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닭, 지와 위주.


11일부터 26일까지의 썰은 다소 유실되었습니다..

사유 : 트위터가 로딩을 안 해줌...






113.

헉 페그오au 기린닭 (벌떡) 닭.... 랜서 할래..? 근데 안 돼... 랜서는 전통적으로 죽게 되어 있어..... ..어쩔 수 없다. 기린이 캐스터로 소환되어서 무투로 싸우자. 괜찮아, 페그오의 세계는 원래 그래...


기린이 캐스터이기에 발생하는 무력부족의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본격 서번트보다 더 서번트 같은 마스터...? 심지어 서번트조차 진명을 감추지 않았는데 본인의 얼굴과 진명까지 감추는 마스터...? 


처음엔 닭이 창을 들고 전장에 뛰어드니 랜서인가! 했는데 살짝 밀리려는 순간에 뒤에서 날아오는 마법... 그래서 전통적인 마법사 + 서번트 페어인 줄 알았는데 마지막으로 랜서 서번트가 소환하면서 졸지에 정체불명의 페어가 되어버리는 거지...


닭도 분명 성배에 바라는 소원이 있어서 성배가 그를 마스터로 선택하고 령주를 내려줬을 텐데 정작 닭은 성배에 관심이 없고 싸움에만 관심이 있는데다가 처음 기린과 대화하다가 그의 진명, 그리고 숨겨진 능력(사상 지평)에 대한 것을 듣고는 곧바로 씨익 웃으면서 첫번째 명령을 내리는데,


- 령주로 명한다. 내 허락 없이는 '그 힘'을 사용하지 마라. 


그렇게 본격적인 성배전쟁이 시작되기도 전에 벌써 령주 1획 소비 + 최강의 힘 봉인으로 당황하는 기린이 보고 싶다.. 이 마스터가 대체 무슨 생각인지 알 수도 없고 물어봐도 가르쳐주지 않고...


그러다 마스터가 꿈으로 서번트의 생애를 엿볼 수 있는 것처럼 기린도 꿈으로 닭의 이전 생을 들여다보게 되는데, 분명 마스터는 본인을 '와론'이라고 소개했는데 그렇다면 마스터가 '와론'이라고 부르는 저 여자는 누구지?


그리고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곧장 닭에게 공격당해서 멱살 잡힘.. 함부로 내 과거를 들여다보지 말라며 으르렁대는데 주인에게 목이 졸리는 상태로도 기어이 본인이 보고 싶어서 보는 게 아니라 성배가 내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아마도 성배는 나에게 너에 대해 알려주고 싶어하는 모양이라고 받아침..


그러자 손을 풀어준 와론이 상스러운 욕설 몇 개를 짓씹다가 역시 그 망할 성배인지 뭔지 하는 걸 파괴해버렸다고 혼잣말 하는 것을 듣고 혼자 '성배를 파괴하겠다고 하는 걸 보면 성배의 힘을 빌어 이루고 싶은 소원은 없는건가. 그럼 어째서 마스터로 선택받은 거지?' 생각하는 기린..


그것은 바로.... 닭이 지금은 성배에 빌고 싶은 소원이 없지만 훗날, 전쟁이 끝날 무렵에 그 '소원'이라는 게 생기게 된다는 것을 암시함이었지만 이때의 기린과 닭은 둘 다 그 사실을 몰랐다.....




114.


앗 아냐.. 생각해보니 닭이 랜서고 기린이 마스터라도 좋을 것 같아.. 기린은 쇠락해가는 마법 가문의 마지막 당주로서 순수한 마법사들이 다 그러하듯 '근원'에 닿는 것을 소원으로 삼은 마스터, 그리고 닭은 기린이 소환한 랜서 서번트.. 


그런데 분명 진명교환까지 마쳤음에도 둘 사이에 연결되어야 할 패스가 제대로 연결되지 않아서 의아해하는 기린... 그리고 본능적으로 깨닫겠지. 눈앞의 이 서번트, '새까만 닭 와론'은 역사에 의해 와론으로 인정받기는 했지만 그것이 진짜 이름은 아니라고. 


...이런 식으로 역사의 이면을 들여다보고 싶지는 않았는데, 하고 한숨쉬는 지우스..


하지만 그 사실은 성배전쟁과는 관련 없었고 패스의 연결이 매끄럽지 못한 게 마음에 걸리긴 해도 닭은 놀라울 정도의 마력 효율을 보여주면서 강력한 서번트로 움직였기에 굳이 그 점을 파고들지 않고 넘어가겠지.. 


그러다 지나치게 강력한 서번트를 소유한 탓에 서로 연합한 마스터들에게 동시에 공격받아 닭이 밀리게 되었을 때 처음으로 령주를 써서 명령을 내리는 기린... 


-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5분. 그 시간이 지나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나를 데리고 공방으로 도망쳐라. 


그리고 밤하늘을 가르고 내리찍히는 푸른색의 뇌전...


닭은 자신을 고전하게 만들었던 3기의 서번트를 단신으로 상대해내는 '약해빠진 골칫덩이 마스터'를 보고 그저 어이가 없는데.. 그러한 감상도 잠시, 5분이 지나고 령주에 의해 구속된 몸이 자동으로 마스터를 향해 달려가고 이내 제 품을 향해 쓰러진 이를 들고 도망치며 또다시 어이가 없어짐...


왜 5분을 강조하나 싶었더니 시간제한이 있는 힘이었냐고. 하긴, 이런 힘에 그런 제한도 없다면 그거야말로 사기지. 아무튼 그날 3기의 서번트가 소멸했는데 마스터가 살아 있다면 다시 새로운 서번트를 불러낼 수 있으니 죽이자고 하는 닭의 말에 반대하는 불살의 마법사.. 뭐 그런.. ..뇌절 그만...




115.

와론은 철야하고 지우스는 모처럼 퇴근하는 날, 와론이 자기 집 금붕어 밥 좀 주라고 해서 ㅇㅇ 하고 와론 집 갔더니 물도 없는 어항 속에 아X패드 넣어놓고 금붕어 화면 띄워놓은 거 보고 잠깐 두 눈 질끈 감았다가 침착하게 아이X드에 충전기 연결해주고 자기 집 가는 지우스...




116.

500년의 시간이란... 힌셔에게는 그저 잠시 눈을 감았다 뜬 것만 같은 그 찰나의 시간에 500년이라는 세월이 압축되어 흐르다니... 눈을 감았다 뜬 세상은 여전한 동토라 무엇도 변하지 않은 것 같았것만 둘러보니 충성의 대상도, 친애의 대상도, 연모의 대상도 전부 사라진 세계에 홀로 덩그러니...


이어진 것은 의지 뿐이어서, 그것이라도 붙잡을 게 있어 다행이다 싶다가도 그 의지를 남겨두고 사라진 이의 속내를 헤아려보면 또 못내 가슴 속이 쓸쓸하고 서러워지는 것이....




117.

야영할 때 물고기 잡아오란 말 듣고 ㅇㅇ 하고 견습 몇 명 데리고 시냇가로 가는 기린... 나견은 일단 나뭇가지 꺾어들고 뭔가 실로 쓸만한 게 없나 주변 둘러보는데 바닥에서 작은 돌멩이 몇 개 들고 물끄러미 수면 내려다보던 지우스가 갑자기 돌 하나 핑 던지니 잠시 후에 기절한 물고기 둥둥 뜸..


나견이 꺾은 나뭇가지는 작살이 되어 물고기를 건졌다고 합니다.. 물에 들어가기 싫어 기린 보고 싶다.... (팔다리 둥둥 걷고 뛰어들 생각 만만이었던 루지안 : 머쓱) 그리고 여름 되면 닭이 물고기 잡아오라고 뒷덜미 잡아서 그냥 물에 집어던짐<< (닭 : 여름 감기는 바보도 안 걸린다네!)




118.

ㅡ 5년 동안 지켜봐왔던 네가 이 꼴이라니, 실망인걸~ 

ㅡ .....실망이 아니라 새로운 기대를 하게 되었다고 생각해보는 건 어때.

ㅡ 이거 또 입만 살았네.




119.

새까만 닭... 겨울철에 붕어빵 사러 갔는데 자기 뒤에 기린 와서 줄 서는 거 보고 ㅋ 웃더니 붕어빵 다 사감.... 


?? : ...저.. 기린님... 좀 기다리셔야 할 것 같은데... 

기린 : ....(곧 회의 있음)(지끈)


결국 빈 손으로 터덜터덜 돌아갔더니 회의장에 이미 붕어빵 싹 돌리고 사라진 새까닭.. 


거북이 : 오, 기린 왔는가. 오늘은 어쩐 일인지 새까만 닭이 붕어빵을 주고 가더군. 

코끼리 : 독 넣은 거 아냐? 넣었으면 죽일 거지만. 

기린 : ...........(늦게 와서 본인 몫 없음)


@ > 다음날 붕어빵집 가던 도중에 새까닭이랑 마주쳤는데 3초 침묵 후 둘이 붕어빵집으로 전력질주하면 좋겟어요ㅋㅌㅋㅋ (결과는 너무 당연하게도 닭이 이겨서 붕어빵 거덜내고 있음)


새까닭 :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싹 다~ 

담기지 : ...(13초 정도 늦게 도착해서 헉헉거리고 있음) 

주인장 : (안쓰러운 눈으로 기린 쳐다보면서 붕어빵 싹 쓸어서 새까닭에게 안겨줌)


그 다음 날... 또 같은 골목에서 따악 마주쳐서 이번에도 닭이 씨익 웃고 날아가는데 주머니에 손 꽂고 느긋하게 걸어가는 기린... 닭이 먼저 도착해서 뭐지? 하고 기다리면 기린이 어제 미리 예약하고 갔던 붕어빵 사서 끌어안고 한 마리 입에 물고 조금 빠른 걸음(신남)으로 사라졌으면 좋겠다..


닭 : ...요즘 장사 시스템 좋네? 

상인 : ㅎㅎ...(기사님 때문에 생긴 예약제인데요)




120.

지우스, 기어스 어긴 대가로 기사 은퇴하게 될 때 자기 배웅 나온 와론 얼굴 덥썩 붙잡은 후에 발뒷꿈치 살짝 들고 투구에 입 맞춘 뒤 아무말 없이 조용히 웃고 사라지는 상상...... 와론은 드물게 얼어붙어서 지우스가 느린 걸음으로 천천히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아무것도 못 함..


그리고 몇 달 후 어느 겨울 밤, 누구에게도 위치를 알리지 않았는데 어떻게 알아냈는지 지우스가 살고 있는 작은 오두막을 찾아온 와론이 이번에는 자기가 먼저 투구를 벗고 의자에 앉아서 절 올려다보는 이의 멱살을 붙잡아 입 맞췄으면 좋겠다......




121.

기린 : 아무리 기사라고 해도 모든 일을 다 힘으로만 해결할 수는 없다. 만일 힘이 있음에도 해결할 수 없는 일이 있다면, 

닭 : 그건 네가 약한 거지~ 

기린 : ....저런 말을 당당히 할 수 있을 정도의 힘이 있다면 보통 그것도 해결된다... (포기함) 

나견 : o0(이게... 기사..?)




122.

기린 : 사는 게 힘들어질 때면, 

닭 : 보통 내가 원인이지!! 

기린 : ....그래도 참고 견디다 보면.. 

닭 : 얘처럼 된다!! (기린 손가락질함) 

기린 : .............(지끈!) 끼어들지 마, 닭.... 

견습 : o0(만성 편두통 환자가 되는거구나..)




123.

파판14st로... 원예가 길드에서 퀘스트 주는 npc 지우스... 캐모마일 30개 캐오라고 했더니 투구 끄덕한 모험가가 냅다 장터게시판에 손 찔러넣고 캐모마일 30개 사와서 머리 지끈함...


그래도 일단 퀘스트 완료는 했으니까 보상으로 사례금 조금과 20렙짜리 곡괭이 선물로 줬는데 대충 엉덩이 긁긁해서 받은 모험가가 바로 다음 퀘스트 달래. ? 하고 쳐다보니, 이 모험가.. 분명 처음 원예가 기술 배울 때 외엔 본 적이 없는데 벌써 레벨이 90임...


그렇게 퀘스트 주고 받고 장게에 손 쑥 집어넣고 물건 받고 보상 주고 다시 퀘스트 달라고 하고 무슨 대련하는 것처럼 치열하게 수락! 완료! 수락! 완료! 이러다가 65렙 퀘스트 쯤에 지우스가 먼저 지침... 지금은 보상으로 줄 장비가 없고 만드는데 시간이 좀 걸리니 다음에 다시 오라고 하니까


고개 끄덕! 하고는 그대로 원예가 길드 바닥에 앉아서 잠드는 모험가... (지우스 : ...모험가는 어디든 잘 앉고 잘 눕는다는 건 알지만 여긴 길드 건물인데... 지끈!) 그 와중에 쌍사당 병사가 와서 약초 주문하는 거 만들어주는데 그 병사가 바닥에 드러누운 모험가 보고 히이이익 놀람..


몰랐는데 나름 악명...이 아니라 위명 높은 모험가래.. 새까만 닭 와론이라고... 모험가 중에서도 알아주는 창술사라나. ...그런데 그런 창술사가 왜 원예가를..? (노숙하면서 아무 나무나 패서 열매 따먹은 탓에 깡채집으로 경험치만 올랐음)


그리고 다른 길드 가서 보상용 장비 주문하다 레벨대에 맞는 원예가 스킬 전수 안 한 거 깨달아서 아차함. 지우스 인생에 처음 해 본 실수임. 그야 수락!완료!수락!완료! 가 오죽 빨랐어야지.. 보상 사례금 세어서 주머니에 넣고 건네주고 창고에 있는 장비 꺼내오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없었기에...


그렇게 다음날 와론이 깨어나면 같이 숲이랑 들판에 나가서 원예가 스킬 알려주는 지우스가 보고싶다..

그러다 살금걸음 풀려서 몬스터 어그로 끌려서 /전력질주 누르고 도망치려고 하면 대뜸 원예가 도끼 휘둘러서 늑대 머리 깡! 깨는 와론<<(모험가는 보석세공사용 망치로도 마물을 잡는다)


그렇게 잡퀘 스킬 하나하나 알려주고 있는데 갑자기 와론이 멈칫, 하더니 누가 불러서 잠시 어딜 다녀와야한대. 그래서 ? 다녀오십시오. 했더니 텔 타고 뿅 사라졌던 와론이 다시 뿅 나타나더니 여긴 위험한 지역이니까 안전한 곳으로 데려다 준 후에 가겠다고 함.


음.. 이상한 사람이지만 이렇게 챙겨주는 걸 보니 역시 모험가는 모험가구나... 하고 지우스도 장비 접고 길드로 돌아갈 채비하는데 와론이 손 잡으라길래 잡았더니 갑자기 보랏빛이 몸 주변에 감돌고 어디로 슉 텔레포됨. 태어나서 처음 오는 도시임. 암만 봐도 그리다니아가 아닌 것 같음.


뭔가 불길한 느낌에 어디냐고 물었더니 라자한이래. 


ㅡ ...어디요? 

ㅡ 라자한. 

ㅡ ....거기가 어딘데요? 

ㅡ ? 일사바드 대륙 몰라? 

ㅡ ...예? 


정정함. 태어나서 처음 오는 도시가 아니라 처음 오는 대륙이었음. 텔포비 아끼려고 텔이 아니라 데존 탔대.. 마지막에 들린 도시가 여기라 여기로 온 거임..


일단 여긴 안전하니까 일 마치고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으라고 하고 또 어디론가 푸슝 날아가버린 와론 때문에 졸지에 라자한 에테 앞에서 도끼 꼭 쥐고 멍하게 앉아있는 원예가 길드 퀘스트 전용 npc 지우스.. o0(길드 마스터.. 보고 싶습니다..)


그러다 아무래도 처음 오는 대륙이니까 호기심도 생길 거 아냐.. 여긴... 무슨 식물이 자라지... 하고 라자한 여기저기 기웃거려보고 화단과 정원에 핀 식물 만지작거려보다가 다른 전투퀘 마치고 돌아오던 와론에게 딱 걸림<< 


그렇게 나머지 스킬은 졸지에 라자한 필드에서 가르쳐 주게 되고 그리다니아로 돌아온 이후에도 종종 그때가 생각나서 아련한 눈 하면 와론이 이거 웃기는 놈이네, 하고 종종 손 잡고 텔 해서 여기저기 데려가 줬으면 좋겠다... 마물이 한 대 툭 치면 즉사하는 피통으로 겁도 없음...


+) 원예가 길드 퀘스트 수주용 npc 지우스에게 트리플 트라이어드 이기면 랜덤하게 새까만 닭 카드 줬으면 좋겠다.... ...근데 이제 이길 수가 없어서 도시전설로만 떠도는<<




124.

지우스 야영할 때는 제대로 씻을 수 없으니까 임무 마치고 돌아오면 오랫동안 목욕하는 버릇 있었으면 좋겠다... 손끝이 쪼글쪼글해질 때까지 눈 감고 푹 잠겨 있다가 물이 미지근하게 식을 때 즈음에야 일어나서 물기 닦고 나오는데 그럼 이제 책상에 수정해야하는 보고서 이마아안큼 쌓여있음...




125.

사상 지평 왜 하필 5분일까 생각해봤는데... 축적한 시간에 따라 사용시간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딱 5분이라는 게 말야... 약간 반대로 생각하면 5분 이상은 필요없다는 의미도 되지 않을까. 그러니까, 누구든지 원한다면 5분 안에 쓰러트릴 수 있는 지우스...




126.

닭 : 야, 기린. 내가 생각을 해봤는데. 

기린 : 뭐지. 

닭 : 그냥 저거 다 묻어버리면 깔끔해질 것 같은데. 

기린 : 너 방금 '생각을 해봤는데' 라고 하지 않았나? (지끈)




127.

승냥이 : 새까만 닭, 기린은? 

닭 : 아~ 걔 지금 되새김질 중일걸. 

기린 : ...식사 중이라는 말을 그렇게 표현하는 거 그만둬, 닭. 

닭 : 넌 느려서 되새김질이야. 

기린 : ㅍㅍ) (꼬라보면서 한 숟갈 더 떠먹음)




128.

네가 나를 사랑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순간부터

모든 것이 망가질 것이라고 예감했지.


감정이란 통제도 억제도 불가능한 변수이기에.


사랑이 모든 것을 망쳐버렸어.

그러나 합의하의 행복이었지.


널 사랑할 수 있다면 세상이 멸망해도 좋아. 

섣부른 소원을 입 밖으로 뱉어낸 후에야 깨달았다네.

너를 사랑하게 되었기에 세상까지 지킬 수밖에 없게 되었다는 것을.




129.

기린이랑 푸른 하늘 은하수 짝짝짝 하다가 갑자기 빡쳐서 멱살 잡는 닭... 


기린 : ..심심하니까 놀아달라고 한 건 너다. 

닭 : 아는데 빡치는 걸 어쩌라고. 

기린 : ....한 대 칠래? 

닭 : 안 죽을 자신 있나봐? ㅋㅋㅋㅋㅋ




130.

어라.. 나 전에 풀었던 현대au 개발자 기린닭 이야기 갑자기 현판물로 보고 싶어... 평범하게 던전 나타나고 마수가 출몰하는 세상인데 '기사'들은 시스템에 관여할 수 있는 힘이 있어서 세계를 구성하는 시스템 코드를 수정하고 혹은 삽입하기도 하면서 던전의 출현과 마수의 개체수를 조정하는 거...


왜 기사라고 부르게 되었냐면 초창기의 '기사'들은 진짜 영웅일대기에 나오는 기사처럼 맨몸으로 마수와 맞서싸웠기 때문이다.. 시스템 코드에 관여할 수 있는 특수능력 보유자들이 나타나기 전에는 상당히 원시적으로 싸웠음..


아직도 그런 전투계열 기사와 개발자계열 기사가 나뉘어 있는데 전투계열 기사는 대표적으로 칸덴티아, 개발자계열은 특수 1, 2기로 넣으면 적당한 구성이 되지 않을까..? 특수능력 보유자들을 본격적으로 모아서 시스템 코드에 간섭하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아직 '특수'고 2기까지밖에 없는..


세계의 존망을 위해 밤새도록 시스템 코드 읽어서 던전 출현 위치 특정해내고 해킹이나 인코딩으로 소멸시키거나 최소한 등급을 낮추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현대판 기사 이야기들 재밌겠다... 히히 나중에 옴니버스 식으로 가볍게 써볼까봐.


결국 못 막아낸 던전 막으려고 칸덴티아가 창문 열고 푸슝 뛰어나가는 거 보면서 방금 전까지 죽도록 두드렸던 키보드 대충 집어던지고 의자에 축 기댄채로 '이야~ 역시 컴퓨터 기사보다는 진짜 기사나리가 최고지~' 하는 와론이랑 죽은 얼굴로 책상에 머리 박고 '..진작 포기할걸.' 하는 지우스..


그런데 이 개발진들도 기본적으로는 시스템이 출현시키는 재앙에 맞서 싸울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라 진짜 인원 부족하면 야근하다말고 질질 끌려나가서 마수 토벌 한 뒤 다시 그 의자에 앉혀져서 키보드랑 마우스 따각거리고 있음... 능력이 많아서 두 배로 불쌍한 개발자들이여...


화면 한 구석에 놓인 시계에서 카운트 다운 떨어지는 거 흘긋 보면서 열심히 코드 짜는데 계속 와론에게 개인 메세지 띠링띠링 와서 신경 곤두서는 기린.. 


- 야 이거 못 막을 거 같은데? 

- ㅋㅋㅋ 그냥 던져. 

- 던지라니까? 

- 아~ 이거 글렀네. 이따 저녁 콜? 

- 매운 거 먹자. 닭발 땡긴다.


그래도 꿋꿋하게 00:00:00 으로 숫자 떨어질 때까지 애써보다가 결국 던전 터지면 그제야 와론 메시지에 '닥쳐' 한 마디 보내고 키보드에 머리 박는 기린.... 윗층에서 창문 쨍그랑 깨지는 소리 나고 달잔이 '칸덴티아! 왼쪽 창문 열어놨었어!!' 하고 비명 지르는 거 배경으로 깔려있음..


간만에 대형 던전 하나 터진거라 저거 수습되기 전까진 다른 곳에서 마수 출몰이나 던전이 생기지도 않을 거라 이렇게 던전 브레이크가 생길 때만 쉴 틈이 생기는 개발자들... 이미 와론은 컴퓨터 끄고 기린 책상 쪽으로 와서 배달 어플 켜고 뭐 먹을래? 하는 중임...


"매운 거 말고 다른 거." 

"기각. 내가 매운 게 땡긴다." 

"....지금 위장에 매운 거 먹으면 난 죽어." 

"ㅋㅋㅋㅋ너 죽으면 네 사망보험금 내 거." 


그리고 핵불닭발 콤보 주문 시키고 10억을 받았습니다~ 노래 흥얼거리면서 나가는 와론 뒤에서 침묵하다 서랍 열어서 영양제 꾸역꾸역 먹는 기린..<




131.

기린.. 견습들 이끌고 정령의 숲 지나갈 때 정령들이 '장난쳐도 돼?' 하고 묻는 말에 '안 돼.' 했다가 자기만 여자로 성별 바뀌는데 주변에서 우아악 호들갑 떨 때 침착하게 바짓단 접어걷고 근처 나무 뻥 걷어차서 우지직 꽈릉! 부숴본 후에 '문제 없군. 가자.' 해줬으면 좋겠다... 




132.

전투 도중에 적의 공격을 아슬아슬하게 피해내는 와론.. 그런데 목걸이는 관성 때문에 좀 더 늘어져 있어서 적의 칼 끝에 걸려 끊어지고 말았는데 그걸 보자마자 앞뒤 가리지 않고 냅다 달려들어 간신히 목걸이를 낚아챈 기린이 그대로 절벽 아래로 추락하는 거 보고 싶다...


와론은 제 맘 속의 어느 한 구석이 무너질 뻔 했다가 그래도 지우스라면, 저 지독한 자식이라면 어떻게든 움켜쥐고 있겠지 싶어서 마음 다잡고 적들을 해치운 후에 절벽 가장자리에 서서 신경질적으로 한숨 푹 내쉬고 론누를 던져 내려감.. 제 목걸이를 되찾고, 그 김에 미련한 기사 하나도 건지러.


어떻게든 움켜쥐고 있겠지, 의 대상이 목걸이와 지우스의 목숨 둘 다를 의미하는 말이어도 좋아.....


그렇게 핏자국과 발자국을 따라 어느 동굴 안으로 들어가니 벽에 기대어 숨을 몰아쉬고 있던 기린이 말없이 손수건에 쌓인 목걸이를 건네줌. 정작 본인은 팔도 부러지고 머리도 깨져서 피범벅으로 엉망인데 손수건과 거기에 감싸인 목걸이만은 깨끗함.


짜증스럽게 손수건을 낚아채서 목걸이를 꽉 쥔 와론이 다시는 이딴 식으로 주제넘게 나서지 말라면서 손수건으로 지우스 얼굴 박박 닦아줬으면...


그럼 또 지우스는 한 마디도 안 지고 대꾸함. 그 순간에서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을 고른 것 뿐이었다고. 말이야 맞는 말이어서, 만약 와론이 목걸이에 정신이 팔린 나머지 제대로 싸우지 못하고 다치기라도 했으면 지우스 역시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었을 테니 그게 맞기는 한데,


그 한없이 사리에 들어맞는 말이 왠지 모르게 충동을 변명하는 것처럼 들려서 또 열이 뻑뻑나는 와론... 그래, 네 말대로 전투는 무사히 끝났고 너는 그 싸움에 휘말리지 않았지. 하지만 싸우지 않았음에도 엉망이 된 네 꼬라지를 보고도 그런 말이 나오냐? ...그런 핀잔은 꾹 삼킨 채.




133.

누군가를 죽이기 위해 가장 특화된 힘인 사상 지평을 늘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서 쓰는 담청색 기린 지우스.


자길 이용하려 드는 기린에게 짜증이 나면서도 기린이 언제나 스스로의 목숨까지 카드로 쥐고 그걸 내려놓을 타이밍을 재고 있다는 걸 알아서 뭐라고 하지 못하는 닭.....


삶을 버리고 생을 움켜쥐는 와론 

생을 버리고 삶을 얻어내는 지우스



134.

와론은 싸우다 투구 벗겨지면 생각외로 별 신경 안 쓰고 '얼굴 본 놈들 다 죽여버리면 되지ㅋㅋㅋ' 하고 있는데 되려 지우스가 당황해서 허우적거리다 자기 모자 벗어서 냅다 얼굴에 뒤집어 씌우는 상상... 


닭 : ...자살시도는 좀 참신하게 하지? 

기린 : (이미 날아간 투구 찾으러 달려가서 못 들음)


졸지에 싸우던 적들은 1. 새까만 닭의 얼굴을 보게 되어서 당황 2. 기린이 아군의 시야를 가리는 악수를 두어서 당황 3. 2번에 더해서 자기랑 싸우던 기린이 갑자기 등을 보이며 저 멀리로 냅다 달려가서 당황 4. 턱 끝까지 내려온 비니 스윽 올려 쓴 와론이 이전보다 더한 살기를 뿜어서 당황..


그렇게 기린이 난장판 어딘가에 떨어진 투구 찾아서 들고 헉헉거리면서 돌아올 때면 이미 정리 끝난 상황에서 닭이 론누 휭휭 돌리면서 '죽을래?' 했으면 좋겠다... 그럼 또 순순히 두 눈 질끈 감고 '미안' 하고 사과하면서 투구 내밀어주는 기린이 있음... (특 : 자기가 날린 거 아님)




135.

지와지로.... 새벽까지 보고서 작업하던 지우스가 한숨 푹 내쉬고 '새까만 닭의 손이라도 빌리고 싶군...' 이라고 중얼거리는 거 들은 와론이 푸하하 웃으면서 '내 손? 줄까?' 하고 내밀었더니 그 손 왼손으로 꼭 붙잡고 오른손으로 보고서 마저 쓰는 지우스 보고 싶다.. 와론 드물게 얼어있음<<




136.

지와... 지우스 몇 안 되는 인텔리 기사들이랑 회의 중인데 문 벌컥 열고 들어오는 와론.. 


와론 : 야, 기린, 나 물어볼 거 있는데. 

지우스 : 잠깐 기다려. 그래서 이 임무는.. 

와론 : 우리 결혼 언제하냐? 

지우스 : 사흘 후 낮에 시작.... 뭐? 

와론 : 사흘 후 낮? ㅇㅋ~

지우스 : ...자, 잠깐..!!


그렇게 와론이 활짝 열어놓고 나간 문 바라보면서 지우스가 멍청하게 굳어 있으면 일단 하센이 눈치 빠르게 박수 치면서 물어봄. 


하센 : ...사흘 후에 시작되는 이 임무에서 기린님 이름은 빼놓을까요? 

지우스 : ....(지끈!)




137.

개발자au.. 모처럼 퇴근한 기린, 바로 안방으로 들어가려다 아침에 급하게 먹고 못 치운 식탁 발견하곤 한숨쉬면서 겉옷만 벗어놓고 설거지 달그락달그락 하는데 잠시 후에 안방 문 벌컥 열리더니 웬 헐벗은 여자가 '뭐해?' 하고 물어서 심장 떨어질 뻔함.. ...아, 그러고 보니 저 녀석 신발도 있었지.


하도 자주봐서 익숙해진 나머지 못 눈치챔... 


기린 : ...설거지. 

닭 : 아~ 샤워하는데 찬물 나오잖아. 좀 이따가 해. 


그래서 걷어 올렸던 소매 다시 돌돌 내리고 얌전히 소파에 앉아서 닭이 다 씻기를 기다리는......집주인 지우스.....<<


잠시 후에 마저 씻고 옷 갈아입고 나온 닭이 그새 꾸벅꾸벅 졸고 있는 지우스 머리 툭 치면서 '잘 자고 잘 씻었다~' 인사해주곤 다시 회사로 터덜터덜 돌아감... 


기린 : 제발 연락 좀 하고 와... 

닭 : 꼬우면 회사에서 제일 가까운 곳에 집 산 널 욕하던가. 

기린 : 하.....




138.

지와로 평소 와론이 자길 구해줄 때마다 장난스럽게 '넌 나 없으면 안 되지?' 하는 말에 꼬박꼬박 '그래.' 라고 대답해줬던 지우스가 와론이 크게 다쳐 사경을 헤맬 때 곁에 앉아서 무표정하게 울면서 '너도 잘 알 텐데. 나는 너 없이는 안 되는 거.' 하고 속삭이는 거 보고 싶다...




139.

지우스... 겨울에 서류작업하다가 창 밖 물끄러미 쳐다보고 ".....해가 나보다 빨리 퇴근하네..." 한 마디 툭 던져서 같이 작업하던 사람들 다 싸아아아 공포에 떨게 만듦... 




140.

잠을 너무 안 잔 나머지 불면증이 생겨서 못 자겠다는 지우스 입에 자바칩프라푸치노모카초코카라멜시럽다섯번생크림휘핑추가토핑반반드리즐듬뿍 커스텀 레시피 때려부어서 혈당 스파이크 일으켜서 강제로 재우는 와론... 나중에 칸덴티아한테 애를 당뇨로 죽일 생각이냐고 등짝 맞음<<




141.

특수 2기조 마트에 장 보러 갔는데 카트 끌고 혼자 한 바퀴 빙 돌고 온 다랑 보고 피도란스가 뭔가 깨달았다는 듯이 박수침. 


피도란스 : 어렸을 때 수학책에서 본 바나나를 한 번에 50송이씩 사는 사람이 너였구나!! 

다랑 : 느ㅔ? (시식 중)


지우스 : 닭, 우유 2개를 부탁한다. 만약 아보카도가 있다면 6개 정도 가져와. 

와론 : 알겠다네~ 


(잠시 후) 


와론 : 아보카도가 있더군! (우유 6개 들고옴) 

지우스 : ...그래, 잘했다. (아보카도 가지러 감..)


루디카 : (카트에 담긴 것 중에서 먹기 싫은 거 다 빼내고 있음) 

파디얀 : (그 옆에 서서 웃는 얼굴로 다시 도로 다 넣고 있음)




142.

싸울 때 머리채 잡히는 여기린..... 근데 일부러 잡으라고 내준 거라서 자기 머리채 잡은 상대 팔목 우둑 꺾어서 반격함....... 옆에서 같이 싸우던 새까닭이 그거 보고 독한X이라고 하는데 여기린 아무렇지도 않게 머리 대충 탈탈 털고 모자 다시 덮어쓰면서 '거울 봐.' 이럼...


닭 : 거울? (론누로 얼굴 비춰봄) 음~ 미모의 30대 여성이 보이는데? 

기린 : ......제대로 미쳤군...

닭 : ㅋㅋㅋㅋ 기왕 미칠 거 제대로 미치기라도 해야지~ 그러는 넌 제정신이냐? 


이러면 또 한참 싸우던 여기린이 입에 고인 피 바닥에 퉷 뱉고 아무렇지도 않게 대꾸함. 


기린 : 난 곱게 미친 편이지. 

닭 : 아~ 이거 진짜 주둥아리가 얼굴보다 더 반반해~?

기린 : 칭찬 감사. 

닭 : 겠냐? 

기린 : 욕을 할 거였으면 반반하다고 하면 안 되지. 

닭 : (곰곰이 생각해보니 저 말이 또 맞음......)(약간 더 빡침)




143.

닭 : 나도 제법 똑똑하다고! 테스트 해봐도 좋다네~ 

기린 : ....그럼 1837년 12월 31일에 종료되었던 것은? 

닭 : 1837년 12월 30일!!! 

기린 : ....그래.. 똑똑한 닭, 너는 다음 임무에서 빠지도록..




144.

개발자au 기린닭... 집에 잠깐 들러서 씻고 온 지우스에게 자기랑 같은 샴푸 향기 난다면서 징그러워 하는 와론... 


기린 : .......네가 멋대로 내 집에 가서 씻고 온 거잖아..(지끈) 

닭 : 그러게 누가 회사 가까운데 집 사래?




145.

와론 : 야, 너 H2O가 뭔지 아냐? 

다랑 : 물 아닌가요? 

와론 : 오, 이 자식 제법 똑똑해. 이과야. 

지우스 : ...물이다.....(지끈)


~ 초성이 ㅅㅂ인 단어를 쓰시오. 

와론 : 시바, 시발, 스벌.... 

지우스 : 수박, 시비, 순번, 샛별, 상벌.... 

와론 : 이 자식 더럽게 똑똑하네. 문과야? 

지우스 : .....기사다.. (지끈)




146.

아는 기사 결혼식에 퇴장 행진까지 다 끝난 마당에 피땀먼지로 범벅된 새까닭이랑 같이 나타나서 헉헉거리면서 '생일.. 아니, 결혼 축하한다.' 하고 인사 건네는 담기지.. 


닭 : 야, 다 했어? 우리 빨리 가야 돼. 

기린 : 잠시만, 축의...금!!(끌려감) 


잠시 후에 론누가 날아와서 축의금 떨구고 감<




147.

달잔 : 기린, 요즘 고생이 많군. 내가 뭐 도와줄 건 없겠나? 

지우스 : ...휴가...? 

달잔 : 안타깝지만 그건 힘들겠군.. 다른 걸 말해보게. 

지우스 : 그럼 제 휴일에 들이닥치는 새까만 닭을 막아주십시오. 

달잔 : 휴가는 며칠이 좋겠나? 

지우스 :




148.

적에게 들키지 않게 이동해야할 때 대뜸 겉옷 벗어서 허리에 질끈 묶고 모자 벗고 앞머리 슥 쓸어넘긴 후에 주머니에서 손 빼고 저벅저벅 지나가는 지우스... 지붕 위 그림자에서 은신하던 와론은 저게 미쳤나 싶은데 놀랍게도 아무한테도 안 들켜서 왠지 빡침. (얘는 개고생 중)


닭 : ...야, 너 그 모자 일부러 쓰는 거냐? 

기린 : 취향이다. 왔으면 가지. (다시 앞머리 슥슥 쓸어내리는 중)




149.

루지안 : 와, 나견!! 너 진짜 기린님의 환생 같다!!! 

나견 : .....아직 살아계셔... 

와론 : 그 새끼 곧 내 손에 죽을 거니까 상관없다. (으드득) 

지우스 : .......미안하다니까...




150.

닭 : 어이~ 기린! 자네 옷에 뭐 묻었다네! 

기린 : ? (고개 숙임) 닭 : 인사 자알한다~ ㅋㅋㅋㅋ 

기린 : ....(말없이 한 발자국 더 다가가서 숙였던 고개 들면서 그대로 닭 턱 빠악 쳐버림) 

닭 : 켁! 

기린 : ...윽... 

닭 : ....야, 솔직히 누가 더 손해인 거 같냐, 이거...? 

기린 : ....너. (기존쎄)




151.

닭 : 야, 기린! 사상 지평 얼마나 남았냐! 

기린 : 이... 

닭 : 2분? 설마 2초? 

기린 : 이미 끝났다. (털썩) 

닭 : 아 XX!!




152.

좀아포 현대au로 기린닭.. 둘이 마주친 순간 왜 재수없게 생존자가 너냐고 까면서도 둘 다 조금 안심하는데 닭이 먼저 물리면 죽여버린다고 인성발언함. 기린도 기 죽지 않고 마찬가지로 네가 인간으로 죽을 수 있게 해주겠다고 했는데, 막상 둘이 도망치다 도저히 둘 다 살 수 없는 상황이 되자 뛰던 다리 멈추고 '...미안하다, 와론. 아무래도 네게 죽어야겠어.'  한 마디 던지고 왔던 길로 다시 달려가는 지우스... 


와론은 저새끼 미친놈이라고 욕하면서도 결국 혼자 도망치고, 안전한 곳에서 멍해진 머리 가다듬다가 바닥에 흩어져 있는 총알들 주섬주섬 주워서 채워넣음. 


- ...죽이러 가야지. 죽여주겠다고 했으니까... 


네가. 인간일 때. 

아직 인간으로 남아있을 때. 

그때 죽여줘야지.


그렇게 와론도 왔던 길을 되짚어서 조심스럽게 돌아감. 중간중간 다른 생존자들도 만났는데, 그 자식은 대체 어디까지 갔는지 모르겠음. 사방 어디를 둘러봐도 죽은 잿빛이라 익숙한 녹색 머리카락은 눈을 씻고 봐도 없음.


그러다 어느 날, 철조망 건너. 반쯤 부서진 의자 위에 앉아 멍하게 하늘을 바라보는 뒷통수를 발견하는데, 그 뒷모습이 어쩐지 익숙함. 자세히 보니 피범벅이 되어 검붉게 물든 머리통의 한구석이 녹빛으로 빛나는 것도 같음. 


철조망 너머에서 조용히 총을 꺼내 겨눴던 와론은 몇 번의 호흡 끝에 쥐었던 총을 넣고 대신 단검을 뽑아들었음. 소리도 없이 철망을 넘어 천천히 그 등 뒤로 다가가 손에 든 칼을 높이 치켜드는데, 그 모든 동작을 멈추게 만드는 낯익은 목소리가, 


- ...와론. 


..하고. 제 이름을 불렀음. 

느리게 뒤를 돌아보는 황금빛 눈동자가 놀랍게도 아직 인간의 것처럼 보여서.


어쩐지 너라면 이럴 것 같아서. 

그래서 얼굴을 보지 않으려고 했는데. 


한편으로는, 왜인지 너라면 이럴 것만 같아서. 

그래서 조금 더 가까이에서 보고 싶었다.


철망 너머에서 총을 쏘고 쓰러지는 네 시체를 보고 돌아서는 게 아니라, 이게 마지막이라면, 그리고 그게 너라면, 하다못해 시체라도 묻어줄까 해서. 절망이 팽배하고 생존이 억지가 된 이 세상에선 그 전부가 사치인 것을 잘 알면서도.


굳어버린 몸뚱이를 똑바로 마주보고 선 이가 웃었다. 옛 악우인지, 그를 흉내내는 반송장인지 아직 알 수 없는 존재가. 작게 벌어진 입술이 나지막하게 뒤늦은 인사를 건넸다. 


- ...네가 올 줄 알았어.




153.

~ 카톤 중 

기린 : 지금 임무지에는 누가 있지? 

닭 : 음~ 미모의 삼십대 여성 한 명? 

기린 : 그럼 닭, 너는 어디에 있는 거냐. 

닭 : ....너 지금 알고 나 멕이는 거지.




154.

지우스... 

와론이 갈군다면 당해줄 생각 있음. 

와론이 빡친다면 사과할 생각 있음. 

와론이 때린다면 맞아줄 생각 있음. 

와론이 죽인다면 (언젠가) 죽어줄 생각 있음. 

그러나 그가 원하는 대로 얌전히 움직여 줄 생각은 없음...




155.

현대로코 지와지 보고 싶다.. 

지우스가 차려준 밥 먹다가 '이야, 이제 결혼해도 되겠다'하는 와론.. 


지우스 : 그럴 사람 없어. 

와론 : 아니. 나랑. 

지우스 : ....? 

와론 : 이제 나랑 결혼해도 되겠다고. 

지우스 : ....혹시 몰라 확인하는데 우리 사귀고 있었던가? 

와론 : 아니? 뭔 개소리야. 

지우스 :


와론이 어느 날 오후 2시까지 xx건물 앞으로 나오라길래 또 쫄래쫄래 갔더니 대뜸 '예비 신랑' 소리 들으면서 웨딩 플래너랑 3시간 동안 상담 받고 혼 날아가는 지우스....


지우스 : ....사귀는 게 아니라며? 

와론 : 뭐래. 안 사귀면 결혼도 못 하냐? 

지우스 : ......보통은 그렇지. 

와론 : 그렇다면 이참에 잘 알아둬라. 나는 보통은 아니다!! 

지우스 : .....이미 잘 알고 있다. (지끈!)




156.

지우스, 보고서 쓰다가 문득 새 종이에 와론 모습 슥슥 그려보는데 얼굴 부분은 비워놨으면 좋겠다. 투구 쓴 모습으로 그리는 것도 아니고 그냥 목 위로는 그리지 않는.. 그리고 지우스 없을 때 잠시 들른 와론이 그거 보곤 옆에 '내가 듀라한이냐?' 적어놓고 자기 얼굴 그려놓고 감..


그럼 이제 돌아온 지우스는 그걸 보면서 이게 정말로 와론의 얼굴인지, 아니면 이 또한 질 나쁜 장난인지 한참 고민하는 시간 가져야함....




157.

서류 작업하다 피곤해서 잠시 등받이에 기대서 고개 뒤로 젖히고 있었는데 그 사이 모자 툭 떨어진 거 눈치 못 채고 잠시 후에 다시 허리 펴고 마른 세수하다 ....? 모자가... 어디갔지.. 아까 세수하다 놓고 왔나..? 연무장.. 에서 떨어트렸나..? 하고 비척비척 찾으러 나가는 기린...


그리고 의자 밑에 떨어진 모자는 기린 찾으러 온 닭이 주워서 투구 위에 쓰고 기린~ 어딨냐~ 하고 마저 찾으러 가다가 복도에서 둘이 딱 마주치고 기린에게 약간 경멸 어린 시선 받음.. 


닭 : ...? 뭔데, 갑자기? 시비? 

기린 : (내 모자.. 역시 저 녀석이 가져갔었군..) 

모자 : (쭈인님..)




158.

보통 재채기하기 전에는 그 특유의 제스쳐.. 같은 게 있어서 다들 재채기하네.. 하고 눈치채는데 와론은 투구 쓰고 있어서 가만히 있다가 냅다 "푸엣취!!!!!" 하는 바람에 감각 예민한 기사들 단체로 펄쩍 뛰는 거 보고 싶다...


닭 : 뭐야, 넌 왜 안 놀라. 

기린 : 놀랐다. 

닭 : ? 근데 왜 티를 안 내. 

기린 : 귀찮아서.. 

닭 : o0(뭐라는 거야...)




159.

견습들 모여서 왁자지껄 떠들고 있는데 


A : 야, 근데 여기 지금 기사도 한 명 있대. 

B : 뭐? 진짜?

A : ㅇㅇ 내가 아까 듣고 왔음. 근데 난 아냐. 

B : 나도 아냐. 

C : ? 기사? 누가?

D : 뭐? 여기 기사가 있다고? 누군데?


..그렇게 A부터 Z까지 난 아냐, 가 한바퀴 돌고 나서야 조용...해지는데 구석 책상에 엎드려서 죽은 듯이 자고 있던 사람이 1시 정각 종 땡 치자마자 스르륵 일어나서 단상 위에 서서 '....기사, 담청색 기린. 지우스.' 한 마디 던지고 다짜고짜 기사론 수업 시작함..


A : o0(시체인 줄 알았는데...) << 아님. 일단 반은 살았음. 

C : o0(기사가 내 예상보다 더 빡센가보다...) << 아님. 그냥 쟤가 유독 빡셈.

F : o0(왜 여기서 자고 있었던 거야? 집이 없나?) << 아님. 집은 있는데... 갈 수가 없을 뿐... + 효율중시. 이동할 시간을 줄여 그 시간에 차라리 잔다.


1교시 끝나고 다시 띵똥땡 쉬는 시간 종치면 '다음 시간에 이어서 하지.' 하고 단상에 잠깐 서 있던 기사가 뭘 생각하는 것 같더니 내려오지도 않고 그냥 등 뒤의 칠판에 기대어 서서 팔짱 끼고 다시 수면모드 들어가면 기사들은 진짜 개빡쎈가보다, 하고 웅성웅성... (교육시간이 오히려 쉬는 시간임)


그렇게 4교시까지 끝나고 마침내 '내일 다시 보지.' 하고 인사하고 단상 내려가는데 갑자기 앞문이 쾅 열리더니 '아니! 네 교육은 여기까지다! 지금부터라는 임무라네!!' 라고 외친 뭔가 시꺼먼 그림자가 기사 선생님 멱살 낚아채서 사라지면 어떡해.. 진짜 빡쎈가봐.... 수군수군수군수군...


그리고 분명 어제 '지금부터 임무라네!' 소리 듣고 납치당하듯 사라졌던 기사 선생님이 어제보다 묘하게 더 퀭하고 꼬질해진 상태로 다음날 수업 시간에도 나타나는 게 화룡점정임....ㅋㅋ큐ㅠㅠ 


D : ...기사님들은 사실 매일 인력난인 거 아냐..? << 정답!




160.

닭 : 아~ 이거 좀 빡센데? 어이, 기린! 뭐 승리의 주문 같은 거 없남? 

기린 : ...미안하다, 새까만 닭. 아무래도 너에게 죽어야겠어. 

닭 : .....아.. 그래.. 유언 잘 들었고 이 놈 잡은 후에 너도 죽이러 갈 거니까 목 씻고 두 손 자르고 기다려라. 

기린 : 그럼 이후는 맡기겠다. ㅍㅍ)




161.

허벅지에 독화살 맞은 지우스 처치해주려고 론누로 바지 쫘악 찢는 와론 생각하니 갑자기 행복해져서 함박웃음 짓기..... 


기린 : o0(...너무 많이 찢은 것 같은데......) 

닭 : o0(아씨 너무 많이 찢었네 ㅋㅋㅋㅋ)




162.

...기어스를 어긴 지우스를 명예롭지 못하다 생각해서 처단하려는 힌셔와.. 그걸 막는 와론....... 이 싸움.. 성사될 가능성이...약간은 있지 않을까...? 그리고 두 기사가 피 튀기며 싸우는 동안 승자에게 제 운명을 맡기기로 하고 주머니에 손 찔러넣고 물끄러미 지켜보는.. 지우스도...


아직 애늙을 한 번밖에 안 봐서 힌셔의 캐해가 좀 긴가민가한데 악행은 악행이다.. 라고 했던 것과 악마 기사 사냥의 진실을 알면서도 취했던 행동, 그리고 현 기사들 사이에서 힌셔가 가지고 있는 위치, 상징성, 명예의 수호자, 지탱점 같은 걸 고려했을 때...


설령 그걸 원치 않아도 그렇게 해야만 하기 때문에 수행해내는 의지... 결단력... 기사로서의 절대적 정의... 그런 걸 고려해서 어떻게.. 안 될까.. 와론은 지우스를 살리고 싶어서 덤빈 것이어도 좋고 그냥 힌셔와 싸울 기회를 잡은 것이어도 좋고.. 전자면 기린닭이고 후자면 그냥 와론임..(?)


힌셔는.. 지우스의 의도가 선에서 비롯된 것을 알더라도... 그 전제에 '본인의 죽음을 각오하고서 명예를 어긴 것' 이라는 사실이 있다는 걸 알면... 그 전부를 지우스의 결정으로 받아들이고.. 그렇다면 그 선택을 존중한다는 의미로 손수 끝을 맺어주려 한다면.. 와론은 '누구 맘대로?' 라는...


힌셔가 휘두르는 하마 턱을 보며 조용히 눈 감고 고개 숙이는 지우스...의 앞을 론누로 가로막으면서 '이 싸가지, 내 건데 건드리지 말지?' 대사 쳐줘 와론아... 미안.. 밤 새서 제정신이 아닌듯.. 아 근데 저 대사 꼭 듣고 싶은데 어떻게 안 되겠니..?




163.

동기조가 여행가면 지우스가 운전해...야할 것 같은데... 막상 보면 파디얀이 운전하고 조수석엔 루디카가 앉고 지우스는 뒷좌석에 혼자 앉아서 갈 것 같은 느낌이.. 있다.... 그리고 이제 파디루디가 여행지에서 신나게 먹고 마시고 나면 돌아오는 길에 술 안 마신 지우스가 운전함. 조수석 비어있음.




164.

(기린이 닭에게로 저벅저벅 걸어감) 


솔바스 : 좋아요, 기린님!!! 그대로 실드로 쳐버려요!!!! 

지우스 : (등 툭) 지금 중요한 건 사실이 아니라 진실이다. 

솔바스 : 하...... 실드를 치라니까 실드치고 앉았네... 

하센 : 서 계신다. 

솔바스 : 닥쳐.




165.

기린 : 닭!! 멈춰! 그쪽으로 가면 실패하는 지름길이다!! 

닭 : 엉, 내가 원래 기왕 갈 거면 지름길로 가는 걸 좋아해~ 

기린 : ....(질끈!)




166.

출장 다녀와서 피곤한데 늦은 저녁이라도 챙겨 먹으려고 햇반 전자레인지에 1분 30초 데워놓고 잠시 식탁에 엎드렸는데 그대로 아침까지 잠드는 직장인 지우스 보고 싶다 (?)


그리고 다음 날 아침 기상 알림에 눈 번쩍 뜨고 잠시 ...? ??? 상태로 있다가 전자레인지 안에서 그대로 식은 밥 된 햇반 발견하고 쓸쓸한 표정으로 다시 1분 30초 돌려서 찬물에 말아먹고 씻고 옷 갈아입고 나가겠지....


그리고 퇴근 시간 3시간쯤 남았을 무렵 갑자기 차키 들고 파티션 안으로 난입한 와론이 혹시 지금 당장 쓰러질 예정 없냐고 물어봄. 참고로 지우스, 지난번 사원 단합대회 때 등산하다가 쓰러져서 실려간 전적 있음.


지우스 : ..일반적으로 그런 예정은 없지... 

와론 : 하 아깝다.. 누구 하나 기절하면 병원 데려가면서 회사 탈출 좀 하려고 했더니... (어제 야근하느라 집 못갔음)(등산 귀찮아했는데 중간에 지우스 쓰러지니까 신나서 업고 내려가서 병원에 입원 시킨 후 그대로 연락 두절하고 잠적한 전적 있음)


그렇게 와론이 어디 아파서 쓰러질 거 같으면 반드시 자기 앞에서 쓰러지라고 신신당부하고 자리로 돌아간 후에 다시 업무 보다가 갑작스런 위기감이 들어서 서랍에서 영양제 뽀스락 꺼내먹는 지우스 주시오... (작년 연말에 회사에서 사원 복지 개념으로 전체에게 싹 다 돌렸음)




167.

지우스.. 기어스를 어긴 이후 기사 은퇴해서 작은 산골마을에 약초방을 열고 살아가고 있는데 어느 눈 내리던 겨울밤, 크게 다친 채로 찾아온 와론이 아무 말 없이 치료만 받고 새벽녘에 훌쩍 떠나는 이야기가 보고 싶다.. 간밤 옛 친우를 본 것이 꿈인가 했더니 흰 눈밭에 발자욱만 깊게 남았네.




168.

기린 : 닭, 개구리가 에펠탑보다 더 높이 점프할 수 있다는 걸 아나? 

닭 : ? 뭔 미친 소리야. 

기린 : 왜냐하면 에펠탑은..ㅋ...점프를.. 할 수 없거든... 

닭 : ...이게 진짜 무슨 미친 소리야... 야, 너 좀 잘래? 사무실 불 꺼줘? 너 몇 시간째 밤샘이야?? 

기린 : 방금 43시간을 돌파했다. 

닭 : 미친;;


~ 7시간 후 


기린 : ...닭.. 사실 에펠탑도 점프를 할 수 있지 않을까... 

닭 : (벌떡 일어남) 어이 거북이!!!!!! 기린 녀석의 지능이 죽었다!!!!




169.

기사들은 카톤 쓸 테지만(혹은 있어도 안 쓰지만) 가끔은 고전적으로 전령새 받는 것도 보고 싶다... 다른 일 하다가 새 울음소리 듣고 팔 뻗어주면 거기에 착 내려앉는 전령새... 기사들마다 전용 전령새가 한 마리씩 있는데 성격도 제각각이면 재밌겠다.. 와론 새는 호시탐탐 지우스의 모자를 노림..


분명 와론한테 전령새 보냈는데 들고 와야하는 답장 대신 지우스 모자 물고 돌아와서 당황하다가 '....둘이 같이 있다는 뜻이니 기린이 어떻게든 하겠군...' 하고 한숨 내쉬는 달잔....


그 시각 기린 : 모자 대신 후드 덮어쓰고 달잔이 지우스 전용 전령새에게 모자 물려서 보내주길 하염없이 기다리는 중....


오후가 다 되어서야 저 멀리서 새 두 마리가 날아오길래 드디어 왔나, 했더니 전령새가 자기 본래 모자가 아니라 웬 복슬복슬한 방울 달린 겨울 털모자 들고 와서 .....? 하는 기린.. 그리고 짧은 메모. 


ㅡ 겨울이니까 따뜻한 게 좋지! <파디얀> 

기린 : ......


쓰지도 못하고 버리지도 못하고 가만히 손에 들고만 서 있으려니 어느새 다가온 와론이 푸하하하 웃고 있음. 그리고 그런 와론 어깨 위에서 똑같이 째째짹짹째짹!!! 하는 와론 전령새.. (얘는 할 일 없는데 날아가는 지우스 새 보고 그냥 재밌어 보여서 따라왔음)(진짜 주인 똑닮음)




170.

~ 야영 도중에 모처럼 지우스가 요리를 했다! 

닭 : 오~ 이거 꽤 맛있는데? 뭘 넣은 거야? 

기린 : ...사랑...(웅얼) 

닭 : 

기린 : 

기린 : (침착하게 먹던 거 삼킴) 뭘 오해한진 알겠는데, '사랑'이 아니라 '사란'이다. 숲에서 흔히 채취할 수 있는 조미료 대용품이야. 

닭 : 아 깜짝이야; 죽일 뻔;;


승냥이 : 어제 둘이서만 야영 했다며? 식사는 제대로 챙겼나? 

닭 : 엉~ 기린이 사랑을 넣어서 요리해줬어. (이름 까먹어서 대충 말함) 

승냥이 : 뭐? ..미안하다.. 두 사람이 그런 사이일 줄은... 

기린 : 승냥이, 여기 있었나. 할 말이.. 

승냥이 : 아! 자리를 피해줄게! 

기린 : (아니 너한테 할 말이..)


닭 : 오, 기린, 이거 지난번의 그거 아닌가? 이름이 뭐였더라? 

기린 : 사란. 

닭 : 헤에~ 

승냥이 : ........방금 저쪽에서 '사랑해' 라는 말이 들리지 않았어? 

여우 : 무시해.


~ 여관에서 묵어가는 날  기

린 : 방이 다행히 2인실 2개가 있군. 

승냥이 : 그럼 내가 여우와 같이 쓸까? (연인끼리 쓰도록 배려해주는 게 좋겠지..) 

기린 : ...? (승냥이와 여우, 그런 사이였나..?) 

닭 : 난 어차피 밖에서 잘 거니 상관없다네! 

승냥이 : 뭐? 왜? 둘이 싸웠어? 

닭 : ....? (뭔 소리지)




171.

호감도 시스템 보이는 지우스 이야기가 보고싶다.. 지우스는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었고, 어느 날 문득 생긴 그 시스템 덕분에 순조롭게 타인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는데 유일하게 '새까만 닭 와론'에게만은 그 시스템이 적용이 안 되는 거지. ...사실 그가 정말 와론이 맞는지도 모르겠어.


다른 사람들은 전부 그를 와론이라고 부르는데, 지우스에게는 보였거든. 도저히 읽을 수 없을 정도로 깨지고 낡은 글자가. 대화를 할 때 선택지가 뜨는 건 똑같은데 다른 이들의 경우와는 달리 호감도를 올릴 수 있는 선택지를 눌러도 딱히 효용이 있는 것 같지는 않아.


하지만 지우스는 와론이 꼭 필요했기에 일부러 말을 걸어가며 이것저것 테스트를 해보는데, 그 날도 마찬가지로 허공에 뜬 선택지를 보며 어떤 것을 고를까 고민하던 찰나에 문득 와론이 말하는 거지. 너는 날 그렇게 열심히 쫓아다니는 주제에 항상 내가 아닌 다른 곳을 보고 있다고.


- 너, 대체 뭘 '보고' 있는 거냐? 


지우스는 얼어붙었어. 시스템과 관련된 것들을 볼 땐 늘 최대한 자연스럽게 시선을 돌리도록 노력하기도 했고 그런 노력을 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들은 이상하다는 것조차 눈치채지 못했는데, 어째서인지 와론에게는 그런 불합리한 장막조차 통하지 않나봐.


지우스가 아무런 말을 못하는 사이 기분이 나쁜건지, 아니면 별 생각이 없는건지(사실 이렇게 타인의 기분을 짐작할 수 없는 것도 대단히 낯선 감각이었어. 지우스는 늘 다른 사람의 기분을 '볼 수' 있었으니까) 론누로 어깨를 툭툭 두드리던 와론은 지금까진 속셈이 뭔지 궁금해서 어울려줬다만 역시 기분이 나쁘니 다음에도 저를 앞에 두고 쓸데없이 눈을 굴리면 죽여버리겠다는 살벌한 경고를 끝으로 먼저 자리를 떠났어.


대충 정리하자면 그렇게 처참한 실패를 맛보고 방에 틀어박혀서 대체 어떻게 해야할까. 어떻게 해야 와론의 신뢰를, 더 나아가 '마음'을 얻을 수 있지? ...하고 고민하던 지우스가 마침내 원래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이런 정체모를 시스템이 아니라 진심으로, 그러니까 저 역시도 '마음'을 주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 와론을 찾아가서 이번에는 주변에 난잡하게 뜨는 선택지가 아니라 똑바로 와론의 눈을 보고 네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는 게 보고 싶었다.. 


그리고 잠깐 침묵하다 웃으면서 '좋아. 드디어 '나'를 보는군.' 이라고 하는 와론도..




172.

루지안 : 기린님은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신가요! 

지우스 : 죽었다. 

일동 : (죽음처럼 가라앉는 분위기) 

율니아 : ..어...그... 음... 어..어쩌다... 

나견 : (제발 거기까지만 해라..) 

지우스 : 노환으로. 

일동 : ....? ?? (야, 기린님 연상 취향이셨어? 아니 아무리 그래도 저 정도는 아니지.)

나견 : .....혹시 어떤 분이신지. 

지우스 : ? 친할머니. 

일동 : (아... 그런 의미의 '사랑하는 사람'..........)


그리고 나중에 이 이야기는 '기린님이 할머님을 많이 사랑하셨대' 가 아니라 '기린님 연상취향이래' 로 와전되어서 파디얀과 와론이 와서 꺄하하하 웃고 감. 이후로 견습들의 아이스브레이킹 토크에 절대 응해주지 않는 기린.....ㅎ...




173.

지우스는 기사가 된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상대방을 반드시 죽이겠다는 살의를 담아 공격하는 훈련'을 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니 너무 좋은 것.... 기사라면 사실 망설임 없이 상대를 죽이기 위한 훈련 같은거 충분히 받을 법 한데 그는 기린이기 때문에...


실제로 지우스에게도 그런 훈련을 시키려고 할 때 '얘는 그런 거 할 필요 없어' 하고 데리고 가는 와론 생각.. 지우스는 와론이 자기 기어스를 눈치챈 건지, 아니면 제 성향을 고려해서 배려해주는 것인지 긴가민가해서 잔뜩 경계하겠지...











잔불의 기사 / 마도조사 (프로필 사진 - 배추님)

Roof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