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늦은 여름이 발목을 잡고 가을의 공기가 나뭇잎을 태울 때,

동그랗던 나의 친구는.

나와 내 친구들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잘 들어주고, 때로는 어린 아이처럼 해맑게 웃던 나의 친구는.

사색을 좋아하고 글쓰기를 즐겨하던 나의 친구는 

남겨진 글의 마침표처럼 영영 떠났다고 한다.

말줄임표도, 쉼표도 아닌 마침표처럼.

그것을 꽤 여러 장의 페이지를 넘긴 후에야 알았고 다시 돌아가 그 녀석을 읽으려니 눈물방울 같은 후회와 괴로움만이 뚜둑, 뚜둑 떨어져 있었다.

녀석을 2014년에 두고 나는 계속 멀어질 뿐이다.

여전히 26살에 머물러있는 녀석이 얄밉지만, 그래도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바래본다.

원하고 바래왔던 여정이라 믿으며 먼 길 홀로 갔을 그 걸음들을 나의 우울감에 빗대어 밟아본다.

긴 긴 걸음마다 울음을 남기고, 떠났다.

긴 긴 울음 끝에 다시, 걸었다.


친구야, 나는 아직도 살아있어.

철없던 어린 시절 네게, 서른살이 되기 전에 떠나고 싶다했던 나는 말이야.





어쩌다 가끔 내면을 토해내듯 글쓰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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