

그는 보쿠토와 반대로 사람에게 비교적 호의적이던 신이였으나, 보쿠토에게 아카아시가 당하고 있는 일을 듣고나서 지상에서의 생활을 완전히 정리하고 신계로 돌아갈려고 했었지만,아카아시는 유희를 떠나기전, 제대로 된 인간생활을 하기 위해서 신력은 물론 기억마저 잠시 봉인하고 그렇게 지내다가 오겠다는 말을 남겼던것과  보쿠토는 전체적인 능력은 뛰어나나 

세밀한 능력은 약하다는것을 기억해낸 덕분에, 보쿠토와 아카아시가 있는곳으로 왔던것이였다.


아카아시만큼 세밀한 능력이 뛰어난것은 아니지만, 능력이 없는것도 아니라서, 풀어내는건 어렵지 않았다. 애초에 그리 복잡하고 어렵게 만든것도 아니라서 아카아시의 기억과 신력을 되돌리는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였다. 한편 사람들은 평생동안 보기 힘들것 같은 신들을 마주하고, 심지어 큰 잘못을 저질렀다는 

사실 때문에, 두려움에 떨어야 했는데, 누가보면 안쓰러워 보일수도 있겠지만, 쿠로오나 보쿠토는 신경도 안썼고 동물들까지 그들이 불쌍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모든게 사람들이 자초한 일이였으니까. 그리고 사람들이 두려움에 떠는 동안 쿠로오 덕분에 아카아시는 더이상 14살의 인간 여자아이가 아닌,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갔고, 모습이 돌아오면서 신력과 기억까지 돌아온 아카아시는 금발이던 머리가 검정색 곱슬머리로 변했고 14살의 아이 모습이 아닌, 성인의 모습으로 변했다. 변하지 않는건 오직 눈색뿐. 그 모습을 보니, 사람들은 특히 인간의 모습일때 가족이였던 사람들은 더 큰 두려움을 느껴야 했다


“저는, 인간을 믿었습니다 저에게 보여준것처럼 

차별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했고, 

인간들도 착할거라고 생각 했습니다만… 

그저 제 착각이였네요, 이렇게 이기적이고 

다름을 받아들지 못하는것을 몰랐습니다”


어떤 벌을 내릴까, 이대로 전부 죽는건 아닐까, 

그런 생각을 가지며 두려움에 떨고 있을때, 

아카아시의 말은 의외였고 어떤 벌을 내린다, 

모두 죽이겠다가 아니라, 그저 사람을 믿었다는 그 말, 

그저 그게 아니란것을 깨달았다는 그말이, 

실망보다는 슬픔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는데, 

그것이 오히려 화를 내는것보다 더 큰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자신들이 모시는 신은, 

자신들을 좋아해서 이곳으로 유희 왔으나, 

그 믿음과 애정을 짓밟은 것 역시 자신들이란 걸

이제야 깨닫지만, 만회하거나 되돌리기엔 너무 늦었다는 것 역시 깨달았기 때문이였다


“이제 어쩔 생각이야? 아카아시”

“어쩌긴 뭘 어째! 몰살해버리자 내가 할게!”

“아니요. 굳이 죽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저, 더는 날씨에 관여하지 않겠습니다”

“그 정도로 되겠어?”

“네, 그리고 두 분께 도 부탁드립니다.”


보쿠토와 쿠로오는 무슨 의도인지 깨닫고 알겠다고 자신들도 도와주겠다고 말하였고, 세명은 언제 왔냐는 듯이 신계로 돌아갔는데,  그때까지의 사람들은 앞으로 자신들에게 어떤일이 생길지 모르고 그저 지금 당장 

안 죽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면 안심했지만, 

신들이 말한게 어떤 의미였는지 깨닫는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어라, 이맘때에 비가 내리는데 왜 안 내리지?“

“왜 이렇게 더운거야?“

“아, 이, 이런 뜻이였나봐”

“무슨 소리야”

“그아이, 아니, 용신님이 그렇게 말씀 하셨잖아, 

날씨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날씨에 관여하지 않겠다는게 얼마나 큰일인지, 

그때 당시에는 깨닫지 못 했으나, 

비가 내릴때가 됐는데도 비가 내리지 않고

더운 바람만 지속되는것을 느낄 때, 

그때서야 어떤 벌을 내렸는지 깨달았다. 

그전에는 자연재해라는게 존재하지 않았었는데,

그건 날씨를 관리하는 아카아시가 시기에 맞게, 

그리고 사람들에게 피해가 안 가도록

조절했기에 사람들은 날씨 때문에 피해를 봤던적은 

한번도 없었던 것이며  신에게 사랑받고 있었으나  

그것은 과거의 얘기로 변했다 사람을 좋아해서, 

그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날씨를 조절 했으며 땅을 관리하는 쿠로오와 보쿠토에게 부탁해서 늘 농사도 잘되며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었으나, 너무 익숙해져버려서 사람들은 그것이 신이 배려 해줬다는걸 몰랐고,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었다


“이런적은 한번도 없었는데…”

“신들이 정말 단단히 화나셨나봐"

“우린, 이제 어쩌면 좋아요, 차라리, 

그때 다 죽는게 나았을지도 몰라요"


사람들은 그제야 잘못된것을 깨닫고 신들에게 빌었으나, 이미 등돌린 신들은 그 누구도 지상으로 내려가지 않았고 보살펴주지도 않았다. 용신은. 그만큼 신들 사이에서도 사랑받는 신이였고 호의적이지 않던 

토끼신과 달리 사람을 좋아했던 신이였는데,

용신이 등을 돌린것은, 신계에서도 큰 파장을 일으킬 

정도였고, 결론은 하나였다. 역시 사람은 믿어서는 안된다고. 그렇게 결정되자, 신들은 다른세계를 관리하거나 멸망하지 않을 정도의 최소한의 관리만 했으며 

대부분은 그저 여가활동을 보내기 바빴다 하지만, 

아카아시만는 한동안 다른 신들과 달랐는데, 

그건 자신이 실망하고 상처를 받았지만 여전히 사람들에게 마음이 쓰인 탓에, 너무 큰 벌을 내린건 아닌지

이제 그만둬도 괜찮지 않을지, 고민을 하느라 방에서 나오질 않았고, 아카아시 곁을 지키는 보쿠토는, 

아카아시가 심한벌을 내린게 아니라고 달래주었다. 

말재주가 뛰어난 것은 아니라서 늘 쿠로오의 도움을 

받아야 했지만, 마음만은 진심이였기에, 아카아시도 서서히 죄책감에서 벗어날수가 있었던 것인데, 죄책감에서 벗어난 아카아시는 모든걸 잠시 묻어두고 시작한 유희였기에, 신들에게 보이는, 그런 모습이 아닌, 진실된 모습도 알아보고, 지금이라도 그들의 본심을 알아서 

다행이라고 마음을 정리한 이유가 컸다. 

실제로 사람들은 신들이 보살펴주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었기에, 만약 아카아시의 눈색을 알아본다고 

하더라도, 그걸 이용해서 돈벌이로

이용했을지도 몰랐다. 그점에 있어서는 차라리 몰랐던게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아카아시는 더 이상 지상에 

대해서 신경을 끄고, 이전에 지상으로 내려갔던것처럼 이번에는 지상에 있었던 일에 대해서 기억을 지우기로 결정했다. 신경을 쓴다고 한들, 좋을게 하나도 없었으니까, 그 결심에 보쿠토는 반기면서 상처를 잊도록 이제는 자신이 지켜주겠다고 하였고 쿠로오는 정말 다 잊을거냐고 한번 더 묻고나서야 원하는대로 하라고, 

그동안 너무 고생이 많았다고 격려를 해주었다. 한편, 뒤늦게 자신들의 잘못을 깨달은, 지상의 사람들은 

제사를 지내고 계속해서 신들게 빌고 빌었으나, 그들의 기도는 어떤 신들에게도 전해지지 않았다. 

어쩌면 그 누구보다 사람들의 편을 들어줬을, 

아카아시가 지상에 대한 기억을 스스로 지우면서, 

다른 신들도 지상에 대해서는 그 어떤 범죄와 

자연재해가 있더라도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리고 누구보다 사람에게 호의적이고 보살펴주던 아카아시는 늘 자신의 곁을 지켜주던 보쿠토와 

행복하게 지내면서 더욱더 지상에 대한 기억을 되찾을려고 신경쓰지도, 위화감도 느끼지 않았다. 

그저 쿠로오와 다른 신들에게 축하도 받고, 가끔 놀림도 받으면서 지상에 어떤 위기가 찾아오더라도 

무시하며 보쿠토와 함께 행복하게 지낼뿐이였다.



또한, 사람들은 보쿠토의 일방적인 사랑이라고 

생각 했을테지만, 신들은 알고 있었다. 

토끼신 보쿠토 코타로와 용신 아카아시 케이지는 

이미 오래전부터 서로 사랑하고 있었음을, 

그리고 이번 사건에서 다들 지상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한것은, 대다수는 이전부터 호의적이지 않았지만, 

호의적이던 신들은 자신이 사랑하는 신을 힘들게하고 괴롭힌 사람이라는  종족을 절대로 용서 할 수가 없다고 신력까지 쓰면서 말하는 보쿠토의 기운에 

못 이겨서 관여하지 않겠다고 약속 했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그건 신계에서 유명한 이야기가 됐으며 덕분에 지상에서의 혼란과 반대로 신계에서는 토끼신과 용신을 중심으로 언제나 평화로운 날들이 지속될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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