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집 Be Here Now에 발매에 맞춰 셀렉트 매거진에 실렸던 30쪽짜리 오아시스 특집 인터뷰입니다. 엄청 길기 때문에 4부로 나누어 올려요. 1부: 밴드 / 2부: 리암 / 3부: 나머지 셋 / 4부: 노엘과 리암 순. 리암을 둘러싼 파파라치 거품이 절정이었던 때, 그 거품을 톡 터뜨려주는 것 같은 인터뷰.)


리암


“얘기하기 좋은 날”


그 목소리. 그 ‘버르장머리 없는 백만장자’. 신문에 나오지 않고서는 모퉁이 하나 돌기 힘든 바로 그 남자. 리암 갤러거가 영국에서 한 최초의 단독 인터뷰를 소개한다…



“오아시스에서 누가 제일 좋아?” 라고 리암 갤러거가 다분히 의도적인 눈빛을 하고 묻는다. 물론 이건 “오늘 운수 좋지?” 라고 하는 그만의 인사법일 수도 있다. 장갑을 던지고*, 승리자 없는 싸움을 위해 내미는 손일 수도 있다. 대학가 라디오 인터뷰나 진흙탕 투성이인 사교모임, 시덥잖은 인터뷰같은 것들을 빠져나가기 위해 사용되어 온 변명같은 종류의 질문일 수도 있다.


(* 결투를 신청하는 제스처)


“아냐, 진짜루.” 리암이 말한다. “오아시스에서 누가 제일 좋아?” 오늘 리암 갤러거는, 감사하게도, 놀랄 만큼 사근사근하다. 마치 이 모퉁이를 돌았을 때 어떤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는 양, 발 끝이 앞을 향하고 무릎을 굽힌 채 머리는 앞으로 내미는 걸음걸이는 평소랑 똑같다. 행동 코드는 늘 하던 대로다. 담배를 빌려서 피워야 하고, 카메라는 있는 듯 없는 듯 대해진다. 반면 그가 입은 옷은 흠잡을 데 없이 단정하다, 늘 그렇듯이. 보랏빛이 도는 데님 워크 셔츠를 입고, 탑 맨에서 옷을 사는 사람이라면 알아보지 못할 종류의 디자이너 브랜드 청바지, 그리고 보통의 영국 번화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완전히 다른 곳에서 공수해 온 신발까지. 


하지만 그는 공항 터미널과 시상식에 출몰하는 몬스터 리암 갤러거가 아니다. 당신은 사실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의아해하기 시작할 것이다.


“누가 제일 좋냐니까?” 리암이 다시 묻는다. “아 빨리!”


많은 셀렙들은 마침내 진정한 그들의 시간이 도래하고 나면 자신의 퍼스널리티를 확장시키는 일환으로 피상적이게도 의미 없는 장식을 도입했다. 존 레논과 그의 안경이 그런데, 세계를 향해 자신이 더이상 꼭 껴안고 싶은 몹 머리를 한 아이돌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코에다가 얹었던 그 안경은 그가 미국으로 이주한 후에 더 어두워졌고, 뉴욕에서 돈 많은 부모가 되었을 때에는 디자이너 사이즈만큼 커졌다.


리암 갤러거의 턱수염도 그렇다. 턱수염이 더 많을수록 그는 디오니소스 풍의 인간 허리케인이 되어간다. 한 전기 작가에 따르면, “누가 상처받는 것과 상관없이 자신의 생각이나 행동을 검열하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1995년의 브릿 어워즈에서 그는 광대까지 기른 턱수염을 하고 있었다. 그날 주변에 있는 저급한 술잔치로부터 자기를 빼 달라는 의미로 리암은 레드 스트라이프 맥주캔을 움켜쥐었다. 그는 자기가 받은 상이 제 엉덩이에 속해 있는게 확실하며, 마이클 허친슨에게 그의 커리어는 정말로 끝났다는 것도 보여주었다. 


수염은 곧 사라졌지만 다시 돌아올 것처럼 보였다. 최소한 필요한 때가 되면 부분적으로는. 리암이 MTV 어워즈에서 초록색 하이네켄 맥주를 들어 보이며 뉴욕 에티켓에 대한 거부를 표시했을 때 수염 그루터기가 돌아와 있었다. 그의 형이 우울한 얼굴을 하고 입국한 것과는 달리, 그로부터 1주일 후, 전국이 오아시스가 해체하냐 마느냐로 떠들썩한 것을 전혀 신경쓰지 않는게 확실한 리암이 히스로 공항으로 즐겁게 들어왔을 때 그의 얼굴에는 수염이 더 자라나 있었다. 


원초적 야인(Primal Wildman)이 필요할 상황이 오면 리암은 그 모습을 아주 확실히 보여준다. 돈키호테적이고, 뿔나 있으며, 인터뷰가 불가능하고, 줄담배를 피우면서 모든 것에 콧방귀를 뀌고, 그루피들과 자고 다니며, 미국인을 혐오하는 반체제적인 쿨한 남자를 원하는가? 키스 리차드가 고등법원에 나타나 “우리는 늙은이들이 아니고 시잘데없는 윤리에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을 때 처음 이 세상에 출현했던 그런 존재를 원하는가? 1주일 동안 리암에게 면도 거품을 주지 않으면, 그런 존재를 가지게 될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햇살이 리허설 스튜디오의 옥상 정원 구석구석을 비추고 6분 간격으로 기차가 흔들거리며 지나가고, (노엘이 부르는) 오아시스 노래가 근처에 있는 문을 통해 들려오고 있다. 리암 갤러거는 깨끗히 면도를 했으며, 잘 치장하고 있고 말도 안될 정도로 매력적이다. 그는 인터뷰를 하고싶어한다. “나는 이걸로는 밥 호스킨스* 같다구.” 그가 말한다. “얘기하는 건 좋아.” 녹음기가 그의 코 아래에 친근하게 놓여져 있는 건 그 세월동안 이번이 처음일 것이다. 밴드의 유일한 대변인이 현재 저 아래에서 노래하고 있는 사람(=노엘)이라는 인상을 깨부술 수 있는 기회일지도 모른다.


(* 영국의 배우. 영국 토박이 코크니 및 갱스터 역할로 유명함)


아래에서 들려오는 음악은 리암이 말하는 것의 대다수에 배경음악을 제공해 준다. 인터뷰하다가 한번 그는 진달래 덤불 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파파라치 기자들의 관심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해 주는 원천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그 음악소리가 나오는 곳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기도 했다. 그 소리에서 빠져 있는 것은 물론, 바로 그 자신이다. 리암의 목소리는 날카롭고 세상 모든것에 대항하는 그만의 스타일로 노엘의 음악에 즉각적인 개성을 입혔다.


가사가 탈출하자, 행동하자, 나가자에 대한 욕구를 표현했을 때, ‘Definitely Maybe’를 특징지었던 눈을 부릅뜬 로맨스와 뻔뻔스런 야망의 조합을 리암은 아주 확실히 전달해 주었다. 그리고 ‘What’s The Story?…’ 에서 새롭게 뜬 스타의 나른함과 여행에 대한 환멸로 인해 그 그림이 복잡해졌을 때, 리암의 목소리는 노래에 음과 양을 선사했다. 심연으로 뛰어드는 것에 걱정을 표하는 가사를, 그런 걱정을 했었지만 여전히 바로 그것을 원하는 사람이 부르는 것이다. 어느 경우든 간에 그걸 들으면 존 레논이 밥 딜런에 대해서 내놓았던 아주 놀라운 분석이 떠오른다. “그가 무엇을 부르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어떻게 부르느냐이다.”


리암-다움(Liam-ness)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언제나 오아시스라는 퍼즐의 일부이다. 초기 부틀렉을 들어보면 그가 이안 브라운의 제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사를 특징 없는 맨체스터 남부의 웅얼거리는 톤으로 부르는데, 마치 그가 앞에 나서는 것을 약간 부끄러워하고 있는 것 같다. 어티튜드가 없고, 으르렁대지도 않으며, 오늘날 볼 수 있는 헤라클레스적인 면모도 없다. 사실, 리암은 약간 여성적으로 들린다. 


우리가 지금 칭송하는 리암의 그 목소리는 ‘Supersonic’에서부터 싹트기 시작했다. 쥐어짜내고 길게 늘리는 단어들 (“오토그라아아아프”, “예에에엘로우” 그리고 “유 니드 투 파인드 아웃 / 노 원즈 고나 텔 유 왓 암 온 어바웃”을 거칠게 내뱉는 것 등) 말이다. ‘Definitely Maybe’ 내내 (Shakermaker’, ‘Cigarettes and Alcohol’, ‘Live Forever’ 과 같은 노래들에서) 리암 갤러거는 자신이 이 노래라는 직업을 어떻게 해낼 것인지를 깨달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1995년이시작되었을 때 부족했던 것은 아까 언급했던 으르렁댐이다. 종종 보여주는 노엘의 달콤한 로맨스(‘Talk Tonight’, ‘Half A World Away’, ‘Sad Song’) 에 보완이 되어 주고 오아시스가 또다른 감정적 스케일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혈관이 불끈 솟아오른 위험한 느낌 말이다. 이것은 ‘Some Might Say’의 비사이드에서 도래하는데, ‘Acquiesce’에서는 약간 주춤하지만 ‘Headshrinker’에서 유감없이 드러난다.


이 곡을 라이브로 자주 하진 않지만, ‘Headshrinker’는 오아시스의 얼마 안되는 잃어버린 보석 중 하나다. "Lost in the fog/I been treated like a dog/And I’m outta here” 라고 리암이 노래한다. 이건 ‘Rock’n’Roll Star’의 좀더 악마적인 곡이다. 조소같은 그의 노래가 정점을 찍는 곡이다. 그런 정점은 ‘What’s The Story…’. 에서 유지되었다 (심지어 더 발전했다). 1995년 여름이 되었을 때 리암 갤러거는 영국이 배출한 가장 훌륭한 싱어 중 하나로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명심하시라, 어떤 사람들한테는 이게 별로 중요한 점이 아니다.


락 스타 리암 갤러거. 백만장자 락스타, 리암 갤러거. 버르장머리 없는 리암 갤러거. 락 리암 버르장머리없는 갤러거. 싱어 리암 오아시스 버르장머리없는 스타 백만장자. 리암. 팻시. 랫시. 피암 (Piam). 백만장자 부부 버르장머리없는 백만장자. 신문 3면으로 넘겨 봐라. 그러고 싶다면 말이다.


셀렙 저울에는 당신이 뭣 때문에 유명해졌는지 (연기로, 노래로, 정치로, 비행기의 부품을 먹은 것으로든) 하나도 중요하지 않게 되는 지점이 있다. 언론의 렌즈로 보았을 때 당신의 존재는 네 가지 축으로 이루어져 있다. 1) 당신의 결혼/연애관계/그런 게 없는 상황 2)당신이 어떤 리셉션/파티/보트 론칭 파티를 가는지 3) 당신이 얼마나 마시고/피우고/뀌는지 4) 당신의 최신 머리스타일.


따라서 언제나 잠입중인 타블로이드 스파이들 덕분에, 영국의 대다수는 1996년에 한번 리암 갤러거와 팻시 켄짓이 구멍가게에 갔다가 팻시가 혼자 쇼핑백을 두개 다 들고 왔다는 걸 알고 있다.


사람들은 또 리암이 메이클즈필드에서 머리를 잘랐다는 것도 알고 있고, 그가 독특하게 짜증내는 방식으로 집 근처를 둘러싸고 있는 파파라치 사진기자들을 대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들은 또한 올해 (1997년) 초, 리암이 아침 7시에 일어나 더 후의 ‘My Generation’을 두 가지 다른 버전으로 불렀다는 것을 알고 있다.* 


(* 리암의 집 앞에서 노숙하던 팬들이 들었다고 함)


이 모든 것들 앞에서 리암 갤러거는 사실 매우 잘하고 있다. 20세기 후반에 제정신 차리고 있기라는 어려운 기술을 마스터한 리암은 놀랄 정도로 안정되어 있고 자신을 둘러싼 그 모든 말도 안되는 일들에 대해 숙명론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대부분의 면에서 리암 갤러거는 아주 꿈같은 인터뷰 상대다. 되새겨 봄직한 드라마틱한 사건들이 1인 소극처럼 튀어나오고, 리암이 하는 모든 말들은 그가 항상 자신의 명함으로 내미는, 흔들리지 않는 불손함과 함께 툭 튀어나온다. 종종 당신은 왜 그의 형이 마이크 가까이에 리암이 가지 못하도록 걱정하는지 알 수 있다 (종종 친근하게 짜증을 유발하는 심술을 부리고, 노엘한테 떡밥을 주는 말들을 한다). 하지만 1시간 동안의 대화상대로 리암은 정말 “끝내주는 놈” 이다. 


그래서 결혼생활은 어떤가?
최고야. 아주 좋아.


모든 것이 상상한 대로, 그 이상인가?

엉. 존나 딱이야.


당신이 네군데에서 한꺼번에 결혼하려는 것처럼 보이다가 결국 모든걸 취소해버린 그날,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존나 웃기는 일이었지. 우리는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는데 언론이 멍청하게 나오기 시작해서 취소해버렸어. 하지만 그 모든 다른 장소들, 난 그게 어디서 나온 얘긴지 몰라. 우리는 샴페인이랑 꽃을 준비해둔 곳으로 가려고 했는데, 망할 모두가 그걸 알고 있었어. 그리고 난 집에 8천 파운드에 달하는 샴페인을 가지고 있지. 존나 많이 갖고 있어. 내 귀에서 흘러나오거든. 아 정말 질렸어.


결국은 메릴본 등기소에서 결혼식을 했다.

아침 7시반, 나는 청바지를 입었지. 최고였어. 나랑 팻시, 우리집 공사해주던 양반이랑 팻시의 미용사만 있었어. 아주 작게 치렀지. 그렇지 않으면 절대 못했을 거야. 그리고 우리는 신혼여행 가 봤자 모두가 우릴 따라올 텐데 가는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어. 그냥 잠시 내버려두는게 나을 거 같았지. 그게 다야. 우린 사흘간 호텔에 머물렀다가 나왔어. 다들 그러듯이.


둘이 매우 닮았나?

나랑 팻시가? 그런 거 같아. 우리 둘다 기분파인 개새끼들이지. (잠시 멈춤) 둘 다 노래를 하지, 안 그래? 그녀는 최고야. ‘I’m Not Scared’가 나왔을 때 난 그걸 샀어. 짱이지. 존나 섹시해.


가장 좋아하는 팻시의 영화가 무엇인가?

그녀가 나온 영화? 아무것도 안 봤는데. 아냐, 21은 봤어. 80년대 스타일이지. 당연히. 80년대에 찍었으니까. 몇 주 전에 봤어. 잘하던데. 잘하더라고.


당신보다 그녀가 타블로이드 셀렙이 되는 것에 훨씬 더 익숙한가?

아니, 아니… 때때로는 그래. 하지만 아무도 그런 걸 다루는 데에 경험이 생기진 않는다고 생각해. 그건 널 잡아먹을 수도 있어. 병들게 만들 수 있지. 너의 머릿속을 해칠 거야. 거지같아. 그렇지 않아? 사람들이 집 밖에 맨날 진치고 있는 거. (초조해하며) 누가 신경이나 쓴대?


당신이 어디에서 술을 사는지가 국가적 사건이 되는 그런 정도까지 왔다.

맞아, 맞아. 아님 내가 어디서 모자를 샀는가 하는 것도. 존나 웃겨. 그 사람들(파파라치) 말야. 내 생각엔 걔네들이 날 엄청 좋아하는 거 같애. 그치들 다 게이일 거야. 어쨌든 내 생각은 그래.


그 사람들을 한대 치지 않는 게 어려운지?

엄청 어려워. 그럴 순 없어. 난 한방 먹이는 데에는 자신있지만 요즘엔 안 그래. 돈이 없을 때는 한대 쳐도 되지만 돈을 존나게 많이 갖고 있을 땐 그럴 수 없지. 고소가 들어올 테니까. 안돼, 어려워.


대개 당신의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시골로 떠나서 꼭꼭 숨어 산다. 그러나 당신과 팻시는 아주 자주 보인다. 마치 타블로이를 정면돌파 하기로 한 것 같다…

맞아. 바로 그거야. 그들은 내 삶을 파괴하고 싶어해. 망치려고 하지. 나를 자기네들 엄지손가락 아래에 깔아뭉개고 싶어하지만, 꺼지라 그래. 그자들이 하는 짓은 정말 이상하다고.


사람들은 Q어워즈가 있던 날 밤 뉴스 오브 더 월드가 한 짓을 보고 음모론 같다고 생각했다…

음, 내 말이 그거야. 결국엔 다들 편집증에 걸리지. 하지만 나는 그날 아침에 잭다니엘을 들고 주머니에 코카인을 넣은 채 그 시간에 나가면 안 되는 거였어.


당신이 빠져나갔던 당시 보디가드가 주변에 있었나?

음, 우리 둘다 호텔로 돌아왔지. 그리고 내 보디가드는 자러 갔어. 자기 방으로 자러 갔고 나는 깨어 있었는데, “아 씨발. 몰라 집에 갈래” 라는 생각이 들었지. 그래서 그냥 빠져나온거야. 택시를 잡았어야 했는데, 택시를 못 잡았어. 그냥 거리를 걸어 내려갔고 그러다 일이 벌어진 거야.*


(* 1996년 11월 10일, Q어워즈가 끝난 후 새벽3시에 옥스포드 스트리트에서 코카인 소지로 체포된 사건을 말하고 있음. 2002년 옵서버 지와의 인터뷰에서 리암은 “살면서 딱 한번 옥스포드 스트리트를 걸어봤는데, 새벽 3시였고, 결국 체포당했지”라고 말한 바 있음)


경찰서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

사실 엄청 최고였어. 경찰들 모두가 ‘Roll With It’을 부르고 있었지. 그리고 나는 이자들이 나를 잡아 두던가 아니면 놔주든가 둘중 하나일거라고 생각했지. 그들이 ‘Roll With It’을 흥얼거리는 걸 듣자마자 나는 아 놔주겠구나 싶었어. ‘내 딸을 위해 여기 사인좀 해줄래요?’ 라고 내가 지문을 찍고 있는데 다들 와서 그러는거야. 짱이었지. 담당 경사가 (보이지 않는 손과 악수를 하면서 코크니 악센트를 흉내낸다) ‘이제 손을 안 씻을 겁니다. 제 딸이 절 죽일 거에요’ 이러는거야. 잘 끝났어.


지난 8월의 미국. 진짜로 무슨 일이 있었나?

언쟁이 좀 있었어. 무슨 말인지 알지? 별거 아닌 일 가지고 싸운거야. 매일 그렇듯이. 여기서 10분동안 싸울 수도 있어. 하지만 거기선 상황이 달랐지. 우린 미국에서 더이상 투어를 하고 싶지 않았어. 티켓 판매랑은 아무 상관 없어. 적어도 내가 알기엔 몇백장이 남았던 몇몇 공연을 빼고 모든 공연이 매진되었거든. 우리는 집에 돌아가야만 했어. 우린 영국에다 카오스를 놓고 왔거든. 넵워스랑 다른 모든 것들. 우리는 다시 거기로 돌아간거야… 우린 단지 피곤했을 뿐이야.


무엇에 대한 언쟁이었는지 기억하나?

Abba였나 뭐였나 (웃음). Abba에 대한 일이었던 거 같애. 음. 아냐… 기억 안나. 형이 집으로 갔고, 우리는 거기 남아 좀더 마셨지. 나는 짜증이 났어. 형은 (투덜거리는 목소리로) ‘오, 다 끝났어. 이제 끝이야’ ‘닥쳐 이 씨발놈아 - 우리는 새 앨범을 만들어야 한다고.’ ‘아냐, 다 끝났어. 난 진절머리가 나’ 주변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래. 보디가드랑 그런거 다. 하고싶은 대로 못 하잖아… 우리는 점점 더 샛길로 빠지고 있었어. 집으로 돌아가 새 앨범을 만들 필요가 있었지.


노엘이 히스로 공항으로 입국하는 사진들 말이다. 그 사진에서 노엘은 정말로 우울해 보인다*… 

그 인간은 맨날 그래. 그 씨발놈. 맨날 그렇게 생겨먹었어. 아마 지금도 그럴거야.


(* 이날이다.  영상도 있음)

집으로 오면서 무슨 생각을 했나?

다 꺼지란 생각. 맥주. 맥주. 그리고 구운 콩을 올린 토스트도 너무 먹고 싶었어. PG Tips 회사의 차를 마시고. 짱이었지.


그래서 집에 가서 처음 한 일이 뭐였나? 팻시는 LA에 가서 집에 없었던 걸로 아는데…

신발 벗고, 티비를 정원에다 내놓은 다음에 차를 마셨어. 코드를 뽑은 다음에 (티비를 들어다가 정원에다 내놓는 시늉을 한다). 집으로 들어간 다음에 다시 돌려놨지. 목욕 하고, 코도 좀 파고, 그러고 나서 티비를 켰어. 텔레비전 보면서 신문을 보는데 무슨 왕관이라도 도둑맞은 줄 알았다니까. 전부 밴드 이야기밖에 없었어. 다 우리 이야기 뿐이였지. 미친 거 같았다고.


그 다음엔? 당신은 집에 계속 머물렀었다…

아냐, 나랑 형은 시골에 있는 저택으로 갔어. 우리 둘은 거기서 머무르면서 술을 마셨지. 나랑 형은 말싸움도 안 했어. 그냥 취하도록 마셨어. 그리고 마커스 (러셀, 매니저)가 ‘기사 좀 내자’고 하는거야. 나랑 형은 그양반을 비웃었지. ‘꺼지라 그래- 만약 우리가 어디 있냐고 누가 물어보면, 망할 시골에서 양이나 쫓고 있다고 말하라고’ 고 했어. 하지만 일이 점점 더 멍청해질 것 같더라고. 그래서 성명서를 하나 냈지.


어쨌든 우리 모두는 휴식이 필요했어. 나는 그때 집이 없었거든. 여전히 세든 상태였지. 빌어먹을 내 집도 없는데 고향에 온다는게 너무 짜증났어. 이제는 망할 집이 있지. 근데 다음번 투어 시작하는 날 이사 가. 병신같지. 다 된 밥에 이게 뭐야, 망할. 존나 짜증난다구.


유명세는 즐길 만 한가? 당신은 유명세가 아주 좋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난 아주 좋아. (I am mad for it) 근데 유명세가 뭔데?


당신같은 사람이 매일매일 마주하는 것들이다. 맥주 한 잔 마시러 나갈 수 있나?

응. 맥주 한잔 하러 갈 수 있지. 길 건너편에 있는 펍에 가서 거기 앉아 한잔 하고, 아무하고나 얘기할 수 있어. 나는 85살 먹은 아저씨랑도, 열살짜리 여자애랑도 이야기할 거야. 만약 사람들이 나를 귀찮게 하면, 그렇게 말하겠지. 아님 그냥 가만히 있거나. 유명세? 그게 뭔데? 그건 다 마음에 달린 문제야…


유명세는 많은 사람들을 파괴했다…

날 파괴하진 못할 거야. 왜냐면 나한텐 이게 (밴드가 ‘Morning Glory’를 연주하고 있는 안쪽을 가리킨다) 있거든. 저 음악 소리가 날 계속 나가가게 해.


집이 있다는 것이 제정신을 차리게 해 주는가?

그건 좋은 일이야. 모두에게 집이 필요하지. 우리는 모두 돌봐주는 게 필요하잖아, 그렇지 않아? 하지만 머리가 좀 돈 멍청한 사람들이 있는데, 밤 열두시쯤 ‘Mad for it’ 이러면서 집 문을 두들기는 거야. 난 자고 있는데. ‘좋아 리암 - mad for it’ 이러면서 내 집 문을 두들긴다고. 그럼 나는 ‘저기요 자고 있는데요' 이러는거지. 그럼 그자들은 ‘유명세때문에 변했구만’ 이래. 내가 퇴짜놓았다면서. 아냐. 난 자고 있다고. 나도 당신하고 똑같아. 나도 피곤하단 말야.


하지만 난 유명해지고 싶다고 한 적 없어. 나는 내가 그랬었다고 생각하지 않아. 아무튼. 나는 세계에서 가장 큰 밴드가 되는 건 너무 좋고, 그게 유명세를 수반하는 거라면 —그게 사실이지만— 그렇다면 좋아. 하지만 나는 사인해주는 건 싫어. 차라리 난 사람들이랑 악수를 하고 싶어.


노엘은 자기들 레코드가 좋다는 사람을 만나면 사줘서 고맙단 말을 하고싶다고 했다…

맞아. 나도 그래. 나는 심지어 그들을 팬이라고 부르지도 않아 - 나는 그냥 사람들이 좋아. (무관심한 어조로) ‘오 그래, 팬이로구나' 라고 하지 않는다구. 내가 그사람들의 팬이야. 무슨말인지 알아?


당신과 당신 형은 이정도의 유명세에 무척이나 잘 대처해 오고 있다. 커트 코베인이 저쪽에 있다면 오아시스는 완전히 반대편에 있는 것 같다.

정확히 그래. 유명세가 싫으면, 그냥 휴식을 취하라구. 나무 아래나 뭐 그런데에 가서 기타를 연주하란 말야. 자기 머리에 총을 쏘는 게 무슨 소용이야, 안 그래? 쉬운 거야 - 그냥 거기로 가서 연주를 하라고. 유명세가 내 머리를 돌게 만들기 시작하면 난 관둘 거야.


당신과 팻시가 일반적인 커플들처럼 밤을 보내는 게 여전히 가능한가? 레스토랑에 가거나 뭐 그런?

응. 당연하지. 만약 못 그런다면 우린 망한 거잖아. 그렇지 않아? 외식도 못 하면 굶어죽겠지. 안 그래? 모두가 쳐다보면서 ‘저기 TV에서 봤던 그 남자다. 그 Mad for it 하던 애’ 이러긴 해. 그리고 그게 다야. 쿨하지.


모든 사람이 당신 사는 곳을 아는 것 같은 사실은 어떤가?

언론에 대해선 말이야, 나는 그 재수없는 작자들이 싫어. 하지만 그자들이 신문에다 내 주소를 인쇄하면… 우리집으로 편지가 온단 말야. ‘오아시스의 싱어에게. 세인트 존스 우드. 런던’ 그리고 실제로 집으로 편지가 도착하지. 망할 ‘오아시스의 싱어에게. 세인트 존스 우드. 런던.’ 존나 베네수엘라에서 온 편지야. 위험하잖아. 왜냐면 세상엔 이상한 놈들이 있으니까. 안 그래? 언제 한번 자고 있었는데 어떤 여자애가 우리집 안에 들어왔어, 제정신이 아니었지. 하지만 언론들은 씨발놈들이야. “당신들 섹스 안 좋아해? 집에 떡칠 마누라 없어? 왜 내가 가게 가는데 따라오는거야?”


이런 일이 일어나기 시작하던 초반에는, 난 파파라치들한테 잘 해줬어. ‘사진만 찍고 갑시다’ 이러는 거지. 그런데 날 내버려두질 않는거야. 나는 잘 해줬는데 그놈들이 시발 그걸 망쳐 버린거지.


당신이 높게 평가하는 다른 싱어들은 누구인가?

요즘 말야? 나는 The Seahorses에 있는 그 친구 좋아해. 아주 좋은 목소리를 가졌어. 또 누가 있더라? (오래 멈춘다) 내가 진짜로 좋아하는 게 누구지? 아무도 없어, 사실. 잠깐만 생각좀 해볼게… 아냐, 아무도 없어.  Ocean Colour Scene도 있지만, 그쪽 보컬은 너무 ‘yeeaarrgh’ 한다고. 게다가 The Reef에 있는 그 친구는 아주 좋아 (반어법). 끔찍하지, 그렇지 않아? 그사람이 당신 침대 윗층에 있는게 상상이 가? 그사람이 TV에 나오자마자, 나는 이래. ‘너 다시 정원행이야’ (집에서 티비를 들어 정원으로 옮기는 시늉을 반복함). 리차드 애쉬크로프트 - 존나 훌륭한 싱어지.


당신이 십대때 좋아했던 밴드들 (The Charlatans, The Stone Roeses)은 싱어가 약하다. 팀 버제스는 그다지 목소리가 좋지 않다…

끔찍해. 노래 못한다고.


그리고 이안 브라운도…

이안은 뭔가가 있어. 하지만 목소리 관리를 안 했지, 안 그래? 아니면 관리하기 싫었던가. 하고싶은 만큼 잘하게 되는 거야. 좋은 싱어가 되고 싶다면, 원한다면 잘할 수 있어. 나는 팀 샬라탄이 좋은 싱어가 되고 싶었던 것 같진 않아.


당신이 하는 방식으로 노래부르는 건 누구한테 영감을 얻었나?

비틀즈. 존 레논. 제대로 얘기해야 해. 크게 노래를 해야지. ‘Live Forever’랑 비슷해. 노래가 이렇게 시작하지 (부드럽고, 섬세하게) ‘Maybe, I don’t really…’ 근데 나는 ‘MAYBE…’ 하면서 크게 시작하거든. ‘Wonderwall’도 그래. ‘Today…’ 일단 노래가 시작하면, 내가 빛날 시간이야. 내가 바로 거기 있지.


오아시스 음반에서 당신이 가장 보컬적으로 잘한 노래는 무엇인가?

‘Cast No Shadow’. ‘Wonderwall’. ‘Hello’. ‘Roll With It’. ‘Champagne Supernova’.  나는 내가 잘 못한 노래는 없다고 생각해. 이제까지 한 모든 곡을 다 잘 불렀어.


노엘의 곡이 여전히 당신을 놀라게 하나?

매일 아침 나는 그것 때문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형은 최고야. 정말 환상적인 작곡가지. 악마의 재능이야, 그렇지 않아? 그걸 위해서라면 영혼도 팔걸. 나라면 팔겠어. 아무도 영혼이 어디로 가는지 몰라. 고양이로 변하는 것보단 낫지. 안 그래? 나라면 영혼을 팔아서 돈도 좀 벌고 노래도 몇 곡 쓰겠다구. 아무도 영혼이 어디로 가는지 모르잖아. 영혼이 뭔데? 목소리가 있고, 좆도 크고, 존나 쩌는 운동화도 한 켤레 있으면 된 거지. 영혼이 뭐야?


이루고 싶은 건 뭐가 남았나?

애들. 음악적으로는 — 만족스러워. 단지 계속 노래하면 돼. 나는 곡을 하나 쓰고 싶었는데, 존 (스콰이어)이랑 같이 하나 했으니까*. 좋았거든. 나는 ‘Imagine’ 같은 곡을 쓰고 싶었어. ‘이거 믿지 마, 저거 믿지 마’ 같은. 난 애들을 갖고 싶어. 계속 살아가고 싶지.


(* The Seahorses - Love Me and Leave Me)


언제 아이를 가질 계획인가?

아무도 모르지. 애들이 날 가지게 될 테니까 (웃음). 나도 몰라, 친구. 언젠가 내가 제정신을 차리게 되면. 아직은 아냐.


당신은 보통 24살인 사람이 할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이뤘다. 어떤 애들은 아직 대학 졸업한지 2년밖에 안 됐을 나이다.

잘난체 하려는 건 아니지만, 성공은 내 에고에 잘 맞아. 나는 이 성공이 없다면 공허한 기분이 들 거야. 사기당한 기분이 들 거라고.


동화 같다고 생각하나?

좀 이상하긴 하지. 그렇지 않아? 그런 것에 대해 너무 많이 생각하진 않아. 그걸 생각하면 소름이 돋고 ‘그만 생각해야지’ 이렇게 돼. 난 주변을 돌아보고 생각해. ‘내가 뭘 가졌지?’ 난 손가락에 18,000파운드 짜리를 갖고 있어. (손을 들어 반짝이는 보석이 박힌 반지를 보여줌) 


기부하고 싶은 적이 있었나?

나는 6개월마다 2천 파운드씩 기부하고 있어. 존나. 아이들이나 그런 사람들한테. 다른 씨발것들에게는 기부 안해. 자선활동도 좀 하지. 내가 왜 병원에서 기계를 정리하고 그래야 돼? 하지만 기부할 수 있다는 건 좋아.


마지막 질문이다. 지금 현재 마음의 평화에 10점 만점으로 해서 점수를 준다면? 

11점.


…리암 갤러거가 하는 타입의 답변으로 봐서 이것은 아주 옳은 답변이다. 따라서 이제 마지막 한 질문만이 남았다.

“그래서 당신이 오아시스에서 가장 좋아하는 멤버가 누구야?”

“리암, 당신이다.”

“왜?”

“당신 목소리 때문에.”


이 역시, 훌륭한 답변이란 점에서 보자면, 이보다 더 옳은 답은 없다.


(3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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