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림이와 착한 아이 공장

 

“으악!” 현관문을 연 엄마의 입에서 비명소리가 나왔습니다.

“아이고!” 잇따라 들어온 아빠의 입에서도 비슷한 소리가 나왔습니다.

“현예림!” 엄마가 외쳤습니다. 신발에 흙이 묻지 않게 조심조심 내려놓으면서요.

“이 꼴을 봐! 현관 바닥이 온통 흙으로 뒤덮여있잖아!”

예림이는 슬금슬금 부모님의 곁으로 다가갔습니다.

“세상에, 이 말괄량이를 어쩌면 좋아! 꼬질꼬질한 아기 돼지가 짝이 없네!” 엄마가 소리쳤습니다.

“맙소사, 저것 좀 봐요. 부엌까지 온통 난장판이 됐어요!” 아빠가 이마를 짚었습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말썽을 피우다니! 우린 널 더 이상 가만히 둘 수가 없구나. 당장 널 착한 아이 공장에 보내야겠어!” 엄마가 외쳤습니다. 아주 충격적인 말이었습니다.

착한 아이 공장에라니요!

현관이 흙바닥인 건 현관에 답답하게 서 있는 나무에게 맑은 햇살과 공기를 맛보게 해주기 위해서였고, 부엌에 흙이 좀 묻은 것도 깨끗한 물을 주려다 나무를 들고 넘어져서 그런 걸요!

착한 아이 공장에라니! 예림이는 화가 났습니다.

“어째서 이유도 묻지 않고 절 공장에 보내려하세요?” 예림이가 소리쳤습니다.

“이유라니! 이런 일을 저질러놓고 말대꾸를 할 정신이 있니?” 아빠가 콧방귀를 뀌었습니다.

“착한 아이 공장에 갔다 오면 우리가 왜 이러는지 이해할 거다.” 엄마가 팔짱을 꼈습니다.

다음날 아침, 부모님은 예림이를 착한 아이 공장에 끌고 갔습니다.

착한 아이 공장은 말 그래도 진짜 공장이었습니다. 회색빛 우중충한 건물에 뾰족뾰족한 철사로 된 문, 하늘로 높게 솟은 담벼락은 답답하게만 느껴졌습니다. 게다가 굴뚝에서는 연기까지 솟고 있었습니다. 저런 곳에서 아이들이 착한 아이가 될 수 있다니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끔찍했습니다!

예림이는 부모님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설득이라도 하기 위해 엄마 아빠를 불러봤지만 아무런 반응도 없었습니다. 꼭 무언가에 홀린 것 같았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공장장이 나왔습니다. 공장장은 꼭 얼어붙은 빼빼마른 나무같이 생긴 사람이었습니다. 공장장이 가지고 있는 파란 구슬에서는 번쩍번쩍 빛이 났습니다. 부모님은 저런 사람을 보고도 활짝 웃으셨습니다!

“저희는 예림이를 이 공장에 맡기려고 합니다.” 엄마가 말했습니다. 바보같이 환하게 웃고있는 부모님의 얼굴과는 반대로 예림이의 얼굴은 점점 일그러졌습니다. 정말이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엄마! 절 이런 곳에다 두시다뇨!” 예림이는 마침내 비명을 지르고야 말았습니다. 간절한 눈빛으로 엄마를, 아빠를 바라보았지만 부모님은 예림이를 돌아보지도 않으셨습니다.

공장장의 바늘 같은 입이 예림이를 향해 괴상하게 벌어졌습니다. 공장장은 구슬을 흔들며 말했습니다. 예림이는 공장장을 노려보았습니다. 어두침침한 공장 속에는 황금색으로 장식된 초상화들이 벽에 주르륵 걸려있었습니다. 꽉 끼는 옷을 입고 멍청한 웃음을 짓고 있는 아이들의 얼굴들이었습니다.

“걱정마시죠. 저희는 이런 아이들을 안전하고 다정하게 교육한답니다. 여기 보이는 아이들의 초상화들을 보시면 알 수 있듯이 이 공장에서 시간을 보낸 아이들은 정말 자랑스러운 모습으로 자라게 되지요. 예림이를 곧 멋지고 착한 아이가 될 겁니다.”

공장장이 흔들고 있는 구슬이 번쩍번쩍 빛났습니다. 엄마 아빠는 푸른 구슬밖에는 보이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공장장은 만족스러운 듯 미소를 지었습니다. 공장장의 미소는 초상화 속 아이들의 미소와 완전히 똑같았습니다. 예림이는 온 몸에 소름이 돋는 것만 같았습니다.

공장장은 예림이를 데리고 공장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안에는 예림이와 비슷한 어린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다들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자세로 앉아있었습니다. 그 곳에는 단짝 친구인 하늘이와 토마스도 있었습니다!

컨베이어 벨트 위에 올려진 아이들은 각자의 앞에 놓인 칠판에 쓰인 것들을 큰 소리로 반복해서 읽고 있었습니다. 하늘이와 토마스는 칠판을 읽느라 예림이가 온 것도 몰랐습니다.

“어른들의 말씀에 말대답을 하지 않는다!”

“어린이는 어른이 주는 음식을 절대 남기지 말아야 한다!”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고저없는 목소리로 글을 읽는 아이들은 마치 로봇같았습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같이 자전거를 타고 놀았던 친구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예림이는 몸을 부르르 떨었습니다.

공장장은 예림이를 작은 방에 데려갔습니다. 그리고 컨베이어 벨트에 앉아있던 아이들이 입고 있던 옷을 입혔습니다.

“현예림. 여기에서는 아무도 응석을 받아주지 않아. 너는 이 곳에서 어른들의 마음을 배울 거야. 어린이가 충분히 지녀야만 하는 교양이지.” 공장장이 예림이를 억지로 책상에 앉히며 부드럽게 말했습니다.

“난 여기에 있지 않을 거에요!” 예림이가 소리쳤습니다. 그리고 저 사람이 어떤 수를 쓰더라도 절대 넘어가지 않기로 다짐했습니다.

“넌 여기에 있어야만 해! 너는 곧 우리를 이해할 수 있게 될 거야!” 공장장도 맞서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리고 의자에 예림이를 꽁꽁 묶었습니다.

예림이는 힘껏 몸부림쳤지만, 꽉 묶인 줄은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예림이는 결국 책상에 묶여 컨베이어 벨트 위에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네 앞에 놓인 문구를 크게 따라 말하렴. 만약 그렇지 않는다면 너는 벌을 받게 될 거야!” 공장장이 윽박질렀습니다.

예림이는 두 눈을 부릅떴습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저 말을 따르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이건 부당, 그래 부당한 일이었습니다!

예림이는 크게 소리질렀습니다.

[착한 아이가 되는 법 12조 6항! 어린이는 어른들의 말을 무조건 들어야 한다]

어른의 말을 무작정 들어서는 안 돼요! 나쁜 사람인지 아닌지 우리가 어떻게 알아요?

[착한 아이가 되는 법 14조 8항! 어린이는 울지 않는다!]

우린 인형이 아니에요! 가만히 앉아있는 인형이 아니란 말이에요!

[착한 아이가 되는 법 15조 1항! 어린이는 친구들과 싸우지 않는다!]

기분 나쁜 말과 행동을 참아야 할 이유는 없어요! 주변에 어른들이 없을 땐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요]

예림이의 큰 목소리가 공장을 쩌렁쩌렁 울렸습니다. 예림이는 자신을 향한 시선을 느꼈습니다. 이제껏 기계같이 규칙들을 외우고 있던 아이들은 읽는 것을 멈추고 어느새 예림이를 보고 있었습니다. 하늘이와 토마스도 읽는 것을 멈추고 예림이를 바라보았습니다. 예림이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해? 이런 말들을 가만히 외우고 있을 거야? 우린 기계가 아니야!” 예림이가 아이들을 향해 외쳤습니다. 그리고 하늘이와 토마스에게 눈짓을 했습니다.

“맞아, 이유를 들어보지도 않고 무조건 우리 잘못이라고 화내면 안 돼!“ 하늘이가 말대답을 하지 않는다!는 칠판을 노려보았습니다.

“먹으면 안 되는 음식도 있는데 듣지도 않고서 무조건 다 먹으라는 건 억지야!” 토마스가 어른이 주는 음식을 남기지 말아야 한다는 칠판을 두고 소리질렀습니다.

공장은 아이들이 외치는 소리로 웅웅거렸습니다.

그때, 예림이는 자신의 몸을 감싼 책상이 헐거워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조금만 힘을 주면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얘들아! 몸을 비틀어 봐! 여기서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아!” 예림이가 외쳤습니다.

아이들은 열심히 몸을 흔들었습니다. 예림이의 말대로 책상에 매였던 몸이 점점 가벼워지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팔을 흔들고 발을 굴렀습니다.

곧 아이들은 차례차례 책상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공장 밖으로 달려갔습니다. 얼마만의 달리기인지 몰랐습니다.

달리면 안된다는 규칙은 벌써 까먹은 지 오래였습니다. 맑은 공기가 온 몸을 간질였습니다.

푸른 잔디 위를 구르고 날아가는 새를 쫓았습니다.

예림이는 나무 위로 올라갔습니다. 손을 뻗으면 구름을 만질 수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푸른 하늘에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나뭇잎들이 싱그러웠습니다. 바람이 머리카락을 온통 헝클어놓았습니다.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예림아!” 토마스가 예림이를 불렀습니다.

토마스는 지금 당장 집으로 갈 수 없다는 말을 했습니다. 공장을 탈출한 것을 알면 어른들은 더 크게 화를 낼 것이라고 했습니다. 예림이는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을 불러 머리를 맞댔습니다.

“엄마 아빠가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 하늘이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아이들은 다들 맞장구를 쳤습니다. 예림이는 무언가 이상한 것을 느꼈습니다. 마치 홀린 것 같았던 엄마 아빠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하늘이의 부모님도, 토마스의 부모님도 공장장의 앞에서 그런 얼빠진 얼굴을 했다고 합니다.

예림이는 눈썹을 찡그렸습니다.

무언가 문제가 있는 것이 확실했습니다.

순간, 공장장이 흔들던 파란 구슬이 떠올랐습니다. 그 구슬이 바로 최면 도구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맞아, 예림아! 나도 공장장이 엄마 아빠 앞에서 구슬을 흔드는 걸 봤어!” 하늘이가 말했습니다.

“생각해보면 우리 할머니가 이상해진 건 그때부터였던 것 같아!” 토마스가 말했습니다.

구슬에 이상한 힘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아이들이 앞다투어 말했습니다.

하지만 무작정 구슬을 부수러 갈 수는 없었습니다. 구슬이 최면 도구가 아니라면 겨우 도망친 아이들은 다시 공장으로 잡혀갈 것이 뻔했기 때문입니다.

예림이는 공장장을 미행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하늘이와 토마스도 도와주기로 했습니다.

예림이는 아이들에게 숨어있으라고 신신당부한 후 공장으로 들어갔습니다.

공장장은 아이들이 사라진 것을 보고 화를 내었습니다. 그리고는 주머니에서 파란 구슬을 꺼내 소중히 쓰다듬었습니다.

"이것만 있으면 애들이 가족에게 돌아간다고 해도 걱정할 게 없어. 사람들은 이 마법의 구슬을 가진 사람의 말만 들을 테니까."

공장장이 말했습니다.

예림이는 눈이 동그래졌습니다. 하늘이와 토마스도 놀라 입을 크게 벌렸습니다. 마법의 구슬! 부모님들이 이상해진 이유가 바로 저 구슬 때문이었습니다!

"그럼 이제 다음 보호자를 홀려볼까?" 공장장이 구슬을 꼭 쥐고 말했습니다.

예림이와 아이들은 살금살금 공장장의 뒤를 따라갔습니다.

공장장은 예쁜 집으로 들어섰습니다. 예림이는 창문 곁에 숨어 공장장이 어른들에게 구슬을 흔드는 것을 보았습니다. 파란 구슬이 반짝반짝 빛이 나자 어른들이 멍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어떻게 저 사람한테서 구슬을 빼앗을 수 있을까?" 예림이가 고민에 잠겼습니다. 예림이의 표정이 점점 심각해졌습니다.

그때, 하늘이가 옆에 있던 긴 줄과 자루를 발견했습니다. 예림아! 저걸로 해볼까?.

"얘들아, 우리는 할 수 있어!" 토마스가 말했습니다.

"맞아, 친구들과 어른들을 구해내자!" 하늘이가 주먹을 꼭 쥐며 말했습니다.

예림이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마음이 따뜻해지며 용기가 샘솟았습니다.

아이들은 소리를 지르며 집 안으로 뛰어들었습니다.

하늘이는 자루를 공장장의 머리에 씌웠고, 예림이는 공장장의 손에 들려있던 구슬을 빼앗았습니다.

토마스는 공장장의 팔을 밧줄로 꽁꽁 묶었습니다.

"아이들을 잡으세요!" 공장장이 외쳤습니다.

멍하니 공장장만 바라보던 어른들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하늘이와 토마스가 어른들의 앞을 막았습니다.

"이제 더 이상 아이들을 괴롭힐 수 없을 거에요!" 예림이가 구슬을 힘껏 밟아 깨뜨렸습니다.

공장장이 비명을 질렀습니다.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이야?" 어른들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물어보았습니다.

예림이는 하하 웃음을 터트렸습니다. 모든 것이 다 원래대로 돌아왔습니다!

"천천히 설명해드릴게요." 예림이가 쇼파에 앉으며 말했습니다.

최면에서 깬 어른들이 차례차례 몰려왔습니다. 예림이는 참을성있게 새로운 어른이 올 때마다 이야기를 다시 해 주었습니다. 이야기를 들은 어른들은 매우 놀라워했습니다. 마법 구슬이 최면을 걸었단 사실을 믿기 힘들어하는 어른들도 있었습니다!

몰려온 어른들 중에는 예림이의 부모님도 있었습니다. 부모님은 헐레벌떡 달려와 멀레인의 손을 꼭 잡았습니다.

"우리가 잘못했어. 미안하구나, 멀레인." 아빠가 사과했습니다.

"우리를 최면에서 깨게 해 줘서 정말 고마워." 엄마가 예림이를 꼭, 아주 꼭 끌어안았습니다.

어른들이 입 모아 예림이를 칭찬했습니다.

예림이는 엄마의 품에서 빠져나왔습니다. 영웅에게는 아직 할 일이 남아있었습니다!

예림이는 경찰을 불렀습니다. 슬금슬금 도망치려던 공장장은 경찰의 손에 꼼짝없이 붙잡혔습니다.

"정말 대단해, 예림아! 멋진 일을 해냈구나!" 경찰 언니가 말했습니다.

"맞아요! 대단한 일이었어요!" 예림이가 만족스럽게 말했습니다. 경찰은 멋진 몸짓으로 예림이에게 악수를 청했습니다. 마치 어른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예림이는 힘차게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아직 예림이의 친구들이 공장 주변에 숨어있었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이 잘 해결되었으니, 이제 집으로 돌아가도 된다고 말해주어야 했습니다.

예림이와 하늘이, 그리고 토마스는 공장 주위를 돌며 숨어있던 친구들을 불러모았습니다.

아이들은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에 뛸듯이 기뻐했습니다. 마법 구슬이 존재했다는 말을 듣고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예림아! 넌 우리의 영웅이야!" 하늘이가 환호했습니다.

"다시는 우리를 가두지 못하게 저 공장을 다 부숴버리자!" 예림이가 활짝 웃으며 말했습니다.

아이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공장으로 갔습니다. 칙칙한 옷을 벗어던지고 원래 옷을 입었습니다. 책상과 의자에 달린 줄을 다 끊어놓았습니다. 착한아이공장이라고 써진 간판을 떼어 하수구에 던져버렸습니다.

자유로운 바람이 된 것 같았습니다.

아이들은 각자의 집으로, 각자의 가족에게 돌아갔습니다. 예림이도 행복하게 집으로 갔습니다. 부모님은 예림이를 따뜻하게 맞아주었습니다.

현관문 앞에는 나무가 원래 모습대로 놓여있었습니다. 아빠는 예림이가 평소 좋아하는 요리를 해주었고, 엄마는 예림이의 곁에 앉아 손을 꼭 잡아주었습니다.

예림이는 현관 옆에 서 있는 나무가 너무 안쓰러웠습니다. 자유로운 느낌이 얼마나 좋은지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저 나무도 자유롭게 하늘과 바람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예림이는 엄마의 손을 꼭 잡았습니다.

"엄마, 저는 현관에 있는 나무를 밖으로 보내주고 싶어요. 저 나무한테 햇살을 주고 싶었어요." 예림이는 자신이 흙투성이가 되어야 했던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세상에, 예림아." 아빠가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미안하구나. 우리가 네 말을 들어보려고도 하지 않았어." 엄마가 사과했습니다.

"그럼 우리 악수해요!" 예림이가 환하게 웃었습니다.

엄마와 아빠는 무슨 일이 있어도 예림이의 말을 먼저 들어보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나무를 밖에 옮겨놓기로도 했습니다.

그날 밤, 침대 속에서 번뜩이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바로 착한 어른 공장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어른들은 아이들에 대해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았습니다. 아이들과 어른들이 사이좋게 지내고, 착한 아이 공장 같은 것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어른들이 아이들에 대해 좀 알아야 할 것 같았습니다.

아이들도 어른들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다보면 멋진 일들이 가득할 것이 분명했습니다. 예림이는

예림이는 아이들과 밤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꿈을 꾸었습니다. 어른들은 밑에서 아이에게 환호성을 보냈습니다. 몇몇 어른들은 아이들을 따라 둥실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아침이 되고 예림이는 엄마 아빠에게 달려가 어젯밤 떠올렸던 멋진 생각을 말씀드렸습니다.

마법 구슬은 없었지만 이런 일은 마법 구슬이 존재하지 않더라도 멋진 결말을 맺을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예림이는 착한 어른 공장에서 벌어질 신나는 일들을 상상했습니다.

엄마 아빠, 선생님과 술래잡기도 할 수 있을 테고, 또 어른들에게 아이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 꼬마 선생님이 되어 어른들을 가르쳐 줄 수 있을 테고, 그리고 공장을 둘러싼 넓은 벽 가득히 그림을 그리는 것도 분명 재미있을 것이었습니다!

부모님은 좋은 생각이라며 예림이를 꼭 안아주었습니다. 그리고 함께 만들어보자고 약속했습니다. 행복했습니다.

눈을 감고 세상을 보다. 무지한 무지입니다.

MUJI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