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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용선 언니를 알게 된 건 내가 막 신입생이 됐을 무렵이었다.


“선배! 이번에 취뽀 하셨다면서요?”

“소문이 거기까지 났어?”



어색함에 푹 눌러쓰고 있던 모자챙만 만지작거리던 나는, 팔짝거리며 나를 뒤로한 채 후다닥 달려가는 휘인이의 뒷모습만 힐끔거리고 서 있었다. 워낙 사교성이 좋은 데다 은근히 마당발인 휘인이는 학년을 막론하고 두루 알고 지내는 진정한 인싸였다. 언제는 낯을 가려서 사람 대하는 게 힘들고 사는 게 피곤하다더니. 그 앞에 서서 다정한 웃음을 짓고 있는 얼굴이 낯설었다. 한참이나 손을 맞잡고 조잘거리던 둘의 대화가 멈춘 건, 그 낯선 얼굴의 여자가 나를 발견했을 때였다. 뒤에 있는 저 애는 네 친구냐는 뉘앙스의 물음이 얼핏 들렸다. 그제야 휙 돌아 나를 쳐다본 휘인이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같은 고등학교 출신이에요. 재수해서 저보다 한 살 많고.”

“아아.”

“아, 오늘 별이 언니랑 같이 가도 돼요?”

“그래, 같이 와.”



당사자는 철저히 제외 시켜놓은 대화에 어이가 없었다. 뭐만 하면 술 먹을 구실로 써먹는 휘인이와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이 많은 곳이었다. 이번엔 저 선배의 취업 성공이 모임에 사용된 이유이지 싶었다. 괜찮다는 듯 손을 휘저어봤지만 이미 그들만의 세상 속에 살고 있는 둘은, 나를 안중에도 없는 사람 취급을 했다.


“언니 오늘 시간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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