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을 쉴 틈도 없이 내뱉던 말은 단어들이 나열되던 속도만큼 빠르게 멈췄다. 더 말을 이어간다면, 절대로 닿고 싶지 않은 곳에 닿아버릴 것만 같았다.

「조지!」

   누군가 이름을 부르고 나서야 강가의 축축한 흙이 내 몸까지 적시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여러 사람의 목소리와 발소리가 한꺼번에 사방에서부터 터져 나왔다. 소리는 덩어리가 되어 귓속에 미친 듯이 쑤셔 넣어졌고, 뇌는 그 덩어리를 받아들이지 못해 두개골 안에 흩어지도록 두었다. 이래선 안 돼. 그만 둬야해.

「씨발! 다 꺼져! 시끄러워! 꺼져!」

   불시에 터져 나온 비명이 모든 소음을 삼켜버렸다. 나의 비명에 내 귀가 먼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소리가 멎은 것인지 알 필요가 있었다. 고개를 들었다. 사람의 허리까지 자란 풀숲 사이사이, 일꾼들의 모습이 보였다. 누군가는 엽총을, 누군가는 횃불을. 아니, 그 모습을 보니 일꾼이 아니라 사냥꾼인지도 몰랐다. 그들은 그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서, 이쪽을 보고 있었다.

「뭘 봐! 구경 났어? 지랄맞은 싸움이 아니라 실망했나? 눈구멍 다 쑤셔 버리기 전에 다 꺼져버려!」

   사냥꾼들은 슬금슬금 뒤로 내빼기 시작했다. 돌아가는 그들의 앞 뒤로, 꼭 닮은 두 사람이 있는 것도 같았지만, 그런 것은 신경 쓸 것이 아니었다. 다시 적막이 찾아왔기 때문에, 나는 들었던 고개를 다시 내리깔았다.

「…어?」

   어제까지 보릿자루를 나른 사람. 토끼를 먹일 알파파 자루 역시 나를 사람. 토끼를 돌볼 사람.

「레니, 레니, 레니, ….」

   먼저 그 땅으로 간 사람.

   레니 스몰.




@_Hyun_7 님 커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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