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이 기분좋게 비치고 있었다. 햇빛을 받으며 책을 읽고 있던 마르그리드는 자신의 무릎에 기대어 자고 있는 자신의 아들을 보았다. 소년이라고 보기엔 성장해버린 듯한 모습이었지만 그녀의 눈에는 아직도 그의 아들은 지켜줘야 할 아이에 불과했다. 태어날 때 정신적으로 불안했기에 자주 히스테리를 부리곤 했다. 그때마다 환각과 환청을 듣는 듯 눈을 감고 귀를 꼭 닫고 있었다. 그런 아들의 모습을 볼 때 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꼭 안아줄 수 밖에 없었다. 남편은 그러한 아들이 싫다고 항상 말했고 그런 아들때문에 부부싸움이 잦았다. 그런 남편이 사라진 것은 어느 순간의 일이었다. 일이 바빠 집을 비우는 일이 잦았는데 오랜만에 집에 돌아오니 남편은 그곳에 없었다. 그러나 남편이 없어도 두 사람이 사는 일은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 오히려 남편의 존재는 아들을 지키는 데 있어서 걸림돌일 뿐이었기에 더 편했다.

 

"그,그만둬!"

 

편히 잠을 자고 있던 아들이 악몽을 꾸는 듯 몸을 뒤척이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고 그런 그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그러자 조용해졌고 잠시 후 잠이 깬 듯 몸을 일으켜 세웠다.

 

"레니,잘 잤니?"

 

내 물음에 그는 자면서 흘린 식은 땀을 닦으며 내게 대답했다.

 

"엄마, 저도 이제 곧 있으면 성인인데 아직까지도 레니라고 부르실 거예요?"

 

그의 물음에 그녀는 웃으며 대답했다.


"크레니히라는 이름보다는 레니라고 부르는 편이 귀여운 맛이 있잖니? 네가 싫다고 그냥 레니라고 불러줄까?"

 

그녀의 장난스런 말투에 그녀가 레니라고 부른 소년은 부끄러워하며 대답했다.

 

"그렇게 불리는 게 싫다는 뜻은 아니었어요."

 

그의 말을 듣고 그녀는 웃었고 그녀의 웃음소리를 듣고 그는 앉아있던 자리에서 일어섰다.그의 그런 모습을 보고 그녀는 그에게 물었다.

 

"날씨도 좋은데 이곳에 더 있지 않고 집에 가려고?"

 

그녀의 물음에 그는 뒤를 돌아보지도 않은 채 대답했다.

 

"그냥 집에 있고 싶어요."

 

그런 그의 말을 듣고 그녀도 집으로 가는 그의 뒤를 따라갔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연성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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