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라고 했을 때 이 남자 둘의 반응을 알아보자






1. 이동혁


뭔가 이동혁은 남친보단 친오빠일 듯 함.




난 이동혁과 5살 차이 나는 남매이다. 평소에도 나와 자주 다투지만 오늘은 평소보다도 심하게 다투었다. 왜냐면 내가 오빠의 옷을 몰래 입었기 때문이다. 당연하듯 오빠 놈은 아주 난리였다.


아! 이여주!! 너 또 내 옷 입었냐?


뭐 좀 입을 수도 있지; 별것도 아닌 것 가지고 난리야,,,




평소라면 내가 먼저 꼬리 내렸겠지만 오늘은 아니다. 왜냐면 아까 오빠도 내가 먹으려고 아껴둔 도넛을 먹었기 때문이다. 역시나 그렇듯 내가 먼저 사과할 기미가 안보이자 투닥거림은 더 심해졌고 동시에 내 말투 또한 거칠어졌다. 그래서 지금 이 상황까지 와 버린 것이다.




이여주 진짜 미쳤냐? 잘못한 건 넌데 왜 이렇게 뻔뻔해?


야 너야말로;; 네가 먼저 내 도넛 먹었잖아. 미친 건 너 아님?

야? 너? 다시 말해봐. 여기 야가 어디 있어. 내가 너한텐 야야? 아무리 화가 나도 야라고 부르는 건 진짜 선 넘었다 이여주.


...( 솔직히 지금 좀 개쫄림, 이동혁이 정색할때마다 너무 무서움)


....오빠야...! 야라고 부른 게 아니라 오빠야라고 부르려 한 거야... (쭈굴)




쫄보 이여주 그래도 5살 차이 나는 오빠라고 쫄아서 바로 굽혀버렸다. 그래도 자존심은 있으니 오빠야라고 하려 했다고 변명했다. 더 대들고 싶지만 어쩔 수 없다. 난 저 자식의 삼백안이 너무 무서웠거든... ㅠㅠ 속으로는 이동혁 개짜증난다고 생각하며 뚱하게 있었더니 이동혁도 조금은 미안한 마음이 있었는지 다시 말을 걸었다.


이여주, 냉장고에 도넛 새로 많이 사뒀으니까 그만 삐져있지? 계속 삐지면 또 내가 다 먹는다?


...도넛...? 무슨 맛 사 왔는데?...


니가 좋아하는 딸기잼 든 거랑 오리지널.


그래...? 그럼 사 온 정성을 봐서라도 풀지 모,,,



ㅋㅋㅋㅋ참 단순하다 내 동생 ㅋㅋㅋ대신 너도 앞으로 너도 내 옷 입을 때 먼저 말하고 입어라. ㅡㅡ 오늘처럼 막 입고 나가지 말고. 알았어?


웅 ㅎㅅㅎ






2.정재현



재현오빠와 나는 궁합도 안 본다는 4살 차이의 커플이다. 평소에도 워낙 재현 오빠가 잘 챙겨주고 나 또한 연락 잘 해서 싸우는 일이 극히 드물었지만 우리 둘 다 취업하니 회사 일과 회식 자리에 치여 자연스레 서로를 잘 못 챙기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요 며칠간 뾰로통해져 있었던 것 같다. 오늘 아침 일도 그렇다. 금요일인 어제 회식이 늦게 끝나 재현 오빠에게 연락도 못하고 새벽이 넘어서야 겨우 집에 들어올 수 있었다. 술에 제대로 취한 나는 오빠에게 연락 한 통 못하고 기절하는 바람에 걱정된 오빠가 토요일 아침부터 집으로 찾아왔다. 바로 그때 내가 숙취로 예민한 마음에 실수를 했다.


여주야, 아무리 술에 취했어도 연락은 한 번 해줄 수 있었잖아...


아 미안, 오빠. 근데 회사 회식이라 어쩔 수 없는 거 오빠도 잘 알잖아


내가 어려운 거 부탁하는 거 아니잖아. 근데 아침부터 이렇게 짜증 낼 일이야?


야 미안하다고 했잖아... 나 숙취 때문에 골 울려...



나는 이때 이렇게 말하면 안 됐었다. 내 말을 들은 재현 오빠의 표정은 점차 굳어갔고 적반하장인 내 태도에 화가 난 듯 보였다.


야? 여주야 여기 야가 어디 있어. 내가 너한테 야야?


....(헉,,,, 오빠 화났다... 내가 너무 말을 심하게 했나?ㅠㅠ)


아무리 화가 나도 그렇지 이렇게 우리끼리 얼굴 붉힐 일 아니잖아. 그리고 기분이 나빠도 야라고 부르는 건 좀 아닌 것 같다 여주야.


....미안해,,, 내가 잠시 욱해서 그랬나 봐 오빠 화내지마 ㅜㅠ(뿌앵 ㅜㅜ)



처음보는 재현 오빠의 화난 모습에 오빠가 날 떠날까 봐 갑자기 정신이 확 들며 갑자기 저절로 눈물이 흘렀다. 그 모습에 재현 오빠도 약간 당황했는지 표정을 풀고 황급히 소매로 내 눈물을 닦아주려 다가왔다.


애기 울지마. 왜 울어 ㅜㅜ 내가 너무 심하게 말해서 미안해. 그만 뚝..


ㅠㅠㅠ 오빠 미아냉,,, 내가 너무 욱하는 마음에 야라고 부른 것도 미안하고, 새벽에 연락 못한 것도 미안하고, 짜증 낸 것도 미안해 ㅜㅜ ㅜㅠ 헤어지자고만 하지마... (훌쩍 훌쩍)


아냐 내가 애기를 두고 왜 헤어져... 그만 울고 앞으로만 연락 잘 해주면 돼 애기 ㅎㅎ. 계속 울면 눈이 마카롱이 되겠네ㅋㅋ 좀 이따 잡아먹어야지


아니야ㅜㅜㅜ잡아먹지마...



이후로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고 아직도 우리는 잘 사귀고 있는 중이다 ㅎㅎ






*뒤늦게라도 써보고 싶었어요 ㅎㅎ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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