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솔은 휴대폰 화면에 띄워진 문자에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로스쿨 3학기의 성적이 공개되었으니 솔의 엄마도 성적을 확인했을 터였다. 로스쿨에 오기 전까지 1등이 당연했던 강솔에게, 1등이 아닌 강솔은 강솔 본인조차 낯설었다. 작년에 벌어졌던 많은 일 때문에 성적이 좀 떨어졌던 걸 생각한다면 3학기의 성적은 나쁘지 않은, 꽤나 오른 성적이었지만 강솔의 엄마는 1등에만 만족하는 사람이었다. 강솔이 문자와 메신저를 확인하지 않자, 이제 전화가 오기 시작했다.

강솔은 눈을 감았다. 원래 오늘은 서지호와 재판 준비를 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어제 서지호로부터 일이 있으니 재판 준비는 다음 주에 하자는 카톡을 받았었다. 바쁘게 머리를 굴리기라도 했다면 엄마의 연락을 무시하기 좀 더 수월했을 텐데, 하필 이럴 땐 룸메도 없었다. 별 쓰잘데기 없는 말을 꺼내며 정신없게 하는 솔의 룸메가 있었다면 좀 버틸 수 있었을 텐데. 강솔은 도저히 방 안에 가만히 앉아있기 힘든 기분이 들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올라 갈 수 없는 무언가에 매달리는 기분은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숨 막혔다. 솔은 자신을 잠식하기 시작하는 우울을 버틸 수 없었다.



그래서 강솔은 무작정 기숙사 방을 뛰쳐나왔다. 고개를 들면 보이는 수많은 법학서적들을 버티기 힘들었다. 그저 탁 트인 넓은 공간을 보고 싶다는 생각만이 가득했다. 강솔은 충동적으로 버스터미널로 향했고, 동해 어딘가에 있는 도시로 가는 버스에 올랐으며, 그 도시에서 제일 깔끔해 보이는 호텔을 예약했다. 이런 충동적인 여행은 처음이어서 설렐법 한데도 솔은 그저 버스의 공기가 답답했고, 버스의 에어컨이 너무 차갑게 느껴져 빨리 내리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버스에서 내린 솔은 바로 예약한 호텔로 향했다. 기숙사에서 뛰쳐나올 때는 당장에라도 바다를 보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2시간 동안 버스의 에어컨 바람을 쐬다 보니 컨디션이 나빠져 두통이 몰려왔다. 솔은 추위에 약한 것에 비해 더위는 크게 타지 않는 사람이어서, 여름마다 강한 에어컨 바람을 피하기 위해 늘 겉옷을 챙겨 다녔다. 하지만 오늘은 급하게 출발하는 바람에 겉옷을 챙기지 못해 찬바람을 그대로 맞는 수밖에 없었다.


예약했던 호텔 방으로 들어간 솔은 커튼도 걷지 않고 불도 켜지 않은 채 침대 위로 쓰러졌다. 호텔 침대에 가만히 누워있어도 잠은 오지 않았다. 낯선 공기와 적막이 솔의 주위에 내려앉았다. 룸메가 없는 기숙사도 적막하긴 마찬가지였지만, 호텔 방은 법학과 관련된 물건이 눈에 띄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낯선 공간이라 그런 건지 기숙사 방 안에 있을 때의 그 답답한 공기가 느껴지진 않았다. 호텔 천장을 뚫어져라 쳐다보던 솔은 눈을 감았다. 머릿 속을 채우는 우울들을 가라앉히려고 노력하며.





여름의 긴 해가 지고, 호텔 방의 불을 켜야만 앞이 보일 때 쯤 솔은 방에서 나와 바다로 향했다. 여름의 바닷도시는 해자 지자 더욱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잠들지 못할 만큼 더운 여름밤, 열대야를 보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바다로 향하고 있었다. 열대야, 여름만 되면 뉴스에서 나오던 그 단어는 솔에겐 적용되지 않는 단어였다. 솔이 밤에 잠들지 못한다면, 그건 더위 때문이 아닌 만성 불면증 때문일 확률이 더 높았다. 지금도 공기가 약간 습하게 느껴지긴 했지만, 바닷바람이 불어와 덥다는 생각이 들 정도는 아니었다.

지금 솔은 더위보다 배고픔을 해결하고 싶었다. 기숙사에서 뛰쳐나온 이후로 아무것도 먹지 못한 상태였다. 특별히 먹고 싶은 게 있진 않았지만, 당장의 허기는 해결해야 하는 문제였다. 솔은 가까이에 있는 편의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네가 왜 여깄어?"





서지호. 솔이 저도 모르게 그 이름을 읊조렸다. 아마 로스쿨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땐 솔이 지호에게 했던 말이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서지호가 강솔에게 하고 있었다. 여기서 서지호를 만날 것이라고 생각지 못했던 건 솔도 마찬가지라, 솔이 되물었다.




"그건 내가 할 말이고."

"나 외가가 여기라서 여름이면 늘 와. 너야말로 왜 있어?"




지호의 얼굴엔 순수한 궁금함이 서려 있었다. 추궁하는 질문이 아닌 것을 알지만 솔은 대답할 수 없었다. 솔조차도 왜 자신이 여기로 향했는지 알지 못했다.




"...배고파서."




솔은 지호의 눈을 피해 선반에 놓여있던 과자 하나를 지호가 들고 있는 바구니로 넣었다. 방금 대답으로 지호가 만족하지 못할 것이란 건 알 수 있었지만, 솔에게는 최선의 대답이었다. 지호는 자신의 바구니로 던져진 솔의 과자를 어이없다는 듯 바라보더니 자연스레 솔의 옆으로 다가왔다. 지호가 입을 열려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주머니에서 꺼낸 핸드폰엔 강솔A의 이름이 띄워져 있었다.




"여보세요."

"지호야, 너 내 룸메 어딨는 줄 알아?"




지호의 핸드폰 볼륨은 솔이 듣기에도 충분한 크기였다. 지호와 솔의 눈이 마주쳤다.




"기숙사에 안 보여서 집 간 줄 알았는데, 걔네 어머니 지금 기숙사 오셔서 애 어디 갔냐고 찾으시네. 전화도 안 받고."




지호의 얼굴에 있던 의아함이 의문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지호가 눈썹을 들어 질문하듯 솔을 바라보았다. 말하지 마. 솔이 입만 움직여 말했다. 지호가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저도 모르죠."

"너도 몰라? 얘 어디 간 거야..."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룸메의 걱정이 조금 신경 쓰이긴 했었지만, 이렇게 충동적으로 행동한 것을 널리 알리고 싶진 않았다. 지호는 눈앞에 멀쩡히 서 있는 사람을 걱정하는 소리가 우스워 건성으로 대꾸했다.




"애도 아니고, 잘 있겠죠. 여름이라 혼자 놀러 갔을 수도 있고."




비꼬는 듯한 지호의 말에 솔의 눈빛이 잠시 사나워졌다. 물론 지호는 개의치 않았다. 지금 상황은 솔이 지호에게 빚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솔에게 빚을 지울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에 지호는 약간의 즐거움을 느꼈다.




"집에 말도 안 하고?"

"원래..."




지호가 말을 늘였다. 지호의 입꼬리가 슬쩍 올라갔고, 솔은 저도 모르게 팔짱을 꼈다.




"말이 없는 애잖아요."

"그렇긴 한데..."

"저 끊어요. 소식 접하면 연락할게요."




지호가 전화를 끊고 솔을 빤히 보았다. 해명하라는 눈빛이었지만 솔은 말 할 생각이 없었다.




"무슨 일인데?"




솔은 답하지 않고 뒤돌아서 맥주 앞으로 향했다. 서지호를 마주친 순간 혼자 조용히 간단하게 끼니를 때우는 건 힘들겠다는 판단이 섰고, 방금 통화로 밥보다도 술을 마시고 싶은 기분이었다. 솔은 맥주 몇 캔을 꺼내 지호가 들고 있던 바구니에 넣었다.




"맥주는 내가 살게."




대답 할 생각은 없지만 같이 술은 마셔달라는 솔의 표현에 지호가 체념하고 안주 몇 개를 더 집어 바구니에 넣었다. 배고프다며. 지호가 집어 넣은 안주들을 어이없다는 듯 바라보는 솔의 시선에 대답하자, 솔은 별 말 없이 계산했다. 편의점을 나오는 지호의 두 손이 무거웠다.








솔이 인파가 몰리는 바닷가로 향하자, 지호가 그런 솔을 막아섰다. 그 쪽은 뷰도 별로고 사람도 많아. 솔은 별다른 반대 없이 지호의 뒤를 따랐다. 현지인인 지호가 이끈 장소는 지호의 말처럼 바다가 잘 보였고, 한적하고 조용해서 여름철 해변가 특유의 소란스러움이 없었다. 솔이 별다른 불만 없이 벤치에 앉자 지호는 내심 안심했다. 저 태도는 솔의 만족을 의미했다.


배고파서 편의점에 왔다던 솔은 과자는 손도 대지 않고 맥주를 들이켰다. 아직 지호가 자신 몫의 맥주캔을 따기 전이었다. 지호의 경험에 의하면, 솔은 소주엔 강하지만 맥주엔 금방 취하는 사람이었다. 천천히 마시라고 해야 하나 했지만, 주변에 말도 하지 않고 바다로 온 사람이라면 오히려 취하고 싶을 것 같아 그저 자신의 맥주를 들이켰다.





외갓집의 분위기가 답답해서 잠깐 나온 것이었는데, 여기서 솔을 마주칠 줄은 몰랐다. 왜 왔냐는 지호의 질문을 필사적으로 무시하는 솔의 태도가 낯설진 않았다. 원래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하는 사람은 아니었으니까. 지호의 재판을 도와주면서 솔은 지호에 대해 많은 걸 알게 되었어도, 지호는 솔에 대해 특별히 알게 된 사실이 있진 않았다. 솔의 도움을 일방적으로 받고 있는 상황이라 마음에 부채감이 있던 지호는, 오늘 솔의 술주정을 받아주며 그 부채를 좀 덜 생각이었다.


캔을 찌그러트리는 소리에 지호가 솔을 돌아보았다. 어느새 솔이 마시던 맥주 캔은 찌그러져 바닥에 놓여있었다. 지호는 자연스레 다른 맥주캔을 따서 솔에게 건넸고, 솔이 캔을 자신의 입술에 가져다 대기 전에 자신의 캔을 부딪혔다. 입으로는 저도 모르게 짠-하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 어정쩡한 소리에 솔이 가볍게 웃었다. 술이 오른 상태여서, 솔에게서도 바람빠지는 가벼운 웃음이 쉽게 나왔다.




"웃는 거 오랜만이네."




지호가 저도 모르게 말했다. 그 말에 솔은 금방 웃음을 지우고 대꾸했다.




"내가 언제 또 웃었는데?"




지호가 약간의 아쉬움을 담고 대답했다. 괜히 입을 열어서 솔에게서 웃음을 지워버린 것 같았다.




"중학생 때. 그때도 여름이었네. 엠티, 아니, 수학여행날."




너무 옛날이야기를 하나 싶어 민망해진 지호의 말이 점점 길어졌다.




"담력체험한다고 숙소 근처 숲 한 바퀴 돌고 나오는데, 담임쌤이 어설프게 귀신 분장하고 있어서 다들 웃었잖아. 그때 너도 같이 웃고 있었고. 그러고 보니 쌤 고생하셨네. 그때도 열대야여서 진짜 더웠는데."




지호의 장황한 설명에 솔은 기억 저 편에 잠겨있던 수학여행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런 일도 있었지. 그때도 솔의 엄마는 수학여행 보낼 시간에 학원에서 수업을 더 듣는 게 낫지 않겠냐는 말을 했었고, 다행히 수학여행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체험학습 보고서가 수행평가에 반영될 예정이라 솔도 수학여행을 갈 수 있었다.




"그때 담임 때문에 웃은 거 아니야."

"뭐?"

"너 놀라면 얼굴 되게 웃기게 변하거든. 너 때문에 웃었어."




솔의 말에 지호가 벙찐채로 솔을 바라보았다. 둘이 같은 조였다는 사실조차 솔은 기억하지 못할 거라 예상하고 한 말이었는데, 솔은 지호보다도 더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사실 그때 솔은 뒤에서 갑자기 나타난 담임 때문에 적잖이 놀랐었고, 담임의 어설픈 분장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었다. 솔은 놀란다고 소리를 지르거나 호들갑을 떠는 타입이 아니었다. 그저 옆에 있던 이의 손을 꽉 붙잡았고, 아마 그때 솔의 옆에 있던 사람이 서지호였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같은 조에 있던 다른 애들이 주어진 미션을 해결하느라 정신 없는 사이 유일하게 솔을 돌아봤던 사람이 서지호였으며, 담임을 보고 놀란 얼굴을 하더니 제일 먼저 웃음을 터뜨리던 사람이었으니까.





"지금처럼. 그 표정 되게 웃겨."





솔이 지호를 빤히 바라보았다. 지호는 자신의 표정이 어떨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밤이라 다행이었다. 얼굴에 열이 오르는 게 선연히 느껴질 정도였으니, 밝았다면 아마 얼굴이 붉어진 게 솔에게 그대로 드러났을 터였다. 다만 솔이 말하는 그 웃긴 표정을 계속 보여주고 싶진 않아서, 지호는 솔의 시선을 피해 고갤 돌려 맥주를 한모금 마셨다.





"오늘 덥네. 열대야라더니."





하지만 아무리 어두워도, 지호의 빨개진 귀는 솔의 시야에 들어왔다. 서지호 주량이 어땠더라. 술을 마셔도 빨개지는 타입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솔 또한 몸에 열이 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지호의 말처럼, 열대야라서 오르는 열일 수도, 술 때문에 오르는 열 일수도 있었다.




"그러게."





열이 오르는 또 다른 이유를, 솔은 눈앞에 두고도 애써 무시했다.






한참의 정적 이후에, 빈 맥주캔이 조금 더 늘어나고서야 지호가 먼저 입을 열었다.




"가출은 왜 했어? 사춘기 중학생도 아니고."

"가출 아니고 혼자 놀러 온 거야."




솔이 지호의 말을 인용하여 태연히 대꾸했다. 지호가 답답함에 안경을 들어 올리며 솔을 돌아보았다. 강솔 특유의 태연한 표정과 포커페이스가 지호의 눈에 들어왔다. 저 아래에 또 무슨 상처를 숨기고 낯선 이곳까지 오게 된 건지, 지호는 가늠할 수 없었다.




"그래, 그렇다 치자. 그래도 주변에 말은 해야 걱정 안 할 거 아냐. 여기서 나 안 마주쳤으면 혼자 밤에 바닷가를 돌아다니려고 한 거야?"

"사람들 많던데 뭐."




답답함에 지호의 말은 길어지는데, 솔의 대답은 여전히 짧았다.




"사람 많은 바닷가가 얼마나 위험한지 몰라? 죄다 작업 한 번 해보려고 미친 놈들인데. 여자 혼자 다니면..."




걱정이 담긴 지호의 말에도 솔의 대답은 여전히 무심해서 지호의 말이 답지 않게 격해졌다. 외가가 바다인 덕에 어릴 적부터 자주 바닷가로 밤산책을 나섰고, 그때마다 심심찮게 보던 광경이었다. 술에 취한 남자들이 여자들에게 작업을 걸고, 여자들은 불쾌해하고. 지호의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함께 밤산책을 하며 그런 여성들을 도와준 적이 몇 번이나 있었다. 강솔이 가만히 당할 성격은 아니지만, 강압적으로 나오는 남성의 힘을 상대할 수 없을 건 분명했다. 강솔이 그런 상황에 놓인다는 짧은 상상에도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었다.




"나 걱정하니?"

"그럼 안 해?"





또 둘의 눈이 마주치고, 정적이 찾아왔다. 하지만 이번엔 둘 중 누구도 서로의 눈을 피하지 않았다. 서지호의 눈에서 강솔을 향한 걱정이, 진심이 강하게 느껴졌다. 솔은 걱정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지금 지호가 솔에게 쏟아주는 걱정은, 엄마의 것과도, 아빠의 것과도, 교수님들, 룸메, 한준휘의 것과도 다른 종류의 걱정이었다. 서지호의 걱정에서 나오는 그 강렬한 열기에 솔은 또 다시 열이 오르는 걸 느꼈다. 아까와 달리 도저히 무시할 수 없었다. 지금 솔이 더운 이유는, 평소엔 오르지 않던 열이 오르는 이유는 온전히 서지호로부터 비롯되고 있었다.




"너 지금 나랑 같이 재판 준비하는데 문제 생기면 안되니까..."




정적이 길어지자 지호가 변명하듯 말했다. 먼저 격한 감정을 드러내며 걱정한 건 지호였지만, 그 걱정을 받아내는 솔의 눈빛이 너무 뜨겁게 느껴졌다. 솔은 열기를 식히려는 지호의 그 말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지호의 그 입을 막아버렸다. 술에 취했다는 핑계로. 열대야에 열이 올랐다는 핑계로. 놀란 지호의 입술이 움찔거리는 게 느껴졌다. 지호가 달군 제 몸의 열기가 제대로 전달되길 바랐다. 솔은 지호의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이 열기를 해소하고 싶어 한 행동이었는데, 오히려 몸의 열기가 더 심해지고 있었다. 솔이 지호와 제 사이에 놓여있던 것들을 치우고 지호에게 더 다가갔다. 입술을 살짝 떼자, 당황한 지호의 시선이 보였다. 그 시선이 맘에 들지 않아 한 쪽 손으로 지호의 눈을 덮고, 다시 입술을 부딪혔다.


지호가 자신의 눈을 가린 솔의 손을 내리고 솔의 윗입술을 머금었다. 눈에서 떨어진 솔의 손이 자신의 귀를 만지는 게 느껴졌다. 몸에 불꽃이 이는 기분이었다. 솔의 뒷목을 받치고, 자신의 입안을 쓰는 솔의 혀를 자신의 혀로 옭아맸다. 솔에게서 미세한 신음소리가 들린 것도 같았다. 멀어지려는 솔의 입술을 놓치지 않으려 따라붙었다. 돌아가는 솔의 고개에 맞추어 지호의 고개도 절로 돌아갔다. 입술이 질척이는 소리에 정신이 없었다. 숨이 벅차오를 때쯤, 솔의 입술이 떨어졌다.





"갈래? 내 방. 밖은 더운 것 같아서."




지호는, 솔이 이끄는대로 끌려갈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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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죠 전력 지각제출입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재밌게 봐주세요!! 여유가 있으면 꾸금버전 하편이 나올수도....안나올수도..꾸금아닌하편일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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