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물이든 일상물이든 강세 남수 둘이 거하게 한판 싸우는거 보고싶다. 강세 남수 물로봐서 가드는커녕 긴장도 안 했는데 생각보다 세가지고 초반에 좀 맞을 듯. 어쨌든 강세가 이겼긴 했는데 서로 입 터져있고 다음날 멍들고 ㅋㅋ 한창 쒸익쒸익 거리다 금수 집 돌아와서 방 상태..는 언제나 (자기 기준) 더러우니까 패스하고 둘이 꼴이 말이 아니길래 놀람.

 애초에 강세가 계속 제멋대로 굴어서 누적되다 참고 참은 게 폭발해서 너 내가 만만해?! 하고 일어났던 건데 강세한테 지니까 더 빡친 남수... 잠깐 숨 좀 돌리고 이성을 되찾으려는 순간 다시 지가 잘못했으면서 왜 지가 날 더 때리지? 부들부들 2차전 준비함.

 금수가 말리러 방에 들어가는데 남수가 던진 물건에 코 맞고 ㅋㅋ 팔로 막으며 들어와서 둘 중재하려는데 넌 뭔데 끼어들어? 전투력이 활활 불타오르는 남수였음. 그러다 너무 빡쳐서 울...진 않지만 눈물이 그렁거리고. 일단 그날 밤은 강세랑 같이 자진 않겠지.

 짜증나고 서러우니까 눈물이 나오려는 거였음. 근데 울면 지는 거니까 꾹 참으면서 막고 서 있는 금수 밀치고 집 나감. 어디 가냐고 잡으니까 뭐! 네가 알아서 뭐하게! 이거 놔! 잡은 손 떼어내려는데 여기서 해결하자면서 안 보내주는 거. 금수 힘 개세고... 되는 일이 더럽게 없으니까 남수는 진짜 서러워짐. 내가 전생에 뭘 잘못했다고 이런 애들이랑 같이 살고있는 건지.참은 눈물이 뚝 떨어짐. 금수가 당황해서 미안하다고 손 놓고, 남수는 손이 떨어지자마자 바로 팔로 탁 쳐내면서 눈가를 닦음. 결국 쪽팔린 모습까지 보여가지고 속이 진짜 말이 아니었음. 입 꾹 다물다

 

 “니네... 진짜 재수 없어...”

 

 그리고 쿵쿵 발소리나게 방 나가고 현관문 쾅 닫아서 밖으로 나감. 금수는 난 말리려던 것뿐인데... 왜... 쪼끔 억울하긴 하지만 그것보단 남수가 걱정되니까 어떡할지 고민함. 지금 찾으러 가면 안 좋을 것 같은데... 이런 생각하는데 정작 당사자 강세는 심드렁하게 있음.

 

 “넌 걱정 안 돼?”

 “뭐, 갈 데 없으면 알아서 들어오겠지.”

 

 진짜 태평해 보였음. 금수는 그런 강세에 절레절레 고개 젓다가

 

 “무슨 일인데 그래.”

 “아, 몰라. 나 잘 거니까 너도 나가.”

 

 손으로 휘~ 보내는 강세에 금수가 한숨 한 번 쉬고 방 나감. 일단 기다려 보는데 1시간이 지나도 안 옴. 슬슬 진짜 염려가 됐음. 생각해보니 남수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었음. 평소에 학교-집만 왔다갔다하고 다른 친구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고, 대화할 때도 거의 듣는 입장이었음. 그니까 어디부터 찾아야 할지 알 수가 없었음. 이제 추울 텐데.. 집이라서 반바지 입고 있던 남슈...

 

 “아….”

 

 그 시각, 남수는 나오고 주머니에 손 찌르고 알았음. 폰이랑 지갑을 다 놓고 나왔다는 걸. 근데 다시 들어가기는 너무 싫었음. 창피하기도 하고. 동네라도 돌자 하고 다른 생각하면서 주변 구경하며 도는데 다 돌음. 그래서 옆 동네도 가고 그렇게 열심히 걸음. 중간에 학교 있어서 벤치에 앉아 잠시 쉬기도 하고. 잠시 환기 시키니까 조금은 차분해져서 아까 일을 되새김. 그러지 말 걸 그랬나. 아냐, 여태까지 다 나강세가 잘못한 건데. 그럼 이제 방 빼야 하나. 집 금방 못 구할 텐데. 하... 아까 금수 코 아팠겠지... 걔는 잘못도 없는데... 아... 나강세같은 짓 했다...

 자기반성도 하고... 여러 생각으로 우울해짐. 그렇게 축 처져 있는데 바람도 불기 시작해서 쌀쌀해짐. 집 나오면 개고생이라던데.. 씨이... 팔짱끼고 몸 움츠려 혼자 속으로 꿍얼꿍얼. 그런데 갑자기 탁탁탁 소리가 나고 운동하는 사람들인가 보다 나도 운동이나 할까. 하고 고개를 들었는데 금수가 보였음. 헉, 도망치자. 모르는 사람처럼 일어나서 빠른 걸음으로 다른 곳으로 가는데 금수 눈에 걸림.

 금수가 달려오니까 남수도 달리고 그렇게 둘이 계주가 시작됨. 은 평소 매일 운동하던 금수한테 안 잡힐 수가 없었음. 남수 헥헥 대다가 금수는 보지도 않고 왜 왔냐고 불퉁거림.

 

 “집 가자.”

 “안 가.”

 “춥잖아.”

 “안 추워.”

 “…강세가 미안하대.”

 “…진짜?”

 “응.”

 

 일단 거짓말이라도 함. 남수가 안 믿긴다는 표정으로 금수를 보는데 진짜야. 지금 집 근처에서 너 찾고 있어. 표정이 너무 진실해서 남수는 한숨을 쉬고는 …알았어. 그렇게 금수를 따라감. 은 진짜 강세가 나와 있었음. 남수는 진짜 놀람. 쟤가? 나를?

 어쩐지 긴장되는 걸음으로 아파트로 한 걸음씩 걸어가는데 강세는 딴 데 보면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음. 아직 모르는 것 같았음. 이제 강세는 다 태웠는지 담배를 땅바닥에 버리고 몸을 돌림. 그리고 남수와 눈이 딱 마주침. 남수는 어떤 말을 할지 고민하는데 강세가 아무렇지 않게 아파트 현관으로 들어감.

 

 “? ? ? ?”

 

 이해가 안 가서 금수를 보는데

 

 “…하하, 쟤 아까 자존심 부린 게 창피해서 그런 거야. 일단 가자.”

 

 는 강세 자기 혼자 엘베 타고 올라갔음. 이거 이상한데…. 남수는 점점 뭔가를 느낌.

 집에 도착하고 금수는 자기 방에 감. 남수가 방문 여는데 강세가 아주 편한 포즈로 침대 위에 누워서 폰을 하고 있었음. 가만히 보고 있으니 슬쩍 눈 맞추고

 

 “뭐 해? 문 닫아, 냉기 들어와.”

 

 이불 슥 덮고는 다시 폰 함, 남수 다시 빡침 상승.

 

 “야.”

 

 강세는 못 들었는지 답이 없었음.

 

 “나강세.”

 

 그제야 남수 슬쩍 보고 엉?

 

 “너, 나한테 할 말 없어?”

 “없는데.”

 

그러곤 다시 하던 폰을 보면서 낄낄거림. 남수가 자기 보고 있는 거 다 보이면서. 남수가 터벅터벅 걸어가서 강세 옆에 섬. 그리곤 말도 없이 강세 폰을 뺏음.

 

 “뭐야?”

 

 강세가 상체를 일으킴.

 

 “나 봐.”

 “뭐?”

 “내 눈 보면서 이야기해.”

 

 그 말에 강세가 맞대응하듯 말 없이 남수 눈을 쳐다봄. 잠시 신경전이 오가고

 

 “나 찾았다며.”

 “무슨 소리야?”

 “나한테 미안하다며.”

 “내가 너한테 왜 미안해해.”

 “아깐 왜 나와있었는데.”

 “아, 담배 피우러 나갔어! 너도 봤잖아!”

 “나는 네가 나 기다린 줄 알았어.”

 “무슨 개소릴….”

 

 강세가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내뱉음.

 

 “너 기다릴 시간에 시험공부하는 게 더 재밌겠다.”

 빈정댐에 남수 주먹이 말아쥐어짐.

 

 “너는….”

 “나 뭐.”

 “너는 진짜 안 되겠다.”

 

 남수가 쥐고 있던 강세 핸드폰을 침대에 던지고 방 나옴. 보니까 금수는 거실에서 배회중이었음. 남수와 눈이 딱 마주치고

 

 “아... 미안해...”

 

 거짓말한 거 사과함.

 

 “아냐, 괜찮아. 나야말로 아까 던진 거랑 막말한 거 미안해.”

 

 그리고선 물 마심. 아무리 봐도 눈에 화가 한가득인데 태연하게 말하고 심지어 사과까지 하니까 금수는 더 안절부절 못했음. 남수가 부엌에서 다시 거실로 돌아와

 

 “나 오늘 거실에서 잘 거거든. 방 들어갈 때 불 좀 끄고 가줘.”

 

 말하고 소파에 누움. 금수는 응... 하고 바로 불 끄고 눈치보다가 잘 자... 작게 인사하며 방으로 들어감. 뭔가 느낌이 쎄했음. 차라리 화를 내는 게 더 나을 것 같았음. 근데 물어보는 게 좀 그래서 그냥 놔둠.

 

 그렇게 다음날 금수가 화해시켜보자는 의미로 아점 차리고 애들 한 상에 부름. 은 냉랭하고 하우스 메이트 1일차 때보다 더 어색하고….

 “잘 잤어...?”

 

 금수가 어색하게 웃음. 강세는 응. 답했지만 남수는 고개도 안 끄덕이고 팬케이크를 자를 뿐이었음. 남수를 살피고 금수가 다시 오늘 뭐해? 오랜만에 같이 나갈래? 물음. 강세가 뭐... 긍정적인 듯한 답을 하는데 팬케이크를 자르던 남수가 미안. 오늘 할 일 있어. 그 대답에 강세가 흘깃 남수를 봄. 강세가 또 입 털까봐 금수가 먼저 물어봄.

 

 “무슨 일인데?”

 

 남수가 팬케이크를 오물거리고 꿀꺽 넘긴 후에

 

 “방 알아보려고.”

 

 금수와 강세가 놀라서 남수를 쳐다봄.

 

 “아직 계약 기간 남았는데?”

 “뭐, 일단 알아라도 보는 거야.”

 

 그러고는 아무렇지 않게 팬케이크 입에 넣음. 금수가 시선을 돌려 강세를 봄. 강세도 얼떨떨해 보였음. 어제 느낌이 싸했던 게 이거였나….

 

 “계약 아직 1년 남았는데…?”

 “응, 그래서.”

 

 남수는 이미 결심한 것 같았음.

 

 “아.”

 

 그러다 뭔가 생각난 듯 고개를 들고 금수를 바라봄.

 

 “나가게 되더라도 돈은 내고 갈 테니까 걱정은 마.”

 

 그리곤 다시 식사를 이음. 금수와 강세는 폭탄선언에 말을 잃었음. 남수는 그대로 식사를 다 마치고 일어남. 둘은 여전히 생각에 잠겨있었음.

 

 “나강세.”

 “뭐.”

 “너 진짜 가만히 있을 거야?”

 

 금수의 물음에 강세는 묵묵부답이었음. 금수가 깊은 한숨을 쉼.

 

 “아, 나도 모르겠다. 둘이 알아서 해.”

 

 그렇게 남수는 집 알아보고 다니고 강세는 신경도 안 쓰고 금수는 속 터지는 나날들이 지나감. 그러던 어느 날 남수가 괜찮은 데 찾았어. 강세는 폰하다가 손가락이 잠깐 멈칫하고 금수는 눈만 크게 뜸. 조용함에 곧 나갈 것 같아. 못 박기라도 하듯 덧붙임. 금수가 가지마란 말은 못하고 혀로 입술만 축이는데 그 동안 고마웠어. 그럼 난 나가볼게. 적막이 흐르고 금수가 강세 노려보면서

 

 “진짜 이럴 거야?”

 “아, 또 뭐.”

 “나간다잖아.”

 “잘 됐네. 그 동안 방도 좁았는데.”

 

 계속 오기부리는 강세에 금수도 화남. 하지만 강세는 일부러 더 떵떵거리고 그 사이 남수 짐은 하나하나 정리되어가고 있었음. 일부러 금수가 남수 없을 때 몰래 조금씩 다시 풀어놓기도 하고 그러는데 그렇게 막아봐도 점점 계약 날짜는 다가왔음. 그러던 날 남수가 갑자기

 

 “나 당분간 집에서 다니려고. 짐 다 묶어놔서 학교 다니기가 번거롭다.”

 

 강세가 뭐라 말하려고 남수보면서 입 벙긋했다가 인상쓰면서 다시 폰 내려봄. 금수는 강세 반응에 잠깐 기대했다가 그럼 그렇지... 그렇게 남수는 집으로 돌아가고 교양에서 마주치는 게 전부가 됐음. 겹치는 수업은 교양 하나뿐 월, 수만 볼 수 있었는데 토요일에 남수가 돌아가서 월요일에 보게 됨. 강세가 남수랑 눈 마주치더니 다른 과 친구들이랑 앉음. 금수는 속으로 저 새끼... 하면서 남수 옆에 앉음.

 

 “집에서 잘 쉬고 있어?”

 “응.”

 

 몇 번 주고받다가 교수님 오심. 2시간 연강 쭉 하고 강세는 다른 친구들이랑 나감. 금수는 오랜만(?)에 남수랑 밥 먹고 수요일에 보자며 헤어짐. 남수가 생각보다 괜찮아 보여서 다행이다 그래도 돌아가면 나강세를 진짜 죽여야지 이런 생각하는 금수. 그리고 강세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는데 월요일부터 겁나 늦음. 얘는 진짜 안 되겠네 너는 나랑도 끝이야. 과제도 다 하고 잘 시간 돼서(바른 생활 사나이) 불 끄고 자려는데 그때 띡띡띡띡 번호키 누르는 소리 들리고 강세가 들어옴. 타이밍도 참... 방문 열고

 

 “야, 지금 몇 시야.”

 

 나가는데 강세가 잔뜩 취해있었음. 걸음걸이도 비틀비틀. 얘가 술이 세서 이렇게 취할 일이 별로 없을 텐데? 지금 말해도 대화 안 되겠다 싶어서 자는 거나 도와줘야겠다 싶어서 한숨 쉬며 다가가 침대에 제대로 눕히고 편하게 자라고 옷 좀 정리해주는데

 

 “남스야...?”

 

 취했네. 금수가 혀 차면서 이불 덮어주고 가려는데 팔이 번쩍 나와서 자길 안음.

 

 “???”

 “도라아꾸나... 허어엉... 보구시퍼써....내가 자모태써....”

 

 지가 내쫓아놓고 이러고 있는게 어이가 없었음. 사과를 하던가 왜 뒤에서 이러는 거야. 팔 떼어내는데 취해서 평소보다 힘이 셈. 은 금수는 만렙이니까 힘줘서 떼어냄. 일어나고 보니까 강세가 울고 있었음. 진짜 당황함. 얘 왜 울어 어떡하지 아 그냥 신경쓰지 말 걸 아까 잘 걸

하다가 갑자기 무슨 생각이 나서 핸드폰을 꺼냄. 띠링- 소리가 방 안에 맑게 울림.

 

 다음 날 아침, 강세가 알람소리에 일어나는데 술을 처음 마셨을 때 이후 처음으로 머리가 깨질듯한 숙취를 느낌. 속도 안 좋아서 일어나자마자 바로 화장실 직행해서 토하고. 그렇게 비실거리면서 씻고 나오는데 식탁에 계란국이 있었음. 강세는 그냥 멍하니 보고있었음. 안 앉고 서 있으니까

 

 “뭐해? 먹어.”

 

 금수의 호의에 강세는 뭔가 좀 찝찝했음. 얘 차남수 나간 후부터 나 개무시했는데...? 그래도 아픈 사람은 도와주는 생각 외로 가슴이 따뜻한 사람인가…. 이상하지만 떠먹음. 맛도 좋고 따뜻하고 속이 풀리는 기분. 그렇게 냠냠 먹는데 갑자기 자기 핸드폰 내밀어서 무슨 영상을 틀어줌.

 

 “이게 뭐…, 미친. 이게 뭐야?! 야, 너 이거 뭐야?!!!”

 

 막 자기가 주사부리는 게 나옴. 남수 이름 부르면서 울고불고 잘못했다고. 영상 시작하자마자 폰 빼앗으려고 하는데 금수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뒤로 뺌. 그 실랑이 속에서도 영상은 재생되고 있었고 강세는 난생 처음 치욕을 겪었음. 아침댓바람부터 쌍욕을 입에 담음. 얼굴은 손으로 가리고 있어서 안 보였지만 귀가 새빨갰음.

 

 “아... 진짜... 너 그거 지워라... 진짜... 좋은 말로 할 때...”

 

 금수는 의연하게

 

 “너 하는 거 봐서.”

 “아! 왜! 내가! 뭐! 뭘 해야 하는데!”

 

 화내면서 꼬리 내리는 강세. 금수가 자기한테 처음 보여주는 것 같은 화사한 웃음을 지음.

 

 “남수한테 사과하고 데려와.”

 

 강세는 굳고 금수는 맛있게 아침 먹고

 

 “그건 좀….”

 

 강세가 입떼니까

 

 “뭐, 창피한 건 너지.”

 

 어깨 으쓱함.

 

 아아... 방금 입 덴 국이 눈물로 나올 것 같았음. 터덜터덜 누가 봐도 나는 폐인이오 하는 느낌으로 등교하는 강세. 불현듯 뭐가 생각나서

 

 “근데 나 차남수랑 수업 겹치는 거 없는데. 어떡해?”

 

 회피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지 눈이 빛나고 있었음.

 

 “네가 알아서 해. 연락해서 약속을 잡던지. 아, 내일 교양 있네. 그럼 안녕.”

 

 자기 할 말 하고 강의실 들어가는 금수. 에 강세는 뒤통수에 슬그머니 중지를 올리고 자기 갈 길을 감.

 하루종일 폰을 매만져봤지만 점 하나 보내는 게 쉽지 않았음. 뭘 보내든 다 씹힐 것 같았음. 결국 야/차남수/남수야/뭐해? 등 썼다 지웠다만 반복하다 그냥 잠듦. 그렇게 수요일이 되고 강의실에 가까워질수록 강세 심장 박동 빨라짐. 평소보다 빨리 와서 자리에 앉고 폰을 봄. 은 누가 들어올 때마다 문을 살폈음. 곧 남수가 들어오고 마른 입에 침도 발라보고 삼켜보고 손가락끼리 부딪혀봄. 그러는 사이 금수도 오고 자기 보고 남수 보고 눈으로 빨리 사과 안 해? 재촉함. 강의도 3분 후 시작하고 중요한 면접 보는 사람처럼 후-, 숨 내쉬고 남수한테 감.

 

 “야, 차남수.”

 

 금수 정색함. 그게 사과하는 사람 태도야? 강세는 금수의 눈을 피함. 남수가 무심하게 자기를 올려다봄.

 

 “이따 강의 끝나고 잠깐 봐.”

 “나 바쁜데.”

 “너 공강인 거 알거든.”

 “…알았어.”

 이번 학기 같이 다니고 있으니 남수의 거짓말이 먹힐 리가 없었음. 점심시간까지 합해서 공강 2시간이라 여유도 있었음. 그래,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화해하고 밥도 먹자. 물론 내가 사고. 그리고... 그 망할 영상 지워야지. 강의 시간 내내 이 생각함.

 강세가 강의 끝나고 가방 빠르게 정리하고 문 근처에서 남수를 기다림. 그리곤 인적 드문 곳까지 데려감. 강세는 남 보는 앞에서 사과하기 싫었음. 너무 쪽팔려서.

 일단 데려는 왔는데 입이 도저히 안 떼짐. 고개만 푹 숙이고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생각 정리하는데 끌려온 남수한텐 이게 다 무료하고 짜증나는 시간이었음. 한 번 데여서 사과할 거란 기대도 접었음. 강세가 계속 꼼지락만 대고 있으니까

 

 “할 말 없으면 나 이만 갈게.”

 “미안해.”

 

 말하니까 바로 툭 튀어나오는 사과. 하지만 인상이 좀 찌푸려져 있어서 남수 눈엔 그게 진심은 하나도 안 담겨있고 그냥 억지로 하는 걸로 보였음.

 

 “일부러 안 해도 돼.”

 

 급하게 말한 건 맞지만 냉랭하게 답이 돌아오니까 강세는 당황함. 일생일대의 고백(?)이 이렇게 차이(?)니까 허망했음.

 

 “말 다 했으면 가볼게.”

 

 남수가 뒤도니까

 

 “아, 아니, 진짜. 진짜야. 나 그동안 많이 반성했어.”

 

 목에서 튀어나오는대로 자기가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 자기도 모르게 말을 쏟아냄. 1년간 남수한테 민폐끼쳤던 거 떠오르는대로 하나하나 다 읊고. 남수는 처음보 는 강세 모습에 발걸음 멈춰서 가만히 들음.

 

 “진짜... 진짜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돌아와주면 안 돼?”

 

 남수가 입 움찔하는데 목 푹 숙인 강세가 말을 잇는데 중간중간 여백이 많음.

 

 “아침에... 나도 모르게 너 찾았는데... 네가 없어가지고... 진짜 이상했어... 눈 뜨면 너 보였는데... 나 돌아오면 네가 챙겨줬는데... 너랑 밤 늦게까지 놀았는데...”

 

 그러더니 몸이 살짝씩 떨림 뭐지? 남수가 당황해서 왜, 왜 그래? 하면서 강세 팔 살짝 잡고 허리 숙이면서 강세 보려는데 강세가 한 걸음 물러남. 그래도 눈가가 붉은 게 보였음.

 

 “울어?!”

 “안 울어! 내가 왜 울어!”

 

 남수가 놀라서 묻는데 얼굴 가리는 강세. 남수는 얼떨떨했음.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 거지. 내가 사과를 받고 있었는데 얘가 울면... 내가 달래야 하는 건가? 사고회로가 꼬여서 고장남. 강세는 얼굴 다 가리고

 

 “내가 진짜 잘못했으니까... 이제 안 그럴 테니까 돌아와주라... 너 없으니까 허전해... 싫어..”

 “알았어. 갈게. 돌아갈게. 그니까 울지마. 어?”

 

 남수가 당황한 목소리로 급하게 말함. 대답에 강세가 손 내리고

 

 “진짜?”

 

 가벼운 얼굴로 봄.

 

 “진짜. 아직 도장 안 찍었어. 괜찮아. ...괜찮을 걸? 그니까 울지마.”

 “안 울었다고! 아니, 어, 그니까, 잘됐다!”

 

 남수 안고 펄쩍펄쩍 뜀. 남수도 어색하게 하.. 하... 하.... 웃음. 그렇게 둘이 밥먹으러 감. 아마 금수랑도 같이 먹었겠지. 그리고 강세 흑역사 하나 더 생김 ㅊㅋㅊㅋ 밥 먹으면서 엄청 놀림당했을 듯.

와니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