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벌 기합 등의 소재가 있습니다.



후덥지근한 체육관에는 흐르는 땀 외에는 아무런 움직임도 없이 고요했다.

이곳에서 정자세를 유지하고 있는 2학년 학생회 중 누구도 오늘의 집합에 불만을 가질 수 있는 이는 없었다. 2학년이 되면서 학업과 업무의 양은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이번 기말 실기는 유난히 까다로운 과목이 많았다. 단순히 몸만 쓰면 되는 게 아니다 보니 신경을 더 바짝 써야 했다. 그러다 보니 가끔씩 내려오는 학생회 급한 업무에 실수가 생겼다. 한번 정도야 선배들도 이해하겠지만 시험기간 중에만 세 번의 경고를 받았다. 


물론 경고를 받은 업무는 준성의 담당이 아니었다. 동기들이 그동안 어련히 알아서 잘 해왔던 것도 있고 제가 나서서 체크할 만큼의 무게감 있는 업무도 아닌지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기말이 끝날 때쯤 경고가 세 번이나 쌓였다는 것을 알고 동기들 챙겨가며 긴장을 타고 있었는데 결국은 제가 사고를 쳐서 오늘의 이 사달을 낸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다.


저벅저벅. 들리는 발소리는 한 명이 아니었다. 3학년 선배들이 우르르 체육관으로 들어와 2학년을 마주 보고 서자 각 잡힌 인사가 체육관을 울렸다.


“김준성.”

“네! 선배님. 한결 20기 대표 김준성입니다!”

“경고 몇 번 받았어.”

“세 번입니다.”

“일주일 동안 동기들이 세 번 경고받을 동안 넌 뭐 했어?”

“죄송합니다!”

“뭐 했냐고 묻잖아.”


준성이 입술을 깨물었다. 진호의 운동 루틴을 잡아주느라 시간을 더 쪼갰고 그래서 더 바쁘기도 했다.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라 준성은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번에 마지막이라고 하셨다. 다음은 없다고.


여기서 진호 운동 봐주느라 바빴다고 하면 적어도 오늘은 걸어서 못 나갈 거다. 그것도 세훈이 너그럽게 용서해 준다면. 그렇다고 대충 둘러댈 성정이 아닌 준성이 결국 실토하기로 결정하고 힘겹게 입을 땠다.


“.. 실기 준비로 바빠서 미처 챙기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진ㅎ..”

“엎드려!”


뒷말을 자르고 엎드리라고 하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다른 건 잘 모르겠지만 세훈은 진호가 제 직무태만에 어느 정도 지분이 있음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이미 그것만으로 혼날 이유가 충분한 준성이 몸에 힘을 줬다. 내일 9시까지 업무 마감하려면 기절하면 안 되는데.. 살벌한 생각이 머리를 스칠 때 매를 들고 자신의 옆으로 선 세훈의 기척이 느껴졌다.


“시험 점수만 잘 나오면 뭐해. 대표는 성적만 좋으면 되는 거야?”

“아닙니다!”

“서른 대. 자세 똑바로 해.”

“네!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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