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함께 가오.

당신은 누구에게도 복종할 필요가 없지.

당신을 사랑하오, 당신을 숭배하오.

당신이 원한다면- 무엇이라도, 무엇이라도.


- 카르멘 中


失樂園

OP. 30




파리에서 맞이하는 아침은 태형이 기대했던 것과는 달랐다. 새벽녘부터 침대에서 잠을 제대로 이루질 못했다. 침대 옆에 놓인 창문을 무자비하게 두드리는 빗소리와 깊게 잠에 들었던 살갗에 전해지는 빗소리의 '진동'에 천천히 눈이 떠졌다. 이불 속에서 한참을 뒤척이다가 아직 미처 태양이 밝지 않은 새벽녘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몇 시더라. 머리맡에 항상 놓고 사용하는 핸드폰을 뒤적거려 손에 쥐었다. 창백한 화면에 눈을 찡그렸다. 5시 40분. 파리의 시각. 태형이 왔던 바다위의 그 신비로운 도시도 지금이면 도시에서 먼 바다의 해무와 함께 거리 곳곳에 아직 채 마르지 않은 밤이슬과 함께 낡은 돌벽 사이로 켜켜이 파고드는 안개로 쌓여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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