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여기 틈이 있어요!!"  

갑자기 뒤에서 미친듯이 굴러오는 대형 바위 때문에 달려서 도망치던 민현팀(민현, 성우, 우진, 영민, 대휘)은 대휘의 말에 즉각 반응했다.

대휘가 가리킨 곳에는 정말로 사람이 옆으로 게걸음을 해서 들어갈 만한 비좁은 틈이 있었다.

대휘가 이미 들어가서 모습이 사라졌기에 남은 아이들도 생각할 것도 없이 뒤따랐다. 어차피 뒤에서는 작은 건물만한 바위가 눌러죽일 기세로 굴러오고 말이지.

잠깐 숨을 돌린 아이들이 그렇게 한 명 한 명 익숙치 않은 게걸음으로 이동을 시작했다. 앞서 들어간 대휘는 얼마나 빠른지 벌써 시야에서 사라졌다. 멀리서 대휘의 목소리가 울렸다.

"갑옷 내려놔! 이 도둑놈아!!"

'뭐? 지성이형이 여기에 있어?'싶은 아이들이 움직임을 더 서두르기 시작했다.









구덩이에서 온 힘을 다해서 관린을 구해낸 지훈과 젖먹던 힘까지 써서 겨우 매달려 있던 관린은 한참을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와 방금은 정말 위험했어."

"응."

"역시 이 고대문자를 밟으면 안... 어????" 지훈이 말을 하다말고 놀랐다.

"왜?..... 어?" 지훈의 시선을 따라가던 관린이도 보았다.

지훈이 손으로 건드린 문자는 관린이가 서 있던 타일만 아래로 떨어뜨린 게 아니라 벽에 비밀문도 열리게 한 것 같았다.

분명히 아무것도 없던 벽에 큰 문이 생겨 있었고, 거기에 위로 향하는 나선형 계단이 있었다.  

"빛이 보여. 빛이 들어오고 있는 걸 보면 바깥이랑 연결된 것 같지?"

"가보자."

안 그래도 지친 몸을 이끌고 아픈 다리를 두드려가며 끝도 없이 펼쳐진 나선형 계단을 한참 오르자 잔디밭이 나왔다.

계속 지하수로에서 탁한 공기를 마시며 독한 하수구 냄새를 견디다가 신선한 공기를 마시니까 살 것 같았다.

"근데 여기가 어디지?"

주변을 돌아보자 벽돌로 쌓은 성벽 같은 게 보였다. 한 쪽에는 해자(垓字)가 있었다.

해자란 적이 쉽게 쳐들어오지 못하도록 성(城)의 주위를 파 경계로 삼은 구덩이를 말한다. 보통은 물을 채워넣어서 성문에서부터 해자 끝까지 내려지는 다리가 없이는 성 출입이 불가능하도록 했다.

관린과 지훈이 있는 곳은 나고야 성 외곽이었다.






민현, 성우, 우진, 영민이 익숙치 않은 게걸음을 서둘러서 좁은 틈을 빠져나가자 대휘가 지성과 대치하고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이 곳은 나고야 성 내부인 것 같았다.  

"성우형!!!!!!!" 엄청나게 반가운 목소리를 내지르며 뒤에서 지훈이 관린과 함께 달려왔다.

"너네도 무사하구나!!"

"응. 보다시피. 형! 이무기한테 물린 건 괜찮아? 내가 아까 해독 주문을 걸기는 했는데 관린이 구한다고 하다가 급류에 휩쓸려서..."

"괜찮아. 난 민현이네랑 만나서 같이 왔어." 성우가 팔을 뻗어서 관절이 휙휙 잘 돌아간다는 걸 보였다.

"그럼 우리가 여기 일곱이니까 첨에 헤어진 니엘이네 일행만 모으면 되겠다."

"응. 그래야지. 그쪽도 반드시 무사할거야."

이젠 하다하다 윙옹도 꽁냥? ㅋㅋㅋㅋ

"대화중에 미안한데 집중 좀 하자."

자기가 그렇게 노력해도 어색한 성우와 지훈의 '친해지길 바래'는 늘 실패로 돌아갔었는데 언제 저렇게 친해졌는지 하루종일 떠들 기세에 민현이 더는 못 참고 끼어들었다. 그야 이무기 요괴를 둘이 같이 상대하다가 헤어지면서 생사도 몰랐는데 살아서 이렇게 만나니까 반가워서 그런거지옹~☆ 그리고 민현은 재환이가 걱정이라서 더 날카로운지도.. 걱정마, 네 님은 천수각 위에 잘 계시니까!







이미 우진과 영민은 지성과 한창 싸우고 있었다.

지성은 무슨 수를 썼는지 공중에 떠 있었다. 영민이 우진을 염력으로 공중에 띄워서 지성의 옆으로 보냈다.

"다니엘형이랑 아무리 친한 사이라고 해도 매번 이렇게 훔쳐가면 곤란하지!" 우진이 연옥봉을 휘둘렀지만 지성이 가볍게 피했다. 들고 있는 갑옷만 해도 상당한 무게가 나갈텐데 지성은 별로 힘들어 보이지 않았다.

지성은 공격할 생각은 없는지 우진의 공격을 피하기만 하면서 계속해서 하늘을 확인했다.

"어딜 봐?! 내가 그렇게 우스워보여?" 우진은 자꾸 요리조리 피하는 지성 때문에 약이 올랐다. 이젠 아무한테나 다 반말이구나... 지성씨는 좀 많이 형님이신데.

민현의 부름에 전투에 합류한 성우가 지성을 향해 고드름 표창을 연달아 날렸다. 우진의 공격과 마찬가지로 요리조리 피한 지성이 성우를 잠시 물끄러미 보더니 더 높은 하늘로 두둥실 떠올라갔다. 

"우진아, 너무 높아서 더는 내 염력으로 못 올려주겠어 미안해." 이미 지칠대로 지친 영민이 사과와 함께 우진을 지상으로 내려오게 했다. 

"설빙사슬(氷雪沙瑟)!" 지성이 고드름 표창의 사정거리 밖으로 나가자 성우가 공격주문을 외웠다. 지성이 갑옷을 들고 있지 않은 손으로 부메랑을 던져서 설빙사슬을 공중에서 깨부쉈다.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기는 뭣해서 관린은 차마 권총을 사용하지는 못하고 만지작 거리기만 하고 있었고, 마찬가지로 영력이 모자란 지훈도 관망 모드였다. 지쳐서 영력이 바닥난 영민이나 원거리 공격이 불가능한 우진도 딱히 방법이 없었고, 대휘는 백천경으로 상대의 공격을 튕겨낼 수는 있어도 직접 공격을 할 수는 없어서 발만 동동 굴렀다.

성우만이 재차 주문을 외우고 있었다.

지성이 자꾸 하늘을 힐끔댄 건 다 이유가 있었다. 지성이 쳐다보던 방향에서 한밤중의 고요를 깨며 헬리콥터가 한 대 등장했다.

녤른! 특히 윙녤에 환장하고 워너원 고루 아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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