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옛날부터 블로그 서비스를 이용해 왔다. 지난 하루의 이야기를 두서 없이 풀어놓거나, 짐짓 뭐라도 아는 사람이 된 것처럼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일반론을 펴기도 하고, 지금 다시 보면 부끄럽기 짝이 없는 작업물들을 올리는 등, 하루의 끝을 놓기 싫을 때마다 어떠한 흔적을 남겨 두는 일은 내 오래된 습관 중 하나였다.

 그런데 언제부터였더라, 그럴 만한 여유가 없는 삶을 살기 시작했다. 정확히는, 나의 무언가를 기록하는 일보다 다른 다양한 일들에 더 큰 흥미를 느끼게 되어 그걸 다 해 보려고 버둥거리느라 바빴다. 지금도 그렇다. 감당하지 못할 만큼 이런저런 취미와 일거리를 잔뜩 늘려 놓고는, 되려 거기에 짓눌려서는 꾸역꾸역 무언가를 쌓아 가는 데에 중독되어 있는 내 모습을 자주 보고 있다.

 하루를 정리하는 데에 흥미를 잃어버린 이유를 하나 더 꼽자면, 주로 인터넷을 사용하는 기기가 PC에서 노트북으로, 노트북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면서 이전에 쓰던 블로그에 편안하게 무언가를 적어내려가기가 어려워졌다는 것이었다. 그간 이따금 이용하던 블로그들은 스마트폰에서 편안하게 내용을 확인하고 글을 쓰기가 쉽지 않았다. 어찌어찌 활용할 방법을 찾더라도 그 과정이 복잡하거나 모양새가 조잡해서 거부감이 드는 쪽이었다. 그러다 문득 발견한 게 이곳이었다. 포스타입. 포스타입은 서비스 소개글에서부터 여러 기기에 모두 대응한다는 걸 어필하고 있었고, 그건 정확히 내게 먹혀들었다.

 어설프게나마 내 나름의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데에도 취미가 있었던 까닭에, 유료 콘텐츠 생성 기능이 있다는 데에도 조금 끌렸다. 콘텐츠 판매 기능을 쓸 수 있을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스스로 만족할 만한 무언가를 만들어 낸 적이 별로 없었다고 생각한다. 이건 마스터피스에 집착하는 일종의 완벽주의 성향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객관적인 나의 실력이 프로의 그것에 비해 한참 못 미친다 여겨 왔기 때문이다.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오랫동안.

 이제부터 이곳에다 뭐라도 남겨 보기로 하자. 과연 난 또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쓸 수 있을까, 이곳도 또 금방 잊혀져 버리는 게 아닐까 걱정이 되지만, 내가 이곳을 잘 썼는지 어떤지는 시간이 제법 지나고 나서 결론을 내려도 될 문제니까, 일단 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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