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정신이 차려져? 괜찮니 피터... 오 세상에나.."

정신이 들었을 때 보인 건 자동차도, 테디베어도, 엄마도, 아빠도 아니었다. 메이 숙모만이 보였다. 메이 숙모도 엄마처럼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기억하는 것보다 메이 숙모는 더 수척해져 있었다. 대답을 하려고 숨을 들이쉬자 배가 아프고 입 주면이 마스크를 쓴 것처럼 답답했다. 그땐 그게 뭔지 몰랐지만 산소마스크로 기억한다. "피터, 알아보겠니?" 벤 삼촌은 떡진 머리를 서스럼 없이 넘겨주며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입꼬리를 끌어당기고 있었지만, 그런 인위적인 미소는 순수한 아이에게 더 잘 들어나기 마련이다.  피터는 고개를 끄덕였고, 그제서야 벤은 한숨을 쉬며 피터가 덮고있는 하얀 이불에 고개를 묻었다. 그의 어깨가 들썩이며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벤 삼촌은 고개를 들어 몇주 동안 깨어나지 못해 수액만 맞고 살던 피터의 수척한 볼을 어루만지며 조용히 말했다.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았지만 피터는 들을 수 있었다. 아빠의 회사에 놀러간 그 순간부터 모든 감각이 예민해진 피터에게 그의 아빠는 아기 거미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이렇게 어린 아이를..."

엄마 아빠는 어디로갔어요? 벤삼촌의 통곡어린 말을 듣고도 4살의 어린피터는 갈라지는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답을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니 알고있었다. 부모님은 항상 피터를 천재라고 불러주었으니까. 눈물이 저절로 나왔다. 끅 하는 소리를 내며 숨을 한번 헐떡일때마다 온몸이 아파서 더 크게 울었다. 

피터의 모든게 망가진건 그저 그가 딱 4년을 살았을 때였다. 그의 생일날 8월 10일, 화창한 여름날에 함께 웃으며 공항에 가던 가족이, 엄마가 준 테디베어가, 그의 인생이 찢어지고 무너진 그때가 그의 생일이다.

3주만에 일어난 피터는 아직 어리지만 아기 거미의 힘으로 다른 아이들이라면 죽었을 환경에서 살아남았다는 걸 아직도 퀸즈 병원의 의사들은 몰랐다. 그저 기적인줄 알았을 거다.

하지만 그런 요정거미의 힘도 피터의 다리를 낫게하진 못했다. 길이도 크기도 다다른 트럭에 부딫힌 차량이 절벽으로 떨어지며 파이프들도 함께 떨어졌다. 피터를 발견했을 땐 부모님은 각각 머리와 상체에 파이프가 꽃혀 이미 세상을 떠난지 오래였으며, 피터는 혼수상태인 채로 어깨에 큰 파이프가 스쳐지나가고, 양쪽 다리에는 굵고 긴 파이프 4개, 그리고 찌그러진 파이프 하나가 꽂혀있었다. 그가 14살에 다쳤으면 몰랐을까, 4살 아이의 다리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메이! 저 좀 도와주시겠어요?"

피터는 평소처럼 침대에서 크게 소리쳤다. 메이는 종종걸음으로 피터의 방으로 가 그의 다리를 휠체어에 안착시키는 걸 도와주었다. 10년 전 그 일이 일어나고 피터가 오기 전만해도 평범했던 메이의 작은 집은 모서리가 최대한 없고, 문턱도 없는 그런 둥근 집이 되었다. 피터는 양치를 하며 메이에게 물었다. "메이 오늘 아침밥은 뭐에요?" "라자냐!!" 메이도 덩달아 소리쳤다. 라자냐, 메이가 유일하게 그런대로 할 수 있는 음식이었다. 아마 피터의 엄마에게 배웠기 때문일거다. 엄마는 요리를 잘했다.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메이는 항상 그렇게 얘기했다.

피터는 휠체어를 굴리며 부엌으로 갔다.

부엌에서는 어렴풋이 뉴스가 들렸다.

--이로 인해 퀸즈의 치안률이 대거 줄어들었습니다...

"새로 산 휠체어는 마음에 드니?"

"마음에 들어요 메이.. 정말, 항상 고마워요."

새 휠체어는 메이의 월급 중 거의 반을 털어 산 것이었다. 10살 때 부터 쓰던 낡은 휠체어를 타다가 신호등이 빨간 불일 때 휠체어가 더 움직이지 않아 큰일 날 뻔한 적이 있기 때문이었다. 새로 산 휠체어라고 다를 건 없지만 학생인 피터를 위해 조금 더 활동성이 좋은 휠체어를 고민하고 고민하다 산 메이었다.

"오늘은 무슨 과목 듣니?"

"수학, 종교, 영어, 과학, 역사, AP클래스,-"

"그리고?"

"..체육이네요"

피터가 애써 웃음지어 보이며 말했다. 수요일, 피터가 제일 싫어하는 날이었다. 물론 피터는 과학을 가장 좋아하긴 하지만 그게 점심시간 전이라면 달랐다. 그를 밀치고 빠르게 달려가는 아이들, 심지어 분반 때문에 옆자리도 플래시였다. 언젠가는 그냥 휠체어를 전속력으로 밀까 생각도 했지만 속력을 얼마나 냈다고 덩치큰 아이에게 밀려 그대로 넘어진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는 그 이루 2주 동안 플래시에게 짖궃은 장난을 당해야 했다. 또한 마지막 교시는 체육이었다. 수요일은 그가 가장 비참해지는 날이었다.

"음 그래, 성적은 어떻니?"

"그런데로 나와요"

전교 포디움권을 누리고 있다고 하면 2개월은 파티를 열 메이였기에 그저 형식적인 대답을 했다.

"오늘은.. 내가 못 데려 올 것 같아 피터."

"아, 네 괜찮아요."

"장애인 버스 예약해 놓을까?"

"아뇨, 됬어요 그냥 휠체어 끌고 오죠 뭐."

메이는 시간을 확인하곤, 피터의 이마에 뽀뽀를 해주며 말했다.

"혹시 장애인 버스 예약이 필요할 것 같으면 꼭 나한테 연락해라 피터!!! 이모는 먼저 갈게!!!"

도어락이 잠기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피터는 분주하게 학교에 갈 준비를 시작했다. 과학실에서 몰래 개발한 간이 (일진 무리들을 대비한)퇴치 스프레이, 과제라든가. 그는 머리를 정리하곤 문을 열고 학교에 갈 준비를 했다. 

"TGIW.."

긴 한숨을 내쉬며 휠체어를 힘껏 밀었다.


"Hey Peter!"

미드타운 고교에 근접해지자 네드 특유의 밝은 목소리가 들렸다. 그의 집과 학교가 그렇게 가까운 거리는 아니었기에 피터는 식은땀 몇방울을 흘리고 있었다. 차라리 그는 운이 좋았다. 다른 사람이라면 땀으로 샤워를 했겠지만 본인은 다르니까. "네드! 어제 동아리는 신청은 잘 했어?" "나야 느린 대신 항상 빠르니까, 넌 이번 학기에도 신청 안 할거야?" 네드는 저가 말하고도 무언가 잘못했다는 걸 쉽게 깨달았다. 피터는 동아리 신청을 할 수 없었다. AP클래스로 겨우 메이의 퇴근시간과 학교 일정을 맞췄는데 동아리를 신청하면 메이나 본인, 둘중 한명은 불편해져야 했고, 메이와 피터 둘다 그걸 원하지 않았다. "..아, 잘 모르겠어" 피터가 생글생글 웃으며 대답하자 네드도 다행이라는 듯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침은 먹었어?" 네드의 친숙한 질문에 피터가 고개를 끄덕이자 네드는 아쉽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피터.. 그 정말 미안한데 말이야.." "어?" "아침을 안 먹어서 월마켓에 다녀 와야 할 것 같아." 피터는 고개를 끄덕였다. 안될거야 뭐가 있는가. 그럼에도 네드가 그에게 정중하게 허락을 구한 이유는 하나였다. 플래시 때문에. 플래시는 거의 항상 사람을 매수해서라도 피터를 엿먹이는 걸 좋아했다. "맘대로 해 네드, 나 먼저 가있을게!" "그래 피터! 라커룸에서 만나!" 

네드가 떠나자 마자 일이 벌어진 건 순식간이었다. 그리고 주범은 역시나 플래시였다.

"Hey! Peter Cripple?"

플래시는 여느때처럼 번쩍거리는 파란색 스포츠 카를 타고 나타났다.Peter Cripple 그가 싫어하는 별명중 하나였다. 직역하면 불구자 피터 라는 안그래도 짜증나는 그의 상태에 기름을 끼얹는 말이었다. 주변 아이들 (흔히 그들을 번쩍이들-작중에서는 플래셔라고 부르겠다- 'Flasher' 이라고 부른다. 직접적으로 말하자면 그들의 플래시 무리의 따까리들이다.) 은 키득거리며 그를 비웃었고, '역시 책벌래' '우는 거냐 약골 피터??' 등의 야유들이 쏟아졌다. 

네드가 없는 수요일은 더 그지같을게 뻔했다.


 홈룸 클래스를 마치고 그는 수학교실로 휠체어를 이끌었다. 한 손에는 책 무더기가 있었지만 한손으로도 휠체어를 끌긴 충분했다. 그저 그는 플래셔들 중 하나가 찾아와 그에게 책벌레 라고 소리치며 그의 손에 가득 들려있는 책을 쳐내길 원치 않을 뿐이었다. 순간 그가 바퀴를 밀지 않았는데도 바퀴가 굴러가기 시작했다. 부드러운 라벤더 향이 그의 코끝을 간지럽혔다.

"휠체어 밀어줘도 돼? 워차피 우리 같은 교실이니까." 특유의 쿨한 말투에 적절히 섞인 정중한 부탁. 미셸존스였다. 사실 모두 MJ라고 부르긴 했지만. MJ는 구불구불거리게 내려온 앞머리를 디즈니의 인어공주처럼 입바람으로 불어 올리며 말했다.


 "아..음..어.." 

당연하지! 라고 얘기하고 싶었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귀가 빨개지며 얼굴이 뜨거워지는게 느껴졌다. 당연했다, 그가 Peter 'Cripple' 이라고 해서 MJ를 좋아하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 MJ가 짖궃게 그를 쳐다보자 그는 재빨리 대답했다. "응 맞아, 201호실" 그가 아무리 초인이라 해도 누군가가 밀어주는게 더 편한건 어쩔 수 없었다. 조금 더 수월하고, 플래셔들로 부터 그의 책들을 지킬 수 있었으니까. 

"약골피터"

"어..?" 방금MJ가 날 약골 피터라고 부른 건가. 약간의 패닉이었다.

"그게 니가 원치 않는 별명 아니야?"

"아 맞아."

"약골은 아닌 것 같은데."

그가 무슨 근거로? 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을 짓자 MJ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

"난 인체학하고 인류학 제일 좋아해."

"인체학 하고 내 행동을 연관지은 거야?"

"비슷해, 사실 휠체어랑 자기 몸이랑 그 산더미 같은 책을 한 팔로 손 쉽게 옮기는 사람은 몇 없거든. 넌 약골이 아니란 거지."

당황스러움에 그는 그저 코를 찡긋거렸다. 사실 의미부여중이었다.

"내가 니 가방 들어줄까?"

그가 팔을 얕게 뻗자 MJ는 특유의 예쁜 미소를 싱긋거리며 그에게 잔스포츠 가방을 건네주었다. 그는 그의 책과 가방을 들고 201호실로 MJ와 함께 향했고, 기분이 몽글 거리고 조금 부끄럽기도 했지만 몽글 거리는게 훨씬 컸기에 그녀와 함께 동행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피터, MJ! 오늘도 제일 먼저 왔구나"

Mr. Wong 은 평소처럼 둘을 반기며 말했다. Mr. Wong은 MJ에게 들은 바로는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선생님인데, 피터는 그녀와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에 마음속에서 백플립을 뛰었다. Mr. Wong 은 학교에서 가장 어린 선생님으로 매우 훤칠하며, 학생들과 공감대가 잘 통하는 선생님이었다.

"내일이 네 생일이던데, 미리 축하한다 피터"

"감사해요 선생님"

피터가 싱긋 웃으며 응대하자 MJ는 왜 나한텐 생일에 ㅅ도 안꺼낸거야? 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준비 종이 치고 나서 20초 가량 안돼 아이들은 헥헥 거리며 몰려들기 시작했고, 아이들은 달려왔는지 거의 다 땀 범벅이었다. 그리고 그의 옆자리를 차지한 건 베티였다. 왜 MJ가 아니냐 물으면, MJ는 앞자리를 선호했고 피터는 사람들이 되도록 없고, 책상이 그의 휠체어 높이와 비슷한 뒷자리를 선호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베티를 그렇게 좋아하진 않았다. 베티는 피터를 항상 신기하단 눈으로 쳐다봤고, 그의 허락도 없이 그에게 도움을 주었다. 물론 고마웠지만 베티가 피터를 약자로 보는 것이 노골적으로 느껴졌고, 설령 그게 맞더라도 동갑내기 여자애에게 약해빠진 장애인 취급을 받고 싶은 '15살이 되기 하루 전인 남학생'은 없었다.

그리고 오늘도 배티는 여느때와 같이 불필요한 도움까지 주기 시작했다.

"피터 내가 이거 치워줄게"

"음.. 아니 배티 괜찮.."

"아냐 피터, 불편하잖아 기다려 이거 버리고 올게"


"피터 내가 이 문제 풀어줄까?"

"음 베티.. 그.."

"봐바.. 여기에선.."


"피터, 책상 높이를 조절해줄까?"

"피터 물 필요하진 않아?"

"피터 다리는 안 불편해?"


그가 배티의 과도한 걱정에 시달리고 거의 노이로제의 직전을 맞이할 때 즈음 피터는 앞으로 수학 시간엔 귀마개를 꼭 가지고 와야겠다고 다짐했다. 성격 자체가 그렇게 나서는 편도 아니고 누군가의 부탁을 걱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는 하고 싶은 말들을 꾹꾹 삼키고 있었다.


내가 알아서 치울 수 있어 배티 , 내가 너보다 배로는 더 잘풀걸.. , 책상 높이는 이미 충분해, 평균 수분 공급량이랑 내 장애가 무슨 상관이지? , 다리가 왜 불편해.. 마비 되서 감각도 거의 안느껴지는데.


순간 경쾌한 벨소리가 울렸고, 아이둘은 먼저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MJ는 손가락을 가볍게 흔들며 그에게 인사했고, 그가 휠체어를 책상에서 빼내는 사이 아이들은 먼저 가버린 후였다.

"내가 도와줘도 되겠니?"

웡선생님의 다정한 목소리에 그는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웡선생님은 자신을 괴롭히는 시험문제들이나, 공부는 안하고 왕따나 시키는 일진 대해 투덜거렸다. 물론 선생님이 그러는게 이상하긴 했지만, 이러한 당연한 불만들은 아이들이 웡 선생님을 가까이 하게 만들기도 했다.

"피터, 이번에도 성적이 A+이야 축하한다."

"감사해요 선생님"

"종교 수업이지? 여기서부터는 니가 갈래?"

"네 선생님"

물론 피터는 유대인이었지만, 종교 수업은 가장 지루한 수업중 하나였기에 그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자.. 오늘 실험은.."

자 이제 피터는 만반의 준비를 끝낸 상태였다. 한쪽 손에는 거미줄 레시피가 담긴 노트가 있었고, 약물은 이미 충분히 준비해 두었으며, 그의 왼쪽 손은 이미 그의 몸에서 나오는 생체 거미줄 장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 그를 괴롭히는 건 플래시가 하는 테트리스 게임에서 나오는 거슬리는 소리일 뿐이었다.

실험은 시작되었고, 이미 집에서 만들어온(사실 실험 과제물을 미리 만들어오는 건 편법이긴 하나 애초에 왠만한 학생들이 아니면 스스로는 못할 실험이기 때문에 만들어 온다는 건 약간의 경고는 받아도 내가 똑똑하다는 걸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수단이었다.) 피터가 할일은 그의 새로운 거미줄 용액을 만드는 것 뿐이었다. 그의 노트에는 여러가지 방정식들과 속도 계산, 전기를 잘 흐르게 하기 위한 옴의 법칙에 관련된 식들이 마구로 써져 있었다. 그는 선생님의 눈치를 봐가며 서랍을 열었다 닫았다 하며 그의 왼쪽 손목에서 약간 거미줄을 짜네 용액을 만들기 시작했다. 순간 선생님의 눈치를 보며 서랍을 닫는 찰나, 누군가가 그의 휠체어 바퀴를 확 밀었고, 그는 책상 모서리에 어깨를 박았다.

안 그래도 수술 흉터가 있던 곳이라 크게 아프진 않아도 상처가 찌릿 거렸다.

그 때 마저도 그는 완벽한 타이밍을 위해 초를 세고 있었다. 10,9,8..

플래시는 그가 반응이 없자 그의 바퀴를 옆으로 밀었고, 피터의 본능은 왼쪽 손목에서 거미줄을 발사 시켰고, 휠체어가 대각선이 되려는 찰나 그는 거미줄을 이용해 책상을 잡을 수 있었다.

"..그만해 플래시"

그가 신경질적으로 중얼거리자 플래시는 그에게 속삭였다.

"싫어 약골 피터"

그 사이에도 서랍을 열고 용액을 휘휘 젓는 본인에 어의가 없어질 때 쯤, 그는 그의 웹슈터에 용액을 들이 부었다, 초감각과 숙련된 용액 붓기(?) 기술이 어우러져 쏟는 용액은 거의 한방울도 없었다.

그리고 완벽한 때에 맞춰 리처드슨 선생님은 실험 도구만 책상에 펴 놓은 플래시에게 다가가 핀잔을 주었다.

"플래시, 니 옆자리와 다르게 실험물이 아주 깔끔한데?"

"쟨 만들어 왔겠죠, 질문 해보세요 답 못할걸요."

선생님을 쳐다보지도 않고 당당하게 대답하는 태도에 시선은 모두 플래시에게 쏠렸고, 그 시선은 자동적으로 피터에게 쏠렸다.

"그래 피터, 시간을 좀 줄테니 이 계산 문제를 맞춰 보렴. 앰프가 7000이고 옴이 0.9871 일 때 볼트는 얼마니?"

"옴이 비정상적으로 작긴 하지만 값은 6,909.7 죠."

당당하게 대답하는 그에 플래시는 약간 놀란 듯 했고, MJ는 나서서 박수를 쳤다. 여기서 플래시가 저한테도 문제 주세요! 라고 했으면 완벽한 드라마였겠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플래시는 에어팟 모드를 애초에 노이즈 캔슬링으로 바꿨을지도 몰랐다. 종이 울렸다. 시간은 빨리 갔다. 아니 어쩌면 거미줄을 만드는데 한눈을 판 걸지도 몰랐다.

점심시간. 그는 눈을 질끈 감고 책을 사물함에 집어 넣은채 힘껏 달렸다. 제발 누군가가 그를 밀치지 않기를 제발, 오늘은 가장 느리게 와서, 시선을 받지 않기를, 제발 오늘만은 청소부 아주머니 어저씨들과 밥을 같이 먹지 않기를. 그는 있는 힘껏 휠체어를 밀었고, 중반대라는 좋은 성적을 내고 있을 때 쯤 콱 하는 소리가 들리며 브레이크가 밟히며 그는 공중으로 날라갔다. 브레이크를 누른 사람은 당연히 플래셔들중 한명이었을 것이다. 몸이 공중으로 붕 뜨며 피가 뇌로 쏠리는게 느껴졌다.


순간.


"피터, 테디 베어는 마음에 드니?"

"마음에 들어요!"

"이제 뉴욕 라과디아 공항으로 가서 로스엔젤리스로 갈거야, 가서 뭐 가장 하고 싶니?"

피터가 대답하기도 전에 아빠가 먼저 웃으며 대답했다.

"당연히 LA 갈비지, 우리 아기 거미는 식욕이 왕성하다고."

그리고 엄마의 비명

"여보 앞에!!!"

"shit!! 피터!!!"

아빠의 얼굴이 흐릿하게 보이며 아빠가 내게 손을 뻗었다. 난 그 손을 잡지 않고 테디베어를 꽉 잡았다. 엄마의 눈에서 눈물이 타고 내려갔고, 몸이 비상했다.

그를 깔아뭉갠 돌, 흐리게 보이는 베이지가 아닌 와인 색이 되어버린 테디베어, 다리에서 느껴지는 엄청난 고통에서 목에서 소리하나 나오지 않는 지옥같은 기분.


몸이 큰 충격과 함께 바닥에 닿는 것이 느껴지며 그대로 복도 끝으로 쓸려나갔다. 모두가 파커! 라는 이름이나 놀라움의 숨을 들이켰고, 브레이크를 잡은 플래셔의 당황한 표정이 어렴풋이 보였다.


오늘 스파이더맨 활동은 어렵겠는 걸









아직 토니가 안나온게 저도 아쉽습니다.. 

하지만 곧있으면 나오겠죠! MJ는 코믹스의 MJ가 아닌 영화에서의 MJ 캐릭터를 따서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실제 인물들(배우들)과는 상관 없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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