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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유료입니다.

※천룡인 자캐 '레루아드 성'이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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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플라밍고는 다시 정처 없이 걸을 수밖에 없었다. 목표가 생겼다고 할지라도 정해진 목적지가 없는 이상 찾아 헤맬 수밖에 없었다. 바로 자신의 능력을 향상하게 해줄 희생양을. 그의 예상으로, 모든 영혼은 처음 이곳에 오자마자 벌을 받게 되고, 그렇다면 아무리 강해도 거동이 여의찮을 테니 조금 약한 것쯤이야 문제되지 않았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이곳에서 열흘 넘게 지내면서 새로 온 녀석은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물론 누군가에게 잡혀 있기도 했지만, 그래도 돌아다니다보면 먼저 온 사람을 만날 수 있었으니 오는 사람이 월등히 적은 탓이 아닐까 어림짐작되었다. 그러니 차라리 돌아다니는 것보단 전에 만난 녀석들처럼 둥지를 틀고 정보를 모으면서 기다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남는 것이 시간이니까.


   그렇게 결심하자 거짓말같이 눈앞에 동굴이 보였다. 멀리서만 보면 그저 굴러다니는 바위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곳은 땅속으로 반쯤 들어가 있는 깊은 동굴이었다. 이 정도면 다른 이들에게도 눈에 띄면서 안전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가 이미 자리 잡은 곳일 수도 있고, 방심할 수는 없기에 천천히, 숨죽여 안으로 들어갔다.


   “…누구 있나.”


   안은 고요했다. 대답은 그의 목소리로만 되돌아왔고, 그 외에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모퉁이를 지나 동굴의 가장 안쪽의 아늑한 공간까지 들어와서야 정말로 이곳에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한 도플라밍고는 입꼬리를 올리며 자리에 앉아 벽에 등을 기댔다. 꽤 운이 좋았다. 처음 들어가 본 동굴에, 개미 새끼 한 마리 보이지 않는다니.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곳을 자신의 거처로 삼기로 했다.


   “훗훗후, 이제 여기서 지내는 건가.”


   그는 새삼스럽게 주위를 둘러보았다. 흙먼지가 지저분하게 널려 있으면서도 바닥에 대충 굴러다녀야 할 돌멩이가 구석에 전부 쌓여 있는 모습에서, 묘하게 정돈된 느낌을 들었다. 누군가가 살았던 곳인가. 그렇게 납득하려고 했지만, 조금 위화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 불안은 예견으로. 자리 잡기가 무색하게 입구 쪽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조금의 망설임이나 탐색의 기미도 전혀 보이지 않고 들어오는 발소리에 도플라밍고는 이곳의 원주인이 나타났음을 직감했다. 일이 성가시게 되어 혀를 찬 그는 일단 어떤 녀석인지, 자신보다 강한 것은 아닌지 확인할 필요성을 느껴 벽에서 등을 뗀 채 잠자코 입구 쪽을 바라보았다.


   약간 느릿하게, 바닥을 질질 끌며 걷는 듯 독특한 걸음걸이가 모퉁이에 다다라 처음은 발끝이, 그리고 곧 전신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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