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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워드 : 징크스

- 검수 및 퇴고가 이뤄지지 않은 글입니다.

- 매끄럽지 못하거나 어색한 문장 및 서술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징크스란 본래 불길한 징후, 불운 등을 뜻하며 통상적으로는 “꼭 이 일만 하면 일이 제대로 안 풀린다”, “이건 꼭 이렇게 되더라”는 관념을 이르는 말로 쓰인다.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다들 징크스를 하나씩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개인적인 징크스가 없다면 흔히 내려오는 징크스들도 많이 있다. 시험날 미역국을 먹으면 떨어진다든가 하는 말들. 유독 이세진은 징크스에 집착하는 중이었다.

시작은 단순했다. 그저 아이돌 가수를 꿈꾸며 오디션을 보러 가는 길이었다. 누군가가 부르기에 뒤를 돌아봤을 뿐이었는데 오디션은 거하게 말아먹었던 기억이 있었다.

아니면 데뷔 조를 결정하는 날, 화장실에서 같은 친구가 다가오기에 뒤를 돌아봤을 뿐인데 확정적이던 데뷔 조에서 퇴출당했다.

남들이 생각하기엔 우연이 겹친 것으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세진에게는 다르게 다가왔다. 우연이 여러 번 생기면 필연이라고 하지 않는가. 뒤를 돌아보는 징크스는 항상 잘 될 일도 망하게 하는 필연적인 요소였다.

 

*


“문대야.”

해가 다 질 무렵 한적한 골목길에서 듣기 좋은 목소리가 낮게 울려 퍼졌다. 이세진은 제 주먹을 쥐었다 폈다. 이럴 수는 없었다.

“우리 헤어지자.”

대학에 들어와 술김에 고백한 것을 계기로 만나게 된 인연이었다. 술김에 고백한 것이 쉬워 보일지 몰라도 이세진에게는 달랐다.

일 년을 고민했고, 일 년을 고뇌했다. 친구의 자리에 머무는가 용기를 내서 더 다가갈 것인가. 아주 큰 갈림길의 문제였다.

이세진은 친구의 자리에 만족하며 살기로 다짐했었다. 분명 그러려고 했다. 그러나 박문대는 생각외로 인기가 많았고, 저 자신도 인지하지 못한 스킨십이 많았다. 결국, 홧김에 아니 술김에 일을 저지른 셈이었다.

만나는 동안 연인끼리 한다는 흔한 사랑싸움조차 없었다. 박문대를 더 좋아한다는 것 하나 때문에 굽히고 들어가기 일쑤였다.

기분이 좋지 않을 때는 기분이 좋지 않은 것을 티를 내기는 했지만 박문대의 결정에 벗어나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런데 갑자기 이별 통보라니. 어이가 없었다. 헤어질 수 없었다.

“이렇게 갑자기 헤어지자고 말을 한다고?”

눈물이 차오를 것 같았다. 길바닥에서 꼴사납게 펑펑 울 순 없었다.

“어. 말 그대로야 우리 헤어지자고. 이만큼 했으면 할 만큼 했잖아.”

“너는 항상 그랬지.”

“뭐?”

“매사에 계획을 세우고 네가 통제해야만 마음이 풀렸잖아. 틀려?”

“말이 좀 심하다?”

한 번 속마음을 꺼내 놓기 시작하자 그동안 속에 꾹꾹 담아 놓았던 이야기를 술술 풀어놓았다.

“그래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뭔데.”

싸해진 목소리가 박문대의 기분이 언짢아짐을 나타내고 있었다. 그의 물음에 대답을 내놓을 수 없었다. 그러게 내가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 걸까.

뚜렷한 답을 내어놓지 못한 채 가만히 서 있었다. 움직일 수 없었다. 한 발자국이라도 움직이면 당장이라도 박문대가 사라질 것만 같았다.

제발. 나를 이대로 두고 가지 마.

애석하게도 이세진의 속마음이, 진심이 들리지 않는 듯했다.

하아. 박문대의 붉은 입술 사이로 한숨이 흘러나왔다. 깊이를 알 수 없는 한숨이었다. 그는 쯧-, 가볍게 혀를 차고서는 이세진을 빤히 응시했다.

“더 할 말 있어?”

“...”

할 수 있을 리가. 씁쓸한 미소가 얼굴에 떠올랐다. 숨이 턱 막혀왔다. 숨을 쉬어야 한다는 사실조차 잊어먹었다.

꾹 다문 입술이, 찡그러진 미간이, 곧 흘러내릴 것 같은 눈물이 이세진의 기분을 대변해주었다.

“그래 우리 이제 그만 헤어지는 거. 알아들은 거로 이해하고 이만 간다.”

물론 잘난 애인이라고 말할 순 없다. 그렇지만 만나는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그 결과가 이리도 비참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울컥했다.

박문대는 발을 옮기기 시작하더니 그대로 이세진을 스쳐 지나갔다.

붙잡아야 한다. 붙잡고 싶은데 뒤를 돌아보면 박문대를 영영 볼 수 없다는 생각에 휩싸였다. 머뭇거리는 손이 얼마나 많은 고민하고 있는 지 보여주고 있었다.

이세진은 주먹을 쥐었다 폈다. 점차 뒤로 사라지는 걸음이 저 자신과 박문대가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으므로 결정을 내려야만 했다.

움직여 제발 움직여. 아무리 소리쳐도 몸은 움직이지 않았다.

“아. 맞다. 그리고 그 징크스도 언젠간 꼭 해결하길 바랄게. 그럼 진짜 안녕.”

이윽고 발걸음 소리가 완전히 멀어졌다. 아무리 집중해도 적막만이 감돌았다. 정말 끝났다.

눈물을 참기 위해 고개를 하늘로 돌렸다. 몸에 힘이 풀리며 꽉 쥐었던 손이 풀어졌다. 얼마나 세게 쥐었는지 손바닥에는 손톱자국이 선명히 남아 핏방울이 맺혔다.

욱신거리며 손바닥이 아파져 왔지만 신경을 쓸 여력이 없었다. 아마도 생활하며 손바닥이 아플 때마다 박문대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그깟 징크스가 뭐라고 좋아하는 사람 하나 붙잡지 못하는 저 자신이 멍청하게 느껴졌다.

그깟 징크스가 도대체 뭐라고.

 



약 2500자 트위터에 가볍게 풀었던 썰 어쩌고


오오,,, 김치피자탕수육마카롱팔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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