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유라는 조용한 파리의 거리를 빠르게 달리고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들도, 차들도 없는 거리에는 마유라의 앞길을 막는 장애물이 존재하지 않았기에 그녀는 마음 놓고 하늘에 시선을 고정시킨 채 달릴 수 있었다. 마유라가 바라보고 있는 파리의 밤하늘에는 지구 상에서 가장 커다란 나비를 타고 있는 카펠마이스터가 있었다. 그는 장갑을 낀 손으로 지휘봉을 위아래로 쓸고 있었다. 에펠탑에서 막 나왔을 때는 하지 않았던 행동이었다. 그것은 곧 지휘봉을 사용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아직까진 눈에 띄는 사람들이 없어 봉을 휘두르고 있지 않았지만 만약 이 상황을 모른 채 평화로운 저녁을 보내고 있는 시민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또 다시 검은 나비들을 대량 발생시킬 것이 분명했다. 마유라는 조금 더 빨리 달릴 수 있도록 카펠마이스터를 향해 있던 시선을 돌렸다. 그보다 빠르게 시민들을 발견하고, 대피시켜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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