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의 나에게>에서 로운이는 왜 그렇게 가학적인 행위를 계속 하는 건가요?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서 이해하려면 우선 그들의 과거부터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모든 관계의 시작은 과거, 로운의 형이 로운의 여자친구와 관계하면서부터 시작됩니다.

사실, 서윤이만큼이나 로운이 또한 자낮캐릭터입니다.

과거의 망령 때문인데요.


서윤이 학창시절 아웃팅으로 괴롭힘을 당해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면,

로운은 형이 저의 애인을 강간한 것에 대한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것이지요.

 

로운은 서윤을 보는 순간 첫눈에 반하게 되지만,

불행히 로운뿐만 아니라 그의 친구들도 서윤을 보며 성적인 호기심을 나타내죠.

이것은 나중에 로운과 서윤이 사귀고 되고나서 문제를 야기시킵니다.

 

로운의 친구들에게 저의 연인인 서윤을 소개시켜주는 날,

순진한 서윤이 친구들의 스킨십을 다 받아주고,

누가 제일 괜찮냐고 물어보는 로운에게 친구 이름 중에 한 명을 언급하면서

로운의 트라우마를 자극하게 되죠.

 

물론, 서윤은 로운의 트라우마를 알지 못합니다.

그리고 로운의 친구들이 저를 어떤 시선으로 보고 있는지도 몰랐고요.

그저, 애인의 친구들이니 맞춰줘야지 하며 맞춰주었을 뿐입니다.

로운의 친구 이름을 한명 언급한 것도, 생각나는 사람이 딱히 없어서 말한 것 뿐이었죠.

 

어쨌든 이러한 오해로 출발한 두 사람의 관계는

이후 서윤이가 학교선배인 경민에게 강간당하며 점점 더 틀어지기 시작합니다.

 

서윤의 잘못이 아닌것을 알고있지만,

로운은 서윤의 사랑을 끊임없이 확인받고 싶어 합니다.

그의 내면에 깔려있는 트라우마 때문이죠.

 

어쩌면 연인에게 사랑을 확인받고 싶은 것은 당연한 욕망일테지만,

로운은 잘못된 방법을 선택합니다.

가학적인 성행위를 통해 서윤의 진심을 확인하고자 했던 것이죠.

 

이에, 서윤은 반항없이 로운이 요구하는 모든 가학적인 행위를 받아들입니다.

서윤은 이 모든 일이 저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바로, 서윤이 갖고 있는 트라우마 때문입니다.

저가 동성애자만 아니었어도, 강간당할 이유도 없었고.

로운에게 미안할 일도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저 때문에 연인인 로운이 상처를 받게 되었다고 생각한 서윤은

로운이 강요하는 극악의 행위들을 견뎌내며

저의 사랑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 과정은 갈대밭 야외플 씬에서 나누는 대화에 잘 나와 있는데요.

 

 

“나는 두려워. 너를 잃을까 봐. 너를 잃어버리게 될까 봐, 하루하루가 괴로워. 그런 나의 불안함이 자꾸 너를 다그치게 해. 이런 내 마음. 알겠니? 응? 서윤아…….”

“로운아……. 난 괜찮아… 전부 이해할 수 있어. 로운아…….”

 

결국, 로운은 자신이 가진 트라우마에 기인한 불안감 때문에 서윤을 계속 다그치고, 서윤은 그런 로운에게 미안해 계속 가학적인 행위를 받아들인다고,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관계성을 잘 보여주는 문구들을 본문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 애의 대답은 나를 기쁘게 만들었다. 그 말이 마음에 들었다. 미쳐 버릴 만큼.

나만큼이나 그 애도 내게 미쳐 가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우린 우리만의 방식으로 서로에게 미쳐 가고 있었다.

 

 

....그 애는 그만의 방식으로 나를 사랑했다. 나도 나만의 방식으로 그 애를 사랑했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주기 위해 더 큰 상처를 만들어야만 했다.

 

 

마지막으로

<스무살의 나에게> 소개글에 보면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세상의 전부인 ‘로운’을 위해, 자신마저 버릴 수 있었던 ‘한서윤’과

세상에 오직 한 사람, ‘서윤’만은 소유하고 싶었던 ‘이로운’.

 

서윤에게 로운은 절대적인 존재이자 세상의 전부이고,

로운에게 서윤은 세상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소유욕과 집착의 대상인 것이죠.

 

두 사람의 트라우마로 인해 완성된 <순종과 집착>이라는 관계를 나타내고 싶어

작성했던 문구였습니다. ㅎㅎ

비록, 많은 분이 씬만 기억해주시는 것 같아 조금 아쉽지만.

나름 이런 생각을 가지고 썼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끄적여봤습니다.

 


1차 BL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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