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우스 레귤러스의 연성 키워드는 [ 그 경계선의 끝에서 네가 미쳤다. ] , [ 그러지 말고, 사랑한다고 해 주면 좋겠다. ] , [ 믿고 싶지 않았다. ] 입니다.

시리우스 레귤러스의 연성재료는 이제 곧,칼바람에 헤지는 내 마음,사랑해 마지않는입니다


 블랙 가문의 가주인 오리온의 두 아들. 시리우스와 레귤러스.

 그 둘은 연년생으로 어려서부터 사이가 나빴던 것은 아니었다.

 단지. 부모의 숨 막힐 듯한 애정을 거부했던 소년과 그것마저 부러웠던 소년이 있었을 뿐이었다.

 그 둘이 삐걱대기 시작한 건 부모가 원인이었으나 그 둘은 그마저도 제대로 느끼지 못할 만큼 어렸고 나이를 들어감에도 정신적으로는 둘 다 자라지 못하고 있었다.

 어렸을 적 형과의 시간이 항상 즐거웠던 레귤러스는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시리우스의 뒤를 졸졸 쫓아다니고는 했었다. 하지만 그가 더 이상 형을 쫓아다니지 않았던 계기는 단순했다. 시리우스가 아홉 살이었고 레귤러스가 여덟이었던 해의 어느 여름날, 둘은 자신들이 들어가도 남는 집안의 욕조에서 정신없이 물장난을 치고 있었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그러다가 교육시간이 지났다며, 형은 방에 가두고 "쓸모 없는 녀석이 감히 시리우스의 교육을 방해하다니!" 라고 소리치며 자신의 뺨을 때리던 어머니를 보면서 아이는 속으로 외치고 있었다.

 '왜 제가 쓸모없어요? 어머니? 나도 사랑해주세요!'라고. 그 후 레귤러스는 말이 없어지고, 더이상 시리우스를 쫓아 다니지 않았다. 마치 자신이 그렇게 하면 이 집에서 쫓겨나기라도 할 거라 생각했는지, 부모에게 조금의 반항을 않는, 아니 못하는 아이가 되어 버렸다. 반면에 시리우스는 그게 더 맘에 안 들어서 더욱더 반항을 했다.

 시리우스가 호그와트에 입학하고 그리핀도르에 배정받자 어머니는 2~3일에 한 번은 호울러를 보냈다. 하지만 같은 공간인 집에 있던 레귤러스에게 하는 말이라고는 이것뿐이었다.

 "넌 시리우스처럼 하면 안된다."

 레귤러스는 내년에 학교에 가서 지신이 슬리데린이 된다면 오롯이 자신만을 보아 줄 어머니를 기대했다. 하지만 자신이 슬리데린에 갔어도 어머니의 관심은 자신이 아니었다. 시리우스에게 호울러를 보내지만, 자신에게는 편지조차 보내질 않았다. 그의 마음은 칼바람에 헤지듯이 찢어지고 있었으나, 주변에서는 레귤러스가 시리우스와 다르게 착실해서 믿음이 커서 그런 거라고 말했지만, 그것이 아니라는 것은 그는 알고 있었다. 자신의 가문에서 순수하게 검은 머리카락과 은회색 눈동자를 물려받지 못하면 관심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외모는 어쩔 수 없는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가문에서는 그것마저도 능력에 넣어버렸다. 타고나는 마력조차도 자신은 형을 따라가지 못한다며 이름마저 어두운 빛을 띄는 별을 주었다. 레귤러스는 그것이 싫었지만 형처럼 벗어날 용기가 없었다.

 세월이 흘러 몇 년 후 집에서 돌아온 레귤러스의 팔에 남겨진 문신을 보면서 시리우스는 믿고 싶지 않았다. 그를 대신해서 동생인 레귤러스가 죽음을 먹는 자에 가담했다는 것을, 어쩌면 자신이 가출하지 않았다면 달라졌을까? 아니면 가출할 때 그 지옥속에서 억지로라도 같이 나왔다면...., 칼바람에 헤지는 것 같은 이 마음이 괜찮았을까? 라는 생각만이 들 뿐이었다.

 레귤러스는 이제 곧 자신이 죽으리라는 것을 알았다. 자신이 사랑해 마지않는 어머니는 항상 자신이 아닌 시리우스만을 보았다. 심지어 내가 이 문신을 새기던 날마저도 내 이름이 아닌 시리우스의 이름을 불렀으니까. 그때야 뒤늦게 깨달았다. 내가 원했던 건 이런 것이 아니었다고. 단지 어머니의 관심을 아주 조금 나눠 가지고 싶었을 뿐이었다고. 그 관심을 얻기 위해 엇나가는 형을 대신 하려고 하지 말아야 했다고. 형이 집을 뛰쳐나가기 전에 차라리 자신이 먼저 뛰쳐나가 되돌아오지 않는 애정을 갈구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아이러니하게도 물속으로 끌려들어 가면서 떠오른 생각은 '이제 자유다'라는 것이었기에 죽음과 삶의 경계선에서 네가 미쳤다고 되뇌었다. 이렇게 사라져버리면 항상 형만을 바라보던 어머니가 자신을 조금이나마 생각해 줄까? 형은 그렇게 싫어하던 가문을 끝내버릴지도 모를 터였다. 분별력이 떨어진 부모를 현혹했던 그에게 죽어가면서 큰 선물을 남겼으니 기뻤다. 크리처가 그것을 파괴하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그 충직한 집요정은 자신의 마지막 명령이자 부탁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었다. 호크룩스를 덤블도어에게 가져가지 않은 것은 자신의 인생을 더는 이용당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그에게 가져가면 그것으로 끝나지 않을 거라는 예감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그는 눈을 감고 미소를 지었다. 마지막으로 든 생각은 '만약에..., 다음에 다시 태어나면..., 지금 부모와 다르게..,. 그러지 말고 사랑한다고 해주는 부모였으면 좋겠다'였다. 그의 죽음의 순간은 어느 때보다 편안해 보였다.

 시리우스는 불안했다. 항상 뭔가 어긋나던 동생이었지만, 이렇게 종적을 감출 수는 없었다. 한동안 미친 듯이 수소문했지만, 그 어디에서도 그를 찾을 수 없었다. 항상 자신이 미친 할망구! 라고 욕했던 어머니는 정말로 미쳐버렸고, 그토록 거부했던 가문을 이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크리처를 닦달해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는 어느 때 부턴가 부모님의 명령을 수행하는 크리처를 싫어했고, 크리처 또한 그를 싫어했다. 그가 포기하는 맘이 들 무렵 예언 때문에 제임스와 릴리의 비밀파수꾼이 된 그는 레귤러스를 찾는 것을 정말로 포기해야 했고, 그는 그 후로 동생을 찾지 못했다.

해리포터 패러디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트위터 @walktri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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