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여름밤, 별이 비치는 옥상에 올라 당신을 그려봅니다.

작디 작은 진주들이 모여 어여쁜 목걸이를 만들어내듯.

하루, 당신의 아름다움은 그 진주와 같은 것이 분명합니다.


옥상을 밀어내고 하늘을 발판 삼아 별을 향해 발을 떼었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가벼운 무게, 혼. 바람결에 둥실 떠오릅니다.

하루, 당신에게 가는 발걸음은 이토록 가볍습니다.


범하늘을 걷다보면 태양과 인사를 나눠야만 하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영혼을 감싸는 뜨거운 빛에, 바람은 그만 그를 내려놓고 맙니다.

하루, 별을 향한 그 길을 걸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당신뿐인 듯 합니다.


수없이 흘러간 당신으로 이루어진 과거와 

수없이 다가올 당신으로 만들어질 미래.

당신을 부르는 목소리 또한 흩어지겠지만


여름밤, 그 뜨거운 밤에 하늘 위에 올라

당신을 향해 걷던 어린 소녀의 영혼은

그 자리에 남아 하루, 하루, 꿈을 꾸고 있을 것입니다.




눈을 감고 세상을 보다. 무지한 무지입니다.

MUJI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