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해"


3년이다
3년의 반은 그사람을 잊는데 보냈고
그반은 작가인 내 생활을 찾는데 보냈다
그렇게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마주칠일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왜 내앞에 앉아 있는건지 모르겠다


"안해"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서
카페를 나와 근처 벤치에 주저앉아버렸다
얼마전에 나에게 제안이하나왔다
지금 뜨고있는 작곡간데 가사하나 써줄수있느냐고
누구냐고 물어도 대답도없고 이름도 알려주지도 않으니
답답해서라도 만난다고 했다
그 말을 하자마자 로하는 확정이 된것마냥 바로 만나자는 이야기를했다
근데..왜 하필이면 너니..
왜 너야 양예밍...


"왕아"
"너 알면서 나 데리고온거지? 누군지도 말안하고"
"이거해야되 대표님하고도 얘기됐어 기사도 나왔어 너도 한번해보고싶다고했잖아"
"생각 바꼈어 안해, 위약금 내가 낼께 기사도 내가 막아"
"왕아.."
"나 저일안해도 살아 지금까지 쓴 책으로도 충분히 먹고살아 "
"왕아 이거 기회야"
"나 3년동안 미친사람처럼 살았어 누구보다 니가 제일 잘 알잖아
다시 저사람만나면 내가 지옥같이 버텨온 3년이...너무 허무하잖아
겨우 죽여버린 심장인데..."


한동안 말없이 로하와 마주보고 있는데
또 비는 온다 처음 그 사람을 만났을때도
헤어질때도 그리고...다시만난 오늘도
비가 온다
다시 내 심장이 그리움으로 젖어버릴거같다






*



처음만난건 대학교 마지막 학기였다
운이 좋게 다른사람들보다 기회가 빨리 찾아와서 대학교때부터 시집을 내기 시작했다
우연히 인터넷에 올린 글이 화제가 되면서 출판사로 부터 연락이왔고
그동안 써 놓은 시를 정리해서 책으로 냈다
하필 그책의 이름이 '그리움으로 젖다' 였다
어쩌면 지금 내 상황을 예감해서 지은 제목이였나보다

마지막 기말고사를 끝내고 학교 뒷편 벤치에 앉아서
노래를 듣는데 누군가 내 옆에 앉는다
놀라서 있는데 보조개를 보이며 예쁘게 웃고있는 남자가 보였다


"혹시 국문과?"
"네..?네.."
"그럼 내가 아는 그사람맞나 보다, 저 팬이에요"
"네?"
"저 야오왕씨 팬이에요"
"아..네"

날 빤히 바라보는 그 눈이 조금 부담스러워서 눈을 피하면서
괜히 손에 있는 폰을 만지작 거리고 있는데
폰 액정으로 빗물이 떨어졌다


"어? 비온다"
"..그러게요"


그러면서 내손을 잡고 가까이에 있는 우리과 건물로 들어간다
본인 손으로 내 머리 가려줘서 얼마 젖지도 않은 내머리를 살살쓸어준다

"여기 있을래요? 우산 사올께요"
"괜찮아요 금방그칠거같은데 여기 있어요"
"옆에 있어도 되요?"
"네? 네..."

그게 시작이였다
그때 '옆에있어도 되요?' 라며 웃는 얼굴이 너무 이뻐보여서
같이 웃어버렸다
왜 하필이면 비오는 날이였는지
그리고 왜 하필이면 몇일동안이나 비가 왔는지
그 뒤로 자연스럽게 연인이되었고

3년동안 뜨겁게 사랑을했다
그리고 정말 갑작스럽게 이별을 했다
눈을 떳을때 니가 내 옆에 없었고
니 향기가 점점 옅어졌다
그리고 사라졌고 그날부터 비가왔다
차라리 아프면 니 생각이 안날까
한참을 비를 맞고 다니다가 아파 잠이들면
그 꿈에서 조차 니가 나왔다



*


차로 가자는 로하의 말을 듣고도 계속 앉아있었다
내 고집을 아는 로하는 그냥 우산을 가지고 온다고 말하곤
차가 있는곳으로 뛰어갔다
눈물이 날거같아서 눈을 감고 고개를 위로 젖히는데
아까까지만해도 내 머리로 떨어지던 빗물이 떨어지지않는다
익숙한 향기여서 눈을 뜨기가 싫었다
눈을 뜨면 겨우 참고있는 눈물이 날까봐


"왕아"
"...가"
"감기걸려"
"...가라고"
"로하씨 올때까지만 이러고 있을께"
"...괜찮아 비 잠깐 맞는다고 안죽어"
"너 감기 잘 걸리잖아"
"제발 좀 가"
"왕아"


나를 애뜻하게 부르는 양예밍의 목소리에 눈물이 날거같았다
내 머리위에있는 양예밍의 손을 치우면서 눈을 떴다


"왜?"
"응? 뭐가"
"왜 이제와서 이래?"
"..."
"나..너 보는거 싫어..힘들어"
"..."
"그냥 보지말자 그게 맞는거야"
"..."
"이제 다시는 보지말자"



그리고 일어나려는데 양예밍이 내 손목을 잡고 다시 앉힌다
그 애뜻했던 얼굴은 어딜가고 화난듯한 표정을하고있다
손목을 빼려고 이리저리 흔드는데 무시하고 더 쎄게 손목을 잡아온다


"모르는 사람할께"
"...."
"일하는동안 처음보는 사람할께"
"...."
"하고싶었다며 서로 모르는 사람하자"
"...그게 되니?"
"너 볼수있으면 나 그정도 노력은해 니 앞에서 양예밍아니고 작곡가 레오로만 있을께"
"...."
"보고싶어"
"...."
"보고싶어 왕아"


아무 대답도 못하고 그대로 눈을 감았다
그리고 가까스로 입을 땟다


"잘부탁드려요 레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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