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 : 아쎄로필리아/아케로필리아 (acerophilia)-  신맛 또는 신맛을 만들어내는 물건에 성적쾌감을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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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볼때부터 이녀석은 확실히 이상했다. 물론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았지만 정말 그랬다. 멀리서도 눈에 들어오는 독보적인 형체에 츄야는 발걸음을 빨리했다.

  

"아 선배"
"뭐 먹으러 갈래?"


늘 자신을 보며 얼빠져 있는 저 표정때문에 자신은 아츠시가 어디 모자란 아이가 아닌가 의심을 했더랬다. 물론, 모자란 아이는 아니였지만.
 
"선배 먹고 싶은걸로 가죠"
"맨날 그런다 너? 이번에는 너가 좋아하는걸로 가자"
"먹고 싶은게 하나 있긴한데 밥으로 못먹어요"
"뭔데?"
"레몬이요"
"레몬?"


고개를 끄덕이는 아츠시에 이번엔 제가 얼이 빠졌다. 뭐야 레몬이 먹고 싶다니. 밥먹으러 가자고 했을때 그럼 고개를 끄덕이지 말던가.


"그러니까 선배 먹고 싶은거 먹으러 가요."

 

한숨을 쉰 츄야가 이내 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그럼. 난 레몬은 밥으로는 못먹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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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만 해도 얼굴이 찌뿌려졌다. 으아 저걸 어떻게 먹어. 보기만 해도 신맛이 올라와 츄야는 고개를 돌렸다. 식성진짜 끝내준다 너.
 
"왜요. 맛있기만 한데"
"너 많이 먹어"
"먹고 싶은거 못먹으니까 대신 레몬 먹는거예요"
"너 레몬 좋아한다며"
"네. 근데 레몬보다 더 좋은게 생겨서"


끝까지 과즙을 짜내 입에 털어넣고서는 레몬 껍질을 쓰레기통으로 던졌다. 골인. 크- 나카지마 아츠시 안죽었네. 옆에 있던 레몬을 다시 집어 반으로 갈랐다. 뭐야 이제 4개 밖에 안남았잖아. 박스채 산지 얼마 안된거같은데 조만간 다시 가야할거같았다. 도매해버릴까 아 근데 아침에 일어나기 귀찮은데.  


"그거 설마 밥대신이냐"
"그런 셈이죠"
"야 밥먹어 밥"
"괜찮아요"


아야- 선배에게 대답해주다가 레몬을 자르던 칼에 손가락이 베였다. 피가 빨갛게 올라왔다. 그렇게 깊은 상처는 아니라 다시 레몬을 집었더니 상처로 배여들어온 과즙이 손가락을 자극시켰다. 덕분에 배로 아파졌다. 


"거봐. 이상한거로 배 채우려니까 벌받았잖아. 형이 사줄테니까 밥먹으러 가자"
"괜찮은데..."
"아 정말..! 야 그 뭐냐 레몬보다 더 좋아하는거 그거 형이 먹여줄테니까 가자고 좀!"
"그런 말 쉽게 하는거 아니예요 선배"
"쉽고 나발이고 나도 배고프니까 얼른 가자"


소파에 기대있던 몸을 일으켜 자신의 앞에 있는 츄야의 목덜미를 낚아채었다. 훅하고 딸려오는 츄야에 아츠시가 입가에 호선을 그렸다. 의아함이 가득한 츄야의 눈과 아츠시의 눈이 마주쳤다. 


"선배, 내가 먹고 싶은게 뭔줄 알고 그래요? 내가 맨날 선배 볼때마다 레몬이나 처먹고 있는 이유...알아요?"
"뭐...뭐야..? 너 레몬 좋아한다면서. 아니 그나저나 이거 놓고 말해, 아츠시"
"모르면 됬어요. 밥이나 먹으러 가죠"


아츠시가 자신의 목덜미를 잡은 손을 가볍게 놓았다. 목 뒤가 아직도 얼얼했다. 와 쟤 악력 장난없네. 츄야는 먼저 나가버린 아츠시에 급하게 가방을 챙겨 따라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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