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앞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회로에 들어와 있던 그 모든 불도 꺼져 있었다. 음, 좆됐군.


좋아, 이런 정도는 예상하고 있었다. 스크툴루가 섀도우혼에게 준 메세지는 이 모든 시설을 관리하고 있던 크루세이더 메인프레임을 셧다운 하는 코드였고. 따라서 스테이블의 모든 시스템들이 기능을 멈춘 것 이었다.


난 방금 엘더 커티지 치즈를 저지했다. 난 이 시도가 아웃캐스트의 보금자리를 빼앗게 되지 않을까 걱정했다.


난 핍벅의 라이트를 켰다. 주변이 너무나 조용해서 불빛이 더 어두워 보이는 것 같았다. 난 핍벅의 자동 지도를 확인하면서, 회로를 건드린 것이 크루세이더 메인프레임으로 향하는 문을 열렀다는 사실을 깨닫고 기뻐했다. 난 일어나 문 쪽으로 다가갔다. 최대한 빨리 간다면 스틸후브즈가 뚫고 들어오기 전에 거기 가서 나이트 스트로베리 레모네이드의 갑옷의 마법 배열을 다시 가동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난 최대한 불필요한 걱정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방금 내가 스테이블의 시스템을 완전히 망가트린거라면, 난 좆됐다 정도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일을 저지른 것이었다.


고요함은 오래가지 못했다. 비명소리가 복도에 울려퍼졌다. 난 아트리움으로 달려가면서, 아까 봤던 나이트 둘을 지나갔다. 그들은 보안구역 쪽으로 달려가고 있었고, 그들의 헬멧에 달린 헤드라이트가 앞쪽을 비추고 있었다. 하나는 아까 밀던 쓰레기통을 끌고 가고 있었다.


비상등이 스테이블 전체에 들어왔고, 창백한 오렌지색이 스테이블 전체를 뒤덮었다. 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고마워요 애플블룸, 이 모든 상황을 다 대비하다니!


“안녕하세요, 스테이블 29의 거주민 여러분,” 달콤한 목소리의 암말의 목소리가 스테이블 스피커를 통해 울려퍼졌다. “제 이름은 스위티 벨이고, 스테이블-텍을 창립한 포니들 중 하나에요...”


난 달려가면서 스피커 하나를 바라봤다. 이게 무슨 일이지?


“만약 당신들이 이 메시지를 듣고 있다면, 아마도 처음부터 스테이블 29를 관리하던 크루세이더 메인프레임이 포니들에게 위험을 끼친다는 이유로 셧다운 되었다는 이야기일 거에요.”


스위티 벨의 목소리는 침착했다. 난 천천히 걸음을 늦췄다.


“비상 시스템이 생명에 필수적인 부분과 안전에 관련된 부분을 관리할 거에요,” 스위티 벨이 말했다. “그렇지만 불행하게도, 이런 비상 시스템들은 5년 정도 유지되는 것이 한계에요.”


만약 우리가 밖에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 모르는 포니들이었다면, 5년 이라는 시간은 엄청나게 큰 문제였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그건 마치 하늘로부터 내려온 선물 같았다.


“지금 이 순간부터는 이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해나가야 할 거에요. 하지만 당황하지 마세요. 당신들은 좋은 포니들이고, 여러분들이 걱정하는 것 보다는 더 잘 해낼 수 있을거에요. 전 여러분을 믿어요.”


“행운을 빌어요, 나의 작은 포니들.”


***     ***     ***


난 코너를 돌아 보수 구역으로 가려고 했지만, 천장 패널에서 튀어나온 기관총 터렛만이 나를 반기고 있었다. 오렌지색 비상등 때문에 더 기괴하게 보이는 것 같았다. 난 뒤로 미끄러지듯 피한 다음 그쪽을 바라봤다. 칼라미티가 저번에 여기 왔을 때 전부 부순 것 같았는데, 아마도 비상 시스템이 전부 복구를 해 놓은 것 같았다. 하지만, 포니들을 위협하려는 크루세이터 프레임을 셧다운 한 것인데, 이 터렛들이 적대적일 것 같지는 않았다. 그렇겠지?


터렛에서 나를 감지한 듯한 소리를 냈고, 나를 향해 총탄을 쏟아냈다.


타-타-타-타-탕!


난 총탄을 피해 다시 코너 뒤로 뛰어들었다. 탄두가 벽에 박히면서 스파크가 튀었다. 뭐야 씨발?


기계음이 스피커에서 들려왔다. 누구인지 모를 암말의 목소리였다. “크루세이더 메인프레임의 셧다운이 성공적으로 실행되었습니다. 비상 보안 시스템이 상황을 파악하고 도움을 제공하겠습니다.”


스테이블의 더 깊은 안쪽에서도 총성이 들려왔다.


“현 상태 파악 중: 물 정화 부적 기능 정지. 셀레스티아-단계 위급상황. 부적 교체를 위해 스테이블텍에 연락...실패. 가장 가까운 보급소가 대답을 하지 않거나 존재하지 않습니다. 두번째로 가까운 보급소에 연락...실패. 두번째 보급소도 연락되지 않습니다.”


난 리틀 매킨토시를 꺼내 약실에 얼마나 남아 있는지 확인했다.


“현 상태 파악 중: 적에 의한 무력 점령. 루나-단계 위급상황. 침입자 대응 시스템 작동. 스테이블의 모든 거주민들은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안전실로 대피하시기 바랍니다.”


난 뛰어나가면서 S.A.T.S.를 켰다. 조준 마법이 터렛을 타겟으로 잡았고, 난 네 발을 본체에 지정했다. 터렛은 세번째 탄환에 맞고 스파크를 튀기며 터져나갔다.


난 미친듯이 달리기 시작했다. 적어도 크루세이더 메인프레임이 있는 방은 “안전실”일게 분명했다. 난 문이 봉쇄되기 전에 가서 스트로베리 레모네이드와 합류에서 그녀의 갑옷을 다시 켜야 했다. 다행히, 커티지가 사용했던 입구는 보수 구역에 있었고, 이 코너만 돌...


난 다음 코너의 건너편에서 두 개의 포탑을 더 발견하고 걸음을 멈췄다. 난 빗발치는 총알 사이로 겨우 달려 빠져 나왔다.


“핍벅 추적기를 통해 거주민들의 위치를 파악하겠습니다. 스테이블 29의 거주민 수: 0,” 기계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전실 밖에 있는 거주민의 수: 0. 안전실들을 봉쇄하겠습니다.”


망할!


리틀 매킨토시를 장전할 시간이 없었다. 대신 나는 얼룩말 라이플과 저격총을 꺼내들었다. 내 사격 실력이 동시에 고정 목표를 맞출 수 있을 정도로 늘었기를 바랬다. S.A.T.S.는 한번에 다수의 무기를 쓰도록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특히나 서로 다른 무기라면 말이다. 


난 코너 반대편으로 달려가면서 최대한 빨리 조준을 했다. 양쪽에서 나를 향해서 총알이 날아왔다. 내 갑옷에 몇 발이 맞았지만 뚫리지는 앞은 것 같았다. 하지만 내 오른쪽 허벅지에서 불타는 것 같은 고통이 느껴졌고, 더 심각한 고통이 내 뒷다리가 꽤뚫리며 올라왔다.


저격총이 두 번 불을 뿜으며, 포탑의 본체의 구멍을 뚫어놓았고, 얼룩말 라이플은 두번째 포탑에 직격하면서 불을 붙였다. 그 포탑이 폭발하면서 옆에 있던 포탑도 동시에 날라갔다.


난 고통에 신음하면서 뒷다리를 들어올렸다. 달릴 수 없다면 거기까지 갈 수도 없었다.


“안전실 봉쇄가 완료되었습니다,” 암말의 목소리가 이젠 더이상 아무 의미도 없다는 것을 알려주는 듯 들려왔다. 내 다리가 어떻든간에 갈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신경독을 방출하겠습니다.”


잠깐, 뭐라고?


나이트 스트로베리 레모네이드가 나보고 커티지를 저지하기 위해서 가스를 채우라고 말한 것은 맞지만, 그게 진짜로 가능한지는 몰랐다. 하지만 스테이블은 일반적으로 위험하지. 스턴이 필리델피아에서 말했던 것이 떠올랐다. 보통 고유의 보안 시스템이나... 특이한 위협이 있으니. 


난 혼란에 빠져서 주변을 둘러봤다. 당장 여기서 벗어나야 했다. 그렇지만 어디로 간다는 말인가? 모든 안전실은 봉쇄된 상태였다. 난 갑자기 몸이 무겁게 느껴졌다.


난 어쩔 수 없이, 보수 구역으로 몸을 옮겼다. 난 핍벅 기술자의 방으로 가고 싶었다. 딱히 논리적인 이유는 없었지만, 거기가 내가 있어야 할 장소 같았다. 생각이 흐려지고 있었다. 피곤했다.


피곤하다...몸이 무겁다.


문득 어떤 가스가 뿌려질지 궁금했다. 내가 그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냄새는? 내 눈과 폐를 태워버리지는 않을까? 아직까지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고, 보이지도 않았다. 흐려진 생각 속에서 희망이 피어올라왔다. 만약, 이 백년쯤 뒤에, 침입자 대응 시스템이 더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면, 가스도 더이상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들자 기분이 살짝 좋아졌다. 하지만 더 어지러워졌다.


어지럽다, 피곤하고…몸이 무겁다...


안돼...


그리고 나는 다시 어둠 속으로 빠져들었다. 내 몸이 쓰러지는 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     ***     ***

 

난 스테이블 29의 의무실에서 깨어났다. 스테이블에서 내가 좋아하지 않는 시설중에 하나였다. 특히나 이 스테이블에서는.


“깨어났군, 리틀핍.” 스틸후브즈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가 원하면 바로 버클린 교차로로 출발할 준비가 되어있어.”


내 입이 뻑뻑하게 건조하게 느껴졌다. 내 목소리도 갈라지는 것 같았다. “왜 내가 죽지 않았지?” 난 회복 붕대가 둘러진 뒷다리에서 올라오는 고통도 느낄 수 있었다.


“그 독은 포니들을 무력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거야, 죽이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그 목소리는 벨벳 레머디로부터 나온 것이지만, 그녀의 목소리라고 생각할 수 없었다. 그녀의 목소리도 나만큼 상태가 안좋았다. “스테이블-텍이 그들의 비상 시스템이 포니들을 죽일 수 있게 하고 싶지 않았거나… 아니라면 거주민들이 포로를 잡게 하고 싶었나보지.” 그녀도 이제 내가 스테이블을 싫어하는 것 만큼 싫어하게 된 것 같았다. “그들이 의무실까지 가스를 풀게 설계를 했다는 것을 믿을 수 없어.”


“뭐,” 내가 말했다. 벨벳 레머디의 반응도 충분히 이해를 할 수 있었다 의무실은 보통 포니들이 도움을 받으러 오는 곳인데, 그런 곳까지 가스를 푸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냥 아트리움에 가스를 푼 것일지도 모르죠. 창문이고 뭐고 이제 다 깨져 있으니까요.”


난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가시지 않은 어지러움 때문에 바닥으로 거의 쓰러질 뻔 했다. “으으으,” 난 벨벳을 바라봤다. “괜찮아요?”


“며칠 동안은 노래를 부르지 못하겠지만,” 벨벳이 뚱한 표정으로 말했다. 벨벳은 피곤해 보였지만, 다행히 다친 곳은 없어 보였다. “다른 곳은 전부 괜찮아. 다른 포니들도 전부 괜찮고.” 그녀가 덧붙였다. “얼룩말도,”


“레인저들은요?”


“재호홉기같은 장비들로, 외부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아,” 스틸후브즈가 약간 애플잭의 기술력을 자랑하듯 말했다. “가스같은 것으론 우리를 쓰러트릴 수 없지. 뭐, 아머를 입은 상태라면 말이야.”


“크로스로드는?” 내가 물었다, 목이 아팠다. “스트로베리는?”


“둘 다 괜찮아. 지금은 안전실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어. 내가 나이트 스트로베리 레모네이드의 아머는 직접 다시 가동했고.” 


난 고개를 끄덕였다. 보안 구역과, 적어도 무기고 같은 곳은 안전실이 맞았을 것이고, 크로스로드는 그 안으로 들어갈 시간이 충분했겠지. 스틸후브즈가 말하는 것으로 보아, 스트로베리 레모네이드는 그가 불편할 정도로 감사를 표한 것이 분명했다. 내가 그걸 직접 봤어야 하는데.


“총에 맞은… 포니들은?


“뭐 일단 네가 총에 맞으셨구요,” 벨벳이 살짝 쏘아붙이듯 말하고, 조금 진정되고 침울한 목소리로 다시 말했다. “그래, 몇몇이 맞기는 했지만, 다행히도 죽은 포니는 없어.  하지만 그 중 일부는 몇 주 동안은 움직이지 못할거야. 한 마리는, 음, 평생 못 걸을거고.”


그 말을 듣고 난 충격을 받아 다시 침대에 걸터앉았다. 난 천장을 멍하니 바라보면서, 얼마나 많은 포니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얼마나 오래 아플지를 곰곰히 생각했다.


“커티지 건은 잘 해결했어,” 스틸후브즈가 나에게 말했지만, 난 내가 그런 칭찬을 받을 자격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엘더는 살아 있어, 코마 상태이기는 하지만. 그건 그의 잘못이지, 네 잘못이 아니야. 그는 지금 생명유지 포드에 들어간 상태야. 운송 준비는 다 끝났고.


“코마상태…” 난 부상보다 더 큰 고통에 짓눌리는 느낌을 받으면서 중얼거렸다. “그가 깨어날 수는…?”


“아마도 없겠지,” 스틸후브즈가 재빨리 대답했다. 그는 그게 좋은 일이라는 듯 말했다.

***     ***     ***

 

“정...정말로 죄송해요.”


난 환자용 침대에 누워있는 숫말 나이트를 보자 말문이 막히는 것 같았다. 그는 남자 기숙사에서 갑자기 작동한 포탑에 의해 심한 부상을 입은 상태였다. 그는 비번이었고 자고 있었기 때문에 아머를 입고 있지도 않았다...그래서 그의 등에 총을 맞은 것이었고, 그가 총을 맞자마자 동료 레인저들이 그 포탑을 파괴해버렸다.


내가 그의 상황이라면 어떨까 상상했다. 다시 편하게 잠들 수는 있을까?


“뭐 때문에?” 그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이봐, 네 잘못이 아냐, 누구의 잘못인지 따져야 한다면 그건 커티지의 잘못이지.”


아니다, 이건 내 잘못이었다. 난 눈물을 억지로 참으면서 그의 어깨에 발굽을 올렸다. “혹시 내가 할 수 있는게 있을까요?”


“충분히 해준 것 같은데,” 내가 말하는 것을 듣고 그가 괜찮다는 듯 말했다.


난 고개를 끄덕이고 돌아섰다.


칼라미티와 제니스가 복도쪽에서 나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난 제니스의 머리에 달린 뿔을 보고 멍해졌다. 순간이지만, 얼룩말인 그녀가 유니콘으로 변한 줄 알았다...조악하기는 했지만.  하지만 이내 그것이 굽어있는 뿔이 붙어있는 철판이 그녀의 이마에 끈으로 묶인 것임을 깨달았고. 약간 우울했음에도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래서, 드디어 헬하운드 헬멧을 만들었구나, 알겠어.” 칼라미티가 지나가다가 날개로 쓰레기통을 살짝 열고 살피는 것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난 그게 우리가 히포캠퍼스 12호 발전소에서 발견한 설계도로 만든 것임을 알고 있었다. 헬하운드들의 발톱들이 원더글루로 붙여 더욱 치명적인 뿔의 형상을 하고 있었다.


“이엽!” 칼라미티가 오래된 담배갑 하나를 쓰레키통에서 꺼내면서 자랑스럽게 말했다. 제니스는 그보다는 살짝 덜 기뻐하는 것 같았다.


“이런 무기를 쓰는게 폴른 시저 권법에 맞을지 모르겠군,” 그녀가 말했다, 그녀의 이국적인 목소리에도 불만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저 페가수스가 발굽만으로는 알리콘들의 방어막을 상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득해서 말이지.”


난 눈을 멍하니 그들을 바라봤다. “우리 혹시… 알리콘들하고 다시 싸울 계획이라도 있는거야?” 난 캔틀롯 폐허에 있는 알리콘들에 대한 경고를 다시 생각했다. “우리는 지금 여신이 준 임무를 해결하고 있는거 아니었어? 우리라면 그냥 지나가게 해 줄텐데.”


그 담배를 안장 가방으로 집어넣으면서, 칼라미티는 살짝 불편한 표정을 지었다. “뭐… 그냥 최악의 경우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해두지.”


***     ***     ***


전날의 폭풍은 이제는 보슬보슬 내리는 비 정도로 약해져 있었고, 칼라미티는 한때 메인해튼의 마천루였던 건물들의 골조 사이들로 스카이 밴디트를 이끌고 있었다. 우리는 한번도 보지 못했던 곳에 있는 버클린 교차로로 나아가고 있었다.


벨벳 레머디는 플러터샤이의 메모리 오브에서 빠져나오면서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벌써 스테이블 29에서 떠난 이후로 두번이나 그 기억을 보고 있었다. 난 스틸후브즈의 시선을 의도적으로 피하면서 다른 곳을 바라봤다. 다들 각각 도망칠 곳은 있어야 했다.


“이해가 안가는 게 있어.” 벨벳 레머디가 오브를 치우면서 나에게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아직 갈라지고 있었지만, 몇시간 전보다는 확실히 나아져 있었다.


난 별로 대화할 기분이 아니었다. 난 아까까지 내가 작동한 안전 시스템에 의해 다친 아웃캐스트들을 하나 하나 만나면서 사과했었다. 대부분은 나에게 화를 내지 않았고, 일부는 커티지 치즈를 막고 잠재적으로 필요한 물 정화 부적이 있는 곳을 알려줬다는 사실에 고마워 하기도 했다. 오직 한 마리만이 나에게 화를 냈지만, 더 많은 포니들이 나에게 화를 냈어야 했다.


“리틀핍, 이전에 레드 아이가 태양과 달, 그리고 날씨까지 조종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었잖아. 하지만 셀레스티아 여신도 이퀘스트리아 전체의 날씨까지 마음대로 할 수는 없었다. 정말로 그는 트릭시처럼 되는 것이 셀레스티아보다 더 강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난 어깨를 으쓱했다, 별로 말하고 싶은 기분도 아니었고, 솔직히 아무 생각도 없었다.


벨벳 레머디가 고개를 저었다. “또, 왜 계속해서 태양과 달에 집중하는 것일까? 셀레스티아와 루나가 저 위의 하늘에서도 그들을 움직이거나…” 벨벳은 살짝 칼라미티 쪽을 보았고, 칼라미티도 어깨 너머로 그녀와 눈을 마주쳤다. “...아니면 칼라미티가 맞아서, 여신님들이 전부 죽고, 태양과 달은 그냥 혼자서도 잘 움직이는 것일지도 모르지.”


그녀가 말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여신들의 존재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래, 그런 것들을 이끄는 것은 그냥 상징적인 것일지도 모르지,” 벨벳이 말했다. “그런데 그렇게...실용적인 레드아이가. 왜 그런… 굳이 해야할 필요가 없는 짓을 하려는 것일까?”


칼라미티는 수십 마리의 비둘기가 근처 빌딩에서 날아오르자 그쪽을 피하면서 마차의 방향을 틀었다.난 벤치에서 미끄러졌고, 다쳤던 뒷다리가 찍히면서 눈물이 핑 도는 것 같았다. 파이어라이트가 벨벳의 옆에서 날아올라 창문 밖으로 나가 우리 마차를 뒤에서 쫒아왔다.


난 눈물을 참으면서 다시 벤치 위로 올라갈까 생각했다. 벤치가 더 편하기는 했지만, 그러다 또 미끄러질 수도 있었다. 그냥 바닥에 있는게 나을 것 같았다.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야.” 제니스가 말했다.”그는 신처럼 추앙받기를 원하고 있는데, 여신들의 역할을 하는 것보다 그걸 이루는데 더 쉬운 방법이 있을까?”


난 고개를 저었다. “그게 목적은 아닌 것 같아.” 레드 아이는 그가 생각하는 계획의 방정식에서, 항상 자신의 자리를 빼고 말하고 있었고, 마치 그가 목적을 이룬 뒤에는 죽을 것처럼 행동했다. 그는 수많은 것이었지만, 권력에 중독된 포니는 아니었다.


“지금 뭔가를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칼라미티가 대답했다.


우리는 모두 그를 바라봤다. “어떤 것 말이야?” 벨벳이 가스만 아니었다면 부드러운 목소리였을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


“다들 지금 태양하고 달이 원래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처럼 말하는데,” 칼라미티가 두 빌딩 사이에 위험하게 걸쳐져 있는 고가도로 밑을 조심스럽게 날아가면서 말했다. 몇 마리의 블러드 윙들이 고가도로에 둥지를 트고 있었다. “내가 알기로는 셀레스티아가 하루가 시작할 때 태양을 띄우고, 밤이 시작되면 태양을 지게 하고. 루나는 밤이 시작될때 달을 띄우고, 새벽이 시작될때 달을 지게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게 원래대로의 방식이라는 거잖아. 그렇지?”


“뭐, 그렇지,” 벨벳이 대답했다. “당연하지, 그런데 지금도 그렇게 되고 있잖아. 아까는 밤이었는데, 지금은 낮이고, 이제 곧 또 밤이 되겠지, 계속 시계처럼 정확히 반복되잖아.”


“그건 그렇지만, 이전처럼 정확하지는 않아. 내가 저 위에서 자라면서 얼마나 많이 태양과 달이 같이 떠있는 모습을 봤는지 몰라.”


벨벳과 제니스가 깜짝 놀랐고, 난 비틀거렸다. 그런 모습은… 최후의 날에 대한 예언서에나 나올 것 같은 모습이었다. 태양과 달이 같은 하늘에 떠 있다니. 그건 비정상적이고, 신성모독적이었다.


“보통은 그건 새벽녘에 그런 일이 일어나지, 마치 누가 나와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 처럼 말이야. 이제는 거의 예측할 수도 없어. 이 날씨처럼 말이야.” 칼라미티는 스카이 밴디트를 부드럽게 틀었고, 메인해튼 항구 너머로 짙은 청색의 바다가 보였다. 우정의 포니상이 있는 작은 섬에서 불빛들이 빛나는 것이 보였다. 폭풍은 점점 그 범위를 넓혀가며 어두워지고 있었고, 지평선 그 건너편에는 비가 퍼붓고 있었다.


“자주 일어나는 일은 아니지만, 모든 페가수스들이 이제 더이상 그들을 움직이는 포니가 없다는 것을 알 정도로는 일어나지.” 칼라미티가 말했다. “항상 아침에만 그러는 것도 아니야. 한번은 한낮중에 일어난 적도 있었다고 해, 대전쟁 이후 한 세대 뒤에 일어난 일인데, 태양과 달이 한 하늘에, 그것도 한 곳에 같이 있었다니까! 마치 서로 충돌할 것처럼 말이야.”


나는 칼라미티가 묘사하는 것을 생각하면서 몸을 떨었다. 내 머릿속의 포니는 이미 묘비에 쓸 문구를 생각하는 것 같았지만, 그 어떤 여신을 희롱하는 말들도, 그가 말하는 신성모독적인 광경에는 비할 수 없었다.


“물론 내가 거기 있던 것은 아니지만,” 칼라미티가 말했다. “그걸 그린 그림을 봤지. 태양은 하나의 거대한 빛 고리가 되어서 세상이 전부 끝장날 것 마냥 붉게 빛났다고 해. 많은 페가수스들이 실제로 그렇다고 생각했고. 여기저기서 폭동이 일어나고 포니들이 죽어나갔지. 그 때 엔클레이브가 진압을 시도했고, 아마 그 시점부터 윗 동네의 모든 일을 엔클레이브가 장악한 것 같아.”

***     ***     ***


우리가 버클린 교차로를 바라볼 수 있는 위치까지 왔을 때에는 늦은 오후였다.


우리는 무너진 마천루 위를 날고 있었다. 메인해튼 폐허는 무너진 건물들로 만들어진 거대한 회색 미로 같았다. 우리는 어디에 베일파이어 폭탄이 터진 것인지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한 때 메인해튼의 중심지였을 곳에는 이제는 거대한 지름의 폭심지가 되어 있었다. 폭심지 중간을 가로지르는 선은 폭탄이 있었던 지하 터널이 어디였는지 알려주고 있는 것 같았고, 그 선은 유리처럼 반짝거리고 있었다.


폭심지를 지나 폐허가 된 도심 너머에는 탁한 강이 가로지르며 메인해튼과, 가장 번성했던 교외지인 버클린을 구분해주고 있었다. 그 강 위로는 한 때 버클린 대교가 가로질렀을 것이다. 그 다리는 메인해튼에서 가장 유명한 렌드마크였고, 벽돌로 토대를 쌓은 엄청나게 거대한 현수교는 이제는 양 쪽이 무너져 내려 중간에 다리 일부만이 남아 있었다. 옆에서 본다면 거대한 십자가 같았고, 빗물이 양쪽으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비구름이 그 위에서 형성된 것 같았다.


스틸 레인저들과 우리가 접선할 장소는 다리 한쪽 끝이었고, 칼라미티가 수면 위로 낮게 날면서 지나쳐버렸다.. “꽉 잡아!”


“뭐?” 내가 벤치 위로 올라가 쌍안경으로 그쪽을 바라보면서 외쳤다. 난 아랫쪽을 바라봤고, 다리 근처에 부서진 마차들이 잔뜩 있는 갈라진 주차장이 우리의 접선 장소인 것 같았다. 거기에는 몇몇의 팔라딘이 비를 맞으면서 바이저를 통해 위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런데 더 많은 병력들이 잔해 뒤에 숨어있었다. 내가 볼 수 있는 것만 해도 열 마리는 넘었다.


그들이 우리를 매복했다가 덮치려고 하는 것일까? 아니면 그냥 스스로를 보호라녀는 것일까? 우리가 역으로 습격해야하나? 난 내가 본 것을 스틸후브즈에게 가리켰다.


“전부 총알 장전해 둬,” 그가 그렇게 말하고는 칼라미티에게 돌아섰다. “어디로 가는거지?”


난 버클린 교차로 쪽을 계속해서 바라봤다. 더 많은 스틸 레인저들이 주차장의 부서진 마차들과 바리케이트들 사이로 이동하고 있었다. 여러 개의 포탑들이 주변에 설치되어 있었고, (블러드윙을 구제하기 위해 다리 아래에 설치된 것을 포함해서) 육중한 센티넬 봇이 정찰 임무를 하기 위해서 돌아다니는 것도 볼 수 있었다. 다리 상판들과 교각들 사이에 수조물이 만들어져 있어서 이미 교각 사이에 있는 거주지에 살 공간을 더 만든것 같았다. 다리 양끝에 달려있는 크레인의 끝에는 위로 오르내리기 위한 작은 보트가 붙어있었다. 전반적으로 본다면, 스틸레인저 매인해튼 지부는 비좁았지만 단단하기 그지없었다.


증원군을 보내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걸릴게 분명했다. 아마도 보트를 이용하겠지.


강 위에 있는 보트들이 눈에 띄었다. 작고, 프로펠러로 동력을 만드는 보트같았는데, 적어도 다섯은 되어 보이는 작은 보트들이 벌레들처럼 버클린 다리의 그림자에 가려진 정착지 주변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한 때, 그러니까 전쟁 전 이퀘스트리아에서는, 정착지로 쓰이는 그 빌딩들은 백화점이었을 것이고, 아마도 서로 다른 두 커피 체인점의 소유였을 것이다. 두 기업은 서로를 향해서 공격적인 광고 전쟁을 시작했고,  서로의 빌딩을 거대한 간판들로 가득 채웠다. 자바스 컵 사(社)의 간판은 무너져서 옆에 있던 서니 서드 코인 세탁소의 건물 옥상을 부숴버렸다. 건너편에 있는 상대 간판은 세월의 풍파에 세 글자만을 남기고는 알아볼 수 없는 상태로 되어 있었다. 아르부.


아르부의 거주민들은 한 때 주차장이었던 아스팔트 공터에 둥글게 모여 있었다. 그들은 주변에서 모아온 철판들로 바리케이트를 만들어 거주지를 작은 요새로 만들려고 노력한 것 같았다. 그런대로 괜찮은 요새였지만, 버클린 교차로와 이곳 중 한 곳을 공격하라고 한다면, 난 이 곳을 선택할 것 같았다.


그들은 부서진 간판들을 모아서 체인과 도르레로 열리는 문을 만들었고, 그 위에 아르부: 이퀘스트리아 황무지에서 가장 우호적인 마을! 이라고 적어놓은 것 같았다. 문은 지금 마을에서 나가는 행상인들을 위해서 위쪽으로 조금씩 열리고 있었다.


보나마나 칼라미티는 이쪽에 관심을 가질 게 안봐도 뻔했다.


아르부 밖에 잔해들 사이에서, 비에 홀딱 젖은 포니들이 그 행상인들을 습격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았지만, 레이더는 아닌 것 같았다. 그들은 뭐라고 해야 할까, 레이더 특유의 씹창난 분위기가 없었다. 포니들의 뼈로 된 목걸이를 하고있지도 않았고, 피에 젖은 무기가 그려진 큐티마크도 없었다. 그냥 강도들인 것 같았다.


“어...칼라미티? 그냥 겁만 줘서 쫓아내는 게 좋지 않을까?”


“다음 캐러밴을 습격하게 두라는 거야?” 칼라미티가 무뚝뚝하게 말하면서 전투 안장에 총알을 장전했다. “그리고 또 당한 포니들한테 사과하러 다니려고?”


난 입을 다물었다.


아홉 마리쯤 되는 것 같았고, 여럿이 아르부를 향해서 총구를 겨누고 있었고, 그중에 한 짙은 파란색 유니콘 암말은 대구경 돌격소총을 띄워놓고 있었다. 우리가 뭐라고 하지 않는다면, 학살이 일어날 것이 분명했다.


칼라미티는 조준선을 정렬하고 방아쇠를 당겼다. 그의 전투 안장에서 날아간 두 발의 총알이 그 포니의 머리를 날려버렸다.


강도들은 주변을 돌아보면서 어디서 총알이 날아왔는지 찾으려고 하는 것 같았고, 그 중 하나만이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칼라미티가 다시 총을 쐈고, 하늘을 바라보던 그 암말이 주변의 동료들에게 소리를 쳤다. 한 발은 그 암말의 다리를 찢어놓았고, 다른 한 발은 두꺼운 가죽 갑옷에 박혔다.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뒤로 쓰러졌다.


파이어라이트가 우리 앞쪽으로 날아가면서 강도들 쪽으로 강하했다. 베일파이어 피닉스 사냥꾼이 초록색 화염을 뿜어내면서 부상입은 강도들을 불태웠다. 여기까지 그녀의 고통스러운 비명소리가 들려왔지만, 이내 잦아들었다.


남은 일곱 마리는 엄폐물을 찾아 뛰어들면서 무기를 하늘 쪽으로 돌렸다. 한 검은 색 어스 포니가 소드 오프 샷건을 들어 파이어라이트를 겨누었다.


번개 같은 발사음과 함께 파이어라이트가 고통에 찬 울음소리를 내면서 쓰레기통으로 추락해 튕겨나갔다. 벨벳이 애절하게 울부짖었다.


“칼라미티! 빨리 저 아래로 내려가!” 그녀가 소리쳤다.


총탄들이 스카이 밴디트에 맟으면서 스파크가 튀었다. 난 얼룩말 라이플을 들어 조준경으로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다른 포니들이 이쪽으로 응사를 하고 있었지만, 그 검은 숫말의 샷건은 이쪽까지 유효한 타격을 줄 수 없을것 같았기에 그는 우편함 뒤에 숨어 있었다. 난 조준 마법으로 그를 노렸다. 잘 숨어있어서 맞히기는 힘들 수도 있었지만...


난 멈췄다. 그리고 얼룩말 라이플을 집어넣고 저격총을 꺼냈다. 난 머릿속으로는 그게 우편함을 관통할 수 있는 철갑탄을 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라고 되뇌었지만, 사실은 포니들을 불태워 죽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죽인다는 사실 자체는 다름 없었다. 이게 여신이 내 머릿속에서 말하던 ‘타락한 친절함’이란 것일까?


칼라미티는 선회하면서 다시 사격을 개시했다. 강도들 중 하나는 자기가 숨어있는 엄폐물이 그리 좋지 않다는 것을 몸으로 배워야 했다. 그녀는 총알 한발이 허벅지에 박히자 비명을 내질렀고, 나머지 한 발은 그녀가 숨어있던 콘크리트에 도탄되면서 먼지를 쏟아냈다.


“망할, 내가 좀 볼 수 있는 데로 움직여!!”


스틸후브즈가 비꼬듯 말했다. “네 말을 들을 것 같지는 않은데.”  그는 스카이 밴디트의 부서진 창문쪽으로 다가가 우리에게 물러서라고 경고했다. 그의 전투안장에 장착된 미사일 런쳐가 열렸다. 두 발의 로켓이 날아가면서 그 연기가 마차 안을 가득 매웠다. 난 숨을 쉬기 위해, 그 미사일을 보기 위해 창가로 달려나갔다. 미사일은 암말이 숨어 있던 콘크리트의 직격하면서 그녀의 몸을 찢어버렸고, 부서진 콘크리트 잔해 위에 살점들이 뚝 뚝 떨어져 있었다.


더 많은 총성이 들려왔지만, 이번에는 우리들도, 저 강도들이 쏜 것도 아니었다. 몇 마리의 무장한 포니들이 아르부에서 달려나오면서, 강도들을 향해 사격을 하고 있었고. 나머지들은 행상인들 쪽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남아있는 강도들은 우리들과 저들을 전부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짙은 청색의 유니콘이 그녀의 돌격소총을 돌려 아르부에서 나오는 이들을 향해 총을 갈겼다. 아르부의 포니들은 재빨리 부서진 마차들과 한 때 치과였던 건물의 잔해들 뒤로 숨어들었다. 다른 포니들은 행상인들을 총알이 날아오는 방향에서 벗어나게 하려고 하면서 옆에 몇 발을 맞았고, 총에 맞은 두 머리를 가진 소는 고통과 공포에 젖어 울부짖었다.


내 안에서 뭔가 끊어지는 것 같았다. 난 저격총을 들어 조준경을 바라보면서 우체통을 관통하도록 세 발을 발사했다. 그 검은색 숫말은 옆으로 쓰러졌고, 그가 숨을 내쉴 때마다 상처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칼라미티는 마차를 겨우겨우 그 근처에 착륙시켰고, 벨벳과 나는 갑자기 깡통들 사이에 숨어 있던 망아지 하나가 튀어나와서 외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아빠!”


안돼. 안돼. 셀레스티아 씨발 이건 아니라고, 아니야.


그 망아지가 쓰러진 숫말에게로 뛰어들었고… 총알이 빗발치는 방향 안으로 들어갔다.


내가 무슨 짓을 한거지?


벨벳 레머디가 그 망아지와 쓰러진 아버지에게 방어막을 쳤다. 난 무기를 집어넣으면서, 등골이 얼어붙는 것 같았다. 그들은 강도야, 난 나 자신에게 그렇게 말하려고 했지만, 가족을 가진 강도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제발, 셀레스티아 공주님, 죽지 않게 해 주세요. 내가… 세 발을 꽂아넣은 그 포니 말이에요.


아랫 쪽에서는 다른 강도가 쏜 총에 아르부에서 나온 암말 하나가 가슴팍을 맞았다. 그녀는 쓰러져서 피가 섞인 기침을 몇 번 하더니… 더이상 기침을 하지 않았다.


스틸후브즈의 유탄발사기가 강도들이 숨어 있는 곳을 찢어발기면서 내 고막을 두드렸다. 그의 유탄에 두 마리가 산산조각이 났고, 칼라미티가 쏜 두 발에 도망가던 강도가 쓰러지면서 옆에 있던 벽에 피를 흩뿌졌다. 아르부의 포니들이 쏜 총알은 대부분 갑옷에 막혔지만, 그중 한 발이 암말의 눈을 관통했다. 그녀는 뒤로 쓰러지면서, 남아 있는 한쪽 눈으로 우리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녀의 비어버린 다른 쪽 눈에서는 피가 흘러나왔다. 그 눈을 보자 아까 칼라미티가 말했던 태양과 달이 모이는 광경이 생각나 몸이 떨리는 것 같았다.


나머지 한마리는 몸을 돌려서 폐허쪽으로 도망쳤다. 두 아르부 포니가 그의 뒤를 쫒기 시작했고, 칼라미티도 따라가고 싶어하는 것 같았지만, 파이어라이트를 찾으려는 벨벳 때문에 그럴 수 없었다. 우리는 근처에 있는 평평한 도로에 마차를 세웠다.


벨벳은 우리가 제대로 착륙을 하기도 전에 마차의 창문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녀의 마음속에서는 이미 결정을 내린 것 같았다. 이미 그 아버지와 파이어라이트 둘 다 죽었을 수도 있지만, 둘 다 지금 살아있다고 하더라도 어느 한 쪽을 보러 간다면 나머지 하나를 살리기 힘들 것 같았다. 그녀는 불안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다른 이들을 바라봤다. 그녀의 다리가 떨리고 있었다. 그녀는 결국 결정을 내렸고, 터져나오는 울음을 참으면서 파이어라이트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벨벳이 달려나가면서 그녀의 뿔이 빛나면서 구급상자 하나가 열렸고, 회복 붕대와 포션들이 흘러나왔다. “제니스, 리틀핍! 그를 도와줘!” 그녀가 우리를 남겨놓으면서 간절하게 외쳤다.


난 그 의료품들을 염동력으로 주워담으면서, 쓰러진 숫말과 망아지를 향해 달려갔고, 제니스가 나를 따라왔다.


***     ***     ***


“우리 애...는…. 못...데려가….” 검은 숫말이 두 아르부 포니가 망아지를 억지로 떼어놓자 숨을 헐떡이면서 말했다. 그 망아지의 갈기는 피와 물 때문에 떡져있었고, 그의 아버지와 떨어지지 않으려고 울먹거리고 있었다.


“우리가 잘 돌볼거에요,” 한 아르부 포니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에게 약속했다. “우리 자식들이라고 생각하고 키울게요.”


제니스와 나는 우리가 할수 있는 최선을 다했지만. 우리 둘이 합쳐도 벨벳 하나만큼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상태를 보니 여기에 병원 전체를 아예 들고오는 것이 아니라면 벨벳이라고 하더라도 그를 살리기는 힘들어 보였다. 적어도 진통제 덕에 그가 느끼는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었다. 그는 마지막 숨을 힘들게 내뱉고 있었고, 그는 눈을 뜨고 있었지만 뭔가를 보고있지는 않았다.


난 내 눈에 차오르는 눈물 때문에 그를 제대로 바라볼 수 없었다.


“절대… 절대로…” 그는 그 문장을 헐떡이는 숨때문에 마치지 못했다.


그가 죽었다.


난 다리가 풀려 그 자리에 주저앉아서 숨을 헐떡였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내가 그를 죽였다. 내가 한 망아지의 아버지를 죽였다.


난 제대로 숨을 쉴 수도 없었다. 난 이 모든 잘못을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지만. 죽음을 해결할 수는 없었다. 난 이 아버지의 죽음을 해결해 줄 수 없었다. 난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 사실이 내 온 몸을 갈기갈기 찢어놓는 것 같았다. 모든게 내 잘못이었다.


어디선가 마차 바퀴가 서는 소리와 포니들이 물웅덩이를 밟으면서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난 아르부에서 나와 마차를 끌고 온 포니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녀는 몸집이 약간 큰 살구색 유니콘이었고, 마차 모양 큐티마크와 그 아래에 흉터도 있었다. 그녀의 털을 보니 그녀도 방사능에 어느정도 중독되어 있는 것 같았다. 그녀는 반쯤 혼이 빠져있는 나를 향해 발을 흔들었다. 그녀의 밝은 갈색으로 빛나더니 그 아버지의 시체를 들어서 마차에 다른 포니들의 시체들의 위에 올려놓았다. 아르부는 죽은 포니들을 챙기고 있었고, 강도들도 그 예외는 아니었다.


“왜죠?” 내가 끊어질 듯한 목소리로 물었다.


“뭐, 누구는 저 포니를 묻어줘야 하지 않겠어요?” 초록 털에 놀라운 오렌지색 갈기를 가진 암말이 말했다. 난 아르부의 포니들이 그들의 적의 시체를, 내가 나와 함께 자랐던 포니들의 시체들에게 해준 것보다 더 잘해 준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 가슴이 아파왔다. 다시금 핑키파이의 애플블룸의 모습이 내 눈 앞에 어른거렸다.


난 내가 얼마나 호메이지의 사랑을 받기에 부족한 포니인지 다시금 생각했다. 난 내 친구들 같은 포니들을 가질 자격도 없었다. 난 이런 식으로 행동해서는 안됐다. 이래서는 안됐다. 난 좀더 나은 포니가 되어야 했다.


난 지금같은 포니여서는 안된다.


벨벳 레머디가 눈가가 잔뜩 붉어져서는 다시 모습을 보였다. 안돼, 파이어라이트까지?


하지만 이번에는 내 걱정이 기우에 불과했다. “파이어라이트는 살아남을거야,” 벨벳이 말했다. “만약 그 산탄총이 평소에 조금이라도 관리를 해줬더라면, 그건 또 다른 이야기겠지만 말이야. 하지만 지금도 상태가 좋다고는 말 못해. 지금이라도 빨리 방사능이 있는 곳으로 데려가서 스스로 회복하도록 도와줘야 할 것 같아.”


“방사능이 나오는 곳을 찾는다면,” 아르부 포니(우유색 털에 더러워진 갈기를 가지고 있고, 태어날 때부터 한쪽 눈이 없는 듯한 암말)이 벨벳에게 발을 흔들면서 다가왔다. “아마 강 상류쪽에 있는 GRHAS 번식 시설을 살펴보는게 좋을거야. 라디게이터들을 조심해, 그렇다고 죽이지는 말고.”


“게르하스라고?” 내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듯 물었고,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난 그녀의 허벅지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큐티마크에는 날카로운 이빨들이 그려져 있었는데, 아마 그게 라디게이터의 이빨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도 큐티마크 아래에 흉터가 있었다. 불로 지진 것 같은 흉터가 칼리미티의 사라져버린 큐티마크를 떠오르게 했다.


“번식 시설이라고?” 벨벳이 물었다. “뭘 번식시키는데?”


“당연히 라디게이터지, 뭘 듣고있던거야?” 그 암말이 대답했다.


“아,” 벨벳이 말했다. “리틀핍...이제 가봐야 할 것 같아.”


난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스카이 밴디트를 향해 몸을 돌렸다. 스틸후브즈는 아직 마차 안에서 커티지 치즈가 담겨있는 캡슐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상태는 변화가 없었다. 칼라미티는 부서진 마차들에서 오래된 서류가방을 챙기고 있었다. 우리의 작은 고물상이었다.


“다들 들어가자고!” 오렌지색 갈기를 가진 초록색 암말이 외쳤다. “저녁이나 먹자.”


***     ***     ***

“오늘도 빈즈 씨와 자모카 조가 서로 고함을 지르며 싸우는 걸 겨우 말렸어. 이번 달 들어서 벌써 세 번째야. 조가 새 스타벅드 지점을 빈즈씨의 자바스 컵 지점 반대편에 낸 이후에 처음에는 서로 가격을 깍는 것으로 경쟁하더니, 언젠가부터 커피 콩이 사라지고, 자모카 조가 밑도 끝도 없이 고소를 하기 시작했지. 나중에는 그 모든 고소장들이 아무 근거도 없이 작정되었다는게 밝혀졌고, 사라진 커피 콩 재고들은 스타벅드의 시스템 ‘오류’로 인해서 필리델피아로 잘못 배송된 것으로 알려졌지. 이제 못버티겠어, 저 치들은 포니라고 부를 수 없을 정도로 추하다고.


“그래도 어제 자모카 조가 스타벅드에 새로 출시할 압력으로 추출한 커피에 대한 광고를 봤는데, 오 세상에, 그렇게 커피를 마시게 하고 싶은 광고는 처음봤어요, 그럴 일은 없지만요. 뭐가 그 압력으로 추출한 커피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빈즈 씨가 머리에 압력을 받은 건 확실한 것 같아요. 빈즈 씨는 그걸 ‘뻔뻔하게 광고에 성적인 요소를 집어넣었다고’ 욕하더군요. 정말 제대로 화가 나기는 났나봐요. 그가 다른 포니들을 선동해서 조의 가게 앞에 모여서 불쌍한 조가 얼마나 부도덕하고 끔찍한 포니인지 외치고- 진짜 꼬마애들이나 할 짓이었지만- 손님들을 괴롭히더라고요. 내가 그들을 말리려고 끼어들었을 때, 늙은 암말 하나가 날 시위 피켓으로 때렸고, 자모카 조가 나를 도와주려고 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까 조와 빈즈씨 둘이 뒤엉켜서 싸우고 있었고 주변 포니들은 그 둘을 바라보기만 하더라구요.


“둘을 겨우 말린 다음에, 쿠윅-케어(역주-유명한 응급 처치 기관 Kwik-Kare의 이름을 바꾼 Qwik-Kare가 원문임)로 가서 이마를 몇바늘 꼬맸어요. 이딴 일 때문에 매인해튼에서 직업을 잃을 줄은 몰랐는데 말이죠.”


칼라미티가 찾았던 서류가방은 잠겨 있었고, 그걸 열자 안에는 오래된 경비원 복장과, 전기가 흐르는 소몰이 막대, 네 달짜리 루나선 정기권과 만화책(소드 메어,라는 제목 아래 엄청나게 섹시한, 거의 비현실적인 몸매를 가진 암말이 거의 비슷하게 말도 안되는 복장을 입고 입에 검을 물고서는 나이트메어 문과 야오 과이를 반쯤 섞어놓은 듯한 괴물을 노려보고 있었고. 그녀의 뒤에 겁먹은 표정으로 눈을 크게 뜨고 있는 숫말이 있었다.)이 있었다. 그리고 엄청나게 많은 오디오 로그가 남아 있었다. 대부분은 세월이 지나면서 손상되어 읽을 수 없었지만, 여덟 개는 아직 남아 있어 내 핍벅에 받아두었다.


내 핍벅이 나를 책망하듯 방사능을 감지하고 틱틱거렸다.


칼라미티는 스카이 밴디트를 몰고 웃고 있는 악어 상이 서있는 핑크 색과 초록색으로 된 번식 시설의 폐허를 향해 날아갔다. 부화장은 메인해튼 바깥쪽 강가와  매인헤튼 쪽으로 들어가는 철도선들 사이에 위치해 있었다. 여기저기 부서진 탱크 로리들이 널려 있었고, 대부분이 독성 물질들을 쏟아내고 있었다. 베일파이어 폭탄이 터졌을 때, 열차가 탈선하면서 운송하고 있던 방사능 폐기물들이 몇 블럭에 걸쳐서 쏟아진 것 같았고, 부화장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 같았다.건물과 우리에 아예 열차 몇 량이 날아가 쳐박혀 있었으니 말이다.


거미의 은퇴자 쉼터 & 악어 보호구역

(Gummy’s Retirement Hostel & Alligator Sanctuary)

 

난 열댓마리의 거대한 라디게이터들이 우리를 벗어나서 강가로 가는 것을 바라보았다. 부서진 쪽을 통해서 건물 안쪽을 바라보니, 거의 열차 한 량만한 전설적인 라디게이터 하나가 움직이는 것을 그림자를 통해서 여럼풋이 알 수 있었다.


“저 안으로 들어갈거야,” 내가 말했다. 아르부에 있던 그 암말은 주변 동물들을 해치지 말라고 말했지만, 난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저 라디게이터들이 하류에 있는 마을을 위험하게 하고 있지 않은가. 아마도 버클린 교차로 근처의 다리 아래에 있는 터렛들도 블러드 윙만을 쏘지는 않을 것 같았다. “저 안에 날 씹지도 않고 삼켜버릴 수 있을 것 같은 놈이 안에 있어.”


벨벳이 말했다. “그럴 필요 없어. 그냥 저 옥상 위에 내려줘 칼라미티. 내가 파이어라이트를 쉬기 좋은 곳에 두고 올게.” 그녀가 담요에 쌓여 있는 파이어라이트를 동정어린 눈으로 바라봤다. 파이어라이트는 기침을 하면서 몸을 떨고 있었고, 그런 파이어라이트를 보면서 벨벳은 어쩔줄 몰랐다.


“알겠어,” 칼라미티가 대답했다. “그래도 빨리 다녀와야 해. 저 옥상도 그렇게 튼튼해보이지는 않거든.”


“왜 그 포니들이 이 괴물들을 살려두는거지?” 제니스는 깊은 생각에 빠져있었다.


“왜냐하면,” 칼라미티가 웃으면서 말했다. “맛이 좋거든!”


벨벳이 표정을 찡그렸고, 제니스는 역겹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난 내가 처음 볼트 밖으로 나왔을 때 라디게이터를 먹어볼 기회를 놓쳤다는 것이 아쉽게만 느껴졌다. 빅 매킨토시 기념관 근처에 있는 라디게이터들을 죽이고 먹어볼 생각조차 못했다니.


칼라미티가 옥상에 우리를 내려주었다. 그가 다리로 착륙하자마자, 어딘가 무너지는 소리와 함꼐 흔들림이 느껴졌다. 어쩌면 칼라미티가 옳을 수도 있었다.


벨벳이 내려서 파이어라이트를 염동력으로 그녀 옆에 띄우고 옥상 한 구석에 있는 나무 상자들 쪽을 향해 나아갔다. 그녀는 바닥이 무너질까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겼다.


“여기 잠깐만 있어,” 벨벳이 부드럽게 속삭였다. “여기에 좋고 따스한 방사능이 나오니까. 금방 예전처럼 돌아올 수 있을거야.”


내 핍벅에서 들려오는 틱틱거리는 소리가 그녀의 말이 맞다는 것을, 우리가 여기서 벗어나자마자 라드어웨이를 들이마셔야 한다는 것을 알려줬다.


벨벳은 그녀 말 앞에 놓여여있는 압력판을 보지 못했다. 사실은 나도 보지 못했기 때문에 그녀의 잘못은 아니었다. 그 망할 것은 제대로 위장되어 있었고 벨벳은 그 압력판을 밟을 때 거의 그 상자들 옆에 붙어있었다. 나무 궤짝 하나가 갑자기 색색의 색종이들과 반짝이들과 함께 터져나갔다. 트럼펫 소리가 뿜어져 나왔고, 200년이나 묵은 풍선들은...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궤짝 바닥에 바람이 빠진 채로 놓여있었다.


벨벳은 놀라서 벌쩍 뛰어올라 몇 피트 뒤로 물어섰고, 부드럽게 바닥에 툭 하고 내려앉았다.


옥상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난 스카이밴디트가 옥상이었던 곳으로 떨어지는 것을 보면서 끔찍하게 바닥이 꺼지는 느낌을 받았다. 칼라미티가 재빨리 날개를 펼쳐 우리를 잡으며 날아올랐고, 난 벨벳과 파이어라이트를 마법으로 공중에 띄웠다.


옥상의 잔해 덩어리들이 아래의 웅덩이로 빠졌고, 몇몇은 철제 발판에 충돌하면서 소음을 냈다. 거대한 먼지구름이 우리 아래에서 피어올랐다.


벨벳과 파이어라이트는 스카이밴디트 쪽으로 천천히 다시 날아갔다. 당연히, 파이어라이트를 쉬게 할 다른 장소를 찾아야 할 것 같았다.


육중한 전설적인 라디게이터의 머리가 튀어나왔다. 난 겨우 벨벳과 파이어라이트를 입 근처에서 치웠지만 그들은 라디게이터의 비늘에 맞아 그들을 띄우던 마법이 풀려버렸다.


벨벳이 추락했다. 그녀는 거대한 라디게이터의 옆에 충돌한 다음에 비늘을 따라 미끄러져 그보다는 작은 라디게이터들이 있는 웅덩이로 빠져버렸다.

육중한 라디게이터가 몸을 비틀면서 스카이밴디트를 향해 입을 열었다. 난 그 괴물이 이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웃어야할지 무서워야할지 혼란스러웠다. 턱은 우리쪽으로 점점 다가왔고, 스카이 밴디트와 함께 우리를 물고 끌어내리려는 것 같았다. 칼라미티는 스카이 밴디트에 묶여 여기저기 불쌍하게 휘둘리다가 그가 용접한 난간에 부딫히면서 소리를 내질렀다.


벨벳은 허우적거리면서 수면 위로 나오려고 했고, 그녀 가까이로 더 작은 라디게이터가 다가왔다. 수영은 그녀가 스테이블에서 배울만한 기술이 아니었고, 가장 가까운 라디게이터가 자기 입을 크게 벌리면서 자신의 날카로운 이빨을 보여주었다. 그녀는 화들짝 놀라서 그놈을 향해서 마취 마법을 날렸고, 마취된 라디게이터를 마치 구명보트라도 되는 것마냥 잡고 물에서 빠져나왔다.


육중한 라디게이터가 우리를 둥지쪽으로 끌어달기고 있었다. 아직 이 놈을 죽이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았다. 난 독이 묻은 다트 총을 오랫만에 꺼내 그놈이 벌리고 있는 아가리를 향해 발사했다.


전설적인 라디게이터는 비틀거리며 우리를 놓아주었고, 이내 뒤로 넘어지면서 물 웅덩이로 떨어졌다. 덜어지면서 생기는 파도가 벨벳과 주변의 라디게이터들을 덮쳤고, 칼라미티는 끄응거리면서 날개를 퍼덕이며 마차를 겨우 다시 제어하기 시작했다.


난 염동력장을 벨벳에게 씌워 그녀가 가까스로 라디게이터들에게 찢기는 것에서 구해냈다.


“다른 계획같은건?” 제니스가 나에게 물었다.

 

***     ***     ***


“백화점에서 비상 신고를 받았을때 저는 편안히 몸을 담그던 중이었어요. 웨더 부인이 강도를 당했다며 신고를 하더군요. 저는 털을 다 말리지도 못하고 제복도 축축해진 채로 거기로 갔어요, 겨우 서니 서드의 새 스파클 콜라 자판기가 자기 돈을 훔쳤다는 이야기를 들으러 가려구요! 그것도 겨우 일 비츠를 말이죠. 말을 들어보니까 스파클 콜라 레드를 사려고 버튼을 눌렀는데, 그냥 평범한 스파클 콜라가 나왔다고 하더군요.”


“서니 서드에서 일하던 직원들은 자판기를 열 방법을 모르고 있었고. 저는 빠루로 열 수 있었지만 그러다가 벌금을 낼 것 같더군요. 그래서 그냥 제 주머니에서 일 비츠를 꺼내 그녀에게 줘버렸어요. 그녀는 그 동전을 자판기에 넣어서 또 똑같은 버튼을 눌러서 또 좆같이 똑같은 결과를 얻어냈죠. 솔직히 전 소몰이 막대를 그 늙은 노파에게 안 쓴 것 만으로도 상을 받아야 해요.”

한 시간(그리고 몇 봉지의 라드 어웨이를 마신)뒤에, 스카이 밴디트는 정해진 만남 장소로 가고 있었다. 스틸 레인저들은 병력 배치를 바꿔놓은 상태였다. 주변에서 지원을 담당하는 레인저들은 더이상 공중에서 노릴 수 없는 위치에 있는 것 같았다. 아니면 대부분의 병력들이 어딘가로 떠났을 가능성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적어보였다.


난 내 입 안을 핥았다. 라드 어웨이는 상한 오렌지 주스 같은 맛이 났고, 그걸 마시고 입 안에 남아있는 건 음, 더 불쾌한 맛이었다. 아마 어떤 포니는 라드 어웨이에서 과일 맛이 나게 하는게 좋은 마케팅 요소라고 생각했을 것이 분명하지만, 난 그 포니를 찾아내서 내 독 다트로 쏴버리고 싶었다.


파이어라이트는 방사능이 섞인 숨을 내쉬면서 부서진 유조차들중 하나에 올라타 있었다. 그녀가 유조차에서 미끄러 떨어지지 않는 한 거대한 라디게이터들이 그녀에게 다가갈 방법은 없었다. 벨벳 레머디는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한 거리에서 내 쌍안경을 통해 파이어라이트를 바라보고 있었다. 벨벳은 그녀가 혹시 떨어지거나 라디게이터들이 그 위로 올라갈 방법을 찾을 때를 대비해서 마취 마법을 준비해놓고 있었고, 혹시 마법도 안될 때를 대비해서 컴뱃 샷건에다가 충분한 탄약도 준비해놓고 있었다.


칼라미티가 주변을 잠시 맴돌자, 드디어 비가 그치기 시작했다.


우리는 착륙했고, 벨벳은 제외한 모두가 주차장 한쪽 끝에 내렸다. 우리 앞에 여덟 마리 정도의 스틸 레인저들이 있었고, 우리가 보지 못하는 곳에 몇몇이 더 있을 것이 분명했다. 내 E.F.S.는 우리 앞에 있는 레인저들 중 하나를 붉은 빛으로 표시했다. 하지만 그녀는 침착하게 우리 앞에 다른 이들처럼 서 있었다.


우리는 칼라미티가 스카이 밴디트의 마구를 풀고 빗물을 털어내는 동안 그를 기다렸다. 그는 재빨리 마구를 풀어낸 다음에 날아올라 엘더 커티지 치즈의 생명유지장치를 천장에 묶고있던 체인을 풀었다. 내가 그 포드를 우리 뒤로 띄우는 동안, 칼라미티는 스핏파이어의 번개를 잡고 다시 날아올랐다. 스틸 후브즈는 한숨을 내쉬고 가장 앞에 섰고, 난 포드를 띄운 채로 제니스와 함께 그를 따라갔다.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으으 여신님, 이런건 싫은데.” 난 조용히 중얼거렸다. 난 총 집 안에 있는 내 무기들을 염동력으로 잡고 있었고, 각각의 무기에 철갑탄이나 마법탄들이 장전되어 있었다. 난 귀를 쫑긋 세워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스틸 레인저들이 좀 더 좋은 위치를 잡기 위해서 움직이는 소리를 들으려고 했다. 내 E.F.S.에서 작은 빛들이 여기저기 움직이는 것들이 보였다.


스틸 레인저 둘이 우리를 향해 다가왔다. 그 중 하나는 전쟁 전에 만들어 진 것 같은 장갑으로 보강된 로브를 입고 있는 유니콘 서기였고, 나머지 하나는 내 E.F.S.에 붉은 빛으로 떠올랐었던 팔라딘으로, 전투 안장에 대전차 소총을 두 정 달고 있었다.


“배신자 놈들만 올 줄 알았는데, 배신자 한 놈하고 미개한 놈들만 수두룩하게 왔군,” 붉은색 빛으로 표시되었던 암말이 입을 열고선 스틸후브즈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렇지만 그 고귀하신 스틸후부즈께서 직접 나오실줄이야. 그래요 후비(Hoovy), 그 배신자 놈들이 이제 당신을 엘더라고 부르나요?”


후비라고 부른다고?


“그 자리를 내가 받아들였지,” 스틸후브즈가 간단히 말했다. “아마 그 쪽에서도 우리 쪽으로 합류하고 싶은 포니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녀를 보내주면, 너희 엘더를 보내주고, 서로 아무 문제없이 갈길 갈 수 있어.”


“아, 나이트 엔트 미트 말이죠?” 옆에 있던 유니콘이 안타깝다는 말투를 연기하며 말했다. “안타깝게도, 그녀는 여기 오지 못했어요, 우리를 피해서 도망치다가 다리 아래로 미끄러져 떨어지고 말았거든요.”


난 머리가 삐죽 올라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지만, 스틸후브즈는 자세를 고치지 않아다. 그는 그 소식을 듣고도 아무 감흥이 없는 것처럼 보였지만, 아마도 속은 부글거리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지금 설마 싸우고 싶어서 이러는 것일까?


“더 말해봤자 뭐하겠나,” 스틸후브즈가 담담하게 말했다. “엘더께서 출발하시기 전에 사고가 있어서 지금 의식이 없으시네, 하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을거야.”


몇몇 스틸 레인저들이 흠칫하며 자세를 고쳐잡았지만, 어떤 포니도 바보같이 먼저 나서지는 않았다. 우리 앞에 있던 두 포니들도 그저 별 일 아니라는 듯 어깨를 으쓱하기만 했다.


“팔라딘 아마란스,” 유니콘 서기가 형식적인 말투로 말했다. “엘더 커티지 치즈의 포드를 확인하고 이상 없는지 봐줄 수 있나요?”


대전차무기로 무장한 팔라딘이 한 걸음 다가섰다가 멈춰섰고, 바로 뒤로 물러났다.


“팔라딘 아마란스? 무슨 문제 있나요?” 유니콘 서기가 물었다.


“그래,” 아마란스가 말했다. “그냥 미개한 황무지 포니들인줄 알았더니, 스테이블 2에서 온 놈들이었군. 이년은 스테이블 거주자야.” 그녀는 나를 노려봤다.


“그래요, 그건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 유니콘이 약간 조바심이 나는듯 말했다. “그게 문제같지는 않은데요.”


“문제가 되지,” 아마란스가 으르렁거렸다. “DJ Pon3이 이년을 그렇게 빨아재끼니까.” 나는 내가 뭔가 잘못이라도 한 듯 부끄러운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 “그러니까 스틸후브즈는 황무지 전체를 자기네 입장을 대변하게 만들 수 있다는거야. 만약 아웃캐스트들만 그를 따랐다면 큰 문제가 아니지만, 이 년이 함께 있다면…”


유니콘이 그녀를 노려보았다. “우리의 진실이 겨우 그런 위선자들의 말들에 휘둘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겁니까?”


팔라딘 아마란스는 두 걸음 뒤로 더 물러났다. “이 거래는 끝났어. 전부 죽여라.”


그녀가 그렇게 말한 순간, 내 E.F.S.에 있던 모든 불들이 유니콘 서기 한명을 제외하고 전부 붉게 변했다.


“뭐라구요?!” 유니콘이 다른 포니들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외쳤다. “명령을 거부해!”


하지만 이미 너무 늦은 뒤였다.


스틸후브즈는 가만히 서 있는 상태에서 그의 아머에 달린 조준 마법을 항상 켜 놓은 상태였다. 다른 스틸 레인저들이 팔라딘 아마란스나 유니콘 서기의 말에 반응하기도 전에, 우리 애플잭의 레인저는 그들에게 고폭탄을 쏟아부었다. 스틸 레인저 셋은 한 순간에 육편이 되어버렸고, 유니콘의 외침은 폭음에 묻혀버렸다.


팔라딘 아마란스는 스틸후브즈를 거의 영거리에서 쏴버렸고, 대전차 소총의 탄환이 그의 아머를, 살을 관통해서 갑옷 반대편에도 구멍을 뚫었다. 스틸후브즈는 둔탁한 소리를 내면서 쓰러졌고, 내 EFS의 불빛도 하나 줄어들었다.


아마란스는 고개를 돌려 우리를 바라봤지만, 그녀가 볼 수 있었던 것은 저격 소총과, 얼룩말 라이플, 그리고 리틀 매킨토시의 총구 뿐이었다. 난 내가 당길 수 있는 모든 방아쇠를 당겼고, 그녀의 갑옷에서 터져나온 푸른 빛을 보았을 때, 그녀를 죽인 총알은 아마 리틀 매킨토시에서 나온 마법 탄환일 것이 분명했다.


남아있는 세 명의 레인저들이 우리에게 쏟아낸 유탄들과 미사일들 때문에 내 주변의 모든 것이 폭음과 섬광으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들은 엘더나 서기의 안위는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다행히도 그들이 처음에 발사한 대부분의 미사일들은 스틸후브즈가 쓰러지자 목표를 잃고 빗나가 버렸다. 난 쓰러지면서 파편들과 열기가 나를 덮치는 것을 알 수 있었고, 난 마법으로 잡고 있던 무기를 전부 놓쳐버렸다.


미칠듯한 폭음 속에서도 스핏파이어의 번개가 내뿜는 총성은 들려왔다. 스틸 레인저 둘이 쓰러졌다. 숨은 진작에 끊어진 뒤였다. 나머지 하나가 로켓 두 발을 발사했다. 난 제니스가 내 옆을 지나 쏜살같이 달려가면서 로켓을 피하고 그 팔라딘에게 달려들었다. 그녀가 그 팔라딘을 헬멧을 부여잡고 후려치는 소리가 들려왔고, 그정도 소리라면 목 뼈가 부러질 것은 자명했다.


그녀는 나를 바라봤고, 나는 그녀 입에 물려있는 작은 유리병을 보았다. 그녀는 그 병을 바닥을 향해 던졌고, 병이 깨지면서 주변에 연기가 자욱하게 끼기 시작했다.


난 비틀거리면서 겨우 몸을 일으켰다. 온 몸이 고통에 비명을 지는 것 같았다. 내 핍벅에서 경고음이 들려왔다. 여러 상처는 꽤 깊은 것 같았고, 피도 꽤 많이 흘리고 있었다. 난 즉시 벨벳 레머디에게서 받은 의료품을 핍벅에 자동으로 정렬된 리스트에서 찾았다. 난 얼마 남지 않은 진통제를 맞고 회복 포션을 들이켰다.


또다른 폭발이 내 근처의 땅을 찢어버리면서 나를 날려버렸다. 내 머리가 근처에 콘크리트에 부딪혔고, 제대로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숨어있던 스틸 레인저들도 이제 나와서 사선을 형성하고 있었다. 귀가 미친듯이 울렸고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았지만, 기관총이 불을 뿜는 소리는 들을 수 있었다.


연기와 먼지때문에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지만 내 E.F.S.에서는 아직 목표들을 제대로 잡아주고 있었다. 제니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도 알 수 없었다. 난 눈을 깜빡이며 눈에 들어간 먼지를 닦으려고 했지만, 그래도 그녀를 찾을 수 없었고, 내 E.F.S.에서도 그녀의 빛이 보이지 않았다.


끔찍한 소리가 공기를 매우며 또다른 빛이 내 EFS에 켜졌다. 이번에는 우호적인 빛이었다. 스틸후브즈가 한번도 본 적 없는 강령술적인 에너지에 휩싸여 서서히 그의 몸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캔틀롯 구울은 절대로 쉽게 죽지 않는다. 그들을 죽이려면 그들을 불태워 재로 만들거나 산산조각내야 했다.


난 그 모습을 보며 기쁘기도 했지만, 우리가 캔틀롯 폐허로 떠날 여정이 더 두려워졌다.


어떤 포니가 나를 향해 기어오고 있었다. 우호적인 빛으로 표시되었기에 나는 당연히 제니스인줄 알고 고개를 돌렸지만, 거기에는 유니콘 서기가 있었다. 그녀는 부서진 아스팔트 위로 스스로의 몸을 끌고 나에게 온 것 같았다. 그녀 뒤로 붉은 선이 죽 늘어져 있었고, 그녀의 다리 한쪽은 폭발로 날아간 것 같았다.


“전…” 그녀가 마치 내가 그녀를 구해 줄 수 있는 것처럼 나에게 몸을 기대며 나를 바라봤다. “이해할...수… 없…”


난 그녀를 구해줄 수 없었다. 이미 그녀를 구할 수 있는 포니는 그 누구도 없었다. 난 오늘 두번째로 내 적이었던 포니에게 진통제를 놔 주었다. 내 마지막 진통제였다.

 

***     ***     ***

 

난 아르부의 공동구역에 있는 깔개 위에서 정신을 차렷다, 포니들이 주변에서 서성거리고 있었다. 대부분은 잠시 멈춰서서 나에게 손을 흔들거나 직접 다가와서 인사를 건냈다. “황무지에서 가장 친절한 마을”이라는 명성이 거짓말은 아닌 셈이었다. 다리에 문제가 있어서 절룩거리는 포니가 말했듯이, 아무 장점이 없는 마을이라면 친절한 것이 장점이 될 수도 있는 것 같았다.


대부분의 가게들은 창문에 가판대를 만들어 놓았지만, 헬핑후프 진료소(창문은 오래된 포스터들로 가득 차 있었다.)와 버츄 코믹스(이쪽은 아예 벽이라고 할 것이 없었다)는 그렇지 않았다. 다만, 대부분의 가게들은 영업을 한다기보다 거주용으로 그 용도가 바뀌어 있는 것 같았다. 


우리는 오늘 여기서 밤을 보낼 예정이었다. 아르부의 친절한 포니들은 우리가 이전에 구해준 상인들에게 구출된 직후에 여기서 머물어도 된다고 허락해주었다.


나는 뭐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좋지 없었다. 정말로, 아무 감각도 없었다. 아마도 벨벳 레머디가 나를 거의 미라수준으로 붕대에 감기 전에 놓은 진통제 때문이 분명했다. 다들 와서 유명한 스테이블 거주자의 미라를 보러 오세요! 저주는 조심하시구요!


난 그 싸움이 어떻게 끝났는지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다. 내가 얼마나 그 죽은 유니콘 서기를 잡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난 머리를 부딪혀서 뇌진탕 상태에 있었고, 그 때문에 블랙아웃 상태가 되었을 수 있다고 벨벳이 말해줬다.


“다시 한번 구해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해야겠군요, 이방인,” 그 상인 포니가 칼라미티에게 말했다. “당신이 구해주지 않았다면 난 여기에 있지도 못했을테니까요.”


벨벳은 내 쪽으로 다가왔다, 나한테는 거의 안보이던 쪽에서 나타난 것 같았다. 그녀는 내 뿔에 내가 마치 어린 아이라도 된 것마냥 살짝 입을 맞췄다. “머리는 좀 어때?”

나는 대답 대신 신음소리로 대답했다. 내 머리는 끔찍한 기억들로 가득했다.


“괜찮을거야, 리틀핍,” 그녀가 부드럽게 말했다. “일단 쉬어.” 그녀가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누구한테 이런 말을 하는지 원.”


“지금은 뭐 하고 있어요?” 내가 주제를 바꾸려고 그녀에게 물었다.


“저 상인들의 브라민을 좀 도와주고 있지,” 그녀가 머리가 두 개인 가축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한 마리는 총을 몇 발 맞았고, 나머지 하나는 발굽에 유리 조각이 박혔어. 움직이려면 아마 며칠 걸릴 것 같아서 상인들이랑 같이 저녁을 먹을 것 같아.”


난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일 하네요.” 난 어떻게 그녀가 발굽에 유리조각이 박힌것을 알았는지 궁금해졌다. 그러니까, 보이지 않게 그 위에 서있지 않은가?


“오, 걔가 직접 말해주더라구,” 벨벳이 내가 마지막으로 생각했던 질문을 말하자 대답했다. 그런 뒤에 그녀는 내 이마에 다시 입을 맞추고 말했다. “난 가서 칼라미티랑 같이 있을게.” 그녀는 그녀가 언제 동물과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을 얻었는지에 대한 궁금증만을 남기고 떠났다. 내 머릿속 어딘가가 고장난 버린 것 같았다, 뭔가 빠진 곳이 있었다.


난 몸을 일으켜서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딱히 해야할 일은 없었고, 내가 필요한 곳도 없어보여서 난 핍벅에 저장되어있던 이름없는 백화점 경비원의 오디오 기록을 듣기 시작했다.


“오늘은 내 조카딸의 생일파티에서 하루를 전부 보냈어요. 처음으로 다른 장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길 원했어요, 아무 문제도 없었거든요. 거짓말로 호출이 왔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게 얼마나 이기적이고 끔찍한 일인지도 알고 있었죠. 하지만 우리 조카는 엄청나게 전쟁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고 있었고, 내가 뭘 어떻게 도와주겠어요? 거기 그냥 아무 도움도 못주고 쓸모없이 서있고싶지는 않았단 말이에요. 내 여동생은 조카가 ‘생일인게 무슨 의미지? 우리는 내일 다 죽을수도 있는데. 이 빌어먹을 전쟁은 이제 못참겠어! 왜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만 하는거지? 다들 평화롭게 살면 안돼? 얼룩말들이 전무 나쁜것도 아니잖아?’ 같은 소리를 하는 걸 걱정스럽게 바라보고만 있었고, 그 어떤 포니도 파티를 즐기지 못하고 있었죠.


“여동생 말을 들어보니 조카는 벌써 몇달째 우울증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아마 생일파티로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겠지만 더 상황을 안좋게 만든 꼴이 되버렸어요. 이제 무슨 수를 써야할지 걱정하던데, 나는 평화 부서에 한번 연락해보라고 말했어요. 그게 도움이 돼야 할 텐데.”


한 아르부 포니가 목에 수통을 걸고 나에게로 다가왔다. “물 좀 마실래요?” 난 그제서야 내가 엄청나게 목이 타고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그 수통을 염동력으로 들어 입으로 가져다대자 내 핍벅이 딸깍거리기 시작했다. 나에게 수통을 건낸 포니가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구할 수 있는게 더러운 물 뿐이라 미안해요. 정수장치가 또 맛이 갔거든요. 사실 이번 주 내내 그런 상태였어요. 빗물을 모아 놓기는 했지만, 그건 어린 아이들을 위해 남겨놔야하구요.”


난 다시금 고개를 끄덕이고 입안을 적실 수 있을 정도의 한 모금을 들이켰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이유였다. 한모금 마시니 이렇게 맛있는 물을 마신지 얼마나 오래됐는지 생각이 들었고, 몇모금을 더 마셨다.캔틀롯의 물 상태가 어떨지는 여신들만이 알고 있겠지. 벨벳은 우리가 텐포니 타워를 떠나기 전에 깨끗한 물을 마차에 잔뜩 실어놓았었다.


“당장! 당장 너거들의 엉덩이를 들고 여기서 꺼져! 늬들은 이런데 와서 뭘 하려구!” 


나는 한때 커스터드의 케이크 가게였던 위쪽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놀라 펄쩍 뛰었다.


“래틀 할아버지, 좀 방어 들어가 있으라구요!” 목에 수통을 맨 암말이 소리쳤다.


“나가! 나가! 꺼지라고!”  구부정한 노인이 계속해서 막대기로 위협하면서 외쳤다. “이 산탕총으로 다 쏴버릴테다!”


그가 들고 있는건 그냥 막대기였다.


암말이 불편한 표정을 지었다. “저 할배가 말하는거 신경쓰지 마세요. 좀 정신이 나간 포니거든요.”


내가 아까 말했던 초록 털에 오렌지색 갈기를 가진 암말이 그 늙은 숫말의 뒤에서 나타나서 그를 부드럽지만 강하게 그를 안쪽으로 끌고갔다. 내 앞에 있던 암말은 멋쩍은 미소를 지은 다음에 다시 물통을 받아 다른 곳으로 떠났다.


난 어지러움을 느끼며 고개를 내저었고, 내 친구들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파이어라이트는 브라민이 묶여있는 오래된 광고판 위에서 자고 있었다. 파이어라이트는 이전의 부상에서 거의 회복한 상태였고, 부드러운 빛을 내고 있었다. 나는 자고있는 불사조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압도되는 기분을 느끼며 그녀 가까이 다가갔다.


나는 핍벅에서 또다른 오디오 기록을 재생했다.


“자모카 조와 빈즈씨가 또 싸웠고, 둘의 싸움이 전개되는 방식은, 정말로 마음에 들지 않아요. 자모카 조는 빈즈씨의 새로운 광고 때문에 그를 고소할거라고 협박했어요. 빈즈씨는 자기 광고에 ‘우리는 이퀘스트리아 산 커피콩만을 사용합니다.’라는 문구를 사용했어요. 자모카 조는 그게 스타벅드에서 사용하는 커피콩은 얼룩말들이 생산한 것일수도 있다는, 그러니까 비애국적이라는 이미지를 씌우려고 하는 거라고 주장하더군요. 저는 광고에서 그런 말을 하지는 않았다고 그를 말렸지만, 내 말은 들으려고 하지도 않았어요.”


“저는 빈즈씨에게 새 광고에 대해서 이야기해봤지만, 빈즈씨는 ‘이봐요, 난 조네 콩이 얼룩말 놈들이 만든거라고 말한 적 없어, 나는 그냥, 그러니까 걔네 콩이 어디서 왔는지 모른다는거지. 그렇지만 우리 콩은 순수히, 애국적인 포니들이 생산한 콩이라고. 그냥 그걸 말하고 싶은거야.’라고 하더군요.”

 


“아주 죽여주더군요. 빈즈씨는 겨울이 다가온다면서 겨울때문에 커피 업계에 있는 포니들이 변한다고 말해줬어요. 그게 좋은방향이든 나쁜 방향이든 말이죠. 빈즈씨는 스타벅드를 공격하기 위해서는 아주 작은 일가지고도 일을 크게 벌일 것 같았어요. 저는 빈즈씨에게 커피콩을 당나귀 뒤닦던 종이를 통해 내린 것 같은 맛이 아니게 하는게 더 나을 것 같다고 말했죠”

 

“빈즈씨는 나한테 커피는 원래 그런 맛이 나는거라고 말했어요.”

 

***     ***     ***

 . 

샌디 쇼어.

 

그게 검은 털 강도의 아들 이름이었다. 나는 아르부 공동구역에 있는 테이블에 앉아아르부의 좋은 포니들이 우리에게 권한 고기 스튜를 먹으면서 테이블 너머로 샌디 쇼어를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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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 쇼어는 진이 빠진 것 같았다. 모든 것에 천천히 반응했고, 지금 자기가 처한 상황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 같았다. 샌디 쇼어는 너무 울어너 눈이 벌개져 있었지만, 이제는 더이상 울고있지 않았다. 그 아이는 자기 앞에 놓인 스튜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나도 사실 샌디 쇼어랑 크게 다름없었다. 고기 스튜는 맛좋은 라디게이터로 만든, 진미 그 자체였지만 그냥 지금은 식욕이 없었다. 난 기계적으로 스푼으로 스튜를 떠서 입안으로 넣고 턱을 움직여 스튜를 목 너머로 넘겼다.


핍벅에서 천천히 틱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 스튜는 방사능이 약간 들어있는 강물로 만들어졌다. 거미의 은퇴자 숙소에서 방사능에 노출된 이후로, 스튜에 들어있는 이정도의 방사능은 더이상 내 걱정거리가 아니었다. 나는 이런걸 샌디 쇼어같은 어린 망아지가 먹어도 되나 걱정했지만, 이것보다 훨씬 안좋은 것도 먹어왔을 것이다. 그것도 자주. 적어도 샌디 쇼어 앞에 놓인 잔에는 순수한 빗물만이 담겨있었다.

 

“그래서 여기 시장은 좀 어때요?” 난 벨벳 레머디가 누군가에 묻는 소리를 들었다. 벨벳과 칼라미티는 건너편 테이블에 아르부 포니들 사이에 앉아 상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스틸후브즈는 근처에 앉아 생명유지 포드에 들어가잇는 엘더 커티지 치즈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갑옷에 부여된 수리 마법이 대물저격총이 뚫어놓은 구멍들을 천천히 매워가고 있었다. 나는 스틸후브즈가 엘더 커티지 치즈를 데리고 어떤 일을 계획하고 있을지 궁금했다. 아마 스틸후브즈도 지금은 그 어떤 계획도 없을 것 같았다.

 

 이전에 만난 초록색 포니인 에메랄드 파이어는 벨벳에게 “지금은 걍 저 조까튼 물 정화기를 고칠 부품이나 찾고있지. 그리고 더 많은 라드어웨이, 특히나 저 정화기가 망가졌을때는 더 필요하지. 사실 그게 매일이지만 말야. 그 외에? 뭐 기본적인거하고, 여신님 제발 휴지같은거라도!”라고 말했다.

 

여신님이라고? 누구를 말하는거지? 혹시 진짜 그것들을 믿고있는건가?


벨벳도 그런 부분이 마음에 걸린 것 같았다. “여신?” 그녀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래 뭐. 합일이니 뭐니 하는 개소리 하는거 말야. 언젠가는 우리는 전부 하나가 될거니까, 그렇지?” 에메랄드 파이어가 그런 말을 꺼내자 다른 테이블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몇년 전에 여신을 숭배하는 놈들이 여기 왔었지. 그때는 우리도 상황이 꽤 안좋아서, 나름 그놈을 통해서 평안을 찾곤했지.”


벨벳 레머디는 고개를 끄덕이곤 다른 주제로 대화를 돌렸다. “그래서 여기서 팔만한건 뭐가 있어요?”

 

“고기.” 우유색의 암말이 당당히 말했다. “우린 수 세대에 걸친 라디게이터 사냥꾼들이거든.” 그녀는 당당히 가슴을 두드렸다. 난 이제야 왜 그녀가 둥지에 있는 그 괴물들을 죽이지 않기를 원했는지 이해했다. 그 거대한 라디게이터들은 이들의 생명줄이었던 것이다.


나는 대화에 더이상 집중할 수 없었다. 대화 내용이 점점 흐리게만 들려왔다. 난 내 앞에 놓인 스튜 그릇을 바라봤다. 내가 생각한것보다 많이 먹어버린 것 같았다. 진통제를 먹어도 두통은 사라질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샌디 쇼어는 테이블에서 밀려나 핼핑후프 진료소였던 시장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색이 거의 다 바래버린 포스터들과 광고지들이 진료소 창문에 덕지덕지 붙어있었다. 회색이 된 종이 위에 두꺼운 검은 글씨만을 겨우 읽을 수 있었다.


어떤 것이 포니와 얼룩말을

다르게 만드는가

줄무늬도 아니다

큐티마크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 안에 있는것

포니들 안에는 선함이 있다!

 

포스터에는 사진이나 부서의 마크같은것도 없었다. 마치 지역 내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포스터 같았다. 진통제로 인한 무감각을 뚫고 부끄러움이 느껴졌다. 제니스가 저걸 보지 않았어야 하는데. 난 제니스가 스스로 만든 음식을 먹고있는 공터를 바라봤다. 벨벳 레머디가 붕대를 감아준 상인들의 가축들을 제외하면, 제니스 옆에는 그 누구도 없었다.

 

“니 궁둥이에 있는 상처는 뭐고?” 나는 제니스 쪽으로 다가가며 칼라미티가 아르부 포니들에게 묻는 말을 들었다. “무슨 낙인처럼 생겼고마.” 칼라미티는 그 상처를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봤다.

 

한 암말이 자랑스럽게 “낙인 맞아, 이건 아르부의 상징이지”라고 말했다. “처음으로 죽인 놈의 심장을 먹은 뒤에 이걸 새겨, 이 낙인이 없으면 아르부 의회에서 투표할 수 없지…”

 

나는 제니스 옆에 앉았다. 이제 저쪽에서 하는 이야기에는 더이상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어차피 그렇게 잘 들리는 것도 아니었다. 아마도 뇌진탕 때문이거나, 그냥 중요한 내용이 아니라 그런 것일 것이다. 샌디 쇼어가 자기 아버지의 시체를 안고 우는 장면이 계속 떠오르면, 저런 대화들은 아무 의미도 없는 것 같아보인다. 아니면 눈이 기괴하게 변해 검은색의 달이나 태양 모양이 된 암말이나, 아니면 아직도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정치적 결정으로 인해 자기 레인저들에게 살해당하는 유니콘 서기들 같은 것들 말이다.


나는 제니스가 먹고있는 것을 바라봤다. “저놈들이 음식을 안준건 아니지?” 난 화를 억누르려고 했다.

 

“아니야,” 제니스가 말했다. “난 너희들의 의사 포니와 날 위해 요리를 했지. 우리 모두 고기 스튜를 먹고싶은 생각은 없었거든. 내가 저들의 기분을 나쁘게 한건 아닌지 걱정되는군”

 

어. 음. 그래. 그러면 말이 되지. “우리가 사과해야 할 것 같아서..” 난 진심을 담아 말했다.

 

“왜지?”

 

“음… 왜냐면…” 난 포스터를 힐끗 바라봤다. 어쩌면 제니스가 저걸 아직 보지 못했을 수도 있다.

 

“네가 저걸 쓴 것도 아니잖나.” 젠장. 벌써 봤구만. “지금 살아있는, 그 어디에 있는 포니도 저걸 쓰진 않았어. 다른 포니들이 네가 태어나기도 훨씬 전에 저지른 일을 네가 사과할 필요는 없어.”

 

난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약간 헤맸다. 우리는 그저 포니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게 아니었다. 나는 이해한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들은 전쟁중에 일어난 일 때문에 당신을 미워하지 않을 거야..” 난 잠시 말을 멈췄다. 내가 한 말이 완벽히 맞는 말은 아닌 것 같았다. “뭐, 스틸후브즈는 그럴 수도 있지만, 그조차도 언젠가는 당신을 미워하지 않을 거야.” 난 다시 포스터를 바라봤다. “적어도 위에 페인트 같은걸 덧칠할 수도 있었을텐데.”

 

“저 이들의 사냥감은 곧 멸종해버릴거야.” 제니스가 나에게 말했다. “그러면 더이상 팔 고기도 남아있지 않겠지. 저들에게 페인트는 사치에 가깝고, 그런 사치를 부리지 않았다고 저들을 미워할 필요도 없어.”

 

난 다시금 둥지에서 본 라디게이터의 수를 생각했다. 싸워야 한다고 생각했을 때에는 그 수가 엄청나게 많아보였지만, 음식과 거래의 상품이라는 차원에서 생각해 본다면, 그 수는 너무나 적었다. 강에 더 많은 수가 있어야할텐데, 그제야 아까 에메랄트 파이어가 말한 ‘안좋았던 상황이’ 아르부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줬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다시 정신이 흐려지는 것 같았다.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 것처럼 느껴졌다. 다시 테이블에 대화로 관심을 돌렸다. 칼라미티는 새 무덤들이 어디있는지 물었고, 난 갑자기 내가 죽인 강도들에게 조의를 표하고 싶은 마음이 샘솟아나기 시작했다. 그게 얼마나 터무니 없고 의미없는지는 내가 가장 잘 알고 있었지만 말이다.

 

아르부의 숫말 하나가 대답했다. “아직 그놈들 안묻었어. 땅이 지금 너무 질척거려서 말이지, 시체는 지금 진료소 영안실에 임시로 보관해 놨지.”

 

에메랄드 파이어는 그 숫말을 노려봤다. 칼라미티는 고개를 끄덕였고, 벨벳은 깜짝놀라 헛기침을 했다. “방금 샌디 쇼어가 거기로 가지 않았나요?” 


“걱정마쇼 아가씨. 영안실은 굳게 잠겨있으니까. 열쇠가 없으면 못들어가요.”

 

그래. 열쇠가 없으면 못들어간다니, 이 황무지에서 문을 딸 수 있는 포니는 나 혼자인게 분명하다. 아니 잠깐, 적어도 한마리는 더 있다. 필리델피아 스틸레인저의 한 놈이나, 아니면 레드 아이를 위해 일하는 포니들 가운데 하나쯤은 열쇠를 딸 수 있을거다.

 


난 멈칫하고 생각을 되짚었다. 어쩌면 이 황무지에서 문따기 부문의 내 유일한 라이벌이 레드 아이일수도 있다. 이 생각을 뒷받침할 그 어떤 증거도 없었지만, 그냥 그럴 것 같았다. 그놈과 나의 공통점이 하나쯤 더 생기는 것이었으니까.

 

이 근본없는 믿음은 내 부서진 정신 속에서 급격하게 그 그럴듯함을 갖추고 있었다. 난 멍하니 물웅덩이를 바라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얼마나 저걸 바라보고 있었던거지?  난 재빨리 시선을 위로 옮겼고, 너무 빨리 머리를 움직인 탓인지 살짝 어지러움이 느껴졌다. 모두가 내가 마지막으로 봤던 그 자리에 있었다. 샌디 쇼어만 빼고. 샌디 쇼어는 방금까지만 해도 침울하게 진료소와 벽에 붙어있는 스타벅드의 세로 광고판 사이에 앉아있었다. 지금은 보이지 않았다.


두껍게 덮인 구름 사이로 햇빛 한줄기가 흘러나오자, 벽에 붙어있는 광고판에 갑자기 불이 들어왔다. 아직도 전쟁 전에 만들어진 타이머가 작동하는 것 같았다. 다른 불빛들도 저마다 깜박이기 시작했다. 적어도 3분의 1정도는 아직 작동하는 것 같았고, 시장을 저마다의 불빛으로 수놓았다. 난 스타벅드 광고판에서 눈을 때지 못했다. 광고판 위에는 두 마리의 정말 아름다운 암말이 그려져 있었는데, 한 마리는 크림색 갈기에 커피같은 갈색의 털을 가지고 있었고, 다른 한마리는 반대로 갈색 갈기에 크림색 털을 가지고 있었다. 두 마리의 암말은 서로 뒤엉켜있어 스타벅드 로고에 그려진 커피 위의 수증기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광고판의 불빛 때문에 당장이라도 두 암말이 여기로 뛰쳐나올것만 같았다.

 

내 마음속 한구석에서 그들을 위한 문구가 하나 떠올랐다. “우리 커피를 사면 우리가 하는걸 보여드릴게요.”

 

“무슨 일이지?” 제니스가 물었다. 난 방금 내가 떠올린 문구를 입밖으로 내뱉었다는 것을 깨닫고 얼굴을 붉혔다.

 

“어… 아무것도 아냐. 그냥 좀 보고있었어.” 난 움찔하면서 다시 말을 이었다. “저 커피숍 말이야.”


제니스가 내 시선을 따라 내가 바라보던 곳을 바라봤다. “별들이 저들을 공격하는건가 아니면 그 반대인가?”


“저 관계에서 누가 공격이고 수비인지는 딱히 상관이 없을 것 같은데.” 난 그 말을 내뱉고 나서야 제니스가 저 레즈비언스러운 암말들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게 아니라는 것을 때달았다. 난 고개를 돌려 제니스의 반응을 보려했지만, 내 눈은 광고판에서 떠나려하지 않았다.

 

“괜찮은건가, 꼬마?”

 

“뇌진탕 때문이야.” 난 재빨리 대답했다. 그리곤 나에게만 이해될 대화방식으로 말을 이어나갔다. “벨벳 레머디가 이제 브라민하고도 대화를 하던데.”

 

브라민 하나가 입을 열었다. “이엽, 벨벳은 진짜 친절한 포니야. 진짜루, 예의도 바르고.”

 

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벨벳은 정마알아으어우어?!””난 깜짝 놀라 제니스 쪽을 향해 뛰어올랐고, 엉덩방아를 찧으며 넘어졌다.

 

브라민의 오른쪽 머리가 그런 나를 보며 미소를 지었고, 왼쪽 머리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마냥 여물을 씹고있었다.

 

“너희들 말도 할 수 있었어?” 난 말을 더듬거리면서 얼굴을 붉혔다. “미,미안해. 지금까지 브라민들은 그러니까…”


“멍청한줄 알았다고?” 오른쪽 머리가 내가 조심스럽게 일어나는걸 바라보면서 말했다. 난 제니스를 미안하다는 듯 바라봤다. 제니스는 그저 고개를 내저었다. 


“어...그래,” 난 인정하고야 말았다. 멍청한 망아지가 된 것 같았다.


말을 하던 머리가 깔깔거리면서 웃었다. “뭐, 네탓은 아냐.  다른 포니들은 우리한테 말을 걸 생각도 안해보니까. 그리고 우리 대부분이 멍청한건 사실이고. 그렇지 허버트?” 그녀가 다른쪽 머리를 보면서 말했다.

 

다른 머리는 계속 여물을 씹고있었다. 난 제니스를 바라봤다, 제니스는 그런 내가 재미있는듯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뭐, 이 친구가 그렇게 말을 잘하는 친구는 아니거든,” 그녀는 약간 삐진 것처럼 말을 이어나갔다.

 

“넌...음...난…” 난 바보가 된 것 같았다. “미안, 뇌진탕 때문에, 뇌가 잘-안-.. 음, 난 리틀핍이야.” 


“반가워 리틀핍, 난 베스야, 그리고 이 반대편 친구의 이름은 밥이야.”

 

“밥?” 난 어떻게 한 몸에 여성과 남성이 같이 있을 수 있는지 궁금해하며 그녀에게 물었다. 난 베스를 쓱 훑어봤다. 베스는 다리에 감긴 붕대 위에 깁스를 하고 있었다. 벨벳이 해 준 것이었다. 아래쪽의 툭 튀어나온 부분을 생각해본다면, 베스는 암컷 브라민이 분명했다. 수컷 브라민이란걸 본적 있나 갑자기 궁금해졌다. 그런걸 평소에 신경쓰지는 않았었지만.


“이엽, 밥이지.” 베스가 나에게 말했다. “아까는 그냥 놀려보려고 허버트라고 불러봤어.”

 

“아.” 밥의 표정을 봤을때, 밥은 그다지 신경쓰고있는 것 같지 않았다. 솔직히 밥은 지금 우리가 대화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대부분의 브라민들은 머리가 두개지만, 뇌는 그 사이에 하나밖에 없지. 난 운이 좋은 쪽인거고.” 베스가 말했다. “뭐, 평생 짐을 이고 다녀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밥이 운좋은 것일지도 모르지만. 어쨌건, 내 다리 고쳐준 친구한테 고맙다고 전해줘, 진짜 잘해줬어. 친절하기까지 했지.”

 

***     ***     ***

 


 “평화 부서에서 온 암말이 어제 조카를 데리고 갔어요. 조카는 매인헤튼에 있는 전쟁 스트레스 장애 치료시설로 간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루나선 정기권 한달짜리를 끊었어요. 갱신할 수 있는걸로. 그래야 정기적으로 얼굴이라도 볼 수 있게요.”


“오늘 첫 눈이 왔어요. 겨울은 시장에 새로운 문제를 가져오죠. 이제 저는 보도하고 지붕의 눈을 치우는 작업을 감독하게 됐어요. 포니들이 왔다가 눈때문에 다치면 안되니까 그런거겠죠. 카페들은 따뜻한 음료를 팔면서 수입을 더 올리고 있지만, 대부분의 가게들은 장사가 잘 안되는것 같아요. 어지간한 단골이 아니고서야 이런 날씨에 오려고 하진 않겠죠.”

 

“그리고 서니 서드 뒤에 락카로 루나 공주를 욕하는 문구를 적던 양아치들을 잡았어요. 한 놈은 전쟁 스트레스 장애때문에 그런 짓을 했다는 변명을 늘어놓더군요. 그것 때문에 화가 많이났어요. 그걸로 고통받는 가족이 있는데, 그걸 자기의 나쁜 행동에 대한 변명으로 쓰는 놈들은 진짜 혼나도 싸요. 다른 놈은 나를 향해서 락카를 뿌리려고 했고 드디어 소몰이 막대를 쓸 기회가 생겼죠. 경찰 포니들이 왔을때까지 그놈은 전기때문에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어요.”


“그것 때문에 진술을 하느라 오후 내내 아무것도 못했어요. 경찰관한테 이야기를 하는데 웨더 부인의 푸들이 제 다리에 오줌을 쌌죠. 그 망할 놈도 소몰이 막대 맛을 봐야하는데.”

 

오디오 기록이 끝나자, 나는 벨벳과 칼라미티가 아르부 포니들과 아직도 이야기를 하는 곳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캐러밴들은 식사를 끝내고 침낭을 펴 예전에는 만화가게였을 부서진 상점 안쪽에서 잠을 취하고 있었다. 만화가게는 서니 서드와 커스터드의 케이크가게 사이에 끼어 있었고, 빈 책장 위쪽 벽에는 아직도 소드 메어스 포스터가 붙어있었다. 


“이번이 좆같은 물 정화기가 망가진지 다섯번째요. 솔직히 말하자면, 이제 그새끼는 답도없쇼. 지금 할수 있는건 고칠 수 있는 대로 고치고  다 이어붙이는 것 밖에 없지.” 에메랄드 파이어가 칼라미티에게 말했다. “이제 또 망가지면 어떻게 해야할지 감도 안잡히는데. 스틸레인저들한테 물 부적에 접근하게 해달라고도 해봤지만, 바로 우리한테 총알을 갈기더군.”


난 그 말을 듣고 뭔가가 떠오르는 것 같았다. “잠깐…” 난 버클린 교차로의 어두운 실루엣을 바라봤다. 서로 멀리 떨어진 조명들이 그림자진 첨탑의 일부를 피고 있었고, 첨탑은 아르부에서 하류로 흐르는 강 위에 우뚝 서 있었다. 나는 스틸후브즈를 바라봤다. “저 다리 일부분에 물 부적이 설치돼있지 않을까?”

 

“아니.” 스틸후브즈는 코웃음을 치며 대답했다. “하지만 엘더 커티지 치즈가 우정시에 있는 평화 부서 건물을 털어버릴때 물 부적 몇개를 챙겨오긴 했지.”

 

“우저…” 난 말을 멈췄다. “잠깐… 몇개라고?”

 

“그래, 아마 그때에도 어떤 일을 계획하고 있었겠지.”

 

래틀 할아버지가 위에서 소리를 질렀다. “망할! 이 씹새끼들이 아직도 여기있네? 더 늦기전에 꺼지란말야!”

 

에메랄드 파이어가 한숨을 내쉬었다. “누가 저 할아버지좀 닥치게 해봐.” 한쪽 눈만 있는 우유색 포니를 포함해 몇몇이 발걸음을 옮겼다.

 

“난 산탄총도 있다고!”

 

난 그를 무시하며 에메랄드 파이어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저놈들이 물 부적이 몇개나 있으면서 여기에 깨끗한 물을 안준다는거야?”   


아르부 낙인 위에 작은 불꽃모양 큐티마크가 있는 초록색 포니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게 얼마 없거든. 라디게이터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으니까 말야. 그래도 깨끗한 물을 위해서라면 있는거라도 다 거래할 생각이 있지만.”

 

분노가 끓어올랐다. “왜 그렇게까지 해야만하지? 물이잖아! 살아야 할거 아냐.”


스틸후브즈가 그 말을 듣고 화가난 것 같았고, 칼라미티가 뛰어들어 싸움을 말렸다. “거기까지, 리틀핍.” 칼라미티는 나를 향해 날아오며 한숨을 내쉬었다. “삶에 필요한걸 판다고 하더라도 그게 문제가 되는건 아냐.” 그는 빠르게 말을 이어나갔다. “이 친구들도 먹고살려고 고기를 팔잖아.”


스틸후브즈는 비웃듯이 조용히 말했다. “애플잭도 사과를 팔았지. 그게 문제가 되나?”


난 내가 이상한건지 주변이 이상한건지 곰곰히 생각해봤다. 스테이블 안에서는, 살기 위한 모든것들은 스테이블에 의해 제공됐다. 기본적인 음식, 물, 잠잘곳, 심지어는 옷까지도. 작업은 우리의 재능에 맞춰 배정됐다. 스테이블 안의 포니들이 노력해서 얻어야 할 것은 사치재 뿐들이었다. 얻는 방식이 오버메어의 허락을 얻거나 이익이되는 취미였을 뿐이다. 그게 스테이블 2의 방식이었고, 그 방식대로 지금까지 돌아가왔다. 그러나 이퀘스트리아 황무지에서 이야기는 달랐다. 그렇지만, 그렇지만 난 아직도 스틸레인저들이 그런 방식으로 이들을 대했다는 것에 화가났다.


“이건 다른이야기야,” 난 마침내 내뱉었다. “우리는 지금 자신들이 일해서 얻은 것들을 팔고자 하는 포니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어. 사냥에 목숨을, 사지를 거는 포니들 말야. 심지어 농부조차 자기 작물을 위해 피와 땀을 쏟는데, 이 스틸레인저라는 놈들은… 그건 그냥 물 부적이잖아. 물을 무한히 공짜로 만들어내는 부적이라고! 자기들이 만든 것도 아니야. 훔친거잖아!”


“찾아낸거지, 훔친게 아니라.” 칼라미티가 퉁명스럽게 지적했다.

 

“좋아, 찾아낸거지. 정말 아무 일도 안하고 얻어낸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나누어서는 안된다는건 아냐!” 난 목소리를 높였다. 뜬금없게도 내 머리 한편에서 바보같은 꼬마애들 노래가 흘러나오는 것 같았다. 오오 나눠야해요, 서로 아껴야해요, 그게 옳은 일이에요! 오오 그 노래는 진짜 바보같았지만, 동시에 지금 상황에선 그 가사만큼 맞는말도 없었다.


샌디 쇼어의 잔은 깨끗한 빗물로 채워져 있었다. 그렇지만 빗물이 다 떨어진다면? 그리고 물 정화기도 작동하지 않는다면? 난 그 아이의 아버지를 죽였다. 난 적어도 걔가 좆같은 독을 들이키면서 살지 않게 해줘야한다. 난 그만큼 걔한테 빚을 진거다. 난 그보다 훨씬 더 많은 빚을 지고있다.

 

“리틀핍,” 벨벳이 내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거야?”

 

“엘더 커티지 치즈를 짐칸에 실어.” 난 스틸후브즈에게 외쳤다. 만약 내가 여기서 리더역할이라면, 존나게 잘 이끌어야했다. “버클린 교차로로 갈거야. 그렇지만 이번에는 엘더를 그냥 넘겨주지 않을거야. 가는게 있으면 오는게 있어야지.”

 

스틸후브즈는 한숨을 내쉬었다. “아까 오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생각해봐라. 저 놈들이 엘더를 돌려받기를 원할 것 같나?”  그가 나를 향해 걸어왔다. “난 지금까지 계속생각해왔어, 리틀핍. 저놈들은 엘더가 우리 손에 죽기를 원한게 분명해. 아니면 적어도 그가 죽는걸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있었겠지. 그가 죽는다면, 엘더는 스틸레인저들의 대의에 걸맞는 순교자가 될거야. 그렇지만 살아있다면? 그러면 커티지 치즈는 스틸레인저들을 캔틀롯 폐허로 보내 죽게만들고, 스테이블 2와 29를 빼앗으려고 용을쓰다가 매인헤튼 지부를 망쳐놓은 놈이 될 뿐이야.”


난 스틸후브즈가 한 말을 생각해보며 그를 노려봤다. “그놈들이 우리를 공격할거라고 보는거야?”

 

“아마도.”

 

“좋지.” 난 툭 내뱉었다. 


“리틀핍!” 벨벳이 깜짝 놀라 외쳤다.


난 벨벳을 바라봤다. “이 싸움을 시작한건 내가 아니에요. 그렇지만 이 싸움을 끝내고 싶네요. 어떤 방식으로든, 우리는 버클린 교차로에서 물 부적 하나를 얻어서 돌아올거에요.” 난 벨벳을 노려봤다. “아니, 두 개를 얻어올게요. 스테이블 29것도 말이죠.”


칼라미티가 고개를 내저었다. “리틀핍, 잠깐만 좀 생각을 해봐. 만약 네 계획대로 한다면, 넌 아르부에 있는 모든 포니들에게 사형선고를 내리는 거나 마찬가지야.” 


난 스테이블 2를 생각하며 얼굴을 찡그렸다. “그래,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지.”

 

벨벳은 살짝 몸을 움츠렸다. 그녀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조금씩 떨리고 있었다. “리틀핍...네가 지금 왜 이러는지 알아. 나도 그 놈들한테 복수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는건 아냐. 그렇지만 이건 옳지 않아.’


“아뇨,” 난 단호히 말했다. “이게 맞아요. 이제 더이상 병신마냥 기다리고만 있지는 않을거에요.” 난 내 친구들을 바라봤다. 그들의 눈에는 걱정이, 어쩌면 두려움이 담겨있는 것 같았다. “나랑 함께가지 않는다고 해도 이해해. 그래도 상관없으니까.”

 

제니스는 자신이 수년간 그랬던 것처럼 아무말도 하지 않았지만, 내 옆으로 다가왔다. 칼라미티는 몸을 흔들며 날개를 펴보았다. “가지 않겠다는 말이 아냐, 싸우려면 제대로 알고 싸워야 한다는거지.  우정시는 여기서 멀지 않아. 거기서 먼저 물 부적을 하나 챙기고 벨벳 레머디가 그놈들하고 협상을 해서 아르부 포니들이 제대로된 물을 마실 수 있게 해보자고.”


난 고개를 끄덕였다. 칼라미티의 계획이 내 계획보다 훨씬 그럴듯하게 들렸다. “그럼 같이 가는거지?”


“당연하다마다.” 칼라미티는 씨익 웃음을 지어보였다. “너랑 모험해볼 기회를 내가 놓칠것 같아? 내가 그렇게 혼자 남겨지는거에 대해서 지금까지 징징거려왔는데도?”


벨벳은 한숨을 내쉬었다. “누구 하나는 파이어라이트와 함께 있어야 하지만…” 그녀는 다시금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지만 내가 안가면 너희들은 다 죽을게 분명하니까.” 그녀는 나를 노려봤다. “그렇지만 난 이 계획이 맘에 안들고, 최대한 협상쪽으로 해결할거야. 지금 아무도 평화롭게 대화로 해결할 생각은 없는것 같기도 하고.” 

 

“넌 그럼 평화롭게 해결하는게 좋다는거야?” 칼라미티가 물었다. 


“아니.” 벨벳이 말했다. “그렇지만 너희들과는 달리, 난 그런 척이라도 할 수 있거든.”

 

***     ***     ***

 

“오늘은 동생이랑  스테이블 텍이 지은 방공호에 들어가기 위한 신청서를 작성했어요. 내 월급 대부분이 돌려받을 수 없는 보증금으로 들어가버렸지만, 동생의 머리속에 있는 걱정가운데 하나를 없애기 위해서는 그정도야 지불할만한 가치가 있죠. 조카가 시설에 들어간 이후, 동생은 거의 무너져내렸어요. 술을 자주 마시는 것 같은데, 내가 집에 도착해서 술 냄새를 맡은적은 없어요.”


“이번 달에는 조카를 보러 두 번 갔었는데, 확실히 상태도 좋아지고 예전처럼 조금씩 돌아오는 것 같아요. 평화 부서가 우리 애한테 뭘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효과가 있는것 같네요. 이제 거의 예전같아졌어요. 좀 이상한게 있다면 가끔씩 예전에 있었던 일을 까먹는다는건데, 저번에는 생일파티에 대해 물어봤는데 아무 말도 안하더라구요. 올해 생일파티를 한 기억이 없데요. 병원에 있는 암말한테 물어보니까 치료의 부작용으로 그런 일이 있을수도 있다고 하던데.”

 

“솔직히 걔가 웃는 모습을 볼 수만 있다면 그정도는 괜찮아요.”


“저번에 락카질을 하다가 나한테 잡혔던 그 양아치놈을 또 만났어요. 이제는 옷도 제대로 입고, 갈기도 빗질하고, 꽤나 멀끔하게 하고 다니더라구요. 걔가 거리에서 날 보더니 자기를 옳은 길로 인도해줘서 고맙다고 그러더군요. 난 놀라서 내가 더 고맙다고 말해버렸어요. 네 친구들은 요즘에 뭐하냐고 물어보니까 시선을 피하더니 이제 나쁜 친구들이랑은 안논다고 말하더군요.”

 

“매장 일은 흥미롭게 돌아가고 있어요. 빈즈씨와 자모카 조의 광고전쟁은 더 수위가 올라갔어요.  자모카 조가 에스프레소와 라떼라는 암말 둘이 서로 몸을 포개고 있는 그림이 그려져있는 ‘화끈하고 두근거리는’ 스타벅드 광고판을 세웠을때 빈즈씨가 또 한바탕 불평을 쏟아낼거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빈즈씨는 좋아하는 눈치였어요.”


“왜 그런지는 어제 자바스 컵의 광고판이 세워진 것을 보고서야 알 수 있었어요. 스타벅드 광고판처럼 섹스어필을 하는건 아니었지만, 그 광고판은 엄청나게 컸거든요! 딱 봐도 스타벅드의 광고판보다는 20퍼센트는 더 큰건 같았어요. 게다가 광고판은 애국적인 색체로 루나 공주님의 그림을 그려놓고서는 구석에 ‘당신을 밤새 깨워놓을 최고의 방법!’이라고 적어 놨더군요. 그가 루나 공주님한테 모습을 사용해도 되는지 허가를 받았는지나 모르겠어요.”


“자모카 조는 하루종일 나한테 자바스 컵의 광고판이 규정에 어긋날 정도로 크고, 다음 태풍이 불어닥쳤을 때에 다른 포니들을 다치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설득하려고 했어요. 난 조한테 공식적으로 불만사항을 접수하라고 말했죠.”

 

해가 지고있었다. 스카이밴디트는 버클린 교차로의 그늘진 쪽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오우 세상에!” 칼라미티는 여섯 대의 터렛이 우리를 향해 총구를 겨누자 급격하게 방향을 틀었다. 벨벳은 터렛이 불을 뿜자 칼라미티를 방어막으로 감쌌다. 총알들과 광선들이 우리 주변을 뒤덮기 시작했다.

 

난 내 뿔에 집중했다. 벨벳이 우리 주변에 분해 마법을 펼쳐놓는동안 내 마법은 버클린 교차로 위에 있는 터렛들을 감싸며 빛나기 시작했다. 우리를 향해 사격을 가하고 있는 터렛만이 아닌 모든 터렛을 감쌌다.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 난 내 마법을 다리 위에 있는 센티넬 봇에까지 펼쳤다.

 

칼라미티는 하늘에서 춤을 추듯 움직였다. 그는 스카이밴디트가 조금이라도 덜 맞게하기 위해 자신을 앞으로 내세워 총을 대신 맞고 있었다. 그를 감싸고 있는 방어막은 너무 많은 사격을 맞고있어 쏘아올린 불꽃을 보는것처럼 헝클어지고 있었다.


난 좀더 집중하며 최대한 빨리 일을 해결하려고 했다. 난 할 수 있다. 이전에도 잘 해냈었고, 어제만 해도 스카이밴디트 아래로 들어가서 스파크 배터리를 교체하지 않았는가. 난 전문가나 다름없었다. 쉬운 일이었지만… 내가 원하는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리고 있었다. 


칼라미티를 감싸던 방어막이 사라지면서, 빗발치는 총알이 그의 옆으로 날아들었다. 살점이 뜯겨져나갔다. 긁힌 정도가 아니었다. 그것도 열 댓군대가 그렇게 찢겨나갔다. 그는 고통에 찬 비명을 질렀고. 칼라미티가 잠시 비행을 멈추면서 우리도 잠깐 추락했다. 칼라미티는 재빨리 날개를 다시 펼쳐 날아올랐고, 벨벳도 빠르게 방어막을 다시 펼쳤다.

 

모든 터렛이 동시에 꺼졌다. 난 수리용 패널의 나사를 돌려 열어버리고 안에서 스파크 배터리를 뽑아버렸다. 모두 전원이 나가버렸고, 감시 로봇도 예외는 아니었다.

 

난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열댓개의 스파크 배터리를 스카이밴디트 쪽으로 가져왔다. 난 스틸레인저들에게 가능하면 많은 기회를 주고자 했다. 그러나 아까의 교환에 보인 태도가 스트라이크 원이라면, 이게 스트라이크 투였다. 


칼라미티는 다시 우리를 띄웠다가 착륙시켰다.

 

***     ***     ***

 

“오늘 스테이블 텍에서 답장이 왔어요. 동생이 우체통에서 편지를 가져왔어요. 내가 집에 도착했을 때 걔는 눈물범벅이 돼 있었어요. 난 스테이블에에 들어갈 수 있는 허가를 받았지만 걔는 못받았어요.”

 

“난 특별한 수신장치를 받았어요. 만약 그 장치에 신호가 오면, 난 스테이블 34로 가면 되는거겠죠. 편지에 따르면 그 장치가 내가 출입 허가를 받았다는 증거가 될거라면서 잃어버리지 말라고 말했어요. 난 내 송신기를, 스테이블 34로 들어갈 권리이기도 한 그걸 내 동생한테 주려고 했어요. 근데 걔가 받지 않겠다고 했어요. 어차피 그게 울리기 시작하면, 조카한테 가야한다고 말이죠.”

 

“난 오후 내내 동생을 설득하려고 했고, 걔는 인사불성이 될 때까지 술을 퍼마셨어요. 그리고 그냥 나 스스로에게 그 장치가 아무 의미도 없다고 자기합리화를 하려 했죠. 스테이블이 사용될 일은 없을거니까, 얼룩말들이 대마법을 쓸수 있을리도 없고, 그렇게 할 깡이 있을리도 없어요. 대마법을 쓴다는건 우리를 확실하게 날려버리는 만큼 자기 자신들도 죽는다는걸 아니까 말이죠. 그렇게 생각해야만 했어요.”

 

“직장에 나가는게 내 일상중에 가장 즐거운 일이 되버렸다는게 너무나 슬퍼요. 그렇지만 그것도 언제까지 유지될지 모르겠어요. 자바스컵은 스타벅드와의 경쟁에 밀려 많은 손해를 보고있고, 빈즈 씨는 점점 절박해져가고 있어요. 오늘은 빈즈씨가 자기 가게 앞에 새 자판기를 설치랬어요. 아이언소드의  탄약 자판기었죠. 이제 모닝커피를 한잔 걸치면서 총알도 살 수 있게 된 셈이죠.”


“이런게 좋을리 없어요.”

 

우리가 마차 잔해들 위에 착륙하자 벨벳은 제빨리 엄폐물이 된 마차들 사이로 방어막을 펼쳐 스카이 밴디트를 보호했고, 그 뒤에야 밖으로 나왔다.

 

스틸레인저 여럿이 우리를 향해 돌격하시 시작했고, 그들의 전투안장에서 발사된 로켓 하나가 방어막을 향해 날아들었고, 로켓이 터지면서 방어막은 즉시 무너져버렸다. 벨벳의 마법은 그걸 막기에는 역부족인 것 같았다.

 

“안녕하세요, 스틸레인저 여러분!” 벨벳의 목소리가 마법때문에 쩌렁쩌렁하게 울려퍼졌다. “우리는 싸울 생각이 없어요. 그저 당신들이 존경하는 엘더를 안전하게 돌려주기 위한 협상을 하려는거에요!” 


방금 로켓을 쏜건 용서해 줄 수 있었다. 그렇지만 벨벳이 이렇게까지 했는데 그녀를 쏜다면, 그게 스트라이크 쓰리였고, 그게 끝이었다.

 

달려오던 스틸레인저들이 급하게 멈춰섰다. 우리한테 총을 쏘진 않았다. 적어도 지금은. 


“버클린 교차로는 스틸레인저의 땅이다,” 스틸레인저 하나가 말했다. 아마도 입고있는 아머가 목소리를 키워준 것 같았다. “먼저 엘더를 넘겨라, 협상은 그 다음이야.”

 

“여기가 어딘지는 알고있다. 나이트 리버시드.” 스틸레인저가 스카이 밴디트에서 나와 벨벳 옆으로 걸어오며 말했다. “그리고 네가 지금 어디있는지도 다시금 상기했으면 좋겠군. 넌 지금 엘더 둘과 함께 있는거다. 그중에 하나는 너와 지금 이야기를 하고있고.”

 

“스-스타 팔라딘 스틸후브즈?” 나이트 리버시드가 물었다. 확실히 그가 누군지 목소리를 통해 알아챈 것 같았다. 그녀는 말을 더듬으며 주춤거리다 말을 이었다. “다-당신은 더이상 아무 권한도 없습니다. 당신은 배신자일 뿐입니다.”

 

“아니, 난 부서 암말에, 스틸레인저의 본래 목적에 충실할 뿐이다.” 스틸후브즈가 담담히 대답했다. “그리고 넌 지금 머리에 피도 안마른, 방금 견습생이 끝난 나이트일 뿐이지, 리버시드. 당장 책임자 나와!” 


“그...책임자가 접니다.” 

스틸후브즈는 말을 잊지 못했다. 그러곤 다시 침착한 목소리로 “지금 농담하는거겠지.” 우리를 마주하고 있는 스틸레인저 셋 뒤에서 세마리가 더 달려오고 있었고, 다리 위쪽에서 우리를 저격하기 위해 자리를 잡고있는 포니 둘도 보였다. “지금 농담하나?”

 

“아, 아닙니다.” 나이트 리버시드는 조심스럽게 전투태세를 취했다. “그-그리고 이제 떠나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겁을 먹었군,, 나이트 리버시드.” 스틸후브즈가 대답했다. “엘더 커티지 치즈를 데려왔다.여기 버클린 교차로에 있는 물 부적 두 개와 그를 교환할거고, 그 뒤에는 떠날거야. 그게 전부다.”

 

벨벳은 불편한 표정을 짓고있었다. 확실히, 벨벳이 원했던 방식의 협상을 진행할 가능성은 이제 0으로 수렴하고 있었다. 난 EFS를 키고 스나이퍼 라이플을 꺼내 저격 위치에 있는 포니를 목표로 정했다. 내 사격술과 조준 마법을 전부 사용하더라도, 저 둘을 정확히 맞추기는 힘들었다. 그러나 맞추지 못하더라도 저 둘에게 충분히 겁을 줄 수는 있을 것 같았다.

 

스틸레인저들은 자신들이 육중한 갑옷을 입고있다는걸 잊은 것마냥 압도당하고 있었다. “자-잘 못들었습니다?”


“이전 거래에서 팔라딘 아마란스가 어떤 짓을 했는지 생각해봐라. 엘더를 돌려주는 대가로 이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지, 행운이라고 여겨라.” 스틸후부즈는 다시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너희 포니들이 누구한테 총을 겨누고 있는건지, 누구를 배신자로 부르는건지 다시 생각해봐라.”


나이트 리버시드는 다시금 주춤거리다 한발짝 앞으로 나왔다. “그-그런 요구에 응할수는 없습니다. 당신도 이해하실겁니다. 거래는 거절합니다. 시타델에서 물러나십시오!”  그녀의 전투안장에 장착된 기관총이 장전되는 소리가 들렸고, 위협하듯 우리를 향해 총구를 돌리고 있었다. 그렇지만 내 EFS에 그녀는 붉은 빛으로 표시되고 있지 않았다. 지금 리버시드는 블러핑을 하고 있었다.

 

“정말로 200년간 싸워온 엘더를 공격할 생각인가? 드래곤까지 잡은 황무지의 영웅들과 함께하고 있는데도?” 스틸후브즈는 경고하듯 질문했다. “넌, 이길 수, 없어.”

 

“당신들에게 물 부적 하나도 줄 수 없습니다. 두 개는 더더욱이!” 그녀가 외쳤다. “스틸후브즈, 당신의 요구는 말도 안됩니다.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여기는 우리 땅입니다!”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것 같았지만, 내 EFS에 있는 그 어떤 포니도 붉은 색이 아니었다. 아직 대화로 해결할 가능성이 남아 있었고, 이제는 그러기를 바랬다. 두 스테이블에서의 전투로 인해 스틸레인저 매인헤튼 지부가 얼마나큰  피해를 입었는지 방금까지는 알아채지 못하고 있었다. 아까의 전투로 인해 겨우 남아있던 지휘체계마저 무너진 것 같았다. 여기 남아있는 포니들은 요새를 보호하기 위해 남아있는 일부 나이트들과 몇몇 서기들 뿐이었다.

 

여기 있는 포니들은 스테이블 2를 공격한 놈들도, 아까 우릴 공격했던 놈들도 아니었다. 심지어 이들은 아르부 포니들에게 물을 주길 거부한 놈들도 아니었다.

 

탕!

 

저격 위치에 있던 나이트가 스틸후브즈를 향해 사격을 가했다. 그 나이트는 내 EFS에 붉은 빛으로 빛나지도 않았다. 오발같았다. 날아온 총알은 스틸후브즈의 아머에 도탄되어 벨벳을 맞췄다. 벨벳은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고, 허벅지에 피를 흘리고 있었다. 그녀의 큐티마크가 피로 물들었다. 


모든게 지옥으로 변했다.

 

***     ***     ***

 

“그만좀 쏴!” 내가 외쳤다. “항복하라고!”

 

유니콘 서기 둘은 분명 패닉에 빠진 것 같았다. 밖에서 폭음과 경고음이 울려퍼지는데, 그렇게 되는건 사실 놀랄만한 일은 아니었다. 그중에 하나가 섬광 마법을 썼고, 계단 전체가 밝은 빛으로 가득찼다. 난 눈을 꼭 감고 마구잡이로 독 다트를 발사했다. 저 포니들을 죽일 생각은 없었다. 안타깝게도 저 친구들은 나랑 의견이 다른 것 같았다.

 

우리들 사이로 번개같은 빛이 날아왔다. 내 털을 삐죽 섰고, 공기가 타버린 냄새가 났다. 난 벽에 딱 붙어서 계단 위로 달려올라갔다. 유니콘 서기 가운데 하나가 전투용 마법을 익힌 것 같았다. 난 다시 다트를 발사했다. 맞힐 수 없다면 적어도 더 가까이 오지 못하게 만들어야했다.

 

우리가 찾아낸 물 부적 두개는 체인으로 묶여 내 뿔에 걸려있었다. 부적은 정말 작았고, 체인으로 묶어놓자 천박한 목걸이 같아보였다. 부적은 금색 격자무늬가 세공돼있었고, 중앙에 커다란 사파이어가 박혀있었다. 차가운 기운이 부적에서 흘러나왔지만, 그것 빼고는 다른 장식품이랑 큰 차이가 없어보였다. 난 교각 안에 만들어진 방에 들어가 내가 지금까지 본 자물쇠중에 가장 따기 어려웠던 자물쇠를 열고 그 안에서 부적을 찾아냈다. 그렇지만 부적을 빼내자 경고음이 울렸고, 은신한다는 생각은 그때부터 아무 의미도 없게 되버렸다,

 

차가운 바람이 어디에선가 불어왔고, 스틸후브즈의 고속유탄기관총이 불을 뿜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스틸후브즈는 나이트들과 싸우기 위해 어떤 특별한 기술을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그 압도적인 화력 자체로 모든건 충분해보였다. 내가 버클린교차로의 안쪽으로 들어왔을 때에 칼라미티는 내가 아까 처리하지 못했던 센티넬 봇과 싸우며 날아가고 있었다.

 

또다른 번개가 날라왔고, 이번에는 내 가슴팍을 맞췄다. 엄청난 고통이 밀려왔고, 내 몸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내 마법이 끊기며 다트 총도 떨어져 계단 밑으로 굴러내려갔다. 난 비틀거리며 숨을 헐떡이다 창문 밖으로 떨어졌다.

 

난 자유낙하하고 있었고, 순간적으로 이게 내 마지막 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철제 들보 위로 떨어졌다. 난 눈을 떴지만 아직도 섬광마법의 영향 때문에 뭔가를 제대로 볼 수 없었다. 난 버클린 다리의 교각을 받치고 있는 지지대 위에 누워 다리 상판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다시 차가운 바람이 불어왔고, 빗방울이 내 얼굴 위로 떨어졌다. 비가 오기 시작하고 있었다. 난 아래쪽을 내려다봤다. 으 세상에, 진짜 높구만.

 

좋아.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어. 마법으로 내 몸만 띄워서 다시 창문으로 들어가자고. 아무 문제 없어. 


유니콘 서기 둘이 창가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의 뿔은 빛나고 있었고 한 놈 옆에 마법 에너지가 모여 기괴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는  단검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난 리틀 매킨토시를 꺼내 S.A.T.S.를 키고 두 발을 쏴버렸다.

 

***     ***     ***

 

칼라미티는 날개를 펼치며 스카이 밴디트를 이끌고 날아올랐다. 우리는 버클린 교차로를 떠나고 있었다. 나머지 일행은 스카이 밴디트 안에 있었다. 스카이 밴디트는 아까에 비하면 벌집이나 다름없었다.  칼라미티는 다음에는 가능하면 우리도 갑옷같은걸 입는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 스카이 밴디트는 관광용 마차처럼 밖을 다 내다볼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제니스는 숨을 헐떡이며 자고있는 벨벳의 옆을 지키고 있었다.  벨벳이 전투가 진행되는 동안 자시 허벅지에 박힌 총알을 빼냈고, 제니스는 그 옆에서 회복 포션을 부으며 자신이 만든 습포로 상처를 감쌌다. 벨벳은 많은 피를 흘렸고, 휴식을 취해야 하지만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버클린 교차로에 있던 포니 가운데 둘 만이 살아남아 우리에게 항복했다. 우리는 그들을 풀어줬고, 그들은 크레인에 매달린 보트를 타고 내려갔다. 난 얼마나 많은 포니들이 그 보트를 타고 올라왔었는지를 생각하며 몸서리를 쳤다.

 

우리는 죽은 나이트들과 서기, 견습생들의 시체에서 챙길 수 있는 것들을 챙겼다. 모두 열 넷이었다. 그리고 장작을 쌓아 그들을 위한 일종의 화장터 같은 것을 만들었다. 그들은 그정도의 대우를 받을 가치가 있었다. 난 아웃캐스트가 버클린 교차로를 점령할까 궁금해졌다. 우리는 두 물 부적을 우정시와 스테이블 29로 가져갈 생각이었지만, 지금은 좀 쉴 필요가 있었다. 아르부는 우리에게 쉴곳을 제공해줄 것이고, 난 그걸 감사히 받아들일 생각이었다.


화장터에서 나온 불똥이 하늘로 날아오르고 있었다.  마치 마법을 부린 것처럼 금색과 초록색을 불똥이 크게 소용돌이쳤다.


스카이 밴디트가 어둠을 해치고 나가는 동안 난 복구하는데 성공한 오디오 기록을 틀었다. 


“오늘 오후에 병원 침대에서 깼어요. 알고보니까 이틀동안 수술실을 들날날락 했다고 하더군요. 다행히 업무 중 발생한 사고로 인한 것이라고 판단했는지 고용주가 수술비 대부분을 지불했어요. 다친 당일날은 웨더  부인이 누군가 살해당했다고 비명을 지르며 내게 전화했고, 난 매장으로 달려가며 터미널을 통해 경찰에게 연락하라고 부인께 말씀드렸어요.”


“그때 심한 폭풍이 불었어요. 매장에 가니까  서니 서드의 세탁소는 완전 개판이 돼있었어요. 자모카 조가 빈즈씨의 존나 거대한 간판에 대해 했던 말이 맞았던거죠. 그게 아침에 떨어져 날아가 서니 서드의 지붕을 완전히 찢어놓았어요. 태풍이 불기 시작한지 세 시간 만이었죠. 알고보니까, 웨더 부인이 말한 ‘살해’의 피해자는 부인이 키우던  좆같은 푸들이었어요.  부인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빈즈씨가 자기 푸들을 죽였다고 욕지거리를 내뱉었어요. 얼굴이 완전 터질것처럼 붉어졌었죠. 간판이 세탁소를 덮쳤을 당시 푸들만 그 안에 있었던 것 같아요. 부인은 케이크나 쳐먹으러 어디 갔었겠죠. 솔직히 웃지 않았다고는 못하겠네요.”

 

“그 노망난 늙은 유니콘년이 어디서 총을 꺼냈는지는 모르겠어요. 정말로 날 쏘려고 했는지도 모르겠구요. 빈즈씨에게 화가 나 어딘가에 총을 쏘려고 했는데 조준을 심각하게 못하는 것일수도 있죠. 경찰이 웨더 부인을 지금 유치장에 가둬놨다고 들었어요.”

 

“수술을 받는동안, 제 스테이블-텍 수신장치가 한번 울렸었나봐요. 신호에 응답하지는 못했지만, 온 메시지를 보니까 일종의 훈련을 한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괜찮을 것 같아요. 그 학창시절에 가끔 하던 그런 훈련이었나봐요. 신호가 왔었다고 동생한테 말하지는 않았어요. 지금도 걔는 완전 반폐인이 되서, 굳이 걱정거리 하나를 추가해야될까 싶어서요.”

 

“동생은 지금 나랑 같이 병원에 있어요. 걔가 그만큼 침울해하고 불안에 떠는걸 본 적이 없어요. 잠도 제대로 못자는 것 같구요. 걔한테 의사들이 괜찮을거라고 말해줬다고도 해주고, 주말까지 다 나을거라고 말했지만, 내 말을 제대로 듣는것 같지 않아요. 걔는 내가 총을 맞았다는 사실에만 집중하는것 같았어요.”

 

“음, 그리고 내가 수술을 받는 동안 사기 부서에서 온 포니들이 왔다간 것 같아요. 동생이 말해준 바에 따르면, 조카에 대해 많은 질문을 했다고 하더군요. 이상한 질문들이요, 뭐 생일 파티에서 무슨 말을 했었는지, 작년에 포 스타즈에서 한 인턴 프로그램에 대해서라던지. 동생은 엄청 겁을 먹었어요. 솔직히 말하자면, 걔 정신이 조금씩 망가져가는 것 같아요.”

 

“이런 일이 전에도 있었죠. 아마 평화 부서의 포니들한테 전화를 해봐야 할 것 같아요. 그 친구들이 전쟁 스트레스 장애에 관해서는 전문가인 것 같으니까.” 


***     ***     ***

 

“다들 어디에 있지?” 난 스카이 밴디트에서 나오며 물었다. “저기요오?”

 

“시간이 늦었어,” 제니스가 말했다. “아마 다들 자고 있겠지.”

 

난 고개를 끄덕였다. 버클린 교차로에서 싸우는 동안 벌써 밤이 되버렸다. 난 주변을 둘러봤다. 모든 가게들이 문을 닫은 뒤였지만, 스타벅드 창문을 가려놓은 판자 사이에서 빛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거기로 가볼까도 생각했지만, 다른 포니의 집에 침범하고 싶지는 않았다. 대신에, 앞쪽 벽이 무너진 만화 가게 안쪽으로 들어갔다. 캐러밴들이 코를 고는 소리가 들렸지만, 지금은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너무나 지쳐서 옆에서 총격전을 하더라도 잠을 잘 수 있을 것 같았다.

 

난 좋은 포니가 아니었다. 좋은 포니가 되고싶었다. 좋은 포니가 되고자 노력해야했다. 그렇지만 오늘은...  오늘은...

 

“이봐!” 어둠 속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난 고개를 들었고, 래틀 할아버지가 그림자 속에 서 있는걸 바라봤다. 그 어디에도 산탄총은 없었다. 그러니까, 막대기 같은것도 없었다. 대신, 그의 뒷발에 있는 붉은 자국을 알아차렸다. 난 그게 뭔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건 그가 족쇄에 매여있었다는 뜻이었다. 그것도 최근까지. 난 놀라 눈을 치켜떴다. 


“쉿, 저 놈들은 이 늙은이가 아직까지도 자물쇠를 딸 수 있는지 몰라.” 그가 내게 말했다. 그의 모든 행동거지는 내가 봐온게 아니라, 내가 겪어온 것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었다. “빨리 네 친구들을 데리고 여기서 떠나, 여긴 좋은 곳이 아냐.”

 

난 눈을 끔뻑거렸다. “무-무슨 말이에요? 여긴 다 좋아보이는데.” 


“날 못믿겠다면 지하로 가봐. 내가 경고하지 않았다고 나중에 뭐라하진 말라고.”

 

지하? 진료소 지하를 말하는 것 같았다. 아까 그들이 내일 묻을 시체를 거기에 놓았다고 말했다. 난 갑자기, 끔찍하고도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래틀 할아버지는 주변을 불안한 시선으로 둘러봤다. “빨리 떠나, 빨리!” 그렇게 말하고 그는 다시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난 그를 따라갈까 생각하다가, 진료소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     ***     ***

 

진료소 안에는 포니 셋이 있었다. 그들은 스튜와 담배꽁초, 검은 암말과 흰 망아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들은 가족같아 보였다. 한 마리는 어렸지만 꼬마라고 부를 정도까지는 아니었고, 막 큐티마크를 받은 것 같았다. 그리고 아르부 낙인을 가지고 있었다. 이들이 경비병인 것 같앗지만, 그들은 내가 지나가는 것을 보지 못했다.

 

지하로 향하는 문에 달린 자물쇠는 이런 팍팍한 마을에서 쓰는 것이라고는 이상할 정도로 비싼 것이었다. 그들이 이걸 어디서 주워왔을 수도 있지만, ‘나쁜 시절’에 비싼 것들은 다 팔아버렸을 것이다. 그래도 이게 오늘 딴 자물쇠 중에서 가장 따기 쉬운 놈이었다.

 

문이 열리자 코를 찌르는 악취가 흘러나왔고, 파리 소리가 들렸다. 난 바로 시체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시체는 없었다. 난 핍벅의 불을 키고 문을 조심스럽게 닫고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아직도 내 뿔에 걸려있는 물 부적 두개가 서로 부딪히면서 짤랑거리는 소리가 났다. 두 부적 중에 하나는 여기있는 포니들을 위해 나와 내 친구들의 목숨을 걸어가면서, 죽이고 싶지 않았던 포니들을 죽여가며 얻은 것이었다. 그걸 자기방어라고 부른다고 하더라도 죽은 포니들이 돌아오진 않을 것이다.

 

짤랑. 짤랑.


지하는 도살장이었다. 피가 튀고 흐른 흔적이 여기저기에 있었고, 오래된 흔적과 새로운 흔적이 공존하고 있었다. 피는 중앙에 있는 배수구 쪽으로 흐르고 있었다. 포니들의 시체가 테이블 위에 늘여져 있었고, 단순히 잘려진게 아닌, 해체되어 있었다. 가죽은 벗겨져있었고, 고기는 어딘가로 가라져 있었다. 죽은 아르부 포니들과 강도들이 섞여 놓여 있었고, 구석에 있는 통에 더 많은 시체들이 담겨있었다.

 

통 옆에는 냉장고들이 있었다. 한줄로 정렬된 냉장고들은 마치 때가 탄 흰색 군복을 입고 대형을 맞춘 군인들 같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때가 아니라 피로 물들었다는 것이겠지. 난 부들부들 떨면서 냉장고 하나를 향해 다갔다. 끈적거리는 바닥 위를 걸으며 몬 몸의 털이 곤두서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난 조심스럽게 염동력으로 냉장고의 문을 열었다. 잠겨있었다.

 

이정도는 아무렇지도 않게 딸 수 있었다.

 

난 첫번째 냉장고의 자물쇠를 따소 숨을고른 뒤 한번에 얼어재꼈다. 그 안에는 고기가 있었다. 


난 비틀거리며 돌아섰다. 계단쪽 벽 옆에 포니의 해골이 걸려있었다. 내려올 때에는 보지 못했던 것이었다.  해골 아래에는 명판 하나가 걸려있었고, 명판에는 누군가 합일이라고 새겨놓았다.


언젠가는 우리는 전부 하나가 될거니까, 그렇지? 우리도 상황이 꽤 안좋아서, 나름 그놈을 통해서 평안을 찾곤했지.


그들은 그 숭배자를 먹었다. 내 마음은 밤의 끝에서 요동치고 있었다. 아르부의 포니들이 선교사를 죽여서 먹었다.


짤랑. 짤랑. 


샌디 쇼어의 아버지였던 검은 숫말의 시체도 테이블 위에 놓여있었다. 그의 가슴팍은 칼로 찢겨 열려있었다. 그들이 심장을 파낸 것 같았다.


이건 아르부의 상징이지, 처음으로 죽인 놈의 심장을 먹은 뒤에 이걸 새겨.

 

난 샌디 쇼어의 아버지를 죽였지만, 그의 심장을 먹을 생각은...

 

여신님 세상에...

 

난 갑자기 토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난 벽을 붙잡고 아까 먹었던 모든 것들을 개워내려고 했다. 머리가 다시 쿵쿵거렸고, 어지러움이 느껴졌다. 이것도 뇌진탕 때문인가?

 

난 이 포니들을 위해 다른 이들을 죽이기까지 했다...

 

난 몸을 떨면서 다시 토를 했다. 그리고 입 안에 남은 맛을 없애버리려는 생각에 침을 몇번이나 내뱉었다. 입 전체를 라드-어웨이로 행궈버리고 싶었다.

 

물 부적들이 서로 부딪쳤다. 짤랑..  

 

역겨운 기분이 가시자, 내 안에는 분노만이 남아있었다.


 

***     ***     ***

 

“이 개새끼들아! 다른 포니를 먹어!?” 난 다시 진료소로 쳐들어가면서 외쳤다. 염동력으로 세 포니를 모두 들어올린 다음 그들을 목을 졸랐다. “이 씨발 도데체 왜 이러는거야! 황무지가 충분히 좆된것 같지 않아서 그래!?”

 

셋 중에 어머니로 보이는 놈은 아까 시체를 수습하던 살구색 유니콘이었다. 그녀는 테이블 위에서 염동력으로 나이프를 집어들었지만, 난 그 나이프를 멀리 튕겨냈다.


“얘한테 자기 아버지를 먹여? 이 역겨운 새끼들아!” 난 분노로 가득차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어린 망아지는 목이 졸려 혼절하고 있었고, 나머지 줄은 버둥거리고 있었다. 아버지로 보이는 놈은 나에게 닿지 않을 거리임에도 발차기를 하다가 테이블을 쳐버렸고, 테이블 위에 있던 포니 스튜가 흘러내렸다. 테이블 아래에는 라이플 한 정이 붙어있었는데, 살구색 유니콘은 테이블 전체를 돌려 라이플을 내 쪽으로 겨누었다.

 

탕!

 

총알은 가슴팍에 맞았지만, 아머를 관통하지는 못했다. 큰 멍이 들게 분명했다. 고통이 밀려왔지만, 비틀거릴 수는 없었다.

 

얘는, 얘는 어디있지?” 내가 외쳤다. 빨리 그 애를 찾아야 했다… 여기서 애를 빼내야 했다. 그리고 내가 수할 수 있는 모든 포니들을 구해야 했다. 난 지금까지 누구도 구하지...
 

아버지 같은놈이 스타벅드 선물을 가리켰다. “고마워” 난 그렇게 말하며 얼룩말 라이플을 꺼내들었다.

 

퓩. 퓩. 퓩. 퓩. 퓩. 퓩. 

 

난 불타는 그들의 몸을 놓아버리고 문 밖으로 나섰다.

 

포니 하나가 어둠을 뚫고 내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나는 얼룩말 라이플을 다시 겨누었지만, 그게 캐러밴 포니라는걸 깨닫고 총을 거뒀다.


“총소리를 들은 것 같은데?” 캐러밴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내게 물었다. “강도들이 돌아온건가?”

 

난 그에게 되묻기 전에 잠시 침묵했다. 내 목소리는 낮고 위협적이었다. “알고 있었어?”

 

그는 얼어붙었다. 무슨 상황인지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무슨...뭘?”


“아르부 포니들이 다 포니 고기를 먹는다는거. 당신들한테 팔던 고기도 포니고기야. 알고. 있었냐고?

 

그는 비틀거리더니 토할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들어 하는 것 같았다. 그정도면 충분한 대답이었다.

 

난 내가 걸어온 방향을 가리키며 “지하로 가봐. 불하고 시체는 조심하고. 그리고 가서 네가 보는 모든 포니들한테 여기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


난 다시 스타벅드 쪽으로 향했다. 판자 사이로 불빛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내 친구들이 내 쪽으로 달려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난 그 소리를 무시하고 카페의 문으로 걸어갔다. 


이제 남은건 정당한 분노의 실행이었다.

 

***     ***     ***

 

“DJ Pon3이에요. 그리고, 오늘 이야기할 이야기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 말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여러분들에게 몇 주간 볼트 거주자의 영웅적인 행동에 대해서, 우리 황무지의 영웅에 대해서, 황무지의 한줄기 빛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왔죠. 그렇지만 오늘은 달라요…”


“메인해튼에 있는 마을 하나가 또 소식이 끊겼어요. 아르부는 죽어버렸죠. 소식통에 의하면 수십 마리의 포니들이, 거기 있던 모든 포니들이 죽임을 당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잘 들어요 여러분, 이걸 어떻게 이야기 해야할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스테이블 거주자가 이런 짓을 저지른 것 같아요. 버클린 교차로에서 한 포니가 아르부에서 그녀가 포니들을 향해 사격하는걸 봤다고 하더군요.”


“여러분… 이걸 믿고싶지는 않아요. 우리 영웅이 우리를 배신했다고는 믿고싶지 않아요. 내가 알지 못하는 속사정이 있을 수도 있겠죠. 만약 이 사건에 대해 뭐라도 알고 있다면, 제발 텐포니 타워에 있는 제 조수인 호메이지에게 알려주세요. 어떤 소식이라도 괜찮아요.”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모든 사실을 알 때까지 멈추지 않을거에요. 그리고 알게 되면, 여러분들에게도 알려드리죠.”

 

“지금까지 DJ Pon3이었습니다. 여러분들에게 사실을 전달해 드립니다. 그게 얼마나 끔찍하더라도.”


풋노트: 최고 레벨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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