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4천 구독★ 



호불호 강한 데자와를 함께 마셔주시는 4천 분의 독자님들께 감사 인사 드립니다. 워너원 데뷔 1주년을 앞둔 시점에 또 이렇게 대단한 숫자를 보니 새삼 녤윙이 대단하다 싶네요. 아마 작년 이맘 때일 거에요. 따로 따로 좋아했던 아이들을 한 그룹으로 본다는 생각으로 들떠 있다가 녤윙의 예쁜 투샷에 훅 치여버린 것이. 그 뒤로 정말 미쳤다 싶을 정도로 검색을 하고 (오랜만에 돌아온 팬계가 너무 낯설어 처음에는 네이버에서 검색을 했다고 합니다.) 뻐렁치는 감성을 주체 못 하고 메모장을 켰다가, 포타라는 신세계를 발견하여 밤 늦게까지 눈 빨개지도록 연성을 읽고, 그러다 결국 포타를 파고, 트위터를 시작하고... 1년 가까이 현생을 잊고 팬질을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그 사이 참 많은 일이 있었지만 저는 여전히 이 자리에 남아 찻물을 올리고 있고, 독자님들은 나른한 오후를 저와 함께 즐겨주시니 네, 그거면 된 거죠. 워너원은 쩔고 녤윙은 사귀고 녤윙러는 처맞을수록 불타오르니까요. 



2. 어휴짤대 소장본 진행 상황 


어제 표지 시안을 1차로 받아 보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정숙하고 금욕적이어서 지하철에서 읽어도 일코에 지장이 없되 같은 변태들끼리는 장르를 알아볼 수 있는 직관적이고 심플한 디자인'을 요구했는데 이대로 인쇄만 잘 나오면 제 마음에 쏙 들 것 같습니다. 

소장본에만 들어가는 미공개 외전을 쓰다가 탈진했습니다. 죽어라고 썼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몇 페이지 남은 상태네요. 내지 편집 들어가려면 7월 안에 끝내야 하는데 과연 가능할지. (오늘은 7월 31일) 썰을 제외한 다른 연성들이 올라오지 않는 이유도 이것 때문입니다. 저는 멀티가 전혀 안 되는 사람이라, 장편 연성을 동시에 진행하지 못 하는 병이 있거든요. 이걸로 쌓인 스트레스를 밤마다 썰로 풀어내고 있다는 건 안 비밀. 



3. TMI 대잔치 


3.1. 썰 비하인드 

다정공x후회수 마지막 편 역시 짤대 외전 때문에 업로드가 밀리고 있습니다. 트위터 연재분에 더해 짧은 뒷 이야기를 덧붙여 포타에 백업하려고 했는데 각 잡고 포타를 켤 여력이 안 되네요. 애들 꽁냥꽁냥 써야 하는데 어흑. 

B에 대한 원성이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자자해서... 좋았습니다. 저는 사실 글에서 악역을 쓰는 걸 좋아해요. 사연 있는 악역 말고, 정말 그냥 못돼처먹은 애들 있잖아요. 한때는 '에이, 그래도 사람인데 이유 없이 저러겠어.' 라고 인간에 대한 이해를 해보려고 했는데, 음... 사회 나와보니까 알겠더라구요. 세상에는 그냥 이유도 없이 악한 사람들이 있고, 그들은 대체로 평생 그렇게 살더군요. 젊었을 때 남의 돈 뺏던 양아치가 나이 먹으면 지팡이 휘두르는 할아버지 되듯이요. 그런데 현실에서는 그런 사람들이 합당한 벌을 받는 경우가 드물어서 (벌은커녕 오히려 잘 되는 경우가 많아서 환멸) 저는 제 글 안에서라도 벌을 주고 싶어요. 인류가 수레바퀴를 처음 썼을 때도 존재했을 케케묵은 권선징악 구도지만 오래도록 사랑받는 서사인 건 다 이유가 있어서겠죠. 

언젠가 대댓글로 이 얘길 한 적이 있는데, 독자님들이 댓글로 악역을 막 욕해주시면 왠지 그런 그림이 그려져요. 녤윙러들이 다 같이 찜질방 로비에 둘러앉아서 대형 TV로 연속극 보면서 악역 욕하고 있는 상황이요. 황토색 찜질복 입고 양머리 하고 식혜 마시면서 "와씨 저거 저거!" "니엘아 속지마!" "지훈아악"... 다공후수 후반부의 커피씬은 바로 이런 상상을 하다 나온 장면입니다. 맨날 남을 멕이던 악역이 역으로 당하면 찜질방 로비 분위기가 어떻게 될까. 일단 제가 골든벨 울리고 얼음 동동 띄운 바가지 커피를 돌릴 것 같네요. 녤윙러 다 함께 냉커피 건배, 크으~ 상상만 해도 좋군요. 

선악 개념이 확고한 악역과는 달리, 주인공들의 경우 캐해를 함에 있어 항상 고심합니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는 데다가, 성격적으로 약간의 미흡함이 있어야 갈등이 생기잖아요. 그런데 제가 쓰는 글이 근본적으로 1차 창작 BL이 아니라 현실에 모델이 있는 2차인 만큼, 그 성격적 결함을 어느 수준에서 설정해야 할지 결정하기가 참 어렵더라구요. 

고민 끝에 다정공x후회수의 다니엘은 너무 다정한 게 죄, 후회공x도망수의 다니엘은 너무 무심한 게 죄. 이렇게 설정했습니다. 누구에게나 다정하고 마음을 잘 열어주는 사람은 지인이나 친구로는 참 좋은데, 내 애인이 그러면 곤란하잖아요. '다니엘 왜 B한테까지 잘 해주는데에에에'라는 댓글을 보고 아, 내가 설정한 성격대로 표현이 잘 되었구나, 하고 흐흐 좋아했습죠. (변태) 지금 한창 풀고 있는 후회공 썰의 다니엘은 자기가 관심 있는 부분에만 집중하고, 나머지에는 아무 생각이 없는 타입입니다. 의도적으로 무심한 게 아니어서 사람 더 미치게 만든달까요. 반대로 지훈이는 두 썰에서 공통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어요. '표현의 문제'랄까, 후회수의 훈이는 표현을 못 하고 도망수의 지훈이는 표현을 안 하는 성격이죠. 천성이 다정한 공이 항상 챙겨주는데, 그걸 고맙다고 생각하면서도 입밖으로 내지 못 하는 츤데레 수. 말하지 않으면 죽었다 깨어나도 먼저 눈치챌 리 없는 공인데, 죽어도 말 안 하고 혼자 끙끙 앓는 짝사랑 수. 이게 바로 두 썰의 기본 갈등 구조랍니다. 헤헤. 


3.2. 아포칼립스 비하인드 

어느 날 아침에 소행성이 떨어지는 꿈을 꿨어요. 자연스럽게 재난물이 생각났죠. 여기까진 지극히 당연한 논리구조입니다. 그런데 사실 아포칼립스의 결말은 정말 쌩뚱맞은 것으로부터 모티브를 얻었어요. 여러분 혹시 '블루라군' 영화 아시나요. 저 어릴 때 케이블에서 해주는 걸 처음 봤었는데 그때 뭔가... 큰 충격을 받았어요. 첫째는 브룩쉴즈의 미모, 둘째로 화면의 아름다움, 마지막으로 전형적인 로빈슨 크루소 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주인공들이 바깥 세계를 전혀 그리워하지 않고 행복하게 잘 살아가는 스토리에 놀랐습니다. 영화에서는 소년과 소녀가 2세를 낳고 가족을 이루고, 지나가던 배에 구조되어 결국은 인간 사회로 돌아갑니다만, 요즘은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만약 그들에게 돌아갈 세상이 없었다면? 2세도 없었다면? 그래도 행복했을까? 저는 행복했을 거라 생각했고 그래서 결말을 그렇게 냈습니다. 실은 남미 고산지대에 한줌의 인류가 생존해 있었고, 녤윙이들이 탄 보트가 그곳에 도착하여 지구촌 마을이 꾸려지는 인류_서바이벌_SF 엔딩도 있었습니다만 자연히 폐기처리 되었지요. (텍스트로 옮겨 보니 너무 구려... 폐기하길 잘했네요.)


3.3. 백만송이 장미 비하인드 

이건 말입니다. 연예물에서 나올 수 있는 새드 of 새드 of 새드... 아무튼 최악의 비극이라 생각하고 썼습니다. 자신이 하는 일에 자신이 없는 연예인 강다니엘과 소심하고 겁많은 연예인 박지훈이 만났는데 하필이면 운까지 안 따라줬을 때 벌어질 수도 있는 일이랄까. 네, 성격 캐해부터가 틀렸으니 저런 비극으로 흘러간 겁니다. 



- 워너원은 항상 바쁜데 어찌된 일인지 저는 그들을 볼 수가 없네요. TV에서 좀 보고 싶다. 

- 남을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감정노동을 하는 만큼, 애들도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 연예인 걱정 쓸데없다지만, 저는 제가 좋아하는 애들이 가급적이면 많이 벌고, 현명하게 모아서 미래 준비도 잘했으면 좋겠어요. 대체할 수 없는 인력은 그에 합당한 대가를 받는 게 맞다고 보거든요. 잘난 남자 아이돌을 본 열등감 무리들은 쟤가 잘나서 뜬 게 아니다, 저게 다 회사 덕분이다, 때를 잘 만난 거다, 이런 개소리를 쏟아내곤 하지만... 강다니엘 박지훈 빼고 너네 넣는다고 성공할리가. 어둠의 알페스 연성러들에게도 사는 동안 많이 벌라는 덕담이 들어오곤 하는데 뮤즈인 그들에게 돈 얘기를 못할 건 없겠죠. 그러니 앞으로도 계속 말해야지. 얘들아 많이 벌어. 

- 시도 때도 없이 초심 타령하는 걸 싫어합니다. 포지션이 변하면 변한 포지션에 맞게 행동하는 게 예의인 것을. 다만 팬들과 주위 사람들에게 고마워하는 마음과 태도만은 영원했음 좋겠어요. 

- 요즘 제 기분 탓인지 날씨 때문에 지쳐서인지 쓰는 글 족족 씁쓸한 맛이 강하네요. 달달한 우유와 시럽도 넣어야 하는데. 그러니까 녤윙 브이앱 가자. 제발. 



트위터 @tejava_mil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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