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질문이.. 선인에게 입양되었다. 당신은 어떻게 성장하실 것 같습니까? 이거네."

"근데 악당에게 입양 당하던, 선인에게 입양 당하던 결과가 그렇게 다를까요?"

"글쎄, 고전적인 입장에서 생각하면 달라지겠고, 현대적인 입장에서 생각하면 모르겠네. 아무래도 현대에서 풀이하는 악당은 사람들의 오해를 산 것이다. 라고 해석한 쪽이 좀 더 선호되니까."

"그것도 그렇고 선과 악은 이야기를 위해 구분된 것이지 그 둘이 정도의 차만 두고 섞인 경우가 많잖아요."

"여기서 규정하는 악과 선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그 극단에 있는 사람을 이야기하는 것이겠지. 그래야 굳이 이 구분을 한 이유가 될테니까."

"그럼 어떻게 생각해요? 선인에게 입양된다면?"

"글쎄.. 답답하지 않을까?"

"왜요?"

"무한정 착한 사람은 아무래도 현실의 어두운 면을 모를 때가 많으니까. 안다고 하면 그걸 도와준다고 또 힘들거고. 사람들은 그런 호구들을 붙잡고 사는 편이니까."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래서 마냥 착한 사람은 싫어. 착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훨씬 대하기도 편하고 낫더라고. 적어도 자기 몫을 알고 있고 챙길 정도의 힘은 있는 거니까."

"그럼 저는요?"

"응?"

"저는 어때요?"

"..이제와서 그걸 물으면 무슨 대답을 바라는 거죠?"

"어어? 또 존댓말? 또 저 밀어내요?"

"..그럴만한 질문을 했잖아요."

"나였으면 좋아한다고 했을 거에요."

"으응.. 그렇구나..."

"주인공. 나 싫어?"

"..또 얼굴 쓰네요."

"그럼 주인공 앞에서 얼굴 쓰지 다른 거 쓸 수 있어? 이거 말고 넘어오질 않는데."

"..얼굴만이었으면 이미 내쳐졌어요."

"..그건 처음 듣는데요."

"..실수."

"뭐가 실수인데요. 지금까지 나한테 안 말한 거? 아니면 지금도 안 말하려 했는데 말한 거?"

"..."

"..주인공. 지금 시선 피하는 건 후자라는 말인가요?"

"..반박하지 않겠어요."

"주인공..! 진짜 너무해요!"

"..아 안 싫어요! 안 싫다고! 이렇게 곁에 두는 이유가 뭔데요!"

"안 싫으면 안 싫다, 좋아한다 좀 얘기해줘요!"

"..그건 무리."

"아 왜요!"

"..낯 부끄러워요."

"..주인공 진짜 너무한 거 알죠?"

"..아니까 조용히해요."

"주인공은 나한테 부끄러운 말 다 시키면서!! 읍! 읍!"

"아니까 조용히 하랬죠..!"

"모르는 거 같으니까 안 조용히 할래요..! 진짜 너무한 거 알면서 부끄럽다고 한 번을 안 말해줘요? 좋아해요..! 난 주인공씨 좋아한다고요..!! 좋아해서 곁에 두면! ..좀 좋아한다고 해줘요."

"제가.. 에반 많이 아끼는 거 알죠?"

"..."

"..노력해볼게요."

"다음에는 좋아한다는 말 엄청 들을 거에요."

"..그 각오는 좀 무섭네요."

"이정도 각오해야 들을 수 있는 거면 해야죠. 주인공 녹여내는 한이 있더라도 듣고 말 겁니다."

"네, 네. 덕분에 달달해서 혀가 아릴 지경이네요."

-쪽

"혀가 아릴 지경이면 한 번쯤 해줄만도 한데."

"..."

"..이번만 봐줄게요. 다음엔 없어요."

"어쩌다 이 팔자가.."

"주인공?"

"아니에요. 하하하.."

흐름 속에 있는 문장들로 기록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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