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이큐 츠키시마 케이 드림

* 드림주 이름: 아카츠키 키즈쿠

* 쵸우하키병 소재

괴로운 짝사랑으로 인해 입에서 나비를 토해내는 병. 나비의 인분으로 인한 심각한 환각작용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환상속에서 스스로 갖혀 살아가게 된다.

* 캐붕 / 노잼 주의




start-





언제부턴가 너는 항상 내 앞에 있었다.


뭐랄까, 츠키시마의 눈 앞에는 항상 누군가가 자리했다. 그게 환상인건지 진짜인건지는 구분할 수 없어도 츠키시마는 그걸로 만족했다. 그 누군가가 곁에 있다고 눈으로 확인할 수만 있다면 그걸로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루는 그것이 환상이라며 부정하고 현실적이게 된다면 하루는 그것을 진짜라 부르며 나비가 만들어주는 환상 속에 갇히기도 했다. 그렇게 이성적이었던 츠키시마가 환상따위에 길들여진건, 아마 츠키시마는 그 누군가가 자신의 곁에 오지 않을 거라는걸 알고 있어서인지도 모른다. 츠키시마의 누군가는 항상 말이 없었다. 그저 츠키시마를 보고 가만히 웃어줄 뿐, 표정에도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어쩌면 츠키시마의 기억이 그 누군가를 처음 만난 그때에 멈춰있을 지도 모른다. 츠키시마는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이었지만 환상 속에 비춰지는 누군가는 변함없이 한없이 조그만한 초등학생에서 중학생 정도로 보였다. 그때였을지도 모른다. 츠키시마가 꽃을 토할 수 밖에 없었던 날이, 나비가 만들어낸 환상 속에 그 누군가가 있기 시작한 날이. 

근데 그 허무하게 사라지는 환상이 짓밟히는 날이 와버렸다. 츠키시마네 반에 누군가 전학을 왔고, 그 아이는 환상 속의 아이와 닮아있었다. 키가 좀 더 크다던가 눈매가 좀 더 뚜렷하다던가 머리가 좀 더 길다던가 등등만 뺀다면 완벽한 '그 누군가' 였다. 츠키시마는 멍을 때리듯 그 아이를 쳐다봤다. 눈을 마주치자 환상 속의 아이처럼 웃어주며 살짝 손을 흔들었다. 그대로 츠키시마가 그 아이를 받아들였으면 좋았겠지만, 계속 나비를 토해냈고 츠키시마의 눈은 끝까지 그 아이와 환상을 헷갈리게 했다. 몇몇 아이들은 츠키시마가 나비를 토해내는 병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별로 흔한 병이 아니었고, 옮는다는 거짓도 돌고 있었기 때문에 정말 친하거나 그 병을 모르는 사람만이 츠키시마의 주위에 있었다. 그랬기에 더더욱 츠키시마는 그 아이가 자신에게 다가오지 않을 거라 생각했-


"음, 츠키시마 케이.. 라고 했었나? 나는 아카츠키 키즈쿠야, 잘 부탁해!"


그렇게 가까이서 환상을 마주한건 처음이라. 그렇게 다양한 표정을 한 환상을 눈에 담은건 처음이라. 그렇게 다정하게 말을 걸어주는 환상을 만난건 처음이라-. 하교하던 츠키시마의 동공이 잠깐 흔들렸다. 아마 아카츠키라는 아이와 하교길이 비슷한것 같았다. 설렘이나 두근거림같은 그런 감정보다 목구멍이 막히는 고통이 앞섰다.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 앉는 와중에도 두손은 제 입을 틀어막기 바빴다. 고개를 푹 숙인채 두손이 풀렸다. 나비가 하나둘 날아오르기 시작했고, 나비를 보고 당황스러워하는 아카츠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비는 거의 쉴새 없이 나왔다. 주위가 알록달록한 나비로 물들어가서 아카츠키의 얼굴이 가려졌다. 

몇분이나 나비를 토해냈을까. 고개를 들자 아직은 나비로 주변이 차있었다. 츠키시마는 아카츠키가 가버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게 많은 나비를 토해내도 환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흐리멍텅했던 시야가 점점 초점이 맞춰져갔다. 나비가 조금 흩어졌을 때, 나비들 사이로 누군가의 작은 손이 들어왔다. 츠키시마의 옷깃을 잡더니 조금 당겨지는 느낌과 함께 나비들이 정신없이 흩어졌다. 그 손의 주인은 아카츠키였다. 활짝 웃는 얼굴도, 다정하게 말하던 높은 목소리 톤도 모두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있었다. 대신 편안한 낮은 목소리와 따뜻한 온기가 남아있었다. 이것도 환상이라면 환상이겠지만 츠키시마는 이제 구분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자신이 봐온 누군가는 환상일 뿐이고, 앞에 서있는 아카츠키는 진짜 자신이 기다려온 사람이란 것을. 아카츠키가 츠키시마를 끌어안았다. 츠키시마가 키가 큰 탓에 아카츠키 쪽이 아닌 츠키시마 쪽에서 안는 꼴이 되어버렸지만. 담담 목소리로 아카츠키가 입을 열었다.


"왜 그렇게 산거야, 바보야?"

네가 없는데 이렇게 살지 어떻게 살아, 바보냐




원래 상문러에 팬픽러긴 한데, . . 상문은 길게 쓰면 지루해하실 것 같고, 팬픽은 길게 쓰질 못하겠고 나는 길게 쓰고 싶고-. . 그러니까 답이 없군요(급 마무리

헤어 나올 수 없는 수렁에 빠져버린 날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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