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은 사진작가로, 가끔 인물사진도 찍긴하지만 주로 풍경이나 꽃,나무 등을 찍는 작가였다.  정국은 요즘 자신의 사진에 무언가 조금씩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조금만 더 하면 될거같은데.. 그게 뭔가.. 뭔가가 부족했다. 머리도 식힐겸 정국은 무작정 짐을 싸들고 기차를 탔다. 맑은공기를 마시고 바람을 쐬다보면 뭔가 나아지지 않을까. 목적지 없이 그저 바로 출발할수 있는 제일 빠른 기차를 탔고 두어시간을 달린 기차는 춘천역에 도착했다.


햇살이 뜨겁게 내리쬐는 그 여름. 

그렇게 정국은 발닿는데로 춘천에 도착했고 아무버스나 타고 조금더 들어가 한적한 시골마을에 도착했다. 근처를 둘러보니 전혀 숙박업소나 마트조차 보이지않는, 정말 한적한 시골이었다.

논을따라 좁은 길을 걸어 들어가다 보니 마을회관이라고 써있는 건물이 보였고 정국은 그곳에 문을열고 들어갔다.

"저..."

"누구여."

마을 주민으로 보이는 한 아저씨가 물었다.

"저는 사진작가인데 이곳 풍경이 너무 예뻐서 사진을좀 찍고싶어서요. 며칠 머무를곳을 찾고 있는데 혹시 숙박할수있는곳이 있을까요?"

"아~ 작가양반이구만. 여기는 관광지도 아니라 근처에 아무것도 없는데 어쩌나."

"아..그렇군요.."

"아! 저아래 김씨네 이층집 있는데. 거기 이층 비어있을꺼여. 거기서 고시공부하던 학생이 며칠전에 고시패스했다고 서울로 갔다고 한거같은디. 한번 가볼텨?"

"감사합니다. "

"나는 여기 이장이여. 한씨아저씨라고 불러"

한씨아저씨는 마을회관앞에 세워두었던 경운기의 시동을 걸고선 경운기뒤에 정국을 태웠다. 한참을 탈탈거리던 경운기는 곧 빨간지붕의 집앞에 섰고 한씨아저씨와 정국은 경운기에서 내렸다. 

"김씨~ 김씨 집에 있나."

"왠일이여"

"집에있었구만. 여기는.."

"서울에서온 사진작가 전정국입니다."

"그랴그랴. 사진작가신데 며칠묵을 집을 구한다더라고. 그왜 고시공부하는학생 살던 이층집 비어있지?"

한씨아저씨는 김씨아저씨와 한참을 이야기 나누었고 곧 집으로 들어가 열쇠를 들고나와 앞장을 섰다.

"저 앞에보이는 파란지붕 저기여. 이층은 저옆에 있는 계단따라 올라가면 되고."

빨간지붕집에서 얼마떨어지지 않은곳에 파란 지붕의 이층집이 보였다. 집앞에 도착해 대문을 열고 들어서니 1층문이 열리고 어떤 남자가 나왔다.

"어, 총각 집에 있었네?

"안녕하세요."

1층에서 나온남자는 김씨아저씨를 보고 인사를 했고 곧 옆에 있던 정국을 바라본후 가볍게 고개숙여 목례를 했다.

"여긴 서울에서온 작가양반이고 여기는 1층사는 총각이여."

김씨아저씨는 두사람을 서로에게 소개했고, 정국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

"전정국입니다."

"김태형입니다..."

어색하게 손을 맞잡고 악수를 나눈 두사람은 금새 손을 내렸다.

태형은 곧 자신이나온 1층 현관문을 자물쇠로 꽁꽁 잠구고선 마당에 있던 자전거를 탄뒤 가볍게 인사를 하고 대문밖으로 나갔다.

"집은 어제도 내가 올라가서 치워놔서 깨끗할꺼여. 그럼 쉬드라고"

"감사합니다."

정국은 김씨아저씨에게 열쇠를 받아들고 2층 계단으로 올라갔다. 현관문 열쇠구멍에 열쇠를 넣어 돌리니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철컥 열렸다. 김씨아저씨 말처럼 집안은 깨끗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니 바로 보이는 부엌과 욕실이 있었고, 마루에서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방이 있는 그런 옛날식 구조였다.

충동적으로 나온 참이라 짐이랄것도 옷 몇가지외에는 없어 정리도 금방이었다. 마루 한쪽에 있던 빗자루로 방을 다시한번 쓸고 걸레로 다시한번 닦은후 침대에 털썩 누웠다. 별로 한것도 없었는데 어쩐지 오늘하루가 너무 피곤하게 느껴졌고 누워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정국은 잠이 들었다.


침대에 누운채 그대로 잠이 들었던 정국은 창문으로 강하게 내리쬐는 햇살에 눈을 떴다. 한참을 자리에 누워 뒹굴거리던 정국이 기지개를 쭉펴며 부엌을 지나 현관문을 열고 나서자 어딜가는지 1층 현관문을 잠그고 있는 태형의 모습이 보였다. 인사를 해야하나. 잠시 고민하던차에 문을 잠근 태형이 두리번 거리다 2층에 나와있는 정국과 눈이 마주쳤다.

꾸벅-

정국이 먼저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했고 태형도 역시 고개를 살짝 꾸벅이며 인사를 하곤 자전거를 타고 다시 대문을 나섰다.

차갑네. 태형에 대한 정국의 첫인상이었다.


정국은 방으로 다시 들어가 카메라를 들고 내려왔다. 마당에 드문드문 피어있는 꽃과 나무들이 보였고 정국은 아무 생각없이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찰칵.찰칵. 찍은 사진을 잠시 확인하고 정국은 본격적으로 사진을 찍기위해 대문을 나섰다. 어제 급하게 도착한터라 아직 근처에 뭐가있는지 아무것도 몰랐지만 그저 발길가는데로 걸음을 옮기며 보이는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어느새 주변 풍경에 빠져 사진을 찍던 정국은 출출함이 느껴졌고 어제 들렀던 마을회관이 보이자 곧장 문을 열고 들어섰다.

"한씨아저씨~"

"어이. 작가총각. 어젠 잘잤고?"

"네. 아저씨덕분에 좋은집에서 잘잤어요."

"다행이네 그려"

"근데 혹시 근처에 마트같은건 없을까요? 장을 좀 봐야할거 같은데."

"마트? 여긴 마트같은건 없고 저~기 읍내 나가면 시장은 있어. 안그래도 읍내 나가려는 참인데 내가 태워다줄께"

"아, 감사합니다"

정국은 또다시 한씨아저씨의 덜덜거리는 경운기에 올라탔고 한참을 지나 시장에 도착했다.

"나는 경운기좀 고치고 일좀 보고 올테니까 한두시간후에 여기서 보자고"

"네네 다녀오세요."

정국은 집근처에 식당도 없어 며칠이라도 밥을 해먹어야 할것 같아 장을 보기로 했다. 간단한 찬거리와 생필품까지 사고 시장에 파는 먹거리로 출출한 배를 간단히 채우고는 한씨아저씨를 기다렸다. 30분쯤 지나 한씨아저씨와 정국은 덜덜거리는 경운기를 타고 집으로 다시 돌아왔다.

"감사합니다 아저씨"

"그려 또 필요하면 얘기혀"

정국은 친절한 한씨아저씨 덕분에 금새 시골생활에 적응해가고 있었다. 집에 돌아온 정국은 방에 들어와 낮에 찍었던 사진을 다시 보다가 잠시 잠이 들었다.

덜그덕덜그덕.

무언가 문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1층인가... 잠시후 수돗물 트는 소리가 들렸고 마루를 지나는 삐그덕대는 소리가 들렸다.










# 모 영화에서 약간의 모티브를 따왔어요. 아주 오래된 영화라 아시는 분이 있을지..


# 배경은 강원도인데 등장인물은 충청도 사투리를... 그냥 그냥 이해해주세요,,, 


# 갈수록 꾸금쓰는게 힘드네요. 좀더 적나라하게 쓰고싶은데 맘처럼 되지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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