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present





또 하나의 글쓰기 모임이 생겼다.

바쁜 생활로 글을 쓰는데 소홀했기에, 모임에 들어오라는 그의 제안이 반가웠다.

밝은 모습과 달리, 그의 글은 어둡고 쓸쓸하였다.

힘을 주고 꾸며버릇하는 나의 문장과 달리 그의 문장들은 가감이 없었다.

 


글은 각자의 분신이다.

두 번째로 얼굴을 보는 만남에서 서로의 분신을 교환하는 것은 낯설지만 괜찮은 경험이었다.

최근에 쓴 글 두 편을 그에게 보여주었다.

내가 쓰는 문장들이 좋다고, 소설을 잘 쓸 것 같다 하였다.

다른 사람들은 어떨지 모르지만, 나는 나의 것을 보여주는 것이 참 조심스럽다.

남에게 무심한 편이지만, 내 글을 보여주었을 때는 그렇게 남을 신경쓸 수가 없다.

덤덤한 톤으로 글이 좋다고 말하는 그가 고마웠다.

그의  글은 결코 담담하다 평할 수 없는 문장 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시간이 있을 때, 천천히 읽고 댓글을 남기겠다고 말했다.

 


나와 비슷하다고 생각한 사람에게 헛된 기대를 하는 경우가 있는가하면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 사람에게 뜻밖의 공통적인 결을 발견할 때도 있다.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무것도 없는 것이 글이고, 관계이기에 

오늘도 수면에 몸을 맡기고 흘러가는채로 살아보려 한다. 



얼렁뚱땅 김제로의 진지하고 코믹한 이야기

김제로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