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시여.
어둠에 갇혀
눈을 떠도 감아도
다를 것이 없어
두 눈 닫아버린
어린양에게
당신의 은총이
내리기를 기도합니다.
비록 세상을 마주하는 것이
두려워 눈을 감았지만,
세상이 싫어서임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소서.
신이시여.
당신의 의중이 궁금하여
여러 번 당신을 찾으러
하였으나, 어디에서도
응답을 듣지 못하여
잠시 당신의 욕되게 했나이다.
허나,
제게 닥친 시련이
누군가에겐 만면희색이 되어
미소 짓지 않게 해 주신다면
당신을 욕됨을 사죄합니다.
신이시여.
혹,
이 모든 게 당신의 의중과는
다르다면
부디 이 어린양을 거두어
어둠에서 꺼내 주시옵소서.
아직은 이 시련을 감내하기에
어리다는 것을
넓은 아량으로 헤아려 주시옵소서.
신이시여.
신이시여.
감았던 눈을 뜨면,
높은 절벽 끝이 아니라
넓은 들판에 서 있기를
간절히, 그리고
남을 생을 담아 염원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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