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목!!!! 우선 미리 말씀드려야 할게 본편과 관련된 극장판 외전이지만 시간대가 제멋대로라...(아니 11월에 잡힌 폭탄범이 왜 10월에 탈옥해...) 여러모로 어떻게 처리할까 생각하다 편하게 작년이 예의 폭탄범이 잡힌 해, 그러니 사실상 코난이 된지 일년이 넘은 걸로 설정했습니다. 그러니 본편과 세계관이 같으면서도 다른 기묘한 외전...따라서 극장판에서 3년 전이라고 나오는 시기는 여기선 4년 전이 되겠습니다! 그 외에도 요청에 의해 결말을 두 가지로 나눠 작성했는데 이거에 관한 설명은 잡담과 함께 후기에 남길게요!





"에~ 언니는 안 가는 거예요?"

"안타깝게도 그 날 중요한 일이 있어서 말이야."

"그래도 사토 형사님이랑 타카기 형사님의 결혼식인데..."

"아쉽지만 내 몫까지 너희들이 축하해주고 와."


언제나처럼 아이를 빼고 포와로에 모인 어린이 탐정단들이 사토 형사님의 결혼식 얘기에 열을 올리다 나에게까지 관심이 돌아왔다. 코난도 모르는 것 같은데, 저 결혼식은 훈련을 위한 가짜 결혼식이었다. 설령 진짜라고 했어도 이쪽은 더 중요한 일이 있어서 가지 못했을 테지만 말이다.


"아무로 상은요?"

"아, 나도 그날 일이 있어. 대신 축하한다고 전해주렴."

"뭐야, 수상한데-"

"수상하긴 무슨. 그렇게 따지면 코난 넌 365일 수상해."

"...혹시 둘이 데이트라도 해?"

"하하...코난 군, 그것도 충분히 중요한 일이긴 하지만 그런 일로 친한 형사님 결혼식을 안 가는 건 실례가 아닐까?"

"그럼 혹시-"


조직과 관련된 일인가 싶어 금새 분위기를 바꾸고 날카로운 눈으로 나와 레이 오빠를 보는 코난. 하지만 실제로 그런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레이 오빠가 코난만 보이게 가볍게 고개를 저어보였다. 그러자 코난도 금새 흥미가 식었는지 제잘제잘 떠드는 아이들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근데 진짜 결혼해?"

"아, 형사님들?"

"응."

"아니. 란을 포함해서 저기있는 애들은 아무도 모르는 모양이지만 훈련이야. 훈련. 수사 1과가 경비를 맡는 다는 모양이야."

"수사 1과가?"

"진짜 신랑인 전직 형사에게 협박장이 왔다나봐. 그것보다 그날은 카자미 상만 같이 움직여?"

"그렇긴 한데...역시 넌 그냥 집에 있는게 어때? 출처도 명확하지 않은 정보고..."

"어떻게 잡은 놈인데 탈옥이라니- 평생 불행하게 해주겠다 했어. 약속은 지켜야지."


그 폭파범을 생각하니 혹시 다른 사람들에게 대화 내용이 들릴까 조용히 말하던 것도 잊은채 이를 갈았다. 그에 레이 오빠가 그러다 이 상한다며 힘이 잔뜩 들어간 주먹 쥔 내 손을 맞잡으며 한숨을 내쉰다.


"어쨌든 나 빼면 재미없을 줄 알아."

"알았어. 대신 위험한 짓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거 잊지 않았지?"

"응. 걱정마. 게다가 오빠가 있는데 무슨 위험한 일이 있겠어. 안 그래?"

"...물론 내가 신경쓰겠지만 방심은 하지말라는 소리야."

"응. 자, 이거 아이들 테이블에 서빙 부탁해~"


걱정스러운 얼굴로 내게 당부하는 레이 오빠에게 웃으며 음료가 담긴 쟁반을 건내주었다. 이때만 해도 설마 그런 일이 생길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 * *



"정말 나타날까요?"

"실제로 탈옥했고, 익명이라 찝찝하긴 해도 손해볼 건 없잖아요."

"그 사건의 범인이죠? 4년 전에 후루야 상의 동기이자 후지미네의 지인이 순직하신...아, 죄송합니다."

"아무래도 수상해."

"네?"


아, 혼자 생각하다가 카자미 상 말은 안 들었구나. 집중하면 주변에 아무것도 안 보이는거 별로 좋은 습관이 아닌데...


"이 녀석은 폭탄의 지식은 둘째치고 탈옥계획을 세우고 그걸 실행할 수 있는 놈이 아니야."

"그럼..."

"흑막이 있다는 얘기죠. 어떻게든 뒤져보고 싶었는데 쉽진 않았어요. 그래서 이렇게 따라오면 뭐가 좀 있을까 싶기도 했구요."

"다시 한 번 더 말하지만 위험한 짓은 금물이야. 카자미, 너도 소라가 이상한 짓 못하게 잘 감시해."

"아, 네!"

"이상한 짓이라니...어? 앞에..!"


함정이든 뭐든 익명의 제보가 거짓은 아니었는지 탈옥했다는 폭파범은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냈고, 우리는 곧장 차에서 내려 그 뒤를 쫓았다. 전부터 많이 어설펐던 녀석은 금방 코너로 몰렸고 레이 오빠는 다가가려는 나를 뒤로 물러나게 한 뒤 카자미 상과 함께 녀석을 향해 다가갔다.


"경찰이다. 더는 도망갈 생각하지 않는게 좋아."

"평생 불행하게 해주겠다고 했는데 헛소리라고 생각했나보지?"

"넌...사, 살려줘!"

"하? 누가 죽이겠데? 다시-"

"소라, 물러서."

"주, 죽고싶지 않아..!"


과도하게 두려움에 떨며 필사적으로 목숨을 구걸하는 모습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와중에 범인이 조금 더 앞으로 다가오는 바람에 레이 오빠가 날 막아서며 보호했고 죽음을 두려워하는 그 녀석의 목에 이상한 장치를 발견했다. 만약 저 장치가 어떤 식으로든 저 놈의 목숨을 날려버릴 수 있는 물건이라면? 여기까지 생각이 미침과 동시에 붉은색과 푸른색의 물질이 관을 타고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뭔진 몰라도 무언가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걸 눈치챈 나와 레이 오빠는 더 가까이에 있는 카자미 상에게 소리쳤다.


"카자미 상, 떨어져요!"

"카자미! 물러서!"

"네?"


하지만 경고는 늦었고 내가 레이 오빠를 지나쳐 카자미 상에게 손을 뻗으려는 찰나 폭발이 일어나며 놈은 불길에 휩싸였다. 폭발의 충격으로 우리 셋은 나뒹굴었고, 그나마 가장 멀리 있었던 레이 오빠가 먼저 정신을 차려 나와 카자미 상의 안위를 확인했다.


"소라, 카자미...괜찮..!"

"카자미 상..?!"


여기저기 욱신거리는 탓에 금방 몸을 일으키진 못했지만 카자미 상이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처럼 난간에 매달려 있는게 눈에 들어왔다. 다행히 떨어지기 전에 레이 오빠가 달려가 붙잡은 덕에 살 수 있었지만 오빠도 많이 다쳤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돕기 위해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그때 기다렸다는 듯 검은 망토를 두르고 나타난 수상한 사람이 레이 오빠에게로 다가간다.


"하- 역시 너였군. 4년 만인가?"


아무래도 저 수상한 이는 레이 오빠와 안면이 있는 모양이었다. 지금 이 상황이 다 레이 오빠를 끌어내기 위한 함정이라는 것도 오빠의 말이 아니라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섣불리 움직였다간 두 손이 자유롭지 못한 레이 오빠를 방해하는 일이 될까 함부로 다가가지 못하고 있는데 망토를 쓴 이가 꺼내든 무언가 때문에 서둘러 달려가 오빠의 앞을 막아섰다.


"소라!"

"그건 곤란해. 그거, 아까 저 불에 탄 놈이 하고 있던거랑 똑같은거지? 그렇다면 네 목적은 당장 오빠를 죽이려는 건 아닐테고 뭔진 몰라도 위협이나 복수가 목적이라면 내가 대신 차줄게. 그 악취미인 목걸이."

"후지미네 소라! 너 제정신이야? 당장 비켜!"

"어때? 당장 죽이는게 목적이 아니라면 제법 괜찮은 제안 아니야? 너에게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얌전히 그거 차겠다고 약속하지."

"소라!!"


뒤에서 목이 찢어져라 내 이름을 외치는 레이 오빠에게는 미안하지만 난 이 앞을 비킬 생각이 추호도 없다. 오빠가 양손이 자유롭지 못해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걸 알면 기겁하겠지? 나중에 무슨 원망을 듣더라도, 혹여 이 일로 내가 잘못된다 하더라도 지금 중요한건 저 위험한 물건을 레이 오빠의 몸에 닿지 않게 하는 거였다.

다행히 목적이 무엇인지 몰라도 나와 이해관계가 통했는지 위험한 목걸이는 내 목에 걸리게 되었다. 그리고 망토를 두르고 가면으로 얼굴을 가린 수상한 이는 그대로 자리를 뜬다. 긴장이 풀린 나는 그 자리에 주저 앉았고 카자미 상을 무사히 끌어올린 레이 오빠는 흔들리는 눈으로 나를 돌아보았다. 정확히는 내가 목에 하고 있는 아마도 폭탄일 장치를.


"너..!"

"미안해. 그렇지만 이게 최선이야. 이 상황에서 오빠가 손발이 묶이면 큰일이잖아."

"다른 방법이 있었겠지! 위험한 짓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잖아!"

"정말, 미안해. 이미 일은 벌어졌으니까 대책이나 세우러 가자. 카자미 상은 많이 다치기도 했으니까 치료도 해야지. 물론 오빠도, 나도."


얼굴을 잔뜩 구긴채로 괴로워하는 레이 오빠를 보며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이런 것 뿐이었다.



* * *



"너는 진짜...후루야한테 무모하다고 할 자격 없다. 탈옥범 잡으러간 놈들이 만신창이로 온 것도 모자라 민간인이 폭탄을 차고 와?"

"소라...대체 이게...하..."


대충 상황을 수습하고 공안이 관리 중인 쉘터 중 하나에서 아까 일을 보고 받은 하쿠도 상과 이시다 상을 마주했다. 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마치긴 했지만 가장 엉망진창인 카자미 상은 본인의 잘못이라며 좀처럼 고개를 들지 못한다. 레이 오빠도 하쿠도 상에게 면목이 없는지 시선을 내리깔고 여전히 내 목에 걸린 폭탄을 신경쓰며 입술을 질끈 깨물고 있다.


"둘 다 왜 죄인처럼 굴어요. 그 놈 목에 폭탄을 발견했을 때는 이미 늦었고, 레이 오빠는 카자미 상 구하느라 날 막을 상황이 아니었던 거잖아요. 우울해 할 시간 있으면 이런 악취미를 가진 놈 잡을 실마리나 찾아보는게 좋겠어요."

"너-"

"잔소리도 나중에 실컷 들을게. 음- 우선 이거 작동원리는 모르지만 터져도 안전할 장소를 구해야겠어요. 공안 소유의 지하쉘터 중에 전파도 소리도 전부 차단되는 특수 강화 유리로 만든 공간이 있는 곳 있었죠?"

"하지만 며칠이나 걸릴지 모르는데 그런건..!"

"알아요. 그래도 어쩌겠어요. 혹여 이게 터지더라도 저 말곤 무사해야죠. 누가 알아서도 안 되구요. 물이랑 간단한 비상식량 정도만 감옥아닌 감옥에 들어가기 전에 넉넉히 준비해주세요."

"...이시다 군, 카자미 군. 오늘 중으로 필요한 것들 다 준비될 수 있도록 조치해. 후루야 군은...나랑 남아서 범인을 어떻게 잡을지 소라랑 의논하지."


하쿠도 상의 명령에 이시다 상과 카자미 상이 발빠르게 움직였고 레이 오빠는 내가 말했던 지하쉘터의 사용을 허가 받기 위해 윗선과 연락을 취했다. 그 사이 나는 하쿠도 상과 앞으로의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전파도 차단 된 곳에 갇히면 네가 직접 뭘 알아보는 일은 못할텐데 어쩔 생각이야?"

"레이 오빠가 있잖아요. 제가 가진 걸 제공하기만 하면 훌륭하게 써먹을 거예요. 도움이 필요할 때는 좀 불편하더라도 쉘터까지 와서 유리벽 안 쪽과 유일하게 연결되는 전화로 얘기해주면 되구요. 그리고 혹시나 해서 말하는데 레이 오빠 위험하지 않게 신경써주세요."

"네가 이렇게 되버렸으니 무모한 짓을 할까봐 그러는거지?"

"그것도 있지만 그쪽이 오빠에게 감정이 많은 것 같았거든요. 안 그러면 이런 귀찮은 일은 벌이지 않았겠죠. 그것도 본인이 아닌 저에게 채우는걸 허락했다는건 단순한 원한은 아닐거예요."

"그래. 본인도 알고 있을테니 충분히 조심하겠지만 이쪽에서도 신경쓸게. 다른거 뭐 필요한 건 없고?"

"없어요. 어느 쪽이 됐던 준비된 비상식량이나 물이 떨어지기 전에 결론이 날테니까요."

"쉘터 이용 허가 내려왔습니다. 바로 움직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럼 이동해서 더 자세한 얘기 하는걸로 해요. 언제 터질지 모르니 빨리 들어가야겠어요."


내 말에 레이 오빠가 주먹을 꽉 쥔채 흔들리는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아, 너무 아무렇지 않게 말했나. 1년 전에도 폭탄 때문에 날아갈 뻔 했던 일이 있었는데...괜히 이번 일로 트라우마만 늘리게 되는게 아닌가 걱정이네.


"난 괜찮아. 얼른 움직이자, 오빠."

"...그래."


이후로 목적지인 지하쉘터에 도착할 때까지 우리 셋 사이에는 단 한마디의 말도 오가지 않았다. 레이 오빠는 아마 입을 열면 괜히 감정이 격해져서 나에게 좋지않은 말을 할까봐 말을 아끼는 걸테고, 나는 그런 오빠의 눈치를 보느라 입을 다물고 있고, 하쿠도 상은 우리 둘의 눈치를 보느라 한 마디도 못하는 것 같았다.


"일단 저는 바로 들어갈게요. 이야기는 연결된 전화로 하면 되는 일이니까요."

"아, 그래."

"그리고 오빠는 이거."

"...네 폰이잖아."

"결국 코난이 내가 이렇게 된 걸 알게 되겠지만 이걸 안으로 가지고 들어가면 혹시나 그 사이 연락했을 때 전파가 닿지 않는 곳이라는 기계음을 듣고 걱정할 수도 있으니까. 코난 외의 전화는 받지 않아도 괜찮아. 비밀번호는-"


나는 레이 오빠에게 바짝 다가가 귓가에 조용히 숫자 다섯자리를 읊어주었다. 숫자를 듣고도 별 반응이 없는걸 보면 아마 그 안에 숨어있는 의미를 모르는 것 같았다. 나한테만 의미있는 숫자였나 싶어 조금 서운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괜히 심술을 부리며 유리벽으로 둘러쌓인 공간에 들어가기 전에 질문을 던졌다.


"기억안나? 그 숫자."

"어?"

"내가 제로라는 첫사랑을 만난 날이자 첫눈에 반한 날이야."


무심하게 그 말을 던지고 안으로 들어간 나는 조금 붉어진 얼굴로 멍하게 날 쳐다보는 레이 오빠를 웃으며 쳐다보았다. 오빠 역시 그때가 떠올랐는지 불안과 걱정으로 가득했던 얼굴이 잔뜩 풀어졌다. 너무 걱정하길래 던져본 말이었는데 효과가 생각보다 좋아 다행이었다. 나는 곧장 안쪽의 전화기로 바깥쪽으로 전화를 걸었다.


[너, 일부러 그런거지?]

"응. 계속 그렇게 있으면 될 일도 안 될거야. 물론 그냥 던진 말은 아니야. 진짜 그게 비밀번호 맞아. 제로를 처음 만난 8년 전 5월 30일."

[날짜까지 기억하고 있는 줄 몰랐어.]

"오빠는 아니었겠지만 나한텐 충분히 충격적인 날이었거든. 내 세상이 뒤집힌 날인걸. 아, 이거 바닥에서 이러고 있으니까 불편한데...의자도 하나 있어야 겠다. 작업할거 아니니까 탁자는 이걸로 충분하겠지만."

[구해다 줄게. 또 필요한거 없어? 최대한 빨리 어떻게 해보겠지만 그래도 며칠 걸릴지 모르니까.]

"필요한 건 없어. 부탁은 있지만."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절대 무리하지마. 나는 괜찮으니까 침착하게, 실수하지 말고, 다치지 말고. 알았지?"

[요구가 너무 많네. 실시간으로 속을 썩이고 있으면서.]

"목도리라도 둘러서 안보이게 가려볼까?"

[됐어. 집에 있는 것들 중에 이번 일에 쓸만한거 있으면 말해줘.]

"내 노트북이랑 데스크탑이지. 비밀번호는 따로 필요없어. 오빠 지문 등록 되어 있으니까. 내 개인 의뢰로 처리하고 있는 일이 아니라면 전부 열람할 수 있을거야."

[그건 또 언제 등록해놓은거야...알았어. 다른건?]

"오빠가 못 다루는 프로그램은 없을거고...아, 책상서랍 아래쪽에서 두번째 칸에 있는 이어셋 한세트랑 스마트폰 하나 있는거 써. 오빠는 코난이랑 내 폰으로 연락 주고 받으면 되겠지만 카자미 상은 아니잖아. 스마트폰 공기계라 다른건 못하겠지만 자체 앱으로 라인처럼 메시지 주고받을 수는 있어. 코난 쪽에도 앱이 있어야 하니까 그건 스마트폰 안에 링크 있는거 코난한테 보내주면 돼. 이어셋은 전에 쿠사카베 검사 사건 때 썼던거야. 카자미 상에게 사용방법 알려줘."

[알았어. 임시 번호라도 만들어서 주려고 했는데 그럴 필요는 없겠네.]

"내 폰은 웬만하면 코난이 가진 이런저런 도구들이랑 연결이 되있으니까 여러모로 감시하기도 편할거야. 사고 안 치게 오빠가 잘 봐줘."

[그래. 어떤걸로 뭘 보고 들을 수 있는지는 나중에 알려줘. 곧 카자미랑 이시다가 필요한거 챙겨서 올거야. 그동안 나는 집에 가서 네가 말한 것들 챙기고 준비 좀 하고 올테니까 기다려.]

"응."



* * *



"내가 왜 이 녀석들 밥을 사줘야 하는거냐고!"

"그러지 말고 사주세요. 다 같이 먹으면 좋죠."

"애초에 꼬맹이들 챙기는건 소라가 자주하던 일...그러고 보니 오늘 소라가 안 보이던데."


갑자기 입이 하나에서 여섯으로 늘어버린 것 때문에 길길이 날뛰던 코고로는 집을 나설 때 얼핏 본 포와로에 소라가 없었던 것을 기억해낸다. 레이의 경우 무단 조퇴 및 결근이 한 두번이 아니니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지만 소라는 아니었다.


"누나 오늘 저녁타임까지 근무잖아요. 아저씨가 나올 때 없었다구요?"

"그래. 얼핏 본거였지만 아즈사짱 뿐이었지."

"어제 중요한 일이 있다더니...일이 아직 안 끝났나? 그렇다고 해도 바쁠 땐 찾지말라는 연락 정도라도 하는데..."

"깜박했나보지. 아니면 나중에 연락해보던가."

"메일이라도 보내놔야겠다."

"그보다 우리 뭐 먹으러 가?"

"전 초밥 먹고 싶어요!"

"그거 좋네요."


코난은 각자 먹고 싶은 것을 이야기 하며 코고로의 뒤를 따르는 아이들을 뒤에서 천천히 따라가며 소라에게 메일을 보낸다. 아이가 그 뒤를 따라 움직이는데 옆을 지나가던 외국인이 쪽지 하나를 떨어뜨려 그걸 주워준다. 그리고는 별 다른 일 없이 아이들이 있던 곳으로 돌아가던 중 이상한 소리에 아이가 멈춰서서 뒤를 돌아보았고, 다른 아이들도 같이 시선을 돌리는데 그 순간 폭발음과 함께 외국인이 불길에 휩싸인다. 폭발의 충격으로 가장 가까이 있던 아이는 차도 쪽으로 튕겨져 나가버린다.


"하이바라!"


코난이 아이의 이름을 외치고 코고로가 재빨리 몸을 날려 아이를 감싸안고 구른다. 덕분에 아이는 화를 면했지만 코고로는 머리를 세게 부딪혀 정신을 잃고 만다. 경시청 앞에서 벌어진 일이라 사건 현장의 정리는 빠르게 이루어졌다. 하지만 피해자인 외국인의 신원이나 폭발물에 대한 정보는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그런 와중에 유일하게 단서로서 잡힌 것이 가방 앞주머니에 들어있던 '수사 1과'소속이라고 적힌 '마츠다 진페이'의 명함이었다.


"사토, 조사는 이쪽에 맡겨두고 넌 그 당시의 일을 차분히 생각해보도록."

"네. 알겠습니다."


마츠다가 수사 1과에 있었던 기간은 겨우 일주일 남짓이고 그동안 그의 사수였던 사토는 메구레의 명령에 해당 기간의 일지 한 권을 들고 비어있는 회의실로 들어간다. 그리고 그 뒤를 조심스럽게 따라간 코난이 회의실의 문고리에 손을 뻗을 때 기다렸다는 듯 회의실 문이 빼꼼 열린다.


"내가 모를 줄 알았니?"

"아..."

"하여간 너는...우선 들어와."

"네-"


사토는 한숨을 내쉬며 코난을 회의실 안으로 들인다. 그녀는 일지를 책상 위에 내려놓으며 이런걸 보지 않아도 그날의 일은 생생하다고 말한다. 그리고는 명함이 나왔던 날과 그 당시 있었던 일들을 바탕으로 외국인이 명함을 받았을 법한 날을 추려내기 시작했다.


"아, 그건-"

"뭔가 있었어요?"

"염주. 그때 돌아온 마츠다 군의 주머니에 염주 같은게 있었어."

"염주...아! 마츠다 형사님은 그때 죽은 친구에게 메일을 보내고 있었다고 했죠?"

"아마 같은 폭발물처리반 동기일거야. 폭발물 처리 중에 순직했다고 들었어. 이름은 하기와라 켄지."

"하기와라 상이 순직한 날은요?"

"11월 7일! 마츠다 군이랑 같은 날이야."

"매년 11월 7일은 그 폭탄범으로부터 팩스가 오는 날이니까 하루종일 대기하고 있어야 했을 거예요. 그래서 당일은 성묘에 가지 못했을 거예요."

"그래서 전날 미리 갔던거야. 하기와라 형사의 묘는 시부야 근처 월참사라는 절에 있다고 들었어."


실마리가 나오자 마자 사토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회의실을 뛰쳐나간다. 그런 사토를 마주친 타카기는 들고 있던 자료들을 치바에게 넘겨버린채 그녀의 뒤를 쫓아간다. 그렇게 두 사람은 하기와라의 묘를 찾아 월참사로 향했고, 거기서 스님에게 성묘를 왔다던 이들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분들이라면 기억하고 있습니다. 매년 4분이서 찾아오셨죠. 하기와라 상의 경찰학교 동기분들이라고 했던 것 같습니다."

"4년 전에도 왔었던거죠? 몇 시쯤이었는지 기억하시나요?"

"매년 오후 3시 쯤이었어요. 그날도 4명이서 오셨죠."

"그렇군요."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매년 한분씩 줄더니 재작년부터는 한분만...아, 작년엔 처음보는 분도 함께 오셨어요."

"처음보는 분이요?"

"네. 동기는 아니고 의동생이라고 들었습니다."

"혹시 그 두 사람의 이름을 알고 계신가요?"

"가만있자...아, 동기분이라던 남자분은 후루야 상이라고 했어요. 같이 있던 여자분이 레이 오빠라고 부르는 걸 들었으니 아마 후루야 레이 상일겁니다."

"여자분은요?"

"후지미네. 후지미네 소라라고 했어요."

"소라 상?!"

"전에도 들었어. 소라는 마츠다 군이랑 그 동기들과 친했다고."

"아, 다테 상이 생일선물을 쌓아놓았었으니까..."

"마츠다 군의 명함이 나왔을 때부터 소라에게 찾아갔어야 했어. 일단 소라에게는 연락 넣어놓고 돌아가서 '후루야 레이'라는 사람을 찾아보자."

"네!"



* * *



"진짜 경찰학교를 졸업한거 맞아요? 안 뜨는데요."

"마츠다 군의 동기였어. 혹시 경찰을 그만 두더라도 기록은 남았을 텐데..."


사토와 타카기가 지켜보는 앞에서 치바가 몇 번이고 '후루야 레이'를 검색했지만 제로에 소속되어 기록이 전부 삭제된 그의 정보가 나올리 없었다. 그리고 이들이 후루야의 뒤를 쫓고 사건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카자미가 움직였다.


"뭐라고요?"

"이 사건은 우리 공안이 담당합니다."

"웃기지 마요! 이건 우리 사건이라구요."

"사토 형사, 이건 요청이 아니라 명령입니다."


카자미의 말에 사토가 얼굴을 와락 구기고는 위쪽과 담판을 짓겠다며 말리는 타카기를 뿌리치고 가버린다. 그렇게 사토의 속을 뒤집에 놓은 카자미는 그들이 사건의 중요 참고인으로서 애타게 찾고 있는 두 사람을 만나러 간 참이었다.


"괜찮은 겁니까? 후지미네는 몰라도 후루야 상의 본명을 알고 명단을 찾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괜찮아. 어차피 뭐가 나오지도 않을테고 소라까지 여기 있으니까 알아낼 방도는 없겠지."

[사토 형사님이 날 찾기 시작했다면 코난도 금방 알게 될거야. 내가 이유없이 연락이 안 되고 있다는거.]

"그래. 네 폰으로 메일이 와있었으니까. 나는 혹시 모르니 너한테서 눈을 땔 수 없어. 아직 뭐하나 제대로 나온게 없으니까."

[카자미 상 보고 데려오라고 하려고?]

"아니, 나도 하고 있는 일이 있으니까...다른 공안 형사들이 움직일거야."

[거칠게 다루지 말라고 전해주세요. 뭐, 어린아이에게 함부로 대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하지만...]

"우리쪽을 걱정해야하는거 아닐까 싶은데. 그 아인 매번 우릴 놀라게 하니까 말이야."

[날 보고 너무 충격받지 않았으면 좋겠는데...공안에서 수사권을 가져갔다는걸 이미 알고 있을테니 오빠를 만날거라는건 알겠지만 내가 이꼴이라는걸 알리는 없으니까.]

"네가 알리고 싶지 않다면 넌 이것저것 찾느라 바빠서 만날 여유가 없다고 말해줄게. 여기서 만나지 않으면 그 아이가 여기까지 찾아낼리는 없으니까."

[...아냐. 알건 알아야지. 그보다 4년 전의 그 사건의 범인에 대한건 아직도 단서가 없어? 내 데스크탑에도 폭탄을 사용하는 테러범에 관한 정보는 많을텐데.]

"아직. 네가 직접 알아보면 더 빨리 뭔가 알 수 있겠지만 그럴 순 없는 상황이니까."

[그 범인이 오빠가 아닌 내게 폭탄을 채우는걸 용인한 이유 말인데- 나랑 오빠의 관계를 알고 일부러 그런걸까?]

"적어도 후루야 레이와 후지미네 소라의 관계를 아는건 아니겠지. 하지만 후지미네 소라가 나와 내 동기들과 친했다는 것 정도는 알 수도 있어. 그래서 일부러 너에게 채운걸지도 모르지."


소라는 갇혀있는 것 이상으로 본인이 움직이면 빠르게 해결될 일이 좀처럼 진행되지 않는게 답답했다. 제공할 수 있는건 다 제공했다지만 아무리 레이라도 물건의 주인만큼이나 물건을 다루는 능력은 없었기 때문이다. 문제가 되는 4년 전의 사건에 대해서도 레이에게 전해들었지만 소라는 이렇다 할 단서를 잡지 못했다. 레이와 범인 외에 그 사건과 관련된 인물은 전부 사망한 것도 한 몫했다.


[그럼 나는 코난이 오기 전까지 잠깐 쉬고 있을게. 이 폭탄 잘못될까봐 신경을 곤두세웠더니 한숨도 못잤어.]

"그래. 내가 다 알아서 할테니까 걱정말고 쉬어."


레이는 피곤해 보이는 소라의 얼굴에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안심시켰다. 유리벽 안과 연결된 전화가 끊어지고 소라는 의자에 앉아 천천히 눈을 감았다. 간이침대라도 준비해주고 싶은게 레이의 마음이었지만 목에 있는 폭탄 때문에 어차피 마음놓고 잘 수 없을 거라며 그냥 의자를 편한걸로 준비해달라고 소라가 요구해서 그러지 못했다. 레이는 소라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그의 손에 만져지는건 차가운 유리벽 뿐이었다.


"후루야 상, 그 꼬마를 데리고 오는 일은..."

"...적당히 뒤를 쫓다가 혼자가 됐을 때 데리고 와. 눈치가 빠른 아이니 우리 존재를 알게되면 혼자 남게 되는 상황을 만들어줄거다."

"그럼 후루야 상은 계속 여기 계시는 겁니까?"

"어. 소라를 혼자 둘 순 없으니까. 함부로 움직였다가 나도 타겟이 돼서 똑같이 손발이 묶이면 곤란하고 말이야."

"아, 네. 그럼 나중에 다시 뵙겠습니다."

"그래."



* * *



"...역시 아무로 상이었군요."

"역시 다 알고 잡혀와줬군."

"수사가 갑자기 중단됐다고 들었거든요. 누나는 뭐 때문인지 연락을 안 받았구요. 전자는 그저 높으신 분의 압력일지도 모르지만 후자까지 들어맞으려면..."

"공안. 그게 답이었다는 거군."

"맞아요. 그런데 왜 그렇게 작게 말하는 거예요? 조명도 엄청 어두워서 얼굴도 잘 안 보이는데..."

"겨우 잠이 들었는데 깨우고 싶지 않아서 말이야."

"네? 무슨..."


코난이 자신을 향해 더 가까이 다가오자 레이는 옆으로 비켜서며 몸으로 가리고 있던 소라의 모습을 보여준다. 조명이 어둡긴 했지만 가까이 오면 누군지 알아볼 수 있을 정도는 되었고 소라임을 확인한 코난이 놀란 얼굴로 유리벽에 얼굴을 들이밀었다.


"대체 이게..!"

"쉿. 소리조차 차단 되긴 하지만 혹시 모르니까."

"왜 누나가..."

"어제 탈옥한 폭탄범을 쫓다가 탈옥을 유도한 범인에게 폭탄이 채워졌어."

"폭탄범이라면 설마-"

"그래. 작년에 붙잡았던 그 녀석이야."

"그럼 이 유리벽은..."

"공안이 관리하는 지하쉘터 중 이런 폭탄테러를 대비한 곳이야. 전파랑 소리를 차단하는건 물론이고 생각하기도 싫지만 폭발이 일어난다고 해도 유리벽 바깥은 멀쩡할거야."

"그런..."


떨리는 눈으로 소라를 쳐다보는 코난과 그와 별다르지 않은 눈으로 잠이 든 소라를 돌아본 레이는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아 그대로 유리벽에 기대어 양반다리를 하고 주저앉는다. 그에 코난은 소라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레이와 마주보고 이야기를 이어간다.


"공안에서 사건을 가져갔다는 건 누나의 목에 폭탄을 채운 그 범인은 경시청 앞 폭발 사건과 관련있는 건가요?"

"그래. 아마 동일범의 소행이겠지."

"4년 전 11월 6일. 아무로 상은 마츠다 상과 만난거죠?"

"하기와라의 성묘를 간 날이었으니까. 오랜만에 동기 4명이 모인 날이었어. 그리고...소라도 함께였어."

"누나가요?"

"비록 전화를 통해서였지만 말이야."


레이는 하기와라를 제외한 5명이 함께였던 그날을 떠올리며 아련한 미소를 짓는다. 1년에 한 번, 다 함께 얼굴을 마주 볼 수 있는 유일한 날이었다.


"왔네."

"지각이야."

"안 오는 줄 알았어."

"미안, 미안- 사건이 끊이지가 않아서 좀처럼 빠져나올 수가 없었다고."

[성실한 척이라니- 하나도 안 어울려.]

"아앙? 방금 누구냐?"

"누구긴 직접 오지 못한 여동생이야."


레이는 영상통화로 소라와 연결된 스마트폰을 마츠다 앞으로 들이밀었다. 화면 속엔 말로는 툴툴거리면서도 얼굴을 봐서 기뻐 보이는 소라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성실한 척이라니- 이래 봬도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너 오라버니를 뭘로 보는거냐?"

[뭘로 보긴. 거기 여전히 사건이 많아? 수사 1과로 살기 힘든 곳이지?]

"말도 마라. 그리고 어디 수사 1과만 고생이겠냐? 여긴 다양하게 벌어지던데."

[그러니 신이치가 중학생 주제에 사건에 기웃거리고 고모부가 심심할 일 없는거겠지.]

"그건 그렇고 고생은 내가 하고 있는데 어째 네가 엄청 마른 것 같다? 챙기는 사람 없다고 굶고 다니는 거냐?"

"안 그래도 그 말 했어. 소라, 너 내가 잘 챙겨먹으라고 했잖아. 샌드위치나 샐러드는 제대로 된 밥 아니라고."

[덕분에 어떻게든 챙겨먹고 있다구- 공안 일에 협력자 끼니 챙기는 것도 있는줄 몰랐네~]

"협력자라서가 아니라 너니까 챙기는거잖아. 거기서 더 야위기만 해봐- 어떻게 해서든 내가 미국 가고 만다."

"제로...그건 좀..."

"이거, 공안 나리는 스케일이 다르구만 그래."

"그거 집착이다, 제로. 완전 소름돋네."

"시끄러워."


워낙 서로가 바쁘기도 하고 레이와 모로후시는 소속 때문에 눈에 띄여 좋을게 없다보니 오랜만에 만난 터라 다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기에 바빴다. 하지만 소라가 시차 때문에 길게 통화를 하지 못했고, 다른 이들도 복귀를 해야하는 터라 곧 뿔뿔히 흩어졌다. 그게 그날 마츠다가 염주를 가지고 있던 경위였다.


"그게 다가 아니죠?"

"뭐?"

"그 뒤로도 폭탄과 관련해서 사건이 더 있었던거 아니에요?"

"어째서 그렇게 생각한거지?"

"조금 조사를 했거든요. 그날 시부야 근처에서 가스누출 사고가 있었다고 하는데 자세한 얘기는 나와있지 않더라구요. 그게 뭔가 관련이 있지 않았나 해서요."

"맞아. 성묘가 끝난 뒤 나는 마츠다와 함께 움직였는데 돌아가는 길에 현장을 발견했어."


당시 레이와 마츠다는 현장을 발견하자 마자 차에서 내려 경관들에게 상황을 전해들었고 다른 두 사람에게 지원을 요청한 뒤 둘이서 먼저 폐건물 안으로 발을 들였다. 거기서 두 사람이 구한 인물이 마츠다의 명함을 받았던 이번 경시청 폭탄 테러 사건의 피해자였다.


"소라의 목에 폭탄을 채운 녀석이 그때도 그 빌딩에 폭탄을 설치했고, 마츠다는 그걸 해체하고 나와 나머지 동기들이 녀석을 쫓았어. 예상치 못한 공격으로 총에 맞을 뻔 했지만 히로가 때맞춰 와준 덕분에 나도 살았지. 결국 놈은 놓쳤지만 폭탄도 터지지 않아서 전부 무사할 수 있었어. 그게 동기 3명과 함께한 마지막 날이야. 그 다음날 마츠다가 그렇게 가버렸으니까..."

"그 폭탄은 어떻게 됐는데요?"


코난의 물음에 레이는 옆에 있던 수사관에게 눈짓을 했고 수사관은 가지고 있던 노트북의 화면을 코난에게 보여준다. 그곳에는 창고 폭발로 인한 사망 사고를 다룬 기사가 떠있었다.


"분석을 위해 공안이 관리하는 창고로 옮겼는데 원인 모를 폭발로 관계자들이 모두 사망했어."

"그렇군요..."


폭탄에 대한 실마리가 없다는 사실에 코난이 조금 실망했을 때 쉘터 안에 전화 수신음이 울려퍼진다. 소리의 근원지는 쉘터 기둥에 설치된 전화기였고, 유리벽을 등지고 있던 레이가 뒤를 돌아보자 어느새 깨어난 소라가 안쪽에 있는 전화기의 수화기를 손에 든 채였다. 코난은 얼른 전화기로 달려가 수화기를 집어들었다.


"누나!"

[둘이서 나빼고 얘기하니까 재밌어?]

"지금 그런게 중요해? 왜 연락이 안 되나 했더니 폭탄같은걸 차고 나타나는게 어딨어!"

[그러니 이렇게 네 도움도 구하는거잖아? 보다시피 전파 차단인 곳에 있어서 도울 수도 없고 빨리 범인 찾아야 내 목숨줄 좀 더 이어질테고.]

"누나는 진짜..."

"너무 그러지마. 저래 봬도 동생 앞이라고 아무렇지 않은척 하는 것 뿐이니까."

[오빠- 그거 말하기 있어?]

"넌 동생 걱정이 너무 많아. 물론 상대가 코난 군이니 이해를 못하는 건 아니지만."

"그거 무슨 뜻이에요, 아무로 상?"

"글쎄- 아무튼 이쪽도 최선을 다하겠지만 충분히 주의해서 움직여줘. 소라의 손이 묶인 이상 성가신 적이 되어버렸으니까."

"네. 그럴게요."


레이는 코난의 대답에 가지고 있던 소라의 스마트폰으로 사진과 링크가 첨부된 메일을 보낸다. 그에 코난은 이게 뭐냐고 물어온다.


"사진은 4년 전 마츠다가 해체했던 폭탄이야. 그리고 다음 사진은 내 동기였던 녀석들과 찍은 사진이지. 왼쪽부터 모로후시, 마츠다, 다테, 나, 그리고 하기와라야."

"...어?"

"왜? 뭔가 문제 있어?"

"아, 아뇨. 그럼 이 링크는 뭐예요?"

"아, 그건-"

[그건 카자미 상과 연락할 수 있는 메신저 앱의 다운링크야. 너한테 카자미 상이나 오빠의 번호를 노출 할 수 없으니까. 카자미 상은 그 앱이 깔린 공기계를 들고 있으니까 그걸로 연락하고 오빠랑은 내 폰으로 연락하면 돼. 일이 해결될 때까진 오빠가 들고 있기로 했어.]

"에? 아무로 상이? 그거 내 안경이나 뱃지랑 연동된거 많다고 하지 않았어?"

[그러니까 넘겨줬지. 네가 또 어디서 무슨 짓 하고 다닐 줄 알고? 게다가 오빠는 입장 상 대놓고 너와 함께 다닐 수 없으니까 정보 공유엔 그만한게 없지.]

"그리고 이건 거의 쓸 일 없겠지만 가지고 있어."

"...이거 그거 아니에요? 전에 백조 사건 때의-"

"맞아. 다른 한 쪽은 내가 아닌 카자미가 들고 있어. 혹시 직접 말을 전해야 할 땐 그걸 써. 공기계로는 통화를 할 수 없으니까."

"네."

[둘 다 고생해줘. 나도 나름대로 머리 굴려볼게.]

"참고로 내일 일정은 어떻게 되지? 수사 1과와 움직일 때는 곤란하지만 그게 아닐 땐 너랑 움직이면서 해결하는 편이 빠르니까 말이야."

"내일은 협박장을 받았다는 전직 형사님의 결혼식 장소에 가기로 했어요. 두 분이 애들이랑 란을 초대해주셨거든요."

"협박장이라...모리 상의 병문안을 갔다가 자연스럽게 합류하는 쪽으로 할까? 중간에 일에 끼어들 구실을 만들기에도 적당할 것 같고."

"하지만 그 일은 이번 사건과 별개잖아요."

"혹시 모를 일이지. 그러니 내일은 여기 들르는게 좀 늦을지 몰라. 무슨 일 있으면 네 폰으로 연락해. 알았지, 소라?"

[걱정마. 내가 애도 아니고. 여기서 별일이 있겠어?]

"좀 부실하긴 해도 잘 챙겨먹고. 최대한 빨리 해결해볼테니까."

[응.]

"그럼 오늘은 이만 가볼게. 본청에도 들러야 하고 가는 김에 코난 군도 데려다 줘야할 것 같으니까."

[조심해서 가. 코난 너도.]

"응...어떻게든 빨리 알아낼게. 누나한테 폭탄을 채운 범인."

[그래. 무리하진 말고. 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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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눌러주신 Haeun 님, 신유림 님, kky 님, 하루아침 님, B_블링 님, 슈비 님, 나나 님 감사합니다.

오래 기다리셨죠 ㅜㅜ 제가 최근에 알바를 시작해서 정신없었던 탓에 며칠 글에 손대지 못하는 바람에 오래 걸렸어요...ㅜㅜ 극장판 4번이나 회전문 돌면서 타임라인 점검하고 대사 잡아내고 해서 쓴 글이지만 그래도 옆에 vod 틀어 놓고 쓰는거랑은 비교가 안 되겠죠...혹여 엇! 하는 장면이 있더라도 너그러이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결말은 독자분 중 한 분이 댓글로 if 버본식 처리를 보여주는 모습도 써달라고 하셨어서 나름 두 버전으로 나누어 봤어요 ㅎㅎ 그렇다고 막 엄청 다크하고 호러블한 결말은 아니겠지만 몽글몽글 버전과 아주 조금 살벌한 버전? 으로 나뉠 예정입니다. 물론 마무리는 몽글몽글로 하고싶으니 결말은 버본 버전이 먼저 나올거예요! 총 길이가 꽤나 긴 편이어서 4편 이상? 나올 것 같아요! 하루에 몇 편 가지고 올지는 모르겠으나 되는대로 올려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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