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레스트 힐에 온 지 며칠이 지났는지 몰랐다. 새해가 밝고 영주님과 부모님이 바빠보였다. 그들에게 물어봐도 내게는 알려주지 않을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나는 왜 그토록 그들이 바빴는지 이유를 알게 되었다. 몰래 엿들을 생각은 없었지만 지나치다가 듣게 된 대화로 인해서 그들이 그토록 바빴던 이유를 알게 되었다.

   "에바의 생일이 일주일이 남았다면 뭘 하면 좋을까?"


 에바의 생일이 일주일 남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에 에바를 위해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을 해봤다. 에바의 생일 선물로 무엇을 주면 에바가 기뻐할까? 그것을 생각하자 무엇을 줘야할 지 사실 감이 잡히지 않았다. 내가 생일선물을 받으면 좋아할 만한 것을 에바가 받아도 좋아할지, 그것도 의문이었다. 그러나 내가 생일선물로 받아서 기뻐하는 것이라면 옷이나 신발 같은 것이었지만 도련님인 그라면 그런 것은 원한다면 언제든지 얻을 수 있을 터, 그랬기에 그것을 선물로 주는 것은 그만두기로 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돈이 옷을 살 만큼 많은 것도 아니었기에 그것은 오히려 올바른 선택일지도 몰랐다.


*


 에바의 생일 전날이 되었다. 저택에서는 에바를 위해서 준비하는 생일파티를 다 준비했는지 부모님을 비롯해서 저택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매우 바빠보였다. 나는 아직까지도 선물을 무엇을 할지에 대해서 정하지 못했기 때문에 아침부터 어떤 것을 생일 선물로 할 것인지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게 선물을 무엇으로 할 지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옆에서 대화소리가 들렸다.

 

 "케이크 주문이 밀려서 빵집에서 케이크를 못 만들겠다고 연락이 왔다고? 분명 영주님이 한 달 전부터 에바 도련님 생일이라고 그 빵집에게 이야기를 하지 않았던가?""

 

 "그게 영주님이 새해맞이로 인해서 이곳저곳 다니시느라 바쁘셔서 잊어버리신 모양입니다. 그리고 케이크를 주문하는 것을 오늘에서야 기억해내서 빵집에 연락하셨더니 저런 답을 보냈다고 그러더군요."

 

 "그럼 저택에는 케이크를 만들 사람은 있는거야?"


 "그게 지금 모든 요리사가 다른 요리를 만드느라 손이 비지 않는다고 하네요.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에바 도련님이 많이 기대하고 계실텐데 어쩌면 좋지?"


 "그러게나 말입니다. 케이크가 없으시면 많이 실망하실텐데 고민이네요."

 

 그들의 대화를 듣고 케이크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바로 요리사들이 모여있는 주방으로 갔다. 요리사들은 한참 식사를 준비하고 있는 중이었기때문에 내가 들어오자 귀찮은 기색을 보였고 나는 그들에게 다가가서 말했다.

  

 "요리를 하나 배우고 싶은데 언제쯤 괜찮으세요?"

 

 내 물음을 듣고 요리사 중 한 명이 나를 아는 체 하며 내 귀에 언제 오라고 속삭이고 내쫓는 척을 했다. 그리고 그 요리사가 오라고 한 시간이 되었다. 주방으로 가자 그는 나를 보자마자 물었다.

  

 "무엇을 배우고 싶어서 올 일이 없는 주방까지 온거니?"


 그의 물음을 듣고 나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케이크를 만들고 싶어요!"

 

 내 대답을 듣고 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


  "케이크 만들기면 꽤 힘들텐데 초보인 네가 괜찮겠니?"


 그의 물음을 듣고 나는 괜찮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그는 케이크 만드는 방법을 차례차례 알려주었다.


*


 케이크를 만드느라 밤을 샌 탓인지 하품이 계속 나왔다. 그날도 다른 날과 다름없이 일을 하는데 계속 졸음이 쏟아져서 꾸중을 들었다. 그리고 그날 저녁이 되었다. 한 명씩 에바에게 선물을 주는 가운데 나는 내가 만든 케이크를 에바에게 건넸고 에바는 내가 만든 케이크를 한 입 먹었다. 그러나 케이크를 먹고 기뻐하는 그의 얼굴을 기대했지만 그는 내가 만든 케이크를 한입 먹더니 얼굴이 새파래졌고 곧바로 밖으로 나갔다. 그의 모습을 보자 부모님은 영주님께 사과했고 영주님은 괜찮다고 말을 했다. 내가 먹었을 때는 분명히 괜찮았는데 왜 에바가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그랬기에 영주님에게 왜 그런지 질문하려던 차에 밖으로 나갔던 에바가 나를 불렀다. 부모님은 영주님의 눈치를 보면서 나에게 빨리 나가라며 반쯤 떠밀었고 나는 에바를 따라 나갔다. 에바는 나와 둘이서 옆에 있자 물었다.


  "아이자크, 네가 만든 케이크 재료 호박으로 만들었지?"


 그의 물음에 나는 멀뚱멀뚱 그에게 대답했다.


  "응. 식재료가 그것밖에 없어서 호박으로 케이크를 만들었는데 뭔가 위험했어?"


 내 물음을 듣고 그는 나에게 아까전보다 가까이 다가와서 말했다.


 "난 호박이 싫어. 주인이 싫어하는 것을 알지 못한 벌로-"


 그는 자신의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내 입술에 그의 입술을 맞댔고 나는 그날 에바와 생애 첫 키스를 나눴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연성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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