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3.15.

나윤이 어린이집 데려다주고 집에 와서 출근 준비할 때였나? 아니면 작업실 가는 1200번 버스 안에서? 오늘도 늘 그런 것처럼 알라딘 들어갔는데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던 RATM 2집 LP 가격이 28000원이 되어 있어서 뭐지? 했다. 전에는 분명 32000원이었는데. 그래서 보관함에 들어가보니 담아두었던 LP 가격이 다 내려갔어. 전에 예스에서 했던 것 같은 할인 이벤트를 하나? 하고 사이트를 뒤져봤는데 어디에도 그런 말은 없었다. 하지만 분명 할인은 들어갔고, 그래서 생각했다. 이벤트 올리기 전에 일단 가격부터 조정하고 있구나... 그리고 그 생각이 맞았다. 네, 제가 전직 알라딘 MD입니다. 퇴사한지 12년 된... 

(절판 품절 제외하고) 3천개 조금 넘는 할인 LP 목록 뒤지면서 디깅했다. 전에 할인 안 할 때도 저가격으로 줄 세워서 몇 번 보고, 또 예스에서 할인행사 할 때도 보고 하니까 이제 저가 음반은 대충 다 알겠는 그런? 예스에 없던 음반이 좀 있긴 했는데. 그래서 예스 행사 할 때 살까말까 하면서 고민했던 것들은 다시 고민하지 않고 다른 것들 주문했다. 일단은 당일배송 되는 것들만 골라서.

12시 17분
Rage Against The Machine - Evil Empire 
Sufjan Stevens - Carrie & Lowell 
The Fall - The Classical 

작업실 가서 오랜만에 LP 들었다. 올라프 아날즈 [아일랜드 송]. A면만 들었는데 강보원 나일선 만나러 가야 할 시간 돼서 나갔다. 가면서도 계속 엘피 디깅 하면서 궁금한 음악 듣다가 버스에서 두 번째 주문을 했다.

13시 49분
Archie Shepp & Niels-Henning Ørsted Pedersen - Looking At Bird 
Makaya McCraven - Deciphering The Message
Wayne Shorter - The All Seeing Eye 

고심 끝에 주문했는데 다시 봐도 와 잘 샀네...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강보원 나일선 기다리면서 김광석 들었다. 요 며칠 계속 김광석 노래를 흥얼거리게 되는데, 지은이가 집에서 자꾸 김광석 노래 기타로 연습해서 그런 것 같다. 오랜만에 들으니 좋았다. 그리고 노래방에 가고 싶었다... 강보원 나일선과 술을 마시면서는 홍준표의 ‘내 각시’ 멜로디가 자꾸 생각났고 노래방에서 부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택시 타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노래를 들었던가? 기억나지 않는다. 그냥 좀 잤다.


23.03.15.

아침에 나윤이 어린이집 데려다주고 오랜만에 지하철 탔다. 늦지 않게 가려고 마음이 급한데 나윤이가 TV 보겠다고, 머리 새로 묶겠다고 떼써서 따끔하게 혼냈다. 아침부터 한참을 울고불고…

확실히 지하철이 빠르다. 동네 식당에서 아침 겸 점심 먹고 작업실 와서 존 스코필드 [That’s What I Say] CD 들었다. 레이 찰스 노래를 존 스코필드가 다시 연주한 거라는데 게스트 보컬들이 있었다. 내가 기대한 느낌은 아니었고 그냥 들을만 했다. 다음은 마일즈 데이비스 [스케치스 오브 스페인] CD 틀어놓고 조금 졸았다. 아랑훼즈 협주곡 때문인가? 조금 토요명화 같은 꿈을 꾼 것 같기도 했다.

스피박 <읽기>랑 오에 겐자부로 <읽는 인간> 마저 읽었다. 읽기 읽는 인간, 그게 바로 나야… 그러느라 음악은 듣지 않고 있다가 저녁 먹으면서 퀸 [Made In Heaven] CD 오랜만에 들었다. 그런데 왜 소리가 이렇게 어벙벙하게 들리는 거지? 첫 곡 'Made In Heaven’ 나오는데 소리가 또렷하게 분리되지 않고 웅웅 거린다고 해야 하나, 음이 녹아서 뭉친 것처럼 들리는데… 기분 탓일까…

등록한 신용카드가 만료되어서 구독 갱신 안 된 심플리 피아노 구독 연장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전에 카드 정보 확인하라고 온 메일 찾는데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다. 앱에 들어갔는데, 앱에서 갱신하려면 거의 두 배 가까이 내야 했다. 라이브챗으로 문의했더니, 예전 조건으로는 연장을 할 수가 없단다. 정확히 말하면, 예전 조건은 심플리 피아노만 구독하는 조건이었는데 특별히 심플리 기타를 1년 넣어준 것이므로 그 조건 그대로 연장을 했어도 기타는 할 수 없었을 거라고. 그러면서 30% 할인된 조건으로 링크를 줄 수 있다길래 알겠다고, 그럼 혹시 조금 더 좋은 딜은 없냐고 물었더니 잠깐 기다리라고 하고는 무려 50% 딜을 줬다! USD로 할 건지 KRW로 할 건지 물어봐서 요즘 달러 또 오른다길래 KRW로 했는데 64500원… 아니 그럼 심지어 전에 했던 59달러=77800원보다 싸네… 상담사에게 당신은 정말 천사라고 말했다. 진심이었다…

잠깐만, 근데 이거 혹시 심플리 피아노만 되는 건가? 그래도 어쩔 수 없지… 생각하면서 심플리피아노 실행했는데 심플리기타와 (새로 나온) 심플리싱(sing)도 할 수 있다고 해서 곧바로 심플리기타 활성화 시키고 심플리싱 다운 받았다. 그리고 심플리싱 실행해서 내 목소리 톤 측정하고(베이스라고…) ‘할렐루야’ 두 키 낮춰서 부르고 있는데 정지돈에게 전화가 왔다. 어쩐지 좀 민망했다…

1200번 타고 집 오는데 사람 많아서 행신까지 서서 갔다. 헤드폰 안 가지고 나와서 음악은 없고 핸드폰 보다가 앉아서 <그러나 아름다운> 읽었다. 아트 페퍼가 나오는 부분이었다. 

집에 와서 노트북으로 일기 쓰고 알라딘 보다가 귄터 반트 브루크너 교향곡 전집 주문했다. 첼리비다케 브루크너랑 비교해서 들으려고. 비교는커녕 과연 둘 중 하나라도 들을까 모르겠지만…

황덕호 <다락방 재즈>에서도 비슷한 말이 나왔던 거 같은데, 음악을 들으려면 진짜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다. 귀 기울여서 듣지 않을 거면 구태여 틀어놓을 이유가 없으니까. 특히 LP는 더더욱… 심플리 피아노랑 기타랑 하면서 좀 여유를 갖고 음악도 듣고 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22.03.16.

오늘도 어제에 이어 알라딘 할인행사에서 엘피 디깅했다. 하루 만에 엘피들이 쭉쭉 빠졌다. 재즈랑 유명한 음반들 중심으로. 아침에 1200번 타고 작업실 가면서 부랴부랴 추가 주문했다.

10시 39분 주문 
Aphex Twin - Syro 
Flying Lotus - Flamagra 
Pink Floyd - Wish You Were Here

작업실 가서 어제 듣던 올라프 아날즈 LP B면 마저 들었다. 2 RCA to 3.5 선을 유그린 얇은 걸로 바꿨더니 삐익 하는 잡음이 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걸 핸드폰에 연결하고 오랜만에 spiritualized [레이디스 앤 젠틀맨...] 틀었는데 뭐야 왜 이렇게 소리가 좋아 설마 선 때문이야? 모르지만 소리가 너무 좋고 이렇게 들어도 좋은데 굳이 엘피를 살 필요가 있을까 다시 한 번 생각했다. 물론 다시 사겠지만...

어제 주문한 엘피들 와 있어서 랙에 바로 꽂아놓고 집을 나섰다.

약속 장소 가는 버스 안에서도 내내 엘피 디깅했다. 뭘 더 살까 말까 하다가 안 사기로 마음이 기울어져 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언 컷 젬스] 오에스티를 발견해서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약속 장소에 도착해서 주문은 하지 못하고.  K씨 만났는데 생각보다  엘피 이야기나 오디오 이야기는 많이 하지 않았다. 돌아오는 길에 분명 무슨 음악을 들었는데 기억나지 않는다. 졸렸지만 일기를 쓰겠다는 핑계로 자지 않고 대신 엘피 주문했다.

01시 13분 주문 
Archie Shepp & Horace Parlan - Trouble In Mind 
Herbie Hancock - Maiden Voyage 
Daniel Lopatin - Uncut Gems O.S.T

이렇게 하고 나니까 며칠 전에 메타복스에 올라온 플로팅 포인츠도 사지 않을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메타복스 들어가서 또 주문했다.

01시 16분 주문 
New Order - Music Complete 
Floating Points - Promises

알라딘에서 산 것들은 다 체크카드로 주문했는데 이건 오랜만에 6개월 할부로. 이번 달엔 진짜 할부 자제하고 있는데도 총 누적 카드 사용량이 많아서 좀 놀랐다. 돈이 필요해 돈이. 나는 [도니 브래스코]에서 도니를 찾는 레프티(알 파치노)처럼 중얼거렸다. "도니(돈이)... 도니(돈이)..." 


23.03.16.

어제 다음주에 할 읻다X플랫폼P 강연록 작성하다가 <그러나 아름다운> 조금 더 읽고 4시 넘어서 잤다. 오늘 아침은 지은이가 바로 미팅하러 가서 조금 늦게 출근해도 된다고 나윤이 어린이집 데려다줬다. 덕분에 오랜만에 그래도 좀 잤다. 어제그제는 정말 죽을 것 같았는데.

꿈에 어떤 건물 지하로 내려갔는데 누군가 턱시도를 차려 입고 키보드를 연주하고 있었다. 안경도 쓰고, 마치 빌 에반스처럼… 그런데 키보드가 싸구려인지 건반을 누르는 소리가 삐걱삐걱 너무 크게 들렸고 원래 이런 소리가 나나? 음악을 들을 수가 없는데? 생각했다. 이건 무슨 꿈일까. 내가 심플리 피아노 구독을 다시 시작했다는 꿈?

어머님이랑 같이 점심 먹고 뜨거운 샤워하는데 나도 모르게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무슨 노래지? 하고 내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보니 아갓 노 타임 투 루즈… 내 길었던 하루… 난 보고 싶어 라타타타 울린 심장 라타타타… 조금 멋쩍은 기분이 되어 생각했다. 노래 진짜 좋네…

지금껏 케이팝을 듣지 않았던 건 구태여 들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었다. 나 같은 사람이 들으라고 만든 노래가 아닐 테니까. 그렇다면 나 같은 사람이 들으라고 만든 노래는 또 뭘까 싶지만… 조용필의 ‘꿈’...? 말하자면 내가 굳이 반짝반짝 하는 인스타 친화 카페에 가지 않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할까. 여기서 문제는 반짝반짝이 아니다. 폐허 감성 재건축 카페도 나 같은 사람이 오라고 만들지 않은 건 마찬가지니까... 

그런데 차에서 어쩔 수 없이 플로 어플을 통해 노래를 듣게 되면서, 플로의 멍청한 알고리듬에 힘입어, 몇 달 동안 약간의 순서를 제외하면 거의 변함없는 뉴진스-르세라핌-(여자)아이들-블랙핑크로 이어지는 ‘내 취향 인기 차트’를 들은 결과가 이거다. 정오가 다 되어서야 일어나 뜨거운 물로 샤워하며 뉴진스를 흥얼거리는 중년의 남성… 조금(실은 많이) 크리피하지만 본인은 행복한... 

스콧 워커-a.g.쿡-공중도둑-에스페란자 스팔딩으로 시작하는 스포티파이 새 위클리 추천곡 플리 들으면서 버스 타고 출근했다. 그러다 코드쿤스트X웬디X백예린-엉클X칼럼 핀-캐롤라인 로즈-엔젤 올슨으로 이어지는 신곡 믹스로 바꿔 들었다. 캐롤라인 로즈랑 엔젤 올슨 좋았다. 작업실 와서도 앰프 키고 이어 듣다가 <그러나 아름다운> 마저 읽었다.

알라딘 중고 CD 등록된 길 에반스 [아웃 오브 더 쿨]이랑 <그러나 아름다운>(왜 갑자기 작가 이름이 기억 안 나지…)에서 추천한 콜린 월콧 [그레이징 드림스] 들었다. 그런데 스트리밍 음질이 어딘지 마음에 들지 않아 CD를 들어야겠다고 생각했고, 잠시 고민하다가 조르디 사발의 스페인 고음악 박스셑 1번과 3번 CD를 들었다. 정확한 곡명은 모름… 보컬이 있어서 조금 거슬렸지만, 목소리도 하나의 악기라고 생각하고 들으니 들을만 했다. 1번 CD 5번 트랙에서 퍼커션 소리가 가운데에서 들려서 좀 신기했다. 녹음을 잘한 것 같다.

알라딘에서 택배 왔다. 데니스 리어리 [노 큐어 포 캔서], 피오나 애플 [더 아이들러 휠 이즈 와이저…], 케틸 뵤른스타드 [라이프 인 레입직], 브래드 멜다우 [플레이시스]랑 [아트 오브 트리오 vol. 1], E.S.T.의 [viaticum]이랑 [somewhere else before]까지. 뭘 들을까 하다가 데니스 리어리 들었다.

내가 처음 데니스 리어리를 안 게 97년 sub에 실린 [lock ‘n’ load] 리뷰 때문이었던 것 같은데. 스탠드업 코미디라는 게 있고 그걸 음반으로도 들을 수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시간이 흘렀고 그동안 루이 C.K.니 앤서니 제슬닉이니 하는 사람들의 스탠드업 코미디를 찾아 들었지만 데니스 리어리는 처음이다. 그리고 CD로 듣는 것도 처음이네. 비록 말이 너무 빨라 하나도 못 알아듣겠지만…

저녁 먹고 심플리 피아노 했다. 영화 음악 챌린지라는 걸 하고 있어서 탑 건 [Take My Breath Away] 한 번 치고 진도 나갔다. D 음계를 배우고 있는데 오랜만에 하는 거라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특히 지난 번에 끝낸 코드가 하나도 기억 안 났어… 하다 보면 또 나오겠지 뭐.

그리고 뉴욕 트럼펫 앙상블의 [Trumpets in Stride] 들으면서 일 하다가 앨범 끝나고는 듣지 않았다. 읻다X플랫폼P 읽기 강연록 작성하는데, 생각보다 진도가 나가지 않았고 머리를 쥐어 싸다가 결국 작업실에서 밤 새고 간다고 전화했다. 비로소 좀 여유가 생긴 것 같았고, 그러면서 튼 게 UGK-The Roots-ATCQ-MF Doom으로 시작하는 1990년대 믹스, Solange-Kanye West-Macy Gray로 시작하는 2010년대 믹스, J 딜라-델라소울-갱스타로 시작하는 I Love My Underground Classics 플레이리스트, 그러다 새벽 3시에는 어떻게든 집중해보겠다는 생각으로 글렌 굴드 [바흐: 평균율] 들었지만 집중은 되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은 새벽 5시. 어떡하지 나는?


22.03.17.

요즘은 이동 중에 무슨 음악을 들었는지 생각이 안 난다. 운전하면서 들으면 그나마 나은데 이어폰으로 들으니까 그냥 노래 틀어놓고 웹서핑 하고 뭐 읽고 이러느라 그냥 배경음악처럼 지나가고 하나도 기억에 남지 않는거지.

작업실 가서 쳇 베이커로 시작하는 재즈 데일리 믹스 틀어놓고 듣다가 좀 잤다. 일어나서도 계속 비슷한 데일리 믹스 틀었어. 상우씨한테 메일 와서 전에 말한 LP - 토시후니 히나타의 [브로큰 벨스]가 발송되었다고 했다. 그래서 들어봤는데 과연 상우씨가 좋아할만한 음악이었다.

중간중간 알라딘 엘피 할인행사 들어가서 또 뭘 살 게 없나 질척거렸다. 솔란지 3집이 품절이었는데 풀렸고, 어 트라이브 콜드 퀘스트 마지막 앨범이 있었다. 스티플체이스에서 나온 덱스터 고든 [바이팅 더 애플]도 있었고. 이걸 사 말아...?

며칠 전에 cassandra jenkins가 올라왔지만 30분 늦게 보고 갔더니 품절되어 있었던 김밥레코즈에서 오늘은 tom misch의 [geography]를 올렸는데 이 역시 몇 시간 늦게 갔더니 품절이었다. 사람들 도대체 뭐야? 무슨 엘피를 이렇게 사대는 거야? 이제는 정말 어이가 없을 지경이다...

레코드스톡에서 장바구니에 담아만 놨던 라나 델 레이 [NFR!]이랑 라디오헤드 [The Bends] 중에서 라디오헤드 품절됐다. 46000원 주고 차마 살 수가 없어서 결제를 안 했던 건데... 딘포스트에 [더 벤즈] 등록되어서 봤더니 47500원... 하...

테일러 스위프트 ‘nothing new’랑 아델 ‘easy on me’로 시작하는 데일리믹스 들으면서 집에 왔다. 평소보다 조금 일찍. 낮에 <인싸를 죽여라> 읽고 ‘nothing new’ 들으니 가사가 좀 더 의미심장하게 들렸다. 여자아이들에게 가서 좀 재밌게 놀아 이야기한다음 그들을 ‘헌팅’ 한다는 가사가 있는데 그게 무슨 문학적인? 비유? 같은 게 아니라 실제로 여성혐오적인 남초 사이트에서 쓰는 단어들이라는 게.

너무 피곤해서 까라져 있다가 어 트라이브 콜드 퀘스트 [we got it from here... thank you 4 your service] 듣는데 좋지만 막 좋진 않았다.

그리고 또 몇 개의 앨범을 더 들었다. 카마시 워싱턴의 [헤븐 앤 어스], 덱스터 고든 [바이팅 더 애플], 텔로니어스 몽크의 [피아노 솔로], 앤드류 웨이슬릭의 [Fugitive Light and Themes of Consolation], 레스터 보위의 [The Great Pretender], 빌트 투 스필의 [Peferct from Now On], Digable Planets의 [Blowout Comb], billy woods의 [history will absolve me], ned collette의 [old chestnut], 울프 퍼레이드의 [어폴로지스 투 더 퀸 메리], 샘 쿡의 [원 나잇 스탠드]까지... 다 들은 건 아니고 조금씩. 레스터 보위부터는 트친의 추천이었는데 완전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그리고 알라딘에서 추가 구입은 하지 않기로 했다. 일단 지금 기분은 그래.


23.03.17.

당근 마켓에 티악 CDP겸 카세트 데크 10만원에 올라와서 살까말까 오래 고민하다가 안 샀다. CDP는 이미 있고, 데크는 당장 급한 게 아니니까. 두 개 같이 있는 게 좋아보이지만 나중에 더 싼 데크 하나를 사는 게 낫지 않을까 싶었다. 몇 시간 후에 확인해보니 예약중이 걸려 있었다. 마음이 아팠다…

어제 6시 넘어서 잤고 정확히 12시에 일어났다. 일어나자마자 다이아톤 앰프 켜고 피오나 애플 [The Idler Wheel Is Wiser…] 들었다. 처음엔 소리가 안 나서 뭘 잘못 맞춘거지 소스 인풋? 앰프 아웃풋? 했는데 가만히 들어보니까 아주 작은 소리가 나오고 있었다. 마치 엘피 재생하면 바늘 끝에서 나는 소리처럼… 뭐지? 하고 봤는데 범인은 스피커 셀렉터였다. 다른 채널로 맞춰져 있는데 차폐가 완전히 안 돼서 신호가 조금 흐르는 거 같았다. 혹시나 하고 다른 채널에 끼워 보고 아예 오프로 돌려보기도 하고 pa3s 켜서 들어도 봤는데 셀렉터가 이상한 게 맞았다. 빌어먹을 알리익스프레스… 이상이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지만 혹시 모르니 앞으로 들을 때는 앰프 하나만 켜놓고 들어야겠다. 다 켜놓고 셀렉터 돌려가면서 듣진 말고.

피오나 애플 틀어놓고 일하다가 빌리 아일리시 2집 들었는데, 일하면서 듣기에는 조금 부적절한 것 같아서 바로 끄고 케틸 비요른스타드와 테르헤 립달?의 [Life in Leipzig] 들었다. 와우. 엄청 기타가 강조된 퓨전이었다. 좋은데? 여세를 몰아 e.s.t. [somewhere else before]도 들었다. 좋았다. 그리고 브래드 멜다우 [places] 들었는데 그건 좀 별로…

상우씨가 추천한 ladio bolocko [’97-’99] 좀 듣다가 일하면서 듣기엔 맞지 않는 거 같아서 스포티파이에서 focus jazz 플레이리스트 들었다. 벤 웹스터-호레이스 실버-맥코이 타이-브래드 멜다우-리 모건-존 콜트레인으로 이어지는 초호화 라인업… 과연 집중이 잘 되었다!

집에 9시까지 가기로 했는데 8시에 겨우 끝내고 ppt 메일 보냈다. 집에 가려고 종량제 봉투 들고 나와서 버리고 확인하니 2분 후에 7212 온다고 해서 냅다 뛰었는데 횡단보도가 눈앞에서 빨간불 되어서 포기하고 지하철 봤더니 3분 후에 온다고 해서 다시 냅다 뛰었다. 죽겠네…

근데 막상 경의중앙선 갈아타러 디엠씨 와 보니 한참 기더려야 해서 안 뛰고 다음 열차 타도 될 뻔했다. 지금은 슈퍼 퍼리 애니멀스-데이먼 알반-더 잼-싸이키델릭 펼스-더 스미스-라디오헤드로 이어지는 데일리믹스 들으면서 집에 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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