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생크림님의 (@matdom_DD ) 소네 호세키 (드림주) 와 드림주 (하시모토 나나)로 작성한 어느 작은 선물 연성이니 참고바랍니다.

*본 내용은 원작과는 다르며, 프로필에 적히지 않은 부분에 대한 예상과 추측으로 이루어진 글입니다.

개인 해석이 첨부되었으며, 드림주의 기존 설정과 다를 수 있음을 언급합니다.




새벽이 오고 있었다. 유난히 어두운 방 안에서 여전히 하늘을 바라보기만을 반복했다. 바다를 안고 동이 트기만을 기다리는 어느 어부마냥. 나는 하염없이 슬픔의 바다를 건너고 건넜다. 시야의 빈 구석은 어떠한 채움도 없이 흩어져가는 조각이 서서히 올라와 눈 앞을 흐리게 만들었다. 안개에 뒤덮인 시야. 눈물이 툭툭 떨어지다 이내 양손으로 눈을 감싸고 하염없이 감정을 쏟아낸다. 난 더 이상 그를 만날 수 없게 되었다.


빛의 편린은 끝없이 저 자신을 제자리에서 돌게 만들도록 하였다. 눈은 따가웠고, 양 손에 떨어진 흔적들은 끝없이 나를 비참하게 만들었다. 어제의 나는 하염없이 리커버리걸에게 기대 멍하니 시간을 보냈다. 잠에 들기 직전까지 그녀는 나를 일부러 양호실에서 자도록 하였다. 양호실에 앉아 하염없이 우는 나를. 방에 혼자 있지 말고 바라볼 수 있는 곳에 두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깊은 잠 속에서 꿈을 꿨다. 길고 긴 꿈을 꾸던 중, 길을 잃고 하염없이 빙빙 맴돌았다. 우거진 나무들 사이로 흩어지는 파편만을 짚고 짚어 발걸음을 옮겼다. 어둠 속에서 걸어가는 발걸음은 무겁고, 어둡고 우거지지 않은 세상을 향해 다가가는 것이기에 결국은... 무너지고 넘어지고 울부짖었다. 찢어지는 고통은 핏빛의 웅덩이를 끝없이 만들고 저 자신을 적셔갔다. 온 몸이 무너져 힘을 쓰지 못하는 상태로, 당신을 바라봤다.


"진..... 아니.. 아니. 진.... 트와이스, 트,와이스.... 진....!"


울부짖으며 그 이름을 어떻게든 더듬고 더듬어 외쳤다. 비명이 뒤섞이는 수많은 비명들은 제 귀를 찢어놓을 듯 다가왔다. 앞으로 나아가는 당신은 두건을 쓰고 나아갔다. 손은 힘을 잃었다. 이미 잡을 수 없는 것을 잡기 위해 어떻게든 떨리는 손가락이라도 뻗어봤지만. 나는..  나는 당신을... 사랑하지만,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꿈을 되짚을수록 괴로움은 목을 막히게 하였다. 입 속에서 맴도는 막히던 수많은 단어들이 나오지 않은 채 입 목 안에서 머금은 채로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입술은 쉽사리 움직이지 않은 채 세상을 향한 어두움은 이내 제 몸을 삼킬 듯이 다가오고 있었다. 다가오는 것은 끝없이 지치고 지치게 만들어서, 손가락이 움직이는 것 조차 긴장하게 만드는 것을.. .... 점차 제 목만 조르며. 이내 제 모든 것을 무너지게 만들고.. 나는.. 


"나나."


눈 앞에 번쩍하는 빛이 끝없이 오는 느낌. 깜짝 놀라 돌아본 곳에서는 슬픈 눈을 해보이는 리커버리걸이 보였다. 시선의 끝에 닿은 그녀는 손을 장갑 낀 손으로 하염없이 토닥여주며 눈을 마주하였다. 선생님은 제 손을 꾹 잡아주다 침대 위에 있는 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흩어지는 머리카락들 사이로 슬픈 얼굴을 들키고 싶지 않았기에 감정을 참기 위해 입술을 꾹 깨물었다. 


문화제가 끝나고 학교는 참으로 조용했다. 우왕좌왕 넘어가면서도 화려하고 어떻게 보면 나름 전문성 있는 몸짓들을 보여주는 수많은 행사는 이제 막을 내렸다. 모든 행사가 막을 내렸고, 내가 가지던 감정 또한.. 어제를 기준으로 막을 내려야만 했다. 그런 제 자신이 성장하고 나아가려면 딛고 일어나야만 모든게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사람의 미련이라는 것이 무섭긴 무서운지. 나아갈 힘 조차 사라지고 이제는.. 나아가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 저 자신에게 의문만 들 뿐이었다.


"오늘은 쉬는 날이니, 여기서 쉬도록 하렴."
"..하지만..."

"자유롭게 훈련하는 날이니 말이다. 그리고, 오늘보단 다른 날에 하는게 더 좋아보이는구나."


말을 꺼낸 리커버리걸의 표정은 늘 볼 수 없는 표정이었다. 자신에게 가진 감정이 얼마나 복잡한지 알고 있었다. 빌런에게 사랑을 바라던 사람은... ....히어로인 그녀가 이해하기에는 복잡할 것이 당연하니까. 그녀는 그대로 제 손등에 입을 맞춰주고서는 바닥을 향해 내려갔다. 쉬라는 뜻이었다.


"오늘, 호세키 선생님이랑 대화를 좀 해보는건 어떠겠니."

"A반.. 선생님이랑요?"
"처음 대화해보긴 하겠다만.. 괜찮지 않겠니?"


선생님은 제 손에 손수건을 쥐어주고는 각종 사탕과 빵을 하나 올려두곤, 마저 자율훈련을 하는 학생들을 위해 나가셨다. 조금이나마 나아진 감정은 창밖을 바라보며 슬픔을 조금 가시게 하였다. 하지만...


손가락으로 잡은 이불이 이내 툭. 끝부분이 바닥에 닿은 것을 바라보다 다시 누웠다. 천장을 바라보던 시선을 돌리지도 않았다. 떨림은, 그리고.. 심장의 두근거림은. 끝없이 오가기만 하였다. 내 안에서. 무언가가. 끝없이.. 그리고... 나는 그만큼 기울겠지. ...멈춰있다는 것은. ..이렇게 안일하게 감정에 놀아난다는 것은. 


"들어가도 괜찮니?"


들리는 소리에 몸을 일으켰을 때에는, 문이 이미 열린 상태로, 그 앞에 서서 웃어보이는 선생님의 모습이었다. 어디서나 어여쁘다는 얘기가 자주 들려오던, 민트색이 연상되는 선생님을.. .. ..보게 되는 것은 상당히 놀랄 일이었기에. 살짝 트여진 시야로 바라보다 몸을 일으키기 위해 몸을 움직였다.


"앉아있어도 괜찮아. 몸은 좀 괜찮니?"
"..아, 네."


웃어보이던 선생님의 손길은 아주 느리게, 다정하여 리커버리걸과 비슷하면서도. 또한 달랐다.


선생님은 유명했다. A반의 부담임선생님으로 유명한 부분도 있었지만, 외모와 개성이 유명한 부분이 있었다. 그리고.. 아이자와 선생님과 사귀는 사이로 유명했지. 손에 약간 힘이 들어가는 것을 꾹 풀었다. 시선은 아래로 고정되었다. 


빛나는 사람을 앞에 두는 것은 그리 기분이 좋지만은 않은 일이었다. 저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창 밖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하지만, 손을 잡는 그 힘에 제 고개를 다시 돌렸다. 눈을 마주하고 있을 적에, 그 무언가 빛나면서도 다정하고 침착한 선생님은 입을 열었다.


"빌런을 좋아했다고, 전해들었는데. 정말이니?"


선생님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호세키 선생님은 늘 그러했다. 다정하면서도 모두를 응원하지만. 침착하다. 그녀는 단호하고 강단이 있는 분이었다. 아이자와 선생님과 비슷하면서도 묘하게 다른 느낌. 입술을 굳게 닫았다. 더 이상 무언가를 말함에 있어서 더욱 자질을 의심받을 것이 뻔했다. 리커버리걸은... 나를 그만큼 걱정했을 것이다. 그러니 말했겠지. 다른 선생님께는 말했을까. 자잘한 모든 것들이 머릿속을 장악했다.


"..빌런인걸 딱히 알았던건 아니었어요."
"하시모토."

"친구로 남았어요.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에요. .... ....친구,요..."


감정은 서서히 말라가기 시작했다. 감정의 골에서는 아무것도 올라오지 않기 시작했다.  선생님의 얼굴을 보고 나아졌는지,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말라가기 시작하는 감정은 저를 침착하고 이성적이게 만들기 시작했다. 단호하면서도 결단있는 그녀의 목소리가 저를 침착하도록 만들었다.


"네가 히어로 지망인만큼.. 생각해야하는 것이 있는걸 기억하렴."
".."

"히어로가 되려면, 짊어져야하는 것도, 포기해야하는 것도 있지. 무슨 소리인지 알겠니?"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히어로는 범죄를 저지른 이들에게 다정하지도, 감정적이어서도 안 되는거란다."


선생님의 말에 눈을 감았다. 모든 것이 맞는 말이었다. 히어로는 그런 존재였다. 빌런 뿐 아니라 타인에게 문제를 일으키는 이에게 다정하지도 좋은 말을 해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아야 맞는 것이었다. 만약.. 빌런에게 그럴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었다해서. 살인이 허용 되거나, 절도가 허용 되거나, 폭력이 허용 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눈가를 쓸어내는 손길이 느껴져 급히 눈을 떴다. 선생님이었다.


호세키 선생님은 그 이후로 어떠한 쓴 언어나 단어를 뱉지 않았다. 하지만 그 조용한 분위기가 어떠한 것을 의미하는지는 알았다. 그녀는 강인하고 강단이 있으며. 누구보다 히어로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학생을 누구보다 걱정하고 있음을 얼추 알 수 있었다. 슬픔은 더욱 매말라가기 시작했다. 나는 어떠한 느낌도 받을 수 없었다.


서서히 눈을 감았다.

피곤함이 미친듯이 몰려왔다. 그 이유는 알 수 없었다. 갑작스럽게 몰려오는 피곤함의 원인은 알 수 없었으나. 무언가의 손길이 느껴졌다. 선생님의 덕분에 정리된 감정은 어느덧 거진 매말라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눈을 감은 그 순간에. 나는 하염없이 하늘의 별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른 어떠한 것도 하지 않았다. 남색의 하늘 위에 떠있는 수많은 별들을 바라보며 기도했을 뿐이다. 그 누구도 행복하지 않은 사람 없이. 조금이나마 더 나은 세상이 되기를 말이다.


그리고 이 세상의 말미에 만약 다시 만날 수 있다면.

히어로와 빌런이 아닌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 선생님 뿐 아니라 모두에게도 당당한 만남이 되길 원한다는 말을 말이다. ..우린, 친구니까.




트와이스를 향한 짝사랑 설정 정리를 하던 중.

문뜩.. 호세키 선생님이라면 이 관계를 어떻게 볼까? 싶었는데. 빌런을 관용적인 시선으로 절대 보지 않을거란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런 모습을 상상하니 아. 감정을 정리함에 있어서 저런 강단있는 사람이 필요하겠구나. 싶어서 쓰게 되었다네요.


호세키 선생님의 강단있는 모습, 그러면서도 하염없이 다정한 모습을 너무나도 사랑한답니다.

savage(쎄비지)를 허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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