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설정.

*캐붕입니다. 죄송합니다.

*고증 부족입니다만, 불평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트리거 워닝 : 손목 잡고 잡아당기기, 강제 키스가 사귀지 않는 관계에 이뤄집니다.





"아."

"어."


미국, 뉴욕, 센트럴 파크. 서로 연관이 없을 것만 같은 그 곳에서, 둘은 마주쳤다. 서로의 입에서 당황한 듯한 소리가 나온 것은 정말 예기치 못한 일이었다.


먼저 눈을 뗀 건 내쉬 골드 주니어였다. 칫, 일부러 혀를 찬 내쉬가 그대로 길을 비켜 다시 조깅을 시작했다. 반대 방향으로 걷고 있던 아카시 역시 그를 붙잡지 않고 다시 길을 걸었다.



-



그리고 그 다음 날, 평소보다 시간을 빨리 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는 다시 마주쳤다. 서로 했던 생각이 똑같았던 모양이다. 아침 해가 뜬지 얼마 안 된 시간, 둘은 서로 눈을 바라보고 눈을 쳐다보았다. 아카시의 동공이 가늘어져 고양이 처럼 되고, 내쉬의 눈의 노란빛을 띄었다. 


그러나 이내, 두 사람이 아닌 다른 누군가의 인기척이 느껴짐에 동시에 서로 눈을 피했다. 


그 후에는 서로 마주쳐도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았다. 시간은 늘 거의 사람이 없는 이른아침으로 고정되었지만, 그건 또다시 시간을 바꾸는 건 도망치는 것 같다는 서로의 자존심 싸움이었다. 


 매일 같이 한쪽이 일방적으로 발견하는 것이든, 서로 마주치는 것이든 어쨌든 서로의 존재를 알아차리고 있었다. 일방적으로 발견해도, 서로의 능력에 자신을 쳐다보는 누군가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 할 리가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시간을 바꿀 수 있을 리 없었다. 



-


그런 암묵적인 평화협정 아래 유지되고 있던 아슬아슬한 평화는 어느 날 갑자기 깨졌다. 


"나는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날카로운 소리에 (본인 입장에서는) 천천히 산책하고 있던 아카시가 눈을 꿈벅거렸다. 익숙한 목소리였다. 어쩔까, 잠시 고민하다가 다시 산책을 재개시켰다. 관계할 정도까지 친한 사이도 아니였고, 진짜 위급한 상황이면 경찰이든 뭐든 불러서 해결하겠지. 아카시 자신은 잠시 출장 온 사이였으니 그야말로 다른 일에 휘말리면 그게 더 큰 일이다. 그렇게 생각했다. 


실랑이는 아카시가 출입구로 갈 때도 끝나지 않았었던 모양이다. 검은 칠이 칠해진 밴이 입구를 막고 있었다. 그곳으로 나가야 하는 아카시가 슬쩍 인상을 찌푸렸다. 검은 양복을 입고 선글라스를 낀, 딱 봐도 어디 경호원이거나 힘 좀 쓴다는 인상을 들게 하는 사람들이 내쉬 골드 주니어를 둘러싸고 있었다. 그러니까, 저건 내쉬골드 주니어를 환영하는 식쯤 되려나. 아카시는 거기까지 생각하고 눈에 띄지 않게 피하려 했다. 두번 다시 엮이는 건 사양이었다. 농구는 잘 했지만 사생활은 그다지 엮이고 싶지 않은 인물이었다.


"갈거면 저 녀석이랑 같이 가게 해! 저 녀석이 내 애인이니까."


그 말을 듣고서도 아카시는 그게 무슨 뜻인지 몰랐다. 다른 사람을 가리키는 줄 알았다. 하지만 내쉬를 감싸고 있던 인파 중 일부가 이쪽으로 다가오고, 자신에게 "실례합니다." 한마디만 한 후 힘으로 질질 끌고 가기 시작했을 때는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그 자리에서 탈출하려 했으나 내쉬 골드 주니어가 꼴 좋다는 듯 웃은 것에 배알이 꼴려 그대로 잡혔다. 물론 비서에게 몰래 휴대폰으로 비상사태라는 것을 알리는 것을 잊지 않았다.



-


둘이 끌려간 곳은 교외의 어느 커다란 저택이었다. 끌려오는 동안 차안에서 내쉬는 창 밖만 무시무시한 기세로 노려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내쉬를 아카시가 험악하게 내려다보았다. 


"내쉬 골드 주니어."


양쪽에 각각 사람이 붙어 이동했다. 양팔을 잡혀서 ET마냥 끌려가는 내쉬보단 나았다. 하지만 휘말려들었다는 생각에 아카시가 내쉬를 불렀다. 내쉬가 고개를 돌린 순간 자유로운 두 팔로 오른손 엄지로 목을 긋는 시늉을 한 뒤 그대로 엄지를 아래로 내렸다. 


콱하고 그대로 박아버릴 듯한 눈빛에 내쉬가 호승심으로 눈을 빛낸 뒤,


그대로 경호원인 듯한 사람들에게 끌려갔다.


아카시는 그나마 정중하게 데려가졌다.



-


커다란 저택에 어느 방에 끌려간 뒤, 아카시는 그 방에서 나올 수 없었다. 창문도 잠겨있고, (깨버릴까 생각했지만 소리를 듣고 사람들이 쫓아올것이라는 당연한 생각이 들었다.) 문 앞에는 경호원이 서있었다. "뭔가 문제가 있습니까?" 라는 딱딱한 말에 물을 부탁합니다, 라고 말한 아카시가 경호원이 무전기로 물을 가져와 달라는 명령을 하는 모습에 얌전히 방 안으로 들어왔다. 


일단 가장 쉬운 방법 두개는 막혀 있으니 다음 한 수를 생각하며 내쉬 골드 주니어의 행동을 기다리는 방법과, 연락한 비서가 행동을 일으키는 것, 두가지 방법이 있었다. 전자보단 후자가 낫겠지. 애초에 그 상황에서 아카시를 휘말리게 만든 건 내쉬고, 누가봐도 그건 지나가는 애꿎은 사람 건드린 거니까 금방 풀려날지도 모른다. 


내쉬에 대한 믿음이 일말도 없는 아카시가 비서가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저택 곳곳에서는 큰 소리가 났다.


아카시가 그 소리를 들은 것은 꽤 나중의 일이었다. 


쾅, 하고 문이 열린 후, 내쉬 골드 주니어가 모습을 드러냈다. 문 앞에 있던 경호원은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어이!"

"뭐야?"

"나와."

"뭐,"


내쉬가 성큼성큼 방안에 들어와 아카시의 팔목을 잡고 끌고 나왔다. 


"뭐야!"

"아무리 나라도 나 때문에 끌려온 놈 정도는 책임진다고!"


호기로운 말에 아카시는 내쉬의 손에 그대로 끌려갔다. 둘을 막아서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대신 저택을 나온 내쉬가 저택을 향해 소리쳤다.


"나는 앞으로도 이 집에 돌아올 생각은 없어! 잘 보라고!"


그리고 내쉬가 덥썩, 아카시에게 키스를 했다. 네놈이 어쩌나 보자, 라는 마음으로 내쉬의 행동을 보고 있던 아카시도 눈치 못 챌 정도였다. 


'눈까지 사용해?!'


아카시가 깜짝 놀라 내쉬의 품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체격차부터가 어떻게 할 수 없었다. 달짝지근한 혀가 아카시의 입술을 가르고 들어왔다. 아카시가 미친듯이 내쉬의 몸을 차며 벗어나려 했지만 내쉬가 더욱 깊이 아카시의 입술로 찾아들었다. 도망치려는 혀를 이와 혀로 붙잡고 앞뒤로 흔들었다. 


"읍읍!!"


아카시가 반항했지만 대비하지 못한 키스였던지라 곧 산소가 부족해져 몸이 눅진눅진 녹아갔다. 결코 내쉬의 테크닉이 좋아서가 아니였다. 아카시의 반항이 조금 잦아들자 내쉬가 혀를 풀어주고 아카시의 입안 곳곳을 핥았다. 


아카시가 사용해버린 눈으로 창문을 통해 보이는 집 안에서 경악하고 있는 백발의 노인을 발견했다. 내쉬도 그걸 발견한 모양인지 겨우 아카시를 놓아주었다. 


"이 개만도 못한…!"


아카시가 그렇게 소리치며 명치를 노리고 그대로 주먹을 날리는데, 반대편에서 경악안 채 이쪽을 바라보고 있던 정장 집단을 발견했다.


"…죽어라, 내쉬 골드 주니어."


그 음산한 음성에, 정장 집단의 맨 앞에 있던 아카시의 비서가 두 눈을 꼭 감고 명복을 비는 것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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