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모든 일이 끝난  뒤의 이야기.




"얀마 군-."


모니터로 덮여있는 벽에는 빠르게 은코소파의 풍경이 실시간으로 보였고, 시스템 돌아가는 소리를 빼곤 아무도 없는 것처럼 조용했다.


시오카라는 속으로 작게 한숨을 쉬곤 그 공간으로 들어왔다. 그의 시선이 향한 곳은 공간의 중앙. 딱딱한 것들 뿐인 공간에서 이곳의 주인은 유일하게 푹신한 게이밍 의자에 몸을 조금 눕힌 채로 자고 있었다.


침대라던가 그런 편이 좋겠다고 전에 시오카라가 얀마를 위해 구해온 건 결국 얀마가 두 번 쓰기도 전에 시오카라에게 넘어가고 말았다. 본인을 보좌하는 너구리는 본인 몸이나 잘 챙기라는 말까지 들었다.


'보좌관에게 주는 선물 정도로 생각해.'

'본인이 받은 선물을 준 사람에게 선물이라 돌려주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여기 있잖아. 그러게 구하기 전에 먼저 물어봤으면 됐잖아.'

'그건... 얀마 군에게 서프라이즈로 해줄 생각으로...'


조금 더 고집을 부려 시오카라는 그를 침대에서 편하게 재우고 싶어 했으나, 어릴 때부터 침대가 아닌 바닥이나 딱딱한 곳에서 주로 앉거나 기대서 잤기에 오히려 불편하다고 거절한 탓이기도 했다. 그런 얀마에게 시오카라는 더 뭐라 할 수 없었다. 얀마 가스토. 현 은코소파의 국왕. 태어난 곳은 빈민가지만 노트북으로 출세해 왕이 되었다. 그 사실을 대부분의 국민은 알고 있었지만, 시오카라는 그런 그의 과거에 대해 유일하게 좀 더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가 어떻게 총장 자리까지 올라왔는지, 그리고 그가 푹 잠이 들었을 때는 평소의 큰 목소리와 반대로 미동도 없는 채로 마치 시체처럼 조용히 잔다는 것까지.


"얀마 군-?"


한 번 더 불러보았지만, 대답은 없었다. 시오카라는 항상 매고 다니던 가방에서 그에게 매일 주던 에너지 드링크를 하나 꺼내서 그의 책상 위에 올려주었다.


시오카라는 본인이 적에게 당해서 의식불명의 상태였을 때, 얀마가 엄청 신경을 쓰고 있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평소에는 바보 너구리라면서 거칠게 대하면서도, 그럴 때면 바보같이 서툴어지는 사람. 그렇기에 시오카라는 그를 놓을 수가 없었다.


"...얀마 군은 정말 솔직하지 못하다니깐요."


움찔. 새근새근 잘 자고 있던 얀마의 미간이 살짝 구겨졌다 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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