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로 원고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탈자가 다수 존재하오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하하. 이와쨩이 날 만나러 오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어.”

오이카와가 이마에 키스하며 말했다.

“이쪽세계의 이와쨩의 얼굴이라도. 그거만이라도 나는 족했으니까.”

“멍청아.”

“그러게. 나는 멍청인가봐.”

“언제까지 똥같은 녀석으로 있을거야?”

오이카와는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아마 오이카와씨는 평생 이와쨩의 똥같은 녀석으로 있을거야.”

“하. 바보같아.”

“응 바보야. 오이카와씨는 바보야.”

오이카와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나의 얼굴을 연신 키스해대고 있었다.

“어이, 그만해.”

“에에~ 그치만 이와쨩 너무 귀여운걸.”

“그 이상 하면 정말 죽인다.”

나는 진심으로 짜증을 내었다. 오이카와는 아쉬운듯 입술을 삐죽 내민다.

“이와쨩은 어떻게 이곳으로 온 거야?”

“밤의 마법사녀석이 알려줬어. 네가 있는 곳.”

“이후의 일은 생각 안해봤던 거야? 어떻게 되는지.”

오이카와는 손가락을 꼼지락 거렸다.

“네 생각으로 가득해서 그런거 생각도 안해봤어.”

오이카와는 나의 말에 꼼지락 거리던 것을 멈추었다. 많은 말을 담은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거봐. 역시 이와쨩은 바보 맞잖아.”

고작 하는 말이라고는 바보라는 말이 전부다. 오이카와는 늘 나를 모질게 대하지 못했다. 이유도 알고있다. 내가 그의 유일한 친구이고, 세상의 전부라는 것을.

나는 늘 그것을 이용해 오이카와를 내 옆에 묶어놨던 것이다.

이기적이라고 욕해도 상관이 없었다. 오이카와를 볼 때마다 소유하고 싶다 느꼈으니까. 나에게 이녀석이 등을 돌리는 것을 상상해본 적이 없다. 아마, 앞으로도 녀석은 나에게 등을 돌리지 않을 것이다.

저쪽에서도 그리 뻔뻔한 표정으로 나의 손을 칼로 긋던 녀석인데 오죽할까.

“그러게, 나 정말 바보같아.”

“난 바보 이와쨩이 좋아.”

나를 향해 베실베실 웃는 녀석의 콧등에 키스한다.

오이카와의 체온이 기분좋게 들러붙는다.

“나도 멍청카와가 좋아.”

“하하. 진짜 끝까지 제대로 안 불러주긴.”

오이카와가 웃는다. 나를 처음 봤을 때의, 큰 성에서 혼자살던 남자아이의 미소다.

비가 그쳤다. 습함과 냉기만이 남아있었지만, 우리가 덮고 있는 이불의 안쪽만은 따듯했다.






-




“허억!”

눈을 부비며 일어났다. 꿈인가?

너무나도 현실같은 꿈에 자신도 모르게 헉 소리를 내며 일어났다.

“하지메!! 학교가야지!”

저 아래서 어머니의 소리가 들렸다. 핸드폰 시간을 보니 아침 7시 10분이었다.

별 희한한 꿈이 다 있네 하고선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라?”

거울을 보고선 나는 알 수 없는 표정을 했다. 왜냐면 나는-.



울고있었다.



-



마을 사람들은 분노했다. 이 모든것이 마왕 오이카와의 짓이라고 했다. 나는 그가 아무런 짓을 하지 않았다고 설득했지만 소용없었다.

아니, 정확히 말해 오이카와가 아무짓도 하지 않는것이 문제가 되는건 아니었다. 그가 ‘존재’하는 것의 문제였으니까.

“이와이즈미씨 말씀대로라면. 오이카와씨의 저주는 어쩔 수 없다는 건가요?”

“아마도. 녀석도 풀 방법을 모른다 했으니까.”

까마귀와도 같은 검정색 머리카락을 가진 사내는 턱을 괴며 고민에 빠졌다.

“마왕… 그러니까 오이카와씨는 계속 있었던 거구요?”

“맞아. 그는 계속 이곳에 ‘존재’해왔어. 사실 나도 오이카와가 얼마만큼 이곳에 있었는지는 몰라. 녀석을 본건 고작 10여년 전 이니까. 지금은 성인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문헌을 찾아봤어. 이곳이 언제 다시 이렇게 죽어가는지에 대해. 예전 책들을 말이야. 거기서 나는 찾았어. 약 200여년 전에, 지금 이 상황과 비슷한 일이 있었던 적이 있었어.”

“신빙성 있는 이야기인가요?”

“수도원의 기록이니까 아마도 꽤 신빙성은 있어. 이곳은 약 1200여년전에 불탔던 곳이야. 그리고 그 비옥해진 토양 위에 우리가 다시 뿌리내린 것 뿐이야. 추측하건데, 오이카와는 아마 1200여년전에도 이곳에 있었어.”

다들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 이상하지 않아요? 오이카와씨를 만난것은 10여년 전 이시라면서요. 어린아이의 모습이고.”

카게야마의 물음에 이와이즈미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맞아. 어린아이의 모습이었어. 그래서 다시 가설을 세웠어. 오이카와는 그저 자신은 그곳에 있어야만 한다고. 그렇게 말했어. 그 성 안에 자신을 가둬두는게 최선이었던 거야.

200여년전 오이카와는 한번 ‘소실’했고. 하지만 녀석은 신이 필요해서 빚은 녀석이야. 우리처럼 쉽게 죽거나하진 않을테지. 녀석이 마족인지 아닌지 우리가 어떻게 알지? 오이카와는 마족을 불러 군단을 만든 것도 아니고, 자신의 입으로 마족이라고 하지도 않았어. 그저 마을 사람들이 저주를 받았다며 마족의 자식, 마왕이라고 칭하고 있을 뿐이야.”

카게야마는 조금 놀란 눈이었다. 

“가설의 핵심은 이거야. 오이카와는 불사고. 200년에 한번씩 되살아나. 이 땅에 안식을 줄 안식년을 위해. 

이 토지는 누구보다도 오이카와에게 사랑받고 있어. 오이카와는 누구보다도 이곳을 좋아해. 그런 그가 일부러 대지를 황폐하게 만들 일은 없어. 오이카와는 그저 그 주기로 다시 이 땅을 만들고 있는 것 뿐이야. 더러운것을 없애고 새로 숲을 짓고 있는거야, 녀석은.

아마 자기 자신도 잘 모를거라 생각해. 이거 역시 내가 추측한 결과에 지나지 않아. 하지만 이렇게 생각하면 맞아 떨어져.”

“과연. 이와이즈미씨의 말대로네요. 그렇게 생각하면 맞아 떨어져요. 하지만-.”

카게야마는 망설였다. 이와이즈미의 의견은 흠잡을곳이 없었다. 그렇지만 그의 말을 믿어줄 마을 사람은 없었다.

“사람들은 믿지 않을거에요. 이미 민심은 오이카와씨에게 등을 돌렸어요. 언제 있던건지도 지어진지도 모르는 쓰러져가는 성에 혼자 있는 남자를, 어느 누가 믿겠어요? 그것도 어디서온지도 모르고 쓰는 글자조차도 달라요. 어린아이혼자 살 수 있는 숲이 아니잖아요. 그런데도 오이카와씨는 계속 혼자였죠. 쉽게 믿기 힘든 이야기잖아요. 이와이즈미씨의 말대로라면 이 대지는 언제가 또 불타올라요. 그게 지금인거죠. 그렇다면 막을 수 조차 없어요. 사람들을 다른곳으로 이주시키면? 지금 당장 사람들이 그 말을 믿고 다시 이동해서 집을 짓고, 땅을 가꿀까요? 아마 눈앞에 집이 불타오르기 전까지 마을 사람들은 이곳을 떠나지 않을 거예요.”

“만약 내가 오이카와를 설득해서 다른 곳으로 간다면?”

카게야마는 무덤덤히 이와이즈미의 말을 받아쳤다.

“신에게 미움받겠죠.”





-





“이와쨔앙~ 장자가 나비꿈을 꾸었는데 말이야.”

“뜬금없이 무슨 소리야.”

나는 녀석을 향해 꾸짖음 비슷한 말투로 대답했다. 오이카와는 나의 뒤를 쫄쫄 따라오며 말했다.

“호접몽이라는거야. 꿈에 나비가되어 훨훨 날았는데 내가 나비가 된 것인지 나비가 내가 된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고. 꿈에서 깨어나보니 내가 인간이더란 거야. 결국 내가 나비가될 수도 있고 나비가 내가 될 수도 있었다는. 만물은 변화한다는 소리래. 내가 생각하는 거에 따라서.”

“뭔 개소리야.”

“하하. 그러게 말이야. 그냥 어제 인터넷에서 봤어. 그렇다면 우리의 지난 일주일은 호접몽이었던 걸까? 내가 다른 누군가인데 결국 그것도 나인가라는-.”

가던 발걸음을 돌려 오이카와에게 다가갔다. 녀석은 놀란 눈으로 나를 쳐다 볼 뿐이었다.

“뭐야, 너.”

“에? 뭐, 뭐야 이와쨩.”

“바보아냐?”

“자, 잠깐 이와쨩! 내가 뭐 잘못한거있어? 뭐 말실수같은거 한거야?”

나는 오이카와의 멱살을 잡아올리며 소리쳤다.

“짜증나! 짜증난다고! 늘 그런식이야. 어물쩍 넘겨버리고선 자기 혼자 온갖 고민은 다해! 왜 나한텐 늘 그런식으로 대해? 왜 항상 나한텐-!”




도와달라 말해주지 않는거야-!



오이카와는 그저 멍하니 나를 보고 있었다. 녀석을 향해 뻗은 주먹이 멈춰있었다.


아-.

똑같아.


결국 이쪽의 너도 저쪽의 너도.


나는 늘 너를 생각한다고 하지만

너는 그런 나보다도 훨씬 앞서

생각했던거야.


너는 나를 아니까.

녀석은 알면서도

용사인 나에게 말하지 않았던거야.


녀석은 알고있었어.





저쪽 세계의 오이카와 토오루는 자신이 죽는다는걸 알고있었어.








“이, 이와쨩…?”

“야, 너. 일주일전에 기억해?”

“에? 아, 아니. 사실대로 말하자면 일주일전의 기억이 통째로… 기억이 잘 안나… 분명 이와쨩이랑 여기저기 놀러간 것 같은데… 흐에! 기억 못한다고 때리는거 아니지…? 그치만 정말 기억이 안나. 그거때문에 화난거야? 으악, 미안해! 이와쨩! 오이카와씨가 노력해볼께!”

“아냐, 아냐! 녀석과 네가 바뀐거!! 내가 녀석과 바뀐거 말이야!!”

오이카와를 향해 필사적으로 소리쳤다. 저쪽의 녀석에게 알려야해.

“에…? 이와쨩한테 이야기해준 꿈 말하는거야…?”

“꿈…?”

“내가 꿈을 꿨다고 이야기했는데. 다들 웃었잖아. 그 마왕이랑 용사이야기하는거야?”


그랬다. 오이카와가 녀석과 바뀐 시점.

오이카와는 전날 꿈을 꿨다고 했다. 그거다. 녀석과 우리는 ‘꿈’을 통해 이어져 있었다.

“나이스! 오이카와!”

“에에?! 대체 뭔데…!”

“야, 너 오늘 내방에서 자고가라.”

“엣! 갑자기 이와쨩 적극적…!”

“잠만 자고가. 따라와.”

“에엑?! 잠만?! 어째서?!”

“따라와!! 녀석에게 해줄말이 있으니까!!”

“대체 뭔데에에엥 이와쨔아아아아앙!!!”

오이카와의 팔을 잡고 곧장 집으로 향했다. 나는 녀석에게 말해줘야 한다. 너희들은 끝이 아니라고.

그리고 내 생각이 맞다면 우리의시간과 녀석들의 시간은 아마도 뒤죽박죽이다. 꿈으로 이어져 있어 건너갈 수 있다면 아마 녀석들이 죽기전의 시간으로도 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죽지 않았으니, 녀석들이 죽지 않은 시점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오이카와는 불안한 눈으로 두 눈을 꿈뻑 이고 있었다. 우리는 저녁밥을 먹자마자 이부자리에 누워있었다.

“이와쨩. 손 잡아줘.”

오이카와가 침대를 향해 손을 뻗었다. 어릴적부터 오이카와는 사람의 손길이 없으면 쉽게 잠못드는 녀석이었다.

“어린애냐.”

“칫. 너무해. 이와쨩이 끌고왔잖아. 책임져.”

영문도 모른채로 끌려온 오이카와는 툴툴거리며 대답했다.

나는 짧은 한숨을 내쉬고는 이불을 들어올렸다.

“좁지만 올거야?”

“응!”

녀석이 토끼새끼마냥 품속으로 쑥 들어온다.

“헤헤.”

“좁아. 이제 네녀석 크다고.”

“그치만 이와쨩 침대 더블 사이즈잖아.”

“네녀석 몸은 생각 안하냐? 아직도 어린아이인 줄 알아.”

“에헤헤헤헤.”

바보같이 웃는 토오루는 머리를 쓰다듬었다. 갈색의 뻗침머리 부드럽게 손가락에 감겼다.

“아마 중요한 일이겠지. 이와쨩이 이렇게 안달나 있으니까. 분명 중요한 일일꺼야. 그게아무리 사소한 일이더라도 이와쨩한테 중요한 일이면 나는 기꺼이 함께 할꺼야.”

오이카와가 나의 목덜미를 감싸며 말했다.

“불안하지않아? 아무것도 말 안해주고 데려왔잖아.”

오이카와는 입술에 가볍게 키스를 하고선 작은 소리로 대답했다.

“늘 불안해. 내가아는 이와쨩이 사라져 버릴까봐.”

그러곤 다시 쪽-.

아, 이녀석.

“너 마왕이구나?”

“후후.”

“토오루가 꾼 꿈으로 건너온거야?”

나는 녀석에게 물었다.

“맞아. 이와쨩 용케 여기까지 알아냈구나? 그치만 이 이상은 관여하지 말아줘.”

“어째서야?”

“저쪽의 이와쨩에게 무슨 생각을 전하려는 건진 모르겠지만. 우리 세계의 일에 관심갖지 말아줬으면 해.”

오이카와의 눈이 창가로 들어오는 달빛에 붉게 물들었다. 평소의 오이카와와는 거리가 먼 이 녀석에게서 나는 조금의 살의를 느끼고 있었다. 침이 꿀꺽하고 큰 소리를 내며 넘어갔다.

“너, 너희쪽 이와쨩한테 거짓말하고 있는 거 아니야?”

“왜 그렇게 생각해?”

“그냥, 감이랄까.”

“하하! 맹수의 감이구나. 이와쨩. 그렇지만 우리 세계의 일이야.”

오이카와는 나의 입술에 다시 키스하더니 마지막 말을 이었다.

“네 토오루의 목숨이 소중하다면 내 말 명심해줘.”

하하. 그렇게 웃어버리려는 것을 참았다. 이녀석은 진심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녀석이 불쌍하지 않아?”

나의 말에 오이카와는 고개를 갸웃 거렸다.

“어째서? 왜?”

“눈 앞에서 녀석은… 그러니까… 소중한 사람이 죽은 거잖아.”

“너 어디까지 알아? 봤어?”

“처음엔 긴가민가했어. 그냥 꿈이구나했지. 하지만 네 행동으로 모든게 사실이 됐어. 확신시켜줘서 고맙다. 하하. 저쪽의 내가 이쪽으로 올 때에 나는 무의식에 있는게 아니라 사실은 저쪽의 몸으로 존재하고 있다는걸.”

오이카와는 슬며시 웃었다. 정말로 마왕같은 웃음이었다.

“네가 처음, 죽어서 이곳에 왔다고 했을 때. 난 그걸 곧이 곧대로 믿었어. 하지만 그러면 말이안돼. 너는 몇번이고 이곳을 들낙거렸어. 적어도 내 감이 정확하다면. 그렇다면 저쪽세계의 네가 죽었다는건 이상해. 저쪽의 나는 네가 죽은 줄로만 알고있어. 그렇다면 왜 너는 궂이 여.러.번. 이쪽 세계로 건너오는걸까, 하고.”

“아아, 이와쨩은 머리가 정말 좋은 아이구나? 모를거라 생각했는데 내가 자주 바뀐다는 것도 이미 눈치채고 있었네.”

오이카와가 손가락을 만지작거린다. 거미의 다리처럼 소리없이 나를 짚어 올라온다.

오이카와의 손길이 무섭도록 섬뜩하게 느껴졌다. 내가아는 오이카와가 언제 다시 돌아올지, 혹은 그가 돌아와도 알아볼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들이 쓰나미처럼 밀려들어왔다.

“대체 뭘 꾸미고 있는 거야?”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오이카와는 나의 목덜미를 게슴츠레 바라보더니 작게 속삭이듯 말을 이었다.

“아직은 말 해 줄 수 없어. 식탁이 차려지지 않았어. 아직 전채요리도 나오지 않았단 말이야. 메인디쉬가 나올 때 까지 나와 함께 아무것도 모르는 것 처럼 있어주면 좋겠어. 이와쨩.”

녀석은 나에게 모든 것을 숨기고 있었다. 나로써는 이녀석이 있는 세계의 이와쨩을 알 수 없었다. 나 역시 꿈을 꿀 때 녀석과 몸이 바뀌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오이카와와 조금 다르다면 꿈에서 깨어나면 기억이 일채 없다. 이녀석은 이쪽에서의 일도, 자신의 세계에서의 일도 모두 기억하고 있다. 그것이 나에겐 약점이었다.

“그래도 난 너에게 절대로 해가 되는 일은 하지 않아.”

녀석은 그렇게 말하며 다시 내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제멋대로인건 이쪽이나 너나 똑같아.”

그 말에 오이카와는 피식 웃어보였다.

“이와쨩도.”

오이카와가 작게 대답하며 잠들었다.



-



아주 오래 된 성이 있었습니다.

성에는 사람들이 살지 않았습니다.

살고 있는 것은 단 하나.


외로운 마왕 뿐이었습니다.



-



녀석은 그 후로도 몇번을 찾아왔다. 그때마다 데이트니 뭐니 하는 명목으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나나 마츠카와, 하나마키와 어울리는 것을 즐겼다.

딱히 그것이 해가 되거나 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것이 맘에 드는 것도 아니었기에 녀석이 건너올때마다 무의식중에 녀석이 신경쓰이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요즘 너희 둘 싸웠냐?”

마츠카와는 입에 함박스테이크를 넣으며 물었다. 배가고프다고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자고 조르는 오이카와때문에 우리는 각자 음식을 시켜먹고 있었다. 마츠카와의 꾸밈없는 물음에 하나마키는 먹던것을 그만 떨구고 말았다.

“전혀?”

오이카와가 말을 짧게 끊었다.

“그래?”

마츠카와가 시선을 내쪽에 둔다. 괜시리 녀석의 눈을 바라볼 수가 없었다. 딱히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가끔 마츠카와에게는 거짓말을 할 수 없었다.

“으음.”

하나마키가 곤란하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아니라면 됐어. 난 오이카와가 이와이즈미 임신이라도 시킨줄 알….”

“푸흡!!!”

그만 먹던것을 그대로 하나마키의 얼굴로 뿜어버렸다. 뭔 소리를 하는거야…!

“뭐뭐뭐 뭐뭣…!”

오이카와는 입에 음식을 마저 쑤셔 넣고는 지나가던 웨이트리스에게 후식을 주문하며 태연히 앉아있었다.

“이와쨩을 임신시킬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이쪽은 그게 안돼. 내쪽은 가능한데.”

하나마키와 나는 입을 뻐끔 거렸다. 이 빌어먹을놈의 입을 당장이라도 틀어막고 싶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눈썹하나 까딱이지 않는 마츠카와녀석이 오늘따라 대단해 보일 뿐이었다.


마츠카와와 하나마키는 별다른 의심없이 발걸음을 돌렸다. 나는 멀어져 가는 둘에게 손을 흔들며 큰 한숨을 내쉬었다.

“어이, 너말야. 멋대로 행동하는거야 둘째치고 말 조심해. 녀석들에게 탄로나도 괜찮은거야? 어차피 믿어주지도 않을 거지만.”

오이카와는 휘파람을 불던것을 멈추고선 대답했다.

“아~무리 내가 설명해도 모를거니까 괜찮아.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거든. 이런거. 이와쨩도 꿈을 꾸지 않았다면 내 말을 안믿었을 거잖아? 다 그런거야. 인간이란 자신이 눈으로 보지 않는이상 아무것도 믿지않아. 오로지 믿는건 자기 자신뿐이니까.”

“이쪽의 오이카와녀석도 재수없지만 너도 똑같이 재수없어.”

“하하. 난 그런 이와쨩이 좋아.”

오이카와는 남은 아이스크림을 낼름 먹어치우며 웃었다. 오늘따라 넘어가는 해가 길게만 느껴졌다.

오이카와가 먼저 말을 꺼냈다.

“이와쨩. 오늘은 우리집에 부모님 안계시는데.”

“근데?”

오이카와는 씨익 웃으며 나의 퉁명스러운 대답을 받아낸다.

“자고가지 않을래?”






[공개 가능한 사실]



1.FHQ세계의 오이카와, 이와이즈미는 꿈으로 이어져있다.

2.이어진 시간은 랜덤이다. 그러나 죽으면 '건너올 수 없다'.

3.마왕 오이카와는 죽은것이 아니라 잠든 것 이다. 그는 죽지 않는다.



#다음편은 성인 인증이 필요합니다.

#공개 가능한 사실은 점점 늘어납니다...ㅣㅅㅇ)/

#어찌하다보니 세계관이 커졌습니다. 완결까지 다시한번 달리겠습니다.

#공개 가능한 사실의 밑줄을 중요히 봐주세요.



어서오세요 주민등록을 먼저 해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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