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웃은 유명한 유튜버가 되길 원하는 그런 짜증나는 놈이다. 몇 년간 나는 그가 "대박!" "대실패!" "썅" 등 알 수 없는 말들을 외치며 시나몬을 토해낸다던가, 차가 움직이는 와중에 본네트에 누워있거나, 미지근한 물을 잔뜩 끼얹는 모습들을 봐왔다. 엄청나게 유명해지고 싶다는 허왕된 꿈을 이루기 위해 발버둥치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것도 어느 순간부터는 질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가 우리 집에 찾아와 몇 주간 집을 비울테니 자신의 우편물들을 좀 챙겨달라는 말을 했을 때는 솔직히 안도했다. 그가 얼마나 더 멍청한 짓을 할 건지 걱정을 안 해도 된다는 생각에 든 그 해방감은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황홀했다. 솔직히 그의 위험한 행동들이 나에게도 언젠가 큰 피해를 주지 않을까하는 생각에서였다. 

첫 며칠간은 평범했다. 고지서 몇 장, 광고지 몇 장, 그리고 생일 카드같이 보이는 무언가를 한 장 받은 것 뿐이었다. 그러다 어느 밤, 그의 현관에 "발송인에게 반송" 스티커가 붙어있는 한 종이 상자가 놓여있는 것을 발견했다.

내가 그리 약골은 아니지만 그 박스는 혼자 움직이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정말 뭐가 들었는지는 몰라도 무거운 소포였다. 우리 집까지 끌고 가는 것은 더욱 더 어려웠고 현관까지 가려면 계단도 올라야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나는 내 차고에 소포를 두기로 했다. 차고의 문은 몇 번 두들겨야지만 열 수 있는 고물짝이었기 때문에 매일 차고 문을 여닫을 때 씨름을 할 바에야는 진입로에 차를 주차해두기로 결정했다. 그러니 차고 안에 차를 주차해두는 것도 아니었으니 차고 안에는 충분한 자리가 있었다. 다시 생각해보면 그 소포를 놓고 차고 문을 열려고 했었어야했지만, 그 무거운 것을 내려놓고 다시 들어올리기엔 당시의 나는 너무 게을렀다. 

세 번째로 차고 문을 걷어찼을 때, 나는 결국 들고 있던 박스를 손에서 놓쳐버렸고 박스는 땅으로 떨어졌다. 땅으로 떨어진 순간, 박스 속에서 무언가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제길."

나는 욕을 내뱉었다.  

그 깨진 것이 중요한 물건이 아니기를 바라며 소포가 배달오는 와중에 부서진 것으로 생각하게끔 내가 소포를 떨어트렸다는 사실을 이웃에게는 비밀로 하기로 했다. 

이제는 빈 두 손으로 나는 드디어 내 차고 문을 열었다. 열릴 때 어찌나 삐걱거렸던지. 소포를 다시 들어올릴 힘은 없었기 때문에 나는 소포를 끌어 차고로 옮겨 내 이웃이 다시 찾으러 올 때까지 구석에 보관하기로 했다. 그리고 난 그것에 대해 잊어버렸다. 며칠 동안 뿐이었지만. 

차고에서 집으로 이어지는 문 사이의 틈으로 그 냄새가 들어오기까지 얼마나 걸렸는지 모르지만, 일단 냄새는 천천히 들어왔다. 스컹크의 냄새같은 썩을 듯이 단내였기 때문에 처음 맡고 나서 며칠 동안은 정말 집 근처에 로드킬이 일어났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냄새는 사라지지 않고 더욱 지독해졌고, 그 때서야 나는 도대체 이 악취가 어디서 나오는지 찾아보기로 했다. 그리고 그 때 차고 문을 열었고, 그 지독한 냄새가 몰려와 나는 코를 막을 수 밖에 없었다. 

범인을 찾기 어렵지는 않았다. 차고 안에 달라진 것이라곤 구석에 상자 하나가 늘었을 뿐이니까. 그 때 당시에는 아마 매 달 새로운 고기를 보내주는 구독 서비스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냉장보관을 안 한지 너무 오래되어 고기가 썩어버렸을 것이라 생각했다. 도대체 고기가 얼마나 들었으면 그만큼 무거웠던 거지? 소 한 마리를 집어넣었나?

가위를 들고 상자에 가까이 다가가며 나는 코를 막았다. 밑바닥을 손가락으로 뚫을 수 있을 정도로 상자는 축축해졌있었기 때문에 굳이 가위는 필요하지 않았지만 썩은 육즙이 가득한 상자를 맨손으로 만질 수는 없었다. 애초에 축축해진 밑바닥 때문에 이 상자를 뜯어야했다. 상자를 한꺼번에 끌어내려했다면 모든 것이 터져나올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정말 하고싶지 않은 일이었지만, 난 고기조각들을 하나씩 꺼내 쓰레기 봉투에 담아 쓰레기장에 버릴 예정이었다. 

내 가위는 상자의 윗면에 붙어있는 테이프를 갈랐다. 악취가 더 심해질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 순간, 상자의 덮개를 펼치자 정말 새로운 차원의 악취가 풍겼다. 마치 타는 오븐을 열었는데 열기 대신 오줌, 땀, 똥, 부패물 등이 섞인 악취가 나를 덮친 듯한 느낌이었다. 뒤로 잠시 물러나 올라오려는 토를 제어해야할 정도로 악취는 지독했다. 악취는 너무나도 심하여 나는 더 이상 상자를 볼 수 없었다. 나는 신선한 공기를 위해 밖으로 뛰쳐나갔지만 그 짧은 시간동안 지독한 냄새는 내 옷에도 배어 나를 그림자처럼 쫓아다녔다. 

내 콧구멍에서 그 냄새를 없애보려 무던한 노력을 하였지만 헛수고였다. 탈취제도, 마스크도, 세번의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악취를 없애지는 못했다. 그 상자가 내 차고에 더 있으면 있을 수록 그 악취 역시 내 집에 더 남아있는 것이었다. 나는 그 상자를 없앨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차고로 돌아갔고, 상자의 덮개는 나보고 다시 상자 속을 들여보라는 듯 훤히 열려있었다. 나는 준비되어 있었다. 옷 집게로 콧구멍을 집어 막았고, 안에 들어있는 그 무언가를 맨손으로 잡지 않기 위해 길다란 고무장갑을 착용한 채 쓰레기 봉투를 한 손에, 그리고 다른 손에는 살 수 있는 가장 센 청소용액을 들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것들 모두 필요하지 않았다.

나는 상자 속에 들어있는 어떠한 것도 만지지 않았지만 그것으로 인해 매일 밤 악몽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그 상자 안에는 고기가 들어있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소고기라던가 돼지고기가 아니었다. 오, 그것보다 훨씬 더 심한 것이었다. 상자 속엔 내 이웃이 들어있었다. 죽은 채로. 부러지거나 잘린 곳은 없었지만 그는 확실히 죽어있었다. 

나는 경찰을 불렀고 그들은 당연하게도 나를 심문했다. 차고에 시체를 떡하니 두고있던 남자를 의심하지 않기는 어려웠으리라. 다행히도 그들은 내가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사실을 꽤나 빨리 알아차렸다. 물론 내 지문은 상자에 덕지덕지 남아있었고, 그 망할 악취도 내 집안 곳곳에 흔적을 남겼지만 내 이웃의 손에 들려있던 브이로그용 카메라가 나의 무죄를 반박할 수 없게끔 입증해주는 증거였다. 

경찰들은 내게 그 영상을 딱 한 번 보여줬다. 내게 보여줘도 되는 것이었는지, 아니면 나를 불쌍하다 여겨 보여준 것인지는 몰랐지만 어찌되었든 나는 그 영상을 보게되었다.

내 이웃은 어떤 물류 센터 밖에 놓여있는 상자 위에 앉아 웃으며 자신을 주 경계를 지나 집까지 택배로 부쳐볼 것이라며 세상을 향해 말했다. 오줌을 위한 물병 몇 병, 베개, 그리고 손전등 몇개를 챙겼다고 했다. 그의 친구-- 그의 미친 행동들을 도와주는 것을 몇번인가 본 적이 있었다--가 상자를 닫았고 택배를 부쳤다. 몇 시간, 아니, 며칠동안 (사실 잘 모르겠다) 내 이웃은 그의 성과에 대해 짧게나마 기록을 이어갔다. "오, 트럭에 있는 것 같아. 움직이는 게 느껴져!" 라던가 "아마 물류창고에 있는 것 같아. 꽤나 따뜻하네, 아직 음식은 많이 남아있어!" 등의 말을 해대며. 그리고, 마지막 기록에서 상자는 넘어졌다. 그의 목이 부러졌고, 그것으로 끝이었다. 카메라는 메모리카드가 가득 찰 때까지, 혹은 배터리가 나갈 때까지 녹화를 이어갔다. 


경찰들이 내게 영상을 보여준 뒤, 그들에게 딱 한가지 말하지 않은 것이 있었다. 영상에서 들은 한 소리는 나를 죽을 때까지 괴롭힐 것이다. 그의 목이 부러진 후, 들려온 소리는 내 차고가 열리는 익숙한 삐걱거리는 소리였다.  


 출처: https://www.reddit.com/r/nosleep/comments/5j6p8x/a_package_marked_return_to_sen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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