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스스로에게 직접 별명을 지어준다면 어떤 별명이 어울릴까요?


 A. 저 진짜 이런 센스 정말 꽝이긴 한데... 그래도 고민을 좀 해보면. 제가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는 귀엽단 칭찬을 안 좋아했었는데, 나이가 들면 들수록 귀엽다 상큼하다 뭐 이런 칭찬들이 너무 좋아지더라고요. 진짜 이십 대 초반까지만 해도 상큼하단 말이 크게 와닿지 않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상큼과 깜찍은 젊음의 표상이라고 해도 되겠구나 싶어요. 나이가 들수록 뭐랄까 사람이 과일같이 생기긴 쉽지 않으니까.


그래서 저는 제 별명을 김사과로 지을래요! 사실 사과 같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있긴 한데 스스로에게 붙이기 어쩐지 부끄럽고 민망하잖아요. 이런 말 싫어하긴 하지만 오글거리기도 하고. 그래도 오늘이 내가 앞으로 살아갈 날 중에 가장 어리고 가장 풋풋한 날일 거기 때문에 오늘의 나에게 김사과라는 별명을 붙여주겠습니다. 그냥 사과야~ 보다는 김사과가 어쩐지 저 같아요. 제가 나름대로 작고 귀여운 외관에 비해 성격은 K 장녀의 표본이거든요. 그냥 사과보다는 제 성까지 따온 어딘가 모르게 진지한 느낌이 풍기는 김사과라는 별명이 더 좋네요 ㅎㅎ


근데 이렇게 짓고 나니까 저는 진짜 참신이랑은 거리가 먼 사람인 것 같네요. 이렇게 직관적이고 뻔한 별명이라니. 근데 이젠 이게 제 성격인 거 같아요. 그래도 제 마음에 드는 별명이니 됐어요. 만족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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