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어느새 검은 차는 보이지 않았다. 뭔가 내 부주의로 전학생을 위험에 빠진걸 못보는 건 아닐까.

"앗! 학원 갈 시간이다!" 

하지만 어느덧 학원을 갈 시간이었기에, 나는 급히 학원으로 향했다. 


학원이 끝나고 버스를 타려는데 갑자기 파일을 두고 온게 생각났다.

"아...진짜 구영희... 내가 나 때문에 미치겠다."

6층까지 걸어올라가 파일을 찾아 내려왔다. 

"앗! 내 버스!"

버스 한 대를 또 보내고나서, 평소보다 늦어진 바람이 툴툴대며 집으로 걸어가는 중이었다.

정류장에서 내려서 정석대로 횡단보도를 넘어가면 신호만 3분씩 기다려야하는 큰 횡단보도가 총 두 개다. 

빌라촌으로 한번 건너서 다시 우리 아파트로 건너려는 때였다. 

잠깐만, 저거 누구지?'


멀리 횡단보도 맞은 편에 낯설지만 익숙한 등이 보였다. 훌쩍 큰 키에 넓은 어깨. 우리 학교 교복. 저정도로 큰 애는 우리 학교에 전학생 뿐이다. 

시, 신철수?

마트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빛이 전학생의 등을 비추고 있었다. 

왜, 왜 이 시간에 여기서 이렇게 배회하는 거지?

여긴 유흥가도 아니고.... 8차선 도로에 대단지 아파트와 마트 하나 덜렁 있는 곳인데.

그리고 그 앞엔 폐지가 가득 담긴 수레를 든 할아버지가 철수 앞에서 벌벌 떨고 계셨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 전학생에게 주는 것 아닌가?!

뭐지 이거. 

서슴없이 손을 내민 전학생은 그걸 받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설마. 설마... 아무리 그래도 할아버지 돈까지 뜯어?!

어떡하지. 내가 말려야하나.

아냐. 괜히 말리다가 얻어터지면 어떡해. 

나는 잠시 고민했다. 

하지만 이건 아니야. 나는 전학생이 패륜아가 되는것 만큼은 막으리라 생각했다. 

샘도 나보고 책임지고, 잘 해주라고 했으니까. 

무조건 말린다. 

빠아아앙-!

빵!

빠아앙! 

달려나가려는 내 앞으로 차가 쌩 지나갔다. 

문제는 한가지 더 있었다.

신호등이었다. 

더럽게 안바뀌어!

나는 쌩쌩 달리며 내 시야를 방해하는 차 사이로 미친듯 신호등 불빛만 바라보았다.

"헉헉!"

신호가 바뀌자마자 나는 미친듯 뛰었다. 

건너편에 있던 할아버지고, 전학생도 보이지 않았다. 

발에 모터가 달렸나. 어떻게 이럴 수 있지?

나는 주위를 두리번거렸지만 마트 하역장과 괴괴한 주유소 뿐이고 걷는 사람은 없었다. 

귀신에 홀렸나?

내가 잘못 본걸까?

나는 털레털레 집으로 걸었다. 너무 피곤한 하루였다. 지난 주 일요일부터 너무 피곤하다. 

'최소한... 할아버진... 아닐거야. 내가 사람을 착각일지도 몰라.'

단지에 들어와 엘리베이터를 타면서도 그 생각 뿐이었다. 

제발 잘못 본거길 바란다. 전학생이 등교 전날에도 사람을 괴롭히고 심지어 이 동네 폐지 줍는 할아버지 돈까지 뜯는 그런 인간말종이 제발 아니길 바란다.

*** 

다음날 학교에서 결국 나는 큰마음 먹고 전학생에게 묻기로 했다. 교실 문을 열고 천천히 걸으며 심호흡했다. 

"안녕." 

"헉! 어어...." 

숨을 세번 쉬고 말하려고 했는데 전학생이 먼저 내게 인사했다. 그 바람에 침이 잘못 넘어가 사레가 들렸다. 

"컥!"

"괜찮아?"

전학생이 급히 내 어깨를 잡았다. 부드럽게 잡았음에도 나는 깜짝 놀라 나오던 기침이 멎고 말았다. 

"어..저기 근데 전학아니...신철수." 

어느새 내 어께에서 손을 뗀 전학생이 할말있으면 해보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 바람에 아침 미풍에 그의 곱슬머리가 찰랑이며 휘날렸다. 바람을 타고 은은한 향기까지 나는 머리칼에 나는 나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떴다. 

"..." 

"아, 그게 혹시 너 어제 차 타고 가서 별일 없었어?"

내 말에 전학생의 표정이 뭐, 라는 듯한 얼굴이 되었다. 그 차갑고도 어딘가 분노한 기색 때문에 나는 꿀꺽 침을 삼켰다. 사람이 너무 잘생기면 무서워 보이기까지 하는구나. 

"..."

"저기 그리고 말이야... 내가 어제 그록 마트 사거리에서 있잖아... 혹시 너 어제 거기 갔었어?"

그러자 전학생의 눈썹이 한번 꿈틀 했다. 대답은 없지만 아니라고 하지는 않는다. 

헉. 진짜... 너야?

나는 어딘가 없었던 전학생의 신뢰가 무너지는 느낌에 가슴이 썰렁했다. 그래도 설마설마 했는데. 진짜 너였어? 

"그건 왜." 

전학생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얼굴에 연한 혈색이 도는 걸 보니 화가 난것도 같았다. 그러게 내가 왜 물었을까. 성급하게스리. 뭘 어쩌겠다고. 

"영희야아! 어제 왜 던전 안들어왔어?!"

후회하고 있던 내게 구세주가 나타났다. 배두기가 침을 튀기며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23.03.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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