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죽었다. 

정신을 차렸을 때 이미 네 숨은 서서히 멎다 못해 공기조차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네 몸은 여전히 살고 싶은지 네 체온을 몸에 머금었다.

이상해. 분명 제정신이 아닌 게 분명하다. 왜 죽었는데 따뜻하지? 곧 식을 온기임을 알기에 필사적으로 네 몸을 안았는데, 그에 응하듯 따뜻함은 품에 남아 한참이 지났음에도 내 곁에 서 있었다.
구급차 소리가 귓가를 울릴 때조차도 마치 네가 살아 있는 것처럼 품이 따뜻했다. 주변에 낭자한 붉은 액체마저 검붉게 굳어가는데 넌 살아 있는 것처럼 여전히 따뜻했다. 아니 따뜻하다 못해 뜨거웠다. 주변 온도에 비해 지나치게 높았다. 

내 감각기관마저 망가지고 있는 걸까. 몇 분 동안 스스로를 의심하고 또 의심해봤지만 내가 느끼고 있는 것은 같았다.

네 숨은 멎었고, 심장 소리는 들리지 않았으며, 따뜻했다.


금일 새벽 2시 33분 ... 사망하셨습니다.


의사의 사망선고를 듣는 순간마저도 네 손을 놓지 못해 가만히 잡고만 있었다. 이대로 영안실에 들어간다면 이 온기가 정말로 없어질 것 같아서 이만 베드를 움직이려는 간호사를 말렸다. 한 번만. 조금만 더 얘기하게 해주세요. 내 목소리가 어떻게 들렸을지는 상관이 없었다. 

하얀 천 위에 툭 튀어나온 붉은 손을 내려다봤다. 시선을 올려 기어코 천을 내렸다. 창백한 얼굴이 눈을 지그시 감은 채 천장을 향해있었다. 기어코 신은 네게서 온기를 빼앗아 갔다. 
차가운 얼굴만큼 네 손마저 온도가 낮아지고 있었다. 네 뺨 위로 떨어진 투명한 액체가 얼고 있었다. 

그리고 내 손마저 붉은 온도를 빼앗겼다.
아까부터 무거웠던 눈을 겨우 감았다. 심장 소리가 잦아드는 것이 들려왔다.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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