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 날조가 있습니다. (MCU와 사건 흐름의 순서가 다를 수 있습니다.)

※다른 커플링이 나올 수 있습니다. (저도 이 사실에 대해서는 확신을 할 수 없습니다.)

※일단은 힐링물입니다. (해피로 쓰려고 노력을 해보고 있...습니다.)

※어처구니 없지만 제목이 없습니다. (고로, 결말도 정해져 있지 않은 쓰고 싶은대로 쓰는 소설입니다.)




[슈퍼팸] 002

by. 윤슬 (@merry_bucky)




평화로운 나날들이 흘러가 어느새 토니의 배 속에서 아이는 무럭무럭 자라 곧 세상 밖으로 나올 때가 되었다. 다들 같이 살다보니 자연스럽게 다 같이 뭉쳐있는 시간(특히, 식사시간)에는 곧 태어날 아이에 대한 얘기로 시끄러웠다. 솔직하게 말해서 태어날 아이에 대한 얘기보다는 임신한 토니 대신 입덧을 한 스티브에 대한 놀림이 더 많았던 것 같지만. 아무튼 그만큼 다른 어벤져들 역시 ‘피터’를 기대하고 있었다. 그리고 피터를 가장 기대하는 사람은.

 

“피터가 태어나면 엄청 귀여울 거예요.”

 

“캡틴이랑 토니랑 똑 닮으면 엄청 예쁘겠죠?”

 

“엄청 작겠죠? 얼마나 작을까요?”

 

완다는 거의 하루온종일 피터얘기만 하는 것 같았다. 소코비아에서 있었던 일로 토니를 좀 어려워했던 완다는 훈련과 현장 출동을 제외한 나머지 쉬는 시간을 거의 토니와 붙어있다시피 해서 스티브가 토니를 챙겨준 것보다 완다가 토니를 챙겨준 일이 훨씬 많았다.

 

 

 

* * *

 

 

 

토니가 임신한 후로 스티브와 토니가 싸우는 일은 거의 없었다. 아니, 한번도 없었는데 오늘은 각자의 방에 있던 어벤져들이 나올 정도로 큰소리로 싸움이 났다. 정확히는 이때껏 싸울 때도 큰 소리가 없었던 스티브의 소리 때문에 어벤져들이 각자의 방에서 나왔을 뿐이다. 좀처럼 화를 내지 않는 스티브가 큰 소리를 냈으니까.

 

“토니!!!! 그게 말이 돼? 아이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어!”

 

“그러니까 태어나기 전에 말하는 거잖아. 태어나고 나서 우리랑 지내다가 떨어지는 게 훨씬 힘든 일이라고!”

 

“뭐? 아무리 그래도 우리 아이야! 이때까지는 한번도 이런 얘기가 없다가 왜 이제야 얘기를 하는 거야!”

 

“그때부터 이렇게 싸우느니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싸우고 마는 게 나으니까!”

 

“뭐? 싸울 일이라는 걸 알면서 얘기하는 거라고? 너는 대체!!”

 

얘기는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더 있다가는 아이한테 안 좋을 것 같아 나타샤는 (둘 다 듣지 못해서 할 필요가 없었을)노크를 하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 순간 토니는 배를 잡고 주저앉았으며 나타샤의 뒤에 있던 배너는 곧바로 어벤져스 타워에 딸린 응급센터로 달려갔으며 스티브는 그대로 토니를 안고 배너의 뒤를 따라갔으며 완다는 멍하니 그 모든 것을 지켜보다 나타샤와 함께 응급센터로 갔다.

 

 

 

* * *

 

아주 우렁찬 울음이었다. 자기가 태어난 것을 온 세상 사람에게 알릴 것처럼. 스티브는 아이를 보고 기쁜 것도 잠시. 이전에 토니가 한 말로 머리가 지끈거렸다. 자신이 보기에 피터는 자신보다는 토니를 훨씬 많이 닮았다. 갈색의 곱슬머리와 큰 눈망울, 긴 속눈썹. 아직 너무 작고 쪼글쪼글하지만 며칠 후면 훨씬 더 토니를 닮아있을 터였다.

 

“냇.”

 

“왜? 어째서 그런 표정인거야.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토니랑 왜 싸운 거야?”

 

“토니가 피터가 태어나면 입양을 보낼 거라고 했어.”

 

“뭐?”

 

“우리가 하는 일이 위험하다고. 하아.”

 

“무슨 얘긴지 알겠어. 토니한테는 내가 잘 말해볼게. 토니는 가끔 그 사업가적인 면이 튀어나오긴 하지. 그럴 땐 이쪽에서도 만발의 준비를 해서 부딪치는 방법뿐이야.”

 

 

 

* * *

 

 

 

“토니. 나랑 얘기 좀 해.”

 

“뭐. 분명 피터 입양 문제겠지. 얘기는 끝났어. 내가 말한 대로 할 거야.”

 

“그래. 그러던지. 근데 애초에 너희들이 결혼 발표를 한 순간부터 위험했어.”

 

“뭐?”

 

“첫째, 세상은 이미 너랑 캡틴이 결혼한 사실을 알고 있고. 둘째, 넌 아직 안 봐서 모를 수도 있겠지만 피터는 너를 꼭 닮았어. 더 크면 너를 훨씬 닮겠지. 그리고 셋째, 나쁜 놈들은 어떻게든 우리 신상을 털어서 꼭 우린 열 받게 하지. 너도 알잖아.”

 

“그래도-”

 

“그래. 네가 감시하면서 살면 괜찮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우린 인력이 부족해. 어벤져스 타워에는 늘 우리 중 한명은 꼭 남아 있으니까 피터가 혼자 이곳에 있을 일은 없어. 생각보다 여기가 훨씬 안전하지. 생각을 바꿔, 토니. 피터는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사랑스러워.”

 

나타샤는 토니에게 자신이 할 말만 속사포처럼 내뱉고 뒤돌아 방 밖을 나왔다. 제발 토니가 자신의 말을 듣고 생각을 바꾸길 바라면서. 그리고 나타샤의 말에 대해 생각하던 토니는 며칠 후, 스티브에게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고 피터는 피터 로저스가 되었다.

달빛에 비쳐 반짝이는 잔물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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