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는 망상입니다. 

제 캐릭터 해석은 늘 공식과 판이합니다.|

외관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첨부. | kigentan

변이 이후 

ㅤ다루시는 화이트 샌드가 정신병원에서 자문 위원이라는 명목 하에 외과적 수술까지 감행하는 의사로서 근무했다. 면허는 없다. 따라서 의료 윤리란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오로지 자신의 연구 성과에만 몰두하고 있으며 하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여러 사람의 목숨을 수단처럼 이용하는 만큼 조금의 도덕성조차 없다.

ㅤ다루시가 치료라고 일컫던 행위는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잔혹해 조수로 근무하던 자들은 중증의 정신적 후유증을 겪어 원내에 입원하기도 했으며 외과적 수술(이하 고문)을 받은 환자들은 처치가 곤란해 근시일내 사망하였다.

ㅤ위 과정을 일명 |정화|라고 칭하였으며 이를 통해 개인적인 욕망을 채웠다. 연구에 관해서는 자폐적인 성향을 보이면서도 타고난 성품 자체는 몹시 외향적이며 음탕하다. 또, 남들과 다른 취향을 가지고 있다. 갑을 관계에서, 도를 넘은 가학·피학이 발생할 때 비로소 발기한다. 생식 기관이 불완전한 것은 아니고, 정신적 엄인(閹人)이다. 상대를 가리지 않고 음담패설을 하는 버릇은 이 때문에 생겨난 것이며 감정이 고조되었을 때 틱 디소더에 가까운 발작적 증세를 보인다. 

ㅤ다루시의 손을 탄 환자들에게서는 대부분 성적 학대의 흔적이 발견되었다. 성별을 가리지 않았으나 여성에게는 비교적 다정한 태를 보였다. 여러 목격담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남성과는 일반적인 교제가 불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가장 뚜렷한 특징 중 하나로 나르시시즘이 상당하다. 자신과 반대선상에 있는 수식어를 통해 기겁하는 상대의 반응을 즐긴다. 어울리지 않는 애교를 시도때도 없이 부리고, 싫다고 하면 무조건 좋다는 것으로 해석해 더한 난리를 친다.

딱도 하지. 열렬히 가르쳤는데 기억 못 하시는 것을 보니 교육이 제대로 안 되었나 봅니다. 저, 꽤 능률적인 교수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말입죠. 아! 자꾸, 그렇게, 가라고, 하면! 예에? 따악, 오고, 싶어, 진다고! 몇 번을 말씀드립니까! 우리 아주 꽉 붙어 있을깝쇼? 아, 자기야? 하하! 하! ⋯⋯. 거 표정 뭡니까. 아하, 너무 좋아?

언제나 실실 웃는 표정이다. 기쁨과 애욕을 제외한 나머지 감정은 찾아볼 수 없다. 깔보는 듯한 얼굴을 하고 있으면서 말투는 비교적 단정하다. 예로, 경어를 사용한다. 무조건적인 것은 아니다.

ㅤ다루시는 사회적 용인이 불가할 정도의 극단적 취향을 가진 사디스트지만, 상대에게는 자신을 음란한 마조히스트로 꾸며 대해줄 것을 강요한다. 폭주 상태에 돌입했을 때는 단순 고문 이상의 행위를 줄줄이 나열하면서 신체 파괴를 종용한다. 

ㅤ달콤한 포상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무릎을 꿇고, 핥으라면 핥고, 기라면 긴다. 

자존심이라고는 없어 보이지만, 전형적인 학자 출신의 학문가로 변이 이전의 성품은 완고했다. 현재는 과욕으로 벌을 받고 있는 것이라 여겨서 자기 파괴적인 심리적 경향을 보이는 것이다. 매사에 넘치는 자존심을 자존감이 따라가지 못한다. 그러나 이 사실을, 타인은 절대로 알 수 없다.

ㅤ열 손톱이 있던 곳에 수만 개의 비늘이 돋고, 피부는 혈색을 잃어 인간 이외의 것이 되었을 때, 어떤 짐승의 축에도 못 드는 존재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저, 이렇게 어중간한 놈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누님. 변온하는 놈에게도 본연의 온도라는 것이 있습니다. 스스로 거울을 봐도 낯이 설익은 판국에, 가식이라고 여겨본 적 없을는지. 

ㅤ댁의 눈동자가 무슨 색인지 아직도 모르고 있습니다만, 뺨 안쪽에서 끓는 혈액이 어떤 빛깔을 띠고 있는지는 누구보다 명확히 알고 있기에 학자가 되기를 택한 사람입니다. 저는. 단 몇 살배기 아이였을 때부터 거부할 수 없는 욕망에 솔직하고자 했어요. 생면부지 타인의 속살을 탐했던 오만의 대가는 지금 이 몰골이 되어 치르고 있지요.

ㅤ즐거울 리 있을까. 제가 즐거움을 느꼈던 유일한 순간은 누님에게 호된 벌을 상처럼 내려주시라 청유하면서, 동시에 매의 주인은 제가 되기를 바라는 것이었습니다. ⋯⋯. 오. 설령 마귀라고 해도 제어 못 하는 상황에서 공포심을 느끼고, 계산 없는 출혈에는 몸이 떨려오기 마련입니다. 나는 일평생 그 가련한 마음을 쥐는 데에 몰두했지, 피 흘리는 작자가 되기를 바란 적 없어요. 반푼이 같습니까. 어쩌겠어. 이 고백을 견디셔야 할 겁니다. (생략)

늘상 들고 다니는 쿠크리는 병동에서 만난 네팔인 남성을 정화하며 얻은 전리품이다. 

소중히 아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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