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꼭 틀어주세요! 

*과몰입의 세계로...!





-본 작품은 실제와는 연관이 없으며 모두 허상임을 밝힙니다.-

-트리거적인 요소가 존재하니 불편하신 분들은 뒤로 가기를 눌러주시길 바랍니다.-












세계에 변형이 일어났다. 제 3차 세계대전의 영향으로 지구의 90 %의 모든 땅덩어리들이 황폐화 되었고, 그 땅의 군주로 군림해 있던 많은 나라들이 멸망했다. 수뇌부에서 몰래 만들어진 핵무기들을 휘두른 중국을 시작으로 핵전쟁이 주된 전쟁인 제 3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였고 종국엔 50여개의 국가만이 살아남았다. 핵폐기물과 방사능의 여파로 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갔고, 결국 땅 위에서 살아갈 수 없는 환경에 이르러서야 정부는 전쟁을 대비해 만들어졌던 지하벙커에 몸을 숨겼다. 그리고 돈이 있는 자만이 지하로 내려갈 수 있었다. 자원이 소멸하고 몇십년간 진행된 전쟁에 지쳤던 상위 50개의 국가는 서로의 협의 하에 휴전 선언을 내렸고 그렇게 기나긴 시간 끝에 제 3차 세계대전은 마무리 되었다. 끔찍한 땅덩어리들만 남기고.


이런 인간들이라도 사랑했던 건지, 지구는 하나의 선물을 뿌리내려주었는데 그것은 새로운 인류 종자의 발현이었다. 러시아에서 처음으로 나타난 신인류는 매우 강한 신체능력과 시간의 흐름에 일반인들보다 강하여 노화의 진행이 느렸다. 그리고 또한 특수한 능력을 사용할 수 있었는데 밝혀진 바로는 사람마다 쓸 수 있는 능력의 영역이 다르다고 했다. 이러한 신인류를 러시아 정부에서는 '어둠을 밝힐 새로운 태양'이라는 뜻에서 센티넬이라고 공표했다. 


그리고 신인류로부터 시작된 제 4차 세계대전이 열렸다.


















'동쪽 250 방향 제로식스의 움직임 포착, 200 시계탑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

'170에 프로즌 센티넬 대기.'

'현재 위치, 190.'

'175에 다다르면 움직여라.'

'제로식스 현재... 179. 아니, 160... 140!! 움직임이 이상합니다!'

'뭐? 제대로 확인한 거 맞나?'

'예! 치직... 현재, 위.치직... 아...아악..치지직... 대...대피!! 치지직... 대피하세요!'




땅이 솟구침과 동시에 하나의 머리통이 튀어 올랐다. 목에서 이어지는 것은 없이, 그저 새빨간 피만이 허공을 가로질렀다. 잘린 머리에 달린 귀에서는 꽂힌 무전기를 통해 무슨 일이냐는 고함이 들려왔다. 그리고 툭 떨어진 머리통 주위로 도망쳐 달려 나가는 사람들의 온몸이 땅에서 튀어나온 가시에 의해 잘려 나갔다. 팔과 다리였던 형체는 뭉개지기 일수였고 돼지 내장 같은 장기들이 바닥을 장식했다. 그 위에 홀로 선 여자가 피인지 모를 새빨간 머리를 쓸어올리며 얼굴에 묻은 핏자국을 쓸어내렸다. 볼을 쓰는 그녀의 손등 위로 06이라는 숫자가 보였다. 그들이 그토록 찾는 제로식스였다. 



한때는 중세시대 유럽의 분위기를 대표하며 그 위세를 뽐냈던 첨답들과 성채였지만 지금은 그저 폐허일 뿐인 몽생미셸은 그저 무너져가는 섬이었다. 제 4차세계대전 71년, 한국을 견제한 연합국들이 벌인 전투 탓이었다. 제로식스가 센티넬로 발현하자마자 최강국으로 군림한 한국은 더 이상 예전의 한국이 아닌 제한군국으로 나라의 칭호를 바꾸었고, 이제는 10개의 국가밖에 남지 않은 세계에서는 이를 경계했다. 



"저기!!! 저기 있습니다!!!!"

"도망치지 마라!!! 돌아가도 너희에게 남은 것은 영광도 명예도 아닌 죽음 뿐이다!!!!!! 저 쪽은 혼자이니 절대로 이 강대한 연합군들을 이기지 못한다!!! 건방진 제한군국을 무너뜨리고 국가의 영광을 되찾는 것이 너희의 사명이자 소명이다!!! 무한한 연합의 의지에 영광을!!!"

"무한한 연합의 의지에 영광을!!!!!!"



저 멀리 각 다양한 나라의 국기들이 보였다. 그리고 그 국기들에는 월계수 문양의 왕관이 수놓아져 있었다. 그들의 목적지는 단 하나 피로 칠갑된 몽생미셸의 광장 한가운데 있는 제로식스였다. 센티넬로만 이루어진 6만명의 군사를 이끄는 연합국과 제로식스 단 한 명의 제 1차 연합대전이 시작되었다. 무료한 눈길로 군대를 훑어본 여자의 눈이 순간 매섭게 빛났다. 러한전 때도 이러진 않았다는데- 무어라 중얼거리며 비웃음을 친 여자가 단번에 눈 앞의 대군들의 사지를 가로막았다. 평평한 광장의 땅이 학익진 모양으로 그들의 시야를 가로막았다. 그리곤 순식간에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머리통이 바닥을 뒹굴었다. 



"아...아아아아악!!!!!!"

"... 하, 별 지랄을..."

"으, 으아아아악!!! 프로즌!!! 진격!!! 진격하라!!!!!! 당장 저 년의 목을 가져와!!!!!!"



원수(전시의 군사를 통솔하는 장수)로 보이는 남자가 한쪽 눈이 뽑힌 채 절규했다. 순식간에 우두머리가 중상을 입자 단번에 사기가 꺾인 군사들이 주춤했다. 이를 놓치지 않은 여자가 적진의 한가운데로 걸어들어왔다. 쥐덫에 먹이가 스스로 몸을 던진 것과 마찬가지임에도 그들은 움직일 수 없었다. 격이 다른 존재에 대한 절망, 두려움, 질투, 증오가 뒤섞인 감정들이 그녀를 향했다. 원수의 발악과는 다르게 진격은 커녕 그 자리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중 결국 원수의 머리가 붙잡혔다.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굳은 원수의 얼굴에서 핏기가 가시더니 시간을 배속하듯 순식간에 늙은 모습으로 변해갔다. 몇 년은 굶은 사람처럼 뼈와 가죽밖에 남지 않은 모습에 미라처럼 휘청이던 원수는 눈알을 뒤집었다. 그리곤 여자의 손에 의해 목이 잘렸다. 




"흐아아아악!!! 죽어라!!!!!"




마지막 발악인지 죽은 원수를 바라보던 수많은 군사들이 한꺼번에 그녀에게로 달려들었다. 눈앞에서 목격한 우두머리의 죽음을 슬퍼하기라도 한 건지 수많은 눈물이 모여 물을 다루는 센티넬에게로 모여들었다. 피곤한 듯 눈을 치켜 뜬 여자가 손등에 적힌 숫자를 바라보다가 눈을 감았다. 두두두두- 군사들의 발돋움 소리와 함께 땅이 움직였다. 땅은 그녀의 부름에 기쁜듯 자유자재로 제 몸을 꿈틀거리기 시작했고 이윽고 먹이를 향해 입을 벌리듯 쩌억- 하는 소리와 함께 군사들을 하나둘 잡아먹었다. 땅에 갇힌 센티넬들은 죽은 원수처럼 젊음이 빨려 미라의 모습으로 변해갔고 원래 존재하지 않았다는 듯이 땅속으로 파묻혔다. 그러나 그 순간 날아온 얼음으로 된 창이 여자의 어깨에 꽂혔다. 그리고 물에 물감이 퍼지듯 어깨를 검게 물들였다. 이때를 놓치지 않은 연합군들이 여자를 붙들었다. 여자의 능력이 주춤하는 순간 파고드는 수만개의 얼음창들이 그녀의 몸을 채웠다. 뜨거운 피가 바닥 위로 꽃 피우고 그 위로 여린 몸이 무릎을 꿇었다. 



"이... 이긴 거야?"

"..."

"우..우와아아아악!!! 커헉!!"



그러나 무릎을 꿇었던 여자의 몸에서 창이 녹아내리더니 그 틈에 난 상처가 순식간에 아물었다. 검게 물든 몸을 일으킨 여자가 오른손을 뻗었다. 06이라는 숫자가 연합군들의 눈에 박혔다. 그리고 그것을 마지막으로 폐허가 된 광장에서는 단 한 톨의 사람도 남아있지 않았다. 뒹구는 머리통들과 함께 비틀거리며 서 있는 여자를 제외하곤. 




 













"괜찮습니까? 센터장 께서 걱정하십니다."

"걱정? 하, 좆까라 그래. 쉬어야겠으니까 부르지 마."

"이번에도 검사 건너뛰시면 안됩니다. 한 달이나 미루셨으니 그 만큼 몸이 약해져 있을 겁니다."

"됐으니까 꺼지라고."



붉게 물든 머리를 쓸어넘기는 여자의 눈빛이 형형했다. 바로 지금 연합군들을 무너뜨리고 돌아오는 길에 만난 저 멀끔한 남자 때문이었다. 여자의 미움을 받는 자신을 아는지 모르는지 남자는 그저 네모난 안경만 똑바로 쓰며 말을 이어갔다.



"오늘은 상태가 더욱 안 좋아 보이는 군요."

"후... "

"게다가 몸도 독에 노출되었으니 오늘은 꼭 검사 받으셔야합니다."



남자가 손가락 스냅을 하자 배경이 휙휙하며 달라졌다. B급 텔레포터인 그는 주로 자신을 이동시키는 업무와 철저한 신체검사의 의무를 맡았는데 제가 아무리 화를 내도 꿈쩍 않는 인물이기도 했다. 평소 같으면 그가 꼴 보기 싫어 발을 땅속에 박아뒀을 테지만 오늘은 웬일인지 몸이 말썽이었다. 독을 너무 많이 맞았다. 으슬으슬한 게 딱 몸살감기의 전조증상 같았다. 게다가 마약이라도 한 것 처럼 시야가 이리저리 마블링했다. 



"거보세요. 오늘은 꼭 검사 받으셔야 합니다."

"이상해... 몸이 너무, 뜨거워......"

"잠시 눈 감으십시오."



몸이 말을 안 들으며 휘청였다. 남자는 제 어깨를 잡으며 손으로 내 눈을 가렸다. 아마 실험실로 이동하려는 모양이었다. 도망치고 싶은데 축축 처지는 몸에 하는 수 없이 눈을 감았다. 그리고 정신을 잃었다.






제 4차 세계대전 51년 생, 코드 명 제로식스 (06) 본명 김여주. 나이는 현재 21살. 특이사항 보통 센티넬과는 달리 가이딩이 잘 듣지 않음. 가이딩 예민도 100 퍼센트. 이것이 내가 가장 잘 기억할 수 있는 나에 대한 정보이다. 기억도 나지 않는 순간부터 정신이 오락가락 했던 것인지 웬만한 것은 기억할 수 없었다. 그것은 유년시절도 포함이었다. 뜨문뜨문 몇 개의 기억만 생각날 뿐, 어떤 사람이었고 누구와 인간관계를 맺었는지 따위는 없는 기억이었다. 그저 센터에서 시킨대로 전쟁에 나가 사람을 죽이고, 또 죽이고, 박멸했다. 그러니 성격이 이따위일 수 밖에. 모든 게 무료했고 짜증 났다. 그럼에도 센터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것은 아마 왼팔에 새겨진 좆같은 바코드 때문이리라.



'7일 차, 현재 가이딩 수치 100%, 그러나 여전히 폭주증세를 보임.'

'소장님, 이상한 것이 발견되었습니다.'

'어째서 가이딩이 먹질 않는 거지? 지금까진 그래도 받아들여지긴 했는데.'

'그것이... 지금 사태와 관련이 있어 보입니다. 현재 06의 몸에서 상성이 충돌하듯 센티넬의 기류가 다른 무언가와 혼잡하게 섞이고 있습니다.'

'... 설마.'




이상하게 몸이 가벼웠다. 센티넬로 발현했을 때와 같은 느낌이었지만 묘하게 그 분위기가 달랐다. 고통없이 내 속을 편안하게 문질러주는 듯한 따스한 빛덩어리가 나를 꽉 껴안는 듯했다. 바닷속에 몸이 잠기듯 끝없이 밀려들어 오는 빛덩어리가 내 온몸을 정화했다. 피로로 얼룩졌던 몸은 갓태어난 것처럼 멀쩡해졌고, 두통에 시달리던 머리도 상쾌하게 비워졌다. 그리고 서서히 청각이 돌아오고 있었다. 그다음은 눈이 떠지고 새하얀 천장이 보였다. 빌어먹게도 익숙한 천장이었다. 고개를 돌리자 나를 이곳으로 데려온 남자가 보였다. 연구원으로 보이는 자와 함께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 말도 안 돼, 가이드와 센티넬이라니..."



몸을 일으키며 팔에 꽂힌 장치들을 빼내자 그 소리에 몸을 돌린 남자가 드물게 경악어린 표정을 지었다. 그의 눈동자는 나를 이방인 취급했다. 익숙한 눈초리였지만 언제 봐도 더러운 기분에 그에게 다가가니 뒷걸음칠 친 남자가 다른 연구원들을 향해 소리쳤다.



"당장 센터장님을 모셔와!"

"예! 알겠습니다!"

"뭐 하는 짓거리야?"



남자는 패닉상태에 빠진 사람처럼 정신 없이 자료들을 정리하더니 가까이 온 나를 붙잡곤 내가 누워있던 침대에 나를 앉혔다. 그리곤 왼팔을 가져가 가이딩 주입 기계에 가져다 대었다. 그 순간 파직- 하는 소리와 함께 기계에서 연기가 나더니 이내 순식간에 다운되었다. 그와 함께 내 몸 안에서 전율이 흐르듯 울컥하고 에너지가 흘러넘쳤다. 처음 느껴보는 생경한 감각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취해있자 나를 지탱한 남자가 작은 단도를 꺼내 내 목을 그었다.



"아..!"



꽤 깊게 베인 듯한 상처에 당황해 목을 더듬으며 남자를 황당한 눈빛으로 바라보자 남자는 한숨을 내쉬며 머리를 쓸어올렸다. 그리고 동시에 방금 느낀 생경한 감각이 내 목을 감싸듯 황홀한 에너지를 내뿜었다. 마약이라도 하듯이 기분 좋은 쾌락이 온몸을 덮쳤다. 그러나 싸한 감각이 내 등을 적셨다. 어째서 피가 나지 않지?



"어떻게 되었나."

"오셨습니까, 이 자료를 봐주십시오."

"..."

"허-! 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



상처가 벌어질 새도 없이 아문 내 목을 만지작거리며 의문을 품는 사이 등장한 센터장이 남자에게서 자료를 건네받았다. 그리고 미친 사람처럼 온몸을 들썩이며 괴상한 웃음을 토해냈다. 원래도 미친놈이었지만 희열을 느끼는 듯한 센터장의 모습에 경멸어린 시선을 보내자 곧 고개를 들어 눈을 마주친 센터장이 맛 나간 눈깔로 나의 어깨를 붙들었다.



"드디어!!!! 우리에게도 빛이 내리는 구나!!"

"아 씨발, 이거 안 놔??"

"하하하하하, 하하하하!!!! 당장 그 일을 마무리해야겠군. 자네는 좀 더 상황을 지켜보다가 그 아이들을 데려가."

"예, 분부대로."



정신 나간 센터장이 나를 보며 한참 웃다가 기분 나쁜 눈길로 마지막까지 훑으며 실험실을 나갔다. 왜인지 불길한 기운이 나를 감쌌다. 기시감이 웃돌았다. 센터장이 나간 실험실에는 남자와 나만이 남았다. 나를 불쌍하다는 듯 쳐다보는 남자와 실험실에 갇힌 쥐 행색의 나. 그리고 나를 향해 무어라 말을 하는 남자. 그 말에 멍해진 정신과는 달리 안에서 꿈틀대는 거대한 빛 덩어리, 그리고 내 몸에 항상 녹여들어있는 광대한 힘까지. 이 황홀한 빛은 우연이 아닌 듯 언제나 내 몸에 스며들어있었고, 지금에서야 자신의 몸을 들어낸 거라고 말을 하는 남자와 멍해진 나. 



"즉, 너는 센티넬이자 가이드, 불사의 몸이 되었어. 이래서 당신은 가이딩이 잘 듣지도 필요하지도 않았던 겁니다."



내 어깨를 토닥이는 남자의 눈에는 안타까움이 자리 잡았다. 경악, 공포, 두려움 끝에는 안타까움. 머리가 멍해졌다. 원래 온전치 못했던 기억들이 뒤죽박죽 섞이는 느낌이었다. 나는 어째서. 하늘은 어째서 나에게. 이 빌어먹을 운명을 주셨을까. 지구의 선물? 그게 뭐라고, 나에게. 도대체 왜.




오늘은 나의 가이드로서 첫날이자 인간으로서의 삶을 유폐당한 날이었다.












*소장 원하시는 분만 결제 해주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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